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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당연하지 않다 - 어쩌다 자본주의가 여기까지 온 걸까?
데이비드 하비 지음, 강윤혜 옮김 / 선순환 / 2021년 10월
평점 :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등 서구 선진국 대부분의 경제체제는 자본주의(Capitalism)로 통칭한다. 사유재산제도를 바탕으로 개인의 욕망에 기댄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상품의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방식을 뜻하는데 이 표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자본주의란 뜻이 갖는 범위가 꽤 넓다. 아이러니한 점은 자본주의란 용어를 자본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사회주의의 거두 칼 마르크스라는 천재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를 쉽게 정의하고 표현하기 보다 이미 자연스럽게 나타난 경제체제를 굳이 규정지으려다 보니 나왔다는 점이다.
자본주의는 생산과 소비라는 경제활동을 통해 자본가와 노동자를 만들어 내고 부의 양극화를 필연적으로 가져온다. 최근에는 금융자본주의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자본주의 체제가 점차 한계를 드러내는 일련의 사건들의 중심에는 금융자본의 탐욕이 도사리고 있으며 2000년대 후반 미국발 경제위기의 배경에 월스트리트가 있음을 누구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본주의 체제가 영속적이고 무결점일까? 한때, 즉 1990년대초 사회주의의 맹주, 소비에트연방이 무너지고 동독이 서독과 통일되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목도했을 때 전세계 대부분이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와 체제경쟁에서 승리하였으며 자본주의는 결점없는, 인간이 만들어 낸 최고의 체제라는 암묵적인 동의가 잇따랐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자본주의의 폐해가 드러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정말 자본주의는 완벽한 것일까? 당연한 것일까?
<자본주의는 당연하지 않다-어쩌다 자본주의가 여기까지 온 걸까>는 지리학자이자 마르크스 이론가인 저자가 자본주의의 부작용과 희망없는 잿빛 미래에 대항해 우리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 분석하고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현재의 자본주의를 크게 불평등, 신자유주의, 보상적 소비주의에 따른 소외, 환경파괴, 코로나19 팬데믹이 야기하는 구조적 불평등으로 분류한다. 오로지 성장 또 성장을 집착하는 비양심적 자본주의는 불평등을 필욘적으로 야기하며 정의와 평등을 앞선 자유와 성장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는 포퓰리즘으로 그 생명력을 지속한다고 진단한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상이변 등 환경 파괴의 심각성도 자본주의가 갖는 폐해라고 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코로나19의 창궐도 결국은 자연 파괴와 무분별한 개발이 가져온 자연의 자본주의에 대한 반격이라는게 저자의 시각이다. 이러한 미증유의 재난에도 자본주의는 부의 소유자에게만 혜택을 안겨다 준다. 결국 구조적 불평등으로 인해 자본주의는 여러 한계를 드러 낸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결코 자본주의가 당연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