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평전 - 개정판
조영래 지음 / 돌베개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내가 읽은 책은 위에 붙여져 있는 전태일평전 책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쓰여진 낡고 작은 책이다.
 그동안 정부의 쉬쉬하는 분위기에 '전태일'이라는 성함도 제대로 못 붙인 채 여러 노동자들의 손을 떠돌은 책이다.
 전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지금에서야 손을 넣으니 기쁨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어느날 문득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달음에 학교도서관으로 가서 집은 책.
 평전은 처음 읽어서 그러는지 몰라도 조영래라는 분의 자질구레한 설명들,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들이 배어있어서 불편하고 지겨웠지만 오히려 그 진솔한 배경설명이 전태일의 일생과 맞붙어가는 게 매우 신기했다.
 이야기 속의 내용들이 너무 안타까워서 차마 책을 놓지 못하고 버스에서 읽고 있는데, 버스기사가 중얼거린 말이 아주 가관이었다.
 "요즘 노동운동같은거 하다간 죽어."
 다시금 촛불시위를 나갈 때 느꼈던 그 분위기, 6070으로 복귀한 것 같은 분위기가 버스 안을 압도했다.
 난 쓴웃음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이런 세상에 대한 책임감이 그를 죽였단 말인가 하는 생각에.
 지금에서야 생각이 매우 확고해졌지만 그는 살기 위해 근로기준법을 배웠고 살기위해 노동운동을 했을 뿐이다.
 그러니 보수도 진보도 없이 단지 이익을 추구할 뿐인 우리와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책을 읽는 동안 그를 동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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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레오 스트라우스 지음, 함규진 옮김 / 구운몽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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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뜻 보면 종교단체로 오인받을만한(;;;;;) 유태인 정치철학학자에 의해 독특하게 재평가된 마키아벨리의 책이다.
  '군주론'과 '로마사논고', 그리고 아주 잠깐동안 나오지만 마키아벨리가 만든 희곡과 편지내용들만을 가지고 492페이지를 걸쳐 그의 연구결과들을 발표한다. 아니 그 학자의 견해뿐인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 주군에게 아첨하는 '이인자'뿐만이 아니라 독재와 공화정 사이의 '이인자'로서 두 국가체제가 쓴 가면을 신랄하게 드러내는 마키아벨리. 핵심내용은 성서의 왜곡성을 드러내는 구절과 함께 기독교 자체를 완곡히 부정하는 그의 태도에 대해서이다.
 로마사논고 내용 중 거의 반 정도가 종교에 대한 내용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 글의 내용대로라면 사람들은 마키아벨리에 대해 너무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
 로마사와 이탈리아 역사에 대해서 왠만큼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주석없이 보아도 무방하지만, 아닌 사람들에게는 주석이 거의 필수라고 보아야 한다. 사실 그래서 읽는데 1~2주가 걸렸다.
 정치철학엔 공헌을 했는지는 몰라도 여전히 그는 괴팍한 이인자에 지나지 않는다는게 나의 생각.
 그러나 역시 그의 지독히 공동선을 추구하는 시선은 세상을 사는데엔 어느정도 필요하다. (정치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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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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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코패스에 대해 쓰여진 유명한 책이라고 소문만 들어봤지만 직접 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역시 책을 펴자마자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바람에 모든 걸 잊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역시 심리병자에 대해 다룬 이야기라서 내용에 심리학이 상당히 등장하는 면이 있다.
 황정민이 주연했다는 검은집과는 상당히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지만 말이다(....) 
 오히려 일본소설보다도 스토리를 더욱 잔잔하고 소름끼치게 꾸몄다고나 할까.
 만약 아직까지 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보험에 대한 지식과 심리학은 어느정도 소지하고 들어가야 심리적인 재미를 느끼리라 생각한다. 호러스릴러보다는 심리소설이라는 느낌이 훨씬 더 강하달까.
 이 소설 의외에도 몇개의 소설을 더 썼다고 하던데, 추리소설 이외에 전부 읽어볼 계획이다.
 역
시 내 취향은 잔혹 아니면 심리 쪽인가보다. 혹 비슷한 취향이 있다면 한번 들춰보기를 권장.
 싸이코패스에 대한 여러 관점들도 존재하지만, 내 생각은 글쎄... 아직은 메구미 쪽이랄까.
 죽음에 대한 소설로 인해 오히려 삶에 대한 의욕을 찾는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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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치료로 행복을 되찾은 아이, 베티
Anneliese Ude-Pestel 지음, 오현숙 옮김 / 키즈큐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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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내 우울하고 진지하고 추리와 공포가 가득한 책들만 보다가 정말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보았다.
 틈틈히 놀이치료에 대해 살펴보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감수성 가득한 아이 베티가 회복하는 과정이 그림과 함께 상세히 들어가 있으나, 내가 본 책은 개정판이 아니라 옛날에 나왔던 책이라서 하나하나 그림들을 찾아봐야 했다는게 유일하게 이 책에서 불평할만한 점이랄까.
 그러나 본문에 들어있는 섬세한 해석과 아이의 태도나 발언에 대한 적절한 반응은 감탄사를 나로부터 여러번 나오게 할만했다.
 역시 놀이치료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새삼 느꼈달까.
 보편적인 실험이 아니라서 만인에게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이를 가르치는 직업을 희망하는 사람, 혹은 이미 아이를 가르치고 있는 사람들이 보면 더욱 좋겠다.
 요즘 부모들을 볼때마다 답답한게 한 두가지가 아닌게 아니라서 말이지.
 자신만의 감수성을 가지고 서서히 변해가는 소녀 베티의 모습을 보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이니 소설보듯이 설렁설렁 들춰봐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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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메리의 아기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7
아이라 레빈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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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에는 낮게 깔린 긴장감과 질질 끄는듯한 이야기에 약간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두려울지도 모르겠다.
 공포소설의 충격적인 이야기들과는 또다른 음습함과 기분나쁜 느낌.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을 때의 느낌하고도 어느정도 비슷하다.
 그러나 징그럽고 끔찍해서 노골적으로 피하게되는 소설하고는 또 다르다.
  검은색으로 뒤덮여 있는 방과 상상만해도 현기증이 나는 노란색 방. 밤새 단조로운 소리가 들리는 옆방.
 어느새 책장을 펼치고 있던 우리는 로즈마리의 기분이 되어 고개를 돌리고 싶지만, 책은 절대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임신할 때의 불안감에 서스펜스까지 겹친 기이한 오컬트 소설이다. 오멘하고는 또 색다른, 읽는이까지 화나게 하면서도 동시에 무력해지는 느낌.
 좀 오래된 소설이라 세대차이가 날지는 모르겠으나 아파트에서 밤에 혼자 들춰보면 이게 또 은근히 무섭다;;;;;;
 <악마의씨>라는 영화로도 나왔으니 한번 감상해보시길. 원작도 원작 나름대로 좋지만 영화도 시각효과를 훌륭하게 재현해냈다.
 (이 책 말고도 황금가지에서 최근에 번역된 것도 있으니 가능하다면 그쪽으로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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