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제인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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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이 소재라 선뜻 읽기 싫었다. 어느쪽을 편들더라도 불편한 이야기일테고 끈적거리는 정치인-인턴 성애장면은 상상하기도 싫었다. 중년 남 정치인 으 싫어, 젊은 여 인턴도 ‘순수’하지만은 않고 그 오만방자함도 싫어.

그런데 소설의 흥미로운 구성(여러 여성 화자 중심의 전개와 후반부의 ‘선택‘ 표기하는 형식)과 축소된 남자 캐릭터들의 분량(어차피 기대해 봤자 잖아. 그들에게 마이크를 줄 필요가 굳이?)으로 속도 높여 이야기를 전개하는 자신감이 마음에 들었다. 페미니즘을 대놓고 직접 그리고 딱 맞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았다.

불편한 여러 소재들에 불편한 인물들이 여럿 나온다. 그리고 불편한 문제들을 외면하지도 정당화 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밝고 건설적으로 보이는 건 90년대 레트로풍이라서? 아니면 산뜻한 문장이라서? 루비가 등장하고부턴 심지어 청소년 성장소설로도 보였다. 마지막에 보이는 반전과 열린 결말도 희망차다. (점점 현실에서 멀어지지만)

재미있게 속도내서 읽었다. 원제 Young, Jane Young만큼이나 번역본 제목 “비바 제인”도 의미심장하게 소설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왜 그 정치인 부인이 아파야만 하는거냐 … 난 좀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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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형 한방병원에서 근무하던 인간미 없는 한의사가 병원 내 정치 싸움에서 밀려나 퇴직한다. 지방 소도시로 옮겨와 개원하지만 맞은편 한약방의 텃세와 특별함에 고전한다. 그러다 감전사고로 이 한의사는 귀신을 보게되고 귀신들과의 의사소통/한풀이 돕기로 인간 고객/환자를 조금씩 확보하고 지역 사회에 적응한다, 그러면서 예전의 이기적 성격을 고친다, 라는 너무나 뻔하고. 재미 없고 식상한 이야기다.

작가가 한의원에서 조무사로 근무도 했다지만 한의원과 한약방 셋팅이 구체적으로 그려지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한의사가 처방내리고 침 놓는 장면의 묘사도 설렁설렁 넘어간다. 문장도 엉망이다. 귀신환자 처방이 주된 내용인데 그것도…애니 주술회전 느낌처럼 귀신들의 사연이 나열되나 싶다가 가족사랑 인류애로 포장하며 끝난다.

책 읽고 알게된 것: 요즘 대형 한의원은 양의사와 협업한다. 한의원에서 특수제작 파스를 판다.

트위터서 신간인데 재밌다고 해서 시작했다. 엄청 지루한 1/2를 견디면 중반부에 머리 잃은 귀신 이야기가 나오는데 파묘 생각도 나게 흥미를 돋우….다가 결국 재미없음. 어차피 오늘 난 조금이라도 머리를 써야하는 글은 읽기 힘든 상황이었다.

책링크 대신 사진
역시 가게나 건물 표지는 다 고만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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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4-04-2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년전에 읽던 책;;;
이제 2부 Youth를 끝냄

moonnight 2024-04-28 1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존경합니다. 유부만두님@_@;;; 만화로 하루를 보낸 저를 반성..-_-

유부만두 2024-04-29 07:39   좋아요 1 | URL
ㅋㅋㅋ 저 웹툰이랑 웹소로 흥청망청입니다;;;;
 

한줄짜리 하이쿠에서 시작한 단편 소설들. 잔잔한 일상의 한겹 아래 놓인 죽음 이별 복수 원한 포기 용서 등등을 그렸다.

그 한겹을 들춰 읽고 다시 덮으며, 자 이제 봐버렸고 이전과는 달라졌지, 일단 물 한 컵 마시고 빨래나 돌리자 생각한다. 재미랑 으스스함이랑, 무엇보다 인간의 징글징글함과 따수움을 생각한다. 오후에 비가 또 올까 신경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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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둘로 나뉜다. 전반부는 심한 가뭄에 기우제를 지내는 동안, 태상왕의 새 후궁 ‘원‘의 정체를 추리하는 것이고 후반부는 입궁한 권세가의 딸과 궁녀 이야기다. 다들 이름 없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구조다. 작가 후기에도 이름을 구하는 여자들이 강조되고 있다. 여자들의 이름은 기담 혹은 행운의 편지에 담겨 온다.

다들 이름, 정체성, 그리고 한 혹은 염원이 서린 이야기다. 생명의 물과 곡식이 부족해서 마음과 자식까지 살라버린 민초가 원망이 극에 달하면 지극히 높은 존재까지 흔들고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 내가 누구게? 당신은 누구입니까? 차마 곧바로 묻지 못하는 사이, 가면과 위장, 억측과 이야기가 겹겹으로 쌓이고 둘러쳐져 책이 되고 영상이 되고 그러고도 계속 감질난다.

후반부 궁녀와 후궁 이야기는 결코 끝나지 않을 돌림노래같다. 그 모든 것을 현찬양 작가가 능란하게 풀어 놓았고 책을 덮고도 갈증이 나서 이 소설의 배경인 가뭄의 팔월, 밤에는 부엉이가 경복궁 위를 찾고, 천년 묵은, 아니 천년 동안 ‘감속 노화 중‘인 강수, 장신에 칼 잘 쓰는 ‘수사반장‘ 후궁 신녕궁주, 몸 안/밖으로 비비라는 괴수를 부리는 백희를 다시 떠올려본다. 재미있어. 역시 봄밤에는 달리기하는 목 없는 시체가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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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4-04-22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정 님 페이퍼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이 책은 재밌나요?^^

유부만두 2024-04-23 07:42   좋아요 1 | URL
재미있어요. 1권부터 읽으시면 좋아요! ^^

단발머리 2024-04-23 19: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자가 없었으면 탓할 사람 없어서 남자들이 어찌 정치를 할지 모르겠군.˝
여자가 없었으면 탓할 사람 없어서 남자들은 아예 살지도 못할 것입니다. 하하하.

유부만두 2024-04-24 12:50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