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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패배자들 - 인생의 성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 경주한 삶에 대하여
유필화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8월
평점 :
역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교훈을 우리에게 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는 명언도 있듯이 역사는 늘 반복되고 이는 역사를 통해 배우되 이를 교훈으로 삼지 않은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흥망성쇠를 보면서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자신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교훈을 이끌어 낸다.
그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배울 때 우리는 단지 성공하고 해피엔딩으로 기록된 역사에서만 배우지 않는다. 패배의 쓴 잔을 마신 이들도, 또 성공의 전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의 뒤에서 조연을 마다하지 않은 이들의 업적도 조명한다. 현대 기업의 경영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경쟁 속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기약할 수 있는 기업을 일궈내기 위해 많은 인재를 등용하고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은 행위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경영자들은 역사, 특히 그중에 정치사, 전쟁사에서 많은 교훈을 얻는다.

<위대한 패배자들>의 저자는 30년간 무려 2,000회의 강연과 경영학의 연구를 통해 역사적으로 최고로 꼽히는 리더들의 일생을 리더십, 위기관리, 경영철학 등의 관점에서 해석하며 그들의 흥망성쇠를 그려낸 책이다.

유명한 살라미스 해전의 승리를 통해 동방의 페르시아제국으로부터 그리스 문명을 지켜낸 데미스토클레스, 문치주의로 인해 국방력이 약했던 송제국을 지켜낸 남송의 명장 악비, 2차 세계대전 역사상 최고의 명장중 하나인 롬멜, 소비에트연방을 탄생시키며 공산주의 사상의 핵심이었던 트로츠키와 개혁, 개방을 이끌다가 몰락한 소련 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 한국전쟁의 흐름을 바꾼 리지웨이장군, 명태조 주원장, 한제국의 번영기를 이끈 한무제 등 8명의 인생사를 들여다 보면서 비록 끝은 미완이었지만 그 누구 못지 않게 자신의 신념과 능력을 발휘한 그들의 성공과 실패를 분석한다.

기억에 남는 인물은 데미스토클레스와 롬멜, 리지웨이 세명이다. 강력한 동방의 페르시아 제국에 맞서 도시국가로 경쟁 관계에 있던 스파르타, 테베 등 여러 도시를 규합하고 육지에서가 아닌 해상에서의 전투가 전쟁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선견지명으로 반대세력에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거대한 해군력을 키운 정치력은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데미스토클레스였지만 결국 그도 복잡하고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정치판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은 과정은 물론 결과도 좋아야 하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인식하게 한다.

전장에서는 신과 같은 영역의 전략가였지만 정작 중요한 결단의 순간에서는 우물쭈물하다가 히틀러의 손에 제거된 롬멜,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고 자유진영의 역량과 의지를 보여준 리지웨이 역시 한국전쟁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이러한 한계를 저자는 다양한 다른 역사적 인물들과 비교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어야 했는지 분석한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상반된 의미로 낯선 조합이지만 이 책을 보면 패배자 보다는 위대한 인물이었음을 더 크게 와닿을 것이다. 흥미로운 소재에 시의적절한 의제를 담은 책이 아닐까? 부담 없이 보게 되지만 책을 덮는 순간에는 많은 생각을 갖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