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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itled Opinions는 스탠포드에서 공로상 같은 것 주어야 하는 방송이다. 

이 방송이 스탠포드를 좋은 학교로 보이게 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을 로버트 해리슨 자신이 몇 번 말하기도 했다. 넌지시. tongue in cheek. 웰즐리 재직하는 젊은 사학자, 독일 지성사 전공 사학자가 출연했던 어느 에피에서 로버트 해리슨은 "하버드 출판부에서 내게 이메일이 왔다"는 말로 시작해 자기 방송이 미국의 "지성의 삶"에서 갖는 작지 않은 자리를 (역시, 자화자찬으로 보이지는 않게 말하면서) 자랑하기도 했다. 하버드 출판부의 한 편집장이 그에게 보낸 이메일은, 이 젊은 사학자의 책을 최근 우리가 출간했는데 그와 당신 방송에서 만나줄 수 있겠느냐. 그는 당신 방송의 열렬한 팬이다. 나도 당신 방송의 열렬한 팬이다....  


해리슨이 2019년 보스턴의 라디오 방송 Open Source에 출연해 

전직 뉴욕타임스 기자였다는 진행자 크리스토퍼 라이든과 했던 대화가 Entitled Opinions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 라이든은 40년생이라 19년 이 대화를 녹음할 때 거의 80세. 이들이 나눈 대화의 핵심 주제는 르네 지라르였다. 지라르의 욕망 이론, 미메시스 이론. 크리스천이면서 아방가르드였던 지라르의 독특한 면모들. 그의 독특한 종교 철학. 


지라르의 이론을 거의 예고하는 거 아니냐는 취지에서 라이든이 윌리엄 제임스를 인용하는 대목이 있는데 "Our man, William James" 이 말로 시작한다. "우리의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썼어...." 




그냥 이 말이 마음에 들었다. 

our man, William James. 


Open Source 이 방송의 지향이 "An American Conversation with Global Attitudes"라고 한다. 

프랑스 사람인 지라르를 얘기하고 있으니 그와 대조하여 "우리 사람 윌리엄 제임스"이기도 했겠지만, 뭐 그게 그런 게 아니더라도. 이게 또 윌리엄 제임스에게, 그라서 "우리 사람"이 어울리는 면도 있다. 소로우라면 "우리 사람 소로우"? Our man, Thoreau? 어딘가 안 맞는 느낌.  


우리 모두 우리의 후대에게 "우리 사람"으로 불리.......;;;; 

누가 나 "우리 사람"으로 불러 줄 사람...;;; : 확장의 시도를 해보았. 

후대가 인용하고 같이 생각하는 문장들을 남긴다면.............. ㅎㅎㅎㅎㅎㅎㅎ 뭐 상상은 할 수 있. ;;;;; 그렇게 우리도 "우리 사람"이 되어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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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송이, 류아 많이 컸는데 

더 애기 때도 귀여웠지만 지금도 너무 귀엽다. 

48초 안에 완벽한 행복이 담겨 있는 거 같아서 계속 보게 되는 영상. 

이 애기 보면 웃겨서 웃는 게 아니라 귀여워서 웃게 된다.  

너무 귀여우면 웃게 되는구나 하면서. 

귀여움이란 지금과는 다른 세계의 가능성. (.....) 

귀여움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syo님의 이 모토에 마침내 공감하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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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1966, Ingmar Bergman | Film quote poster, Movie quotes, Film quotes




저런 대사가 그냥 막 나오는 게 

Ingmar Bergman 영화들의 놀라움이기도 하다. 

초기 영화가 몇몇 빠지기는 했지만 거의 전집에 가깝다는 박스 세트가 18년에 나왔는데 아마존에서 48% 세일한다. 150불 정도. 아마존 리뷰 보면 출시 당시부터 열광하는 리뷰들이 줄줄이. 











알라딘 상품으로는 이렇게 나와 있다. 

이건 사야 해. 

지금은 아니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 그래 지금 사야 해. 

이러고 있. 



글쓰기에 대해 일찌감치 제대로 배웠다면 좋았을 것이, 내 경우엔 이것이다. 

글은 달라진다는 것. 어디로 갈지 미리 알 수 없지만 쓰지 않으면 가지 못한다는 것. 

어느 정도 공들여 쓴다는 전제 하에, 쓰면 쓸수록 (계속 써야만) 새로운 곳에 가게 된다는 것. 

지금이 다가, 끝이, 아니라는 것. 


<미학이론> 읽으면서, 그래도 그 근본에서 민주적인, 평등한 예술 형식은 문학이 아닌가는 생각 하게 되는데  

(음악, 미술은 정말이지 이건 어느 정도 "있는 집" 아니고는 시작부터 쉽지 않은) .... 그래서 글쓰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많은 생각, 실험들이 있기를 바라게 된다. (.......... 그리하여 이 포스팅도 "회고록 씁시다" 포스팅이 되게 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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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4-11 1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아주 좋아요!!
글은 달라진다는 것. 어디로 갈지 미리 알 수 없지만 쓰지 않으면 가지 못한다는 것.
어느 정도 공들여 쓴다는 전제 하에, 쓰면 쓸수록 (계속 써야만) 새로운 곳에 가게 된다는 것.
지금이 다가, 끝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저도 되지도 않은 글을 계속 쓰는 걸까요?? 응??^^;;;
암튼 용기 얻었어요.^^

몰리 2022-04-11 16:57   좋아요 0 | URL
라로님, 정말 ˝nothing short of epic˝ 이것이 우리 모두의 가능성!
.......... 아니 진짜로요! 진지하게!
그러니까 계속 쓰고, ˝각잡고˝ 쓰고....
매일 파일을 열고...
그리고 끝내고...
 




논문 제출하고 받아본 심사평 중 기억에 남는 둘이 있는데 

하나는 "지금 상태로 장점이 없지 않지만 게재하기엔 문제가 심각하다" 내용이었다. 

제출된 논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고, 그리고 생각했고, 그리고 세심하게 썼다. 

그랬음을 분명히 알 수 있던 평이었다. 이런 논문 리뷰는, 이렇게 리뷰하는 심사자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 논문을 다 읽는다, 생각한다까지는 하더라도 세심하게 쓴다, 이걸 하지 않는 이들이 아마 다수. 장점을 살리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이 심사자가 꼼꼼히 내게 주고 있었는데, 거의 눈물을 흘리며 읽음. 감사의 눈물. 실제로 이 심사평 이후 뭔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모르는 사이임에도 동료가 동료에게, 심지어는 극적인 변화로 이어질 자극을 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내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게 느껴지던 평. 

......... 앗 그러셨군요. 저도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하핫. 데헷. 



저런 기억들도 하면서 내일부터 쓰느라 살아야 할 고통(가끔 즐거움)의 시간들을 버틸 수 있겠지 하는 중이다. 

..... 서재에선 이제 조용히 '좋아요' 하는 사람으로. 



그런데 회고록. 시작도 안했고, 시작을 하게 되기는 하려나도 사실 알 수 없지만 

이게 이 시대의 형식이고, 그러니 이 형식의 가능성을 온전히 탐구해 보아야 하고, 그러려면 실제로 그것을 써야 하고... 같은 생각 하게 된다. ㅎㅎㅎㅎㅎ 그래서 다시 한 번 적습니다, 우리 회고록을 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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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2-04-01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cott 2022-04-01 2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용히🙏좋아요만 쿡🙈
 




발터 벤야민 관련 이미지를 구해 보려고 검색했더니 

같은 검색 결과의 스크린샷을 누가. 


맨 아래줄 오른쪽은 벤야민의 책을 들고 있는 아렌트다. 





아도르노가 어느 강의에서 

"운명"에 대하여 벤야민을 인용하는데, 벤야민에 따르면 "운명"이란 

"살아 있는 이들을 연결하는 죄/죄의식의 그물 (nexus of guilt among the living)"이라고. 


일주일 전쯤 봄. 

일주일 동안 최초의 충격은 옅어지고 지금,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엔 하... 속으로 한숨 쉬며 감탄했었다. 무슨 뜻인지 명확했다. 죄는 그걸 짓는 1인에 제한되지 않는다. 너의 죄는 나의 죄가 되고 너와 나는 묶인다. 죄의 그물이 너와 나를 엮는다 (.....) 

 

벤야민. 완전히 틀리겠다는 각오로 이론 하신 분. 


그런데 어쨌든, (이렇게 이해하는 게 옳든 아니든) 벤야민의 말을 기억하고 

죄의 그물을 명상하면서 아무 말 없이 불멍하는 시간이 있다면 좋겠다 생각한다. 

......... 너와 내가 살아온 시간을 생각하면서 말 없이 불멍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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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22-03-14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멍 좋아요x10! 특히 오늘 같은 날은...

몰리 2022-03-14 17:33   좋아요 2 | URL
정말 오늘 같은 날, 이런 저녁에 불멍하면서 걱정도 두려움도 죄도 사라지고 따뜻한 밤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그리고 극우세력 없는 ㅎㅎㅎㅎㅎㅎ 세계로 다음 날 나온;;;;;다면!

곰곰생각하는발 2022-03-14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벤야민 좋죠. 불멍도 좋고...

몰리 2022-03-14 18:38   좋아요 2 | URL
그러고 보니 벤야민과 불멍은 어울리는 조합인 듯요!
니체와 불멍, 아도르노와 불멍, 맑스와 불멍은 억지스럽.;;; 이들은 분리시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