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슈마허 다시 읽기 인타임 총서 1
김해창 지음 / 인타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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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은 이 세계의 축소판 같습니다. 섬과 육지를 나누는 낭만의 이미지는 사라졌습니다.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신기루 같은 것입니다. 섬을 답사하고 돌아오면 늘 꿈을 꾼 것 같습니다.




1. 작아 직원분이 아무리 '앞으로 작아의 내용은 오랫동안 쉬워질 거에요'라고 이야기했다지만 관광 잡지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특히 이전 작아 독자였던 나에겐 그런 느낌이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졌는지도 모르겠다. 하기사 자연과 생태 잡지가 그렇게 힘없이 무너지는 광경을 봤을 땐 이 잡지가 이렇게나 오랫동안 살아남는 사실만으로도 감지덕지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2. 목소리에 힘이 없는 점도 아쉬웠다. 하기사 일본에서 핵폐기물이 흘러 들어온다고 하니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보통 이런 때엔 현 대통령과 반대되는 세력들이 더 목소리를 내는 법인데, 그 세력에 인재가 없고 게다가 코로나 때문에 열기의 흐름이 끊겨 있으니.. 한동안 진보는 물론이고 환경에서도 암흑기가 감돌지 않을까 생각된다.

3. 사실 나에게는 갯벌 다음으로 별로라 생각한 게 섬이었다. 사실 갈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시간을 자유롭게 낼 수 없는 직장에 있었을 땐 섬에 갈 수가 없었다. 책에서도 나오듯이 지금은 올레길이랍시고 섬을 다리로 연결하지만, 옛날에는 배를 타고 섬으로 가야했다. 최근에서야 안정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우도 및 신안을 보고나서 그제서야 섬이 좋아졌다. 만약 섬을 다리로 연결하지 않았다면 나는 섬에 가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왜 그렇게 섬을 관광지로 만들고 개발하지 못해 안달인지는 의문이다. 못 가봤다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부득불 다리까지 놓고 방문하기 좋은 곳은 아닌 거 같다. 중소도시에 사는 나조차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어 서울에 가는 판인데; 굳이 가봤자 답답할 거 같은 생각만 든다. 어차피 인간이 가면 섬이 오염된다는데 그냥 놔두면 안 됨? 그렇게까지 섬에 가고 싶은 분들은 아예 그냥 거기서 사셨으면 좋겠다. 이 잡지에서도 말하듯 쉬운 일은 아니긴 하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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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에르 드 부아르 11호 Maniere de voir 2023 - '자유' 없는 자유 마니에르 드 부아르 Maniere de voir 11
안세실 로베르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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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시민 자유의 허용은 그 이전에 대중매체에 나타난 탈정치화 현상에 비추어 이해해볼 필요가 있다.​



음모론으로 여겨지는 구절들도 여럿 있지만 생각해보니 이 책의 이야기에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 많다. 특히 정치권력과 정보자본주의의 결탁에 관한 이야기가 그렇다. 이전부터 나는 종이책을 읽는 사람을 필요 이상으로 미워하는 종족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어왔다. 그런데 만일 그런 미움이 의도적으로 조성된 것이라면..? 꼰대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SNS가 꽤 자극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동영상이 그렇고 중국의 틱톡 이후로 더욱 불이 질러졌다고 생각한다. 좀 더 섹스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좀 더 자극적인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다. 종이책을 보는 게 되려 이상하게 해석될 지경인 것이다. 결국 정치에 관해서도 자극적인 점에만 집중하게 되고 필요 이상의 법은 공부하지 않게 된다. 전남친이 국가가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연구하지 않는다고 한탄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럴 이유가 전혀 없다. 바이러스는 '쓸데없는' 정보를 차단한다. 정치에 대한 재미없는 부분은 사람들이 무관심해서 안 보는 점도 있지만, 정보가 차단되면 못 보는 점도 있다. 모 유명 독립운동가에 관한 시는 페이스북에서 적극 차단되지만 정작 그 시를 쓴 시인이 쓴 책은 시중에서 멀쩡히 팔리는 예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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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저널 2023.9
일본어저널 편집부 지음 / 다락원(잡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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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간 수해를 한두 번 겪은 게 아니라는 사실은 '우에무라 우니기야의 100년사'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지대가 낮아 예로부터 홍수, 침수 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하네요. 홍수로 침수됐을 때는 장어가 도망간 적도 있고 다다미가 전부 젖어 밖에서 말리던 때는 손님들도 가게 밖에 쪼그려 앉아 장어를 먹었다고! (...) 참고로 전통식 가게라 그런지 아직 카드는 안 되니까 꼭 현금을 준비하세요.



기가 센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인간 관계에도 해를 입으면서 살기 때문에 자신도 굳이 그들과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는다는 페친의 의견을 봤다. 자신만 해를 입는다면 오히려 다행이라 해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해를 입는다. 기가 세다는 건 무엇인가. 자신의 신념과 고집이 없이 그저 아이처럼 떼를 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나는 자녀가 대를 잇는 가게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자녀가 대를 이은 가게를 지키려 한다면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게 쉽지는 않다. 기가 세고 고집이 세서 결국 자기 식대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카드 분실로 인해 요새는 현금으로 계산하려고 하는데, 카드 계산을 미리 준비해놨다가 놀라는 직원들이 많다. 현금 계산도 옛말이 되려는가. 이전에 어느 맛집에 갔다가 현금 선불 계산만 가능하다던 노인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라 그냥 돌아왔던 일이 생각난다. 그 가게는 곧 자녀가 이어받아 결국 최첨단(?) 가게가 되었고 사람들도 많이 방문한다. 그러나 가끔가다 생각난다. 내가 현금으로 계산하는 조건을 받아들이고 그 가게를 사용했다면 그 가게는 아직도 현금만 받아들이는 가게가 될 수 있었을까. 물론 그 부부의 나이도 있고 가게가 변화된 원인은 딱히 나 말고도 숱하게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양심에 찔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가끔은 그 불편이 그립기도 하다. 요새는 가족싸움을 SNS에 올리기도 한다더라. 언제부터 한국은 실수를 용납할 수 없는 기쎈 나라가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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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팝스 2023.9
굿모닝팝스 편집부 지음 / 한국방송출판(월간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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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리즈번에서 3개월 정도 지냈을 때의 일입니다. 하루는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서 새벽 3시에 응급실에 갔죠. 의사선생님에게 영어로 증상을 설명해야 했는데요. 응급실에 오기 두 달 전에 갑상선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의사 선생님에게 알려야 했습니다. (...) 'thyroid' 단어를 모르면 풀어 설명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영어 회화를 하려면 일단 자기소개부터 정리하라고 하고 싶음. 왜 그런 짓까지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즘 대학에서는 미국 교수님을 데려와서 영어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난 기가 죽어서 필사적으로 미국 선생님을 피해다녔지만, 필수과목에 계신 미국 선생님은 다행히 좋은 분이셔서 점수를 잘 주신 건 물론이고 나에게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생각해보면 그 덕분에 간신히 졸업이라도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누구나 그런 좋은 미국 선생님을 만나리라는 보장은 없다. 짖궂은 분을 만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경우 기죽지 않기 위해선 자기 소개부터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 나 자신을 알아야 그 다음부터 나아갈 수 있다고 하지 않은가.

또한 아무리 옛날 사람들이 일본식으로 영어 교육을 받았고 그걸 개혁해야 한다고 해도 그걸 개선해야 하는 건 선생님들이고,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그냥 이것저것 해보고 쉬운 걸 선택하면 된다. 예를 들어 같은 시험이라고 해도 토익과 공무원 영어는 완전히 다르다. 점수를 따야하는 분야의 공부법이 자신에게 맞는다면 그 공부법을 따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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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himi Rollin' Cute Saying 120 Page Notebook Lined Journal For Lovers Of Sushi And Sashimi And Japanese Cuisine (Paperback)
Joel Kirei / Independently Published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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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성일 경우, 보안과 안전을 위해 2층 이상인 집이 좋다. 실제 지인도 겪은 일인데 1층일 경우 베란다에 널어 둔 속옷을 훔쳐가기도 한다고. (...) 여성이 혼자 산다면 월세가 조금 비싸지더라도 현관의 오토록이나 화면이 달린 인터폰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영업 사원이나 종교 권유를 위해 집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특히 거절을 잘 못 하는 성격이라 사전에 확인하고 차단할 수 있어 좋았다.



지금은 별로 등장하지 않는데 8090년대 개그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했던 게 꼭 밝히는 할아버지이다. 노출광(마법진 쿠루쿠루)이라거나 알게 모르게 성추행을 한다거나(묘가)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그 중 가장 질이 나쁜 건 란마에서 나오는 할아버지이다. 이 분은 기본적으로 속옷 도둑이고 성추행은 물론 성폭행까지 시도(캐릭터 대부분이 무술쪽 계열이라 진압당하긴 한다. 그러나 무술을 배우지 않은 작중 속의 엑스트라 여자들은 그 인간이 근처에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난을 겼는다.)하는 악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란마는 성소수자들에게는 매우 관대한 편이다(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게 우리나라에서도 젠더 운동가와 성소수자 운동가 간의 충돌이 의외로 잦은 편이다.). 그래서 란마는 참고 끝까지 읽어볼수가 있었지만 그 덕분에 죄가 없는(?) 마법진 쿠루쿠루와 이누야샤는 도중 하차하게 되었다.

여자가 좀 더 조심해야 한다, 피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안 먹히는 시대이다. 그러나 묻지마 살인이 벌어진 이후로도 사람들은 호신술 기기를 장만한다거나 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미국은 정당방위로 인정하는 행위의 범위가 좀 더 넓은 편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행위가 많다. 30대 후반 여성들이 대체로 남자가 게임하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남성들이 많은데, 솔직히 철이 없는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결혼한 여성과 아이들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인데, 남성이 게임하느라 다른 사람들의 관계에 마음을 쏟을 여력이 없을 경우 보통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건 육아를 전담하게 되는 여성과 생존하기 위해선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이다(실제로 남녀가 둘 다 게임을 한 탓에 방치되어 결국 죽은 아이도 있다.). 이 책에서 그런 이야기까지 한 건 아니지만, 머물 집에 대해 남성들보다도 더욱 꼼꼼히 알아본 듯하여 안구에 습기가 찬다. 여성하고 결혼할 게 아니라고 해도 솔로로 군대에 있지 않는 이상 결국 여성과 일상생활을 같이 해야 할 존재가 남성 아닌가. 약자들을 보호할 방법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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