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저널 2023.5
일본어저널 편집부 지음 / 다락원(잡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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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는 올해 연초 기자회견에서 '이차원적 저출산 대책'을 내걸고 아동 수당의 확충과 남성의 육아휴직 취득을 지원하는 정책을 내세웠지만 현실은 저출산이 진행되기만 할 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이 정책을 따라하여 서울 시장이 어린이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반응을 보건대 서울 시장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할 듯하다.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할 뿐이라고 할까?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대한민국 없어져라 급이 되지 않았냐'라는 비판이 등장한다. 솔직히 말해서 시장으로서 어린이청을 신설한다는 말 자체도 좀 뭣하지 않냐. 아동청소년 관련 사업이 예민하고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일은 맞다. 그렇다면 사실 어린이청 필요없이 동사무소 직원을 더 뽑으면 된다. 워낙 승진에 민감해서 직원을 감싸주는 분위기도 아니지(조금 실수하는 직원 귀찮다고 내보내면 더 이상한 직원이 입사한다는 게 직장 불변의 원칙인데 국가는 잘 모르는 듯하다. 그러니 이상한 사람들만 모인 소굴로 소문나지..), 그렇다고 시급을 많이 주지도 않지, 시험은 어렵지.. 대민은 특히 직업 중 기피 1순위라더라.

또한 학령인구가 줄어들어서 동사무소는 물론이고 어린이청의 인력 충원도 힘들 것이라 예상된다. 2030이 싫어하는 중국인 및 조선족 인력이 간병인으로 활동한지도 10년이 넘었다. 물론 인종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내 말은. 젊은이들의 의견이 전혀 사회적 논쟁으로 부각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청이라던가 동사무소에서 아동전담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는 너무나 작다.

애초에 선진국화의 증거가 저출산인데 어린이청을 굳이 세운다고 해서 저출산이 해결되는 건 아니란 점도 무시할 바가 못 된다. 현재 그 누구보다도 결혼 및 아이 양육에 관심이 있는 커플은 양성 간보다는 동성 간이 아닐까 싶다. 의심이 된다면 그들의 결혼에 관한 고찰이 담긴 글을 한 장이라도 읽어봐라. 그들의 고민은 매우 격렬하고 진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퀴어축제조직위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아무튼 이렇게까지 선진국의 흐름에 맞추지 못하는 나라인데 굳이 오래 존속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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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팝스 2023.5
굿모닝팝스 편집부 지음 / 한국방송출판(월간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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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당시 영화계에서는 아역배우의 인권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영화 스튜디오는 주디 갈랜드에게 각성제를 먹이며 촬영을 강행했고, 살을 빼기 위해 식욕 저하의 목적으로 강제로 담배를 피우게 하기도 했다. 거기에 물리적 폭력까지 자행되었던 살얼음 같은 환경에서 주디 갈랜드는 최선을 다해 환상의 나라를 모험해야 했다.


'사회생활’은 '현실' 다음으로 나에게 크나큰 환멸을 야기하는 단어이다. 이 단어들을 내 앞에서 말한 사람들 중 이 단어를 자신의 편의에 따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같이 동거하던 친척이 나에게 ‘사회생활’을 할 것을 강요했던 적이 있다. 대학생 때였다. 나는 그 친척이 말하는 사회생활이 구체적으로 뭔지 알고 있었다. 돈을 벌라는 거였다. 돈 벌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직접 일을 하며 경험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얼핏 충고 같았던 이 말이 나는 굉장히 거슬렸다. 나도 학생 신분으로 알바를 하고 있었고 수입에 비해 지출을 조절하며 최소한으로 살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 말이 특히 거슬렸던 이유는 따로 있다. 그 친척이 말하는 투를 들어보면 ‘너도 나만큼 고생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일종의 주술이었기 때문이다. 주로 음식점에서 서빙을 했지만, 과외를 한 적도 있고 꽤 다양했다. 이 모든 노동의 현장은 하나같이 힘들었고 그 힘듦은 당연히 나에게 다른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더 지긋지긋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 친척은 나와 비슷한 걸 목격하고 경험하며 살고있었음에도 내가 책을 읽는 걸 싫어하여 압수하기도 했다. 자신의 고생이 나의 고생보다 혹독하다는 주장을 그런 방식으로 했던 거다. 자신이 자본가에게 굴종하는 삶을 무엇보다 싫어하는데도 그랬다.

회사 조직에서 내가 맘에 안 들면 뻑하면 하는 말이 “사회 생활 못한다”였다. 그들이 내가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다는 사실을 이용하려 들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말을 사용한 듯도 하다. 오히려 이 말은 직장을 그만두라는 강요보다 더 자주 쓰였다. 현재 일하는 회사에서도 자주 듣는 이 말들은 직장 내 괴롭힘 외에 아무것도 아님을 지금은 아는데, 그런 사람이 운운하는 사회 생활도 일종의 주술이었다. 복종을 위한 주술.

사회 생활이란 단어를 흑마법 주술로 사용한다면 그들의 언어는 기각돼야 한다. 사실 사회 생활을 못하는 것도 현실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것도 노력을 하면 극복할 수 있다. 정말이다. 문제는 그 노력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타인의 입을 틀어막고 복종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불합리하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무조건 직장을 때려치우거나 상사에게 반발하라는 뜻이 아니다. 직장을 때려치는 것도 좋으나 자신의 경제능력에 따라선 선택사항이 될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의 생각을 갖고 사회가 부당하다는 걸 머릿속으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주변이 크게 바뀐다. 그리고 사회복지와 정치에 관심을 가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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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는 인생의 낭비일까요? - 가장 열려 있고 가장 닫힌 세계, 그곳에서 나를 찾는 미디어 리터러시 세상을 묻는 십대
김보미 지음, 2DA 그림 / 서해문집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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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이라는 이유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가족으로 보는 시선은 조심스럽습니다. 한부모가족이나 양부모가족, 혹은 같은 성별의 양부모와 함께 지내는 것도 불완전한 모습이 아니라 다양할 뿐이라는 시선이 바탕에 있기를 바랍니다.



친척이 어제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우리 집에게 정말 잘못했다고 싹싹 빌었단다 씨팔 ㅋㅋㅋ 내가 요즘 잘 되었다곤 하지만 이 직업이 그렇게까지 할 일이었어?

한 달 후엔 건강검진 안 갈 수가 없고 이틀 후엔 어떻게든 모종의 유족들에게 욕을 안 들을 수가 없게 되었고 말 그대로 그냥 노비인데?

무튼 건강검진한다고 하니 술을 줄여야되겠다. 당연 가방 안에 맥주캔과 감자튀김을 넣지 않으니 방금 전에 잠도 오지 않겠다 청소도 할 겸 가방도 베낭과 핸드백으로 바꿨다. 베낭 들고 다니지 말라는 얘기 많이 듣는데.. 드립커피를 보온병에 담고 다니니 안 들고 다닐 수가 없음. 핸드백은 별개의 문제고.

아무튼 내가 직원 많고 사람 대하기 오지게 힘든 곳들만 일해서 그런가 그럭저럭 적응이 잘 되는 것 같다(그래도 힘든일 모르는 사람이면 웬만하면 아직 오지 말라고 하고 싶다.. 빚 갚아야 하면 오세요.). 주변 사람들은 진심으로 승진 안 될까봐 걱정 많이 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골라서 할 수 있으면 빠른 퇴근도 가능하다. 어떤 분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최고의 직장은 여기같다는데 나도 공감함. 힘든 직장이라 소문나면 또 그만큼 직원들끼리의 씀씀이도 괜찮고 다른 사람들이 보는 시선에도 좀 측은함(...)이 담기고 그러는 거 같음. 그렇지만 내 친척이 품는 그런 환상같은 건 없는 직업입니다 ㄷ 그나저나 개인적으로 욕 수당같은 거 생겼으면 좋겠다; 이건 내 아이디어인데 무슨 욕을 먹으면 그만큼 돈으로 배상해주는 거다. 일을 잘 못하니 욕을 먹는다고 하던데, 일을 잘 못해도 그렇지 인간 사이에서 대뜸 쌍욕하는 건 그렇지 않나. 근데 이 직업은 소셜 워커 책 말마따나 정말 대뜸 듣게 된다. 말로 풉시다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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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콜드 - 정규 1집 [DAFT LOVE]
보이콜드 (BOYCOLD)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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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체가 귀엽지 않아서 그렇지 의외로 미술 계열로 보면 꽤 흥미로운 그림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1. 아이들 전부 다 초능력을 얻었는데 왜 일부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깨닫는 게 느렸을까? 이건 또 현실 세계와는 다른 능력의 차이인 듯하다. 아무튼 아이들이 집안이 아닌 다른 세상으로 표류해서가 아니라, 노오력이 쓸모없어졌다는 걸 알면서 상대방을 질투하기 시작하고 패닉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꽤 흥미롭다. 막장 집안인 주인공은 그렇다 쳐도 학생들 거의 모두가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다들 자신들의 부재가 학교 성적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한다. (스포이지만) 사실 교장이 이 사태를 주도한 실질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하니 조용해지지만. 옛날에는 그래도 클라나드같은 작품에서 간혹 가족의 존재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최근 일본의 청소년들에게는 이제 아예 집에 대한 개념이 없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최근 일본 다녀온 친구가 중고등학생 여자애들만 찾는 밤거리 문화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더라.. 청소년들이 사실은 집에서 제대로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집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는 증거같기도 하다.

2. 파리 대왕보다 이 작품이 더 훌륭했던 점. 일단 투닥투닥거리긴 해도 나름 법이 있고 분쟁이 일어날 때 말려주는 아이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자기네들끼리는 그럭저럭 잘 지냈다. 어른이 와서 약간의 분탕질을 쳐도 스스로들 모여서 팩트조사를 한 뒤 논리적으로 반박거리를 제시한다. 파리 대왕 시절에도 작가가 아이들을 얕봤다는 사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이젠 정말 어른이 아이를 이겨먹기가 힘들 듯하다. 아키 선생님이 선생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긴 하지만, 그녀 또한 학창시절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암시하려고 한 게 아닐까?

3. 아쉬웠던 점. 학생들이 표류한 근본적인 원인이 교장이고 나가라가 그 능력을 발동했을 뿐, 누구를 탓하지 말아야 하며 주인공이 꼭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열쇠가 아니란 건 알았다. 그러나 줄거리에 통일성이 부족하다. 1번에서 말한대로 꽤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4화부터 그저 그런 일본 애니메이션이 되어버려서 아쉬웠다. 그래도 잘 살았던 옛날 90년대에 그대로 정체되어 있는 일본인들의 상태를 표류로 표현한 훌륭한 사회풍자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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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에르 드 부아르 9호 Maniere de voir 2022 - 맛의 쾌락 마니에르 드 부아르 Maniere de voir 9
리크 판타지아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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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유네스코 문화유산 신청을 계기로 2008년 10월 16일 하원에서 열린 만찬을 위해 마크 베이라, 기 사보이, 조엘 로뷔숑이 준비한 음식(요구르트병에 담아 야생 셀러리를 곁들인 푸아그라, 초콜릿 감자 무스, 송아지발 젤리를 곁들인 차가운 굴, 스파게티로 둘러싼 노르웨이 바닷가재)와 평범한 프랑스 시민이 선호하는 음식 간 격차를 관찰하면 놀랄 것이다. 서민이 선호하는 음식은 순서대로 송아지 고기 스튜, 쿠스쿠스 그리고 감자튀김을 곁들인 홍합요리다.



솔직히 나도 감자튀김 좋아하는데(랄까 사실 요새 술안주용 주식.) 이십대들 좋아한다는 음식 넘 희안하더라. 전에 누가 맛있다고 쿠키를 줬는데, 초코칩에다 굵은 소금을 뿌려놨더라고.. 그냥 뭐든 단짠이면 맛있는 걸로 치는 거 같은데 시고 쓴(이게 동의하실 분이 없을 거 같긴 한데 엄청 씹다보면 신 맛이 난다.) 음식을 더 좋아하는 나로써는 이해하기가 좀 힘들다고 할까. 혀 마비되는 느낌 나지 않나요?

아무튼 애초에 단짠 좋아하신다는 분들이나 유기농 식품 비싼데 왜 구매하느냐 부르주아냐 등등 즈엉의에 기반하여 이상한 태클 걸기를 매우 좋아하는 ㅈ선의 인간들에게는.. 매우 이해하기 힘든 에세이 잡지가 될 것 같다; 국내에 들여올지 말지도 텀X벅에서 북펀드같은 걸로 결정하는 것 같던데 이거 투자하는 사람이 모자라면 결국 한국에서 발간이 중지된다는 위태로운 상황이 아닙니까 ㄷㄷ? 나무위키에서 찾아보니 2022년 겨울에는 무려 펀딩이 무산된 적도 있다고 한다 Aㅏ 안돼 ㅠㅠ

테마는 저마다 다른 것 같긴 한데 페미니즘과 동물 권리, 그리고 위에서 말한 대로 식품에 관련된 성찰도 나오니 이참에 이 블로그에 펀딩 홍보를 해 보겠다. 예를 들어 이번 호에서는 아무리 가격이 비싸도 제철 유기능 식품을 구매하는 건 당연한 ㅡㅡ(왜 제철 유기농 식품을 사야 되냐고 물어보신다면 알아서 10년 동안 모아서 쓴 제 리뷰를 찾아서 봐주세요 제발.. 이젠 말하기도 지쳤다.) 일이라서 굳이 왜 구매해야 하는지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 대신 UN에서 유기농 식품의 정의에다가 GMO식품을 소량이나마 포함해도 괜찮다는 무시무시한 지침을 내렸고 그 때문에 농부들이 자신만의(당연히 GMO 0%가 목표이다!) 지침을 바탕으로 하여 유기농 식품이란 인증을 받기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지성이 있다는 분들은 인류를 위해 이 책에 투자해주시길 강력하게 요청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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