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역사 - 중세에서 현대까지 살인으로 본 유럽의 풍경
피테르 스피렌부르그 지음, 홍선영 옮김 / 개마고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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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데토 크로체는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이다" 라고 말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남아있는 기록을 역사라고 칭한다면  이 책 [살인의 역사]는 말 그대로 살인의 기록을 말하는 것이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살인의 역사는 실로 오래되었다. 살인이라는 용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살인’이라는 단어는 일상용어이다. 그러나 역사를 따라가 보면 살인이라는 것이 범죄의 범주에 넣은 것은 현대 사회에 접어든 이후라는 사실에  놀라움으로 읽게 되었고 소개되는 실제 사건들에 또 놀라웠다.  

사회관념에 따라 문화와 사고방식이 다르듯이 살인 또한 독점화과정 세단계를 거치게 되면서 살인의 역사가 시작된다. 첫번째 단계는 성인 남성의 독점으로 , 여성과 아동이 조직적 폭력에서 배제됐다. 두번째단계는 엘리트 계층이 폭력을 독점하는 것으로 세번째 단계는 폭력을 독점하던 계층이 더 큰 조직으로 대체되는 단계이다. 이 책은 이와같은 폭력독점이 두번째 단계에서 세번째 단계로 건너가던 시기인 7세기에 걸친 유럽 내 살인의 역사를 살펴본다.

살인의 장기적인 변화를 볼때 모든 살인의 동기에는 명예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뿐만 아니라 명예는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여성의 명예는 순결, 둘째로 수동성과 침묵에 기반을 두고 있다.  수동성이라는 뜻은 그만큼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힘들었다는 뜻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에게 중요한 명예 중 하나는 여성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다. 명예의 변화에 따라 또한 살인의 인식도 변화하게 되는 데 이 책은 그런 변화의 과정을 총 6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7장은 1970년대 이후의 살인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1장에서 볼수 있는 중세유럽의 살인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실제로 일어난 로미오 몬테규의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하여 세익스피어에 의해 문학화되었는데 이 사건의 기록을 보면 중세유럽의 살인의 동기는 가문의 명예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시대에는 살인이 아직까지는 범죄의 수준이 아니라 가문의 명예나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 한 살인은 범죄가 아닌 이유는 당시 사회의 분위기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한 것은 자살은 명예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이시대에도 자살은 최악의 죄로 여겼다. 

2장 화해의 키스에서는 명예로운 싸움에 대한 대중의 심리변화가 살인을 불법화하는 것으로 변화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5세기에는 평화를 거부하거나 깨버린 사람들에게 벌금형이 내려졌으며 추방령이 떨어지기도 했다.17세기 초반까지 이러한 화해의식은 지속되었다.이이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살인을 범죄로 취급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이것은 국가가 폭력을 독점하려 하는 것으로 설명되어진다.  현대사회가 살인에 민감하게 된 것을 보면 살인의 불법화는 인간의 생명에 대한 인식의 변화의 시작인 것으로 보여진다.

3장 남성의 싸움의 사회적 분화를 살펴보면 결투가 유럽의 일시적인 폭력 독점을 침해한 것을 볼 수 있다. 결투는 19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결투가 무척 신사적이라 생각이 든다. 결투는 중세 시대 폭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결투에서도 명예가 전부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다른 것이 있다면 이 시기의 결투는 명예가 내면화 되었다는 것이다.그리고 이것은 남성간의 싸움의 감소로 나타난다.

4장 여성의 살인과 폭력에서도 보여지는 것은 여성의 폭력과 남성의 폭력에는 한가지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명예였다. 그러나 강간과 성폭행의 피해자는 오로지 여성이었다. 5장에 이르러서는 영아와 정신병자의 살인이 다루어진다. 조금 놀라운 것은 현대에 이르러서야 나오게 된 영아살해인줄 알았는데 영아살해에 대한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영아살해 또한 살인과 마찬가지로 19세기 초반에 이르러서야 특별범죄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다.  6장 살인의 주변화에서는 연쇄살인이 등장한다. 연쇄살인이 등장하던 시기는 정식 결투가 종말을 고하고 치정살인이 두드러지기 시작할 무렵과 맞물린다. 이것은 남성의 명예에 관한 전통적인 관념이 설득력을 잃고 폭력 사건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정신적인 방어기제로서의 폭력이 점차 증가하면서 살인의 이미지는 극단적 열정이나 가학적 성향증 인간의 어주운 이면과 더욱 강하게 결부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에 살인율이 증가하는 현상은 최근 민족국가와 국가 내부의 폭력 독점 현상은 한편에서는 세계화의 압력에, 다른 한편에서는 세계화의 압력에 ,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워진 지역주의의 압력에 밀리고 있다. 이민과 조직범죄가 국가적인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16세기 말과 17세기 초의 불확실한 상황과 비슷하다. 
 

현대인들은  살인에 대한 공포로 불안해 하고 있다. 저자는 살인의 역사에서 유럽의 살인이 과도기에 들어섰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나라와 책에서 보여주는 유럽과는 환경과 사회가 많이 다르지만 살인이 점점 공포가 되고 있는 현실은 같다고 본다. 실제로 소개되는 사건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보여지는 비슷한 살인사건들이 있다는 것을 보아도 인간의 거쳐오는 모습들은 많이 차이가 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현시대의 살인의 흐름은 어디쯤 왔으며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이다" 라는 말처럼 살인의 역사를 통해 현재의 위치와 되돌아보고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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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 손미나의 로드 무비 fiction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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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두려움을 떨쳐내고 용기를 갖게 하는 원천입니다."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손미나의 첫번째 소설은 한번 보면 반할 수 밖에 없다는 미모자꽃과 같은 소설이다. 사랑의 도시 파리에서는 모두가 사랑을 갈구하거나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때문에 아파하고 있는 ... 사랑의 도시이면서 아픔의 도시인 파리가 배경이다. 그리고 주인공들 또한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화자는 장미와 테오가 서로 하나의 장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장미가 한 장을 이야기하면 다음 장은  테오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이어나간다. 먼저 장미가 파리로 오게 된 이유부터 시작하자면 최정희라는 유명한 화가가 여덟 살 연하의 프랑스 연인 테오와의 숨겨진 이야기를 최정희 자서전을 대필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부족한 자료를 찾기 위해서이다. 한국에서는 K그룹 최성렬 회장의 딸 최정희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레아의 발자취를 찾아 한국에서부터 파리로 날아온 장미로 말할 것 같으면 책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강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한 번도 베스트셀러를 내지 못한 만년 이류 편집자이다. 최정희의 자서전을 대필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소설을 내주기로 약속했지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매우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언제나 유혹적이다. 그러나 그렇게 파리에 왔지만 최정희와 테오의 모든 것이 담긴 여행가방이 로베르의 가방과 바뀌어져 있었으니, 이것이 로베르와 장미의 운명같은 만남의 시작이다. 

 

마르세유에서 뱃일을 하며 한 번 보면 잊지 못할 미모의 소유자로 자란 테오는 마르세유에 여행온 영화제작자 피에르의 눈에 띄어 파리에 진출한다. 답답했던 시골마을에서 배를 청소해주며 따분한 현실을 마치 감옥처럼 느끼던 테오에게 파리진출의 유혹은 무척이나 달콤한 것이었다. 피에르르 따라 파리에 온 테오는 성공을 다짐하고 아르바이트로 보자르라는 예술학교에서 누드모델로 생활하고 있었는데 한 화가로부터 모델 일을 의뢰받게 되고 우연히 레아를 만나게 되자 레아가 모델을 의뢰한 의뢰인인 것을 알았지만 차마 레아에게 누드모델이 자신이란 걸 밝히지는 못한다.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던 누드모델일이 레아앞에서는  갑자기 수치스럽게 느껴진 것이다.그러자 테오는 모델일을 그만두고 연극인이 되기 위한 오디션을 보게 되고  이후 레아와 테오는 배우와 관객으로 조우하게 된다. 이 때부터  테오와 레아는 나이와 신분, 국경을 초월하며 사랑을 나누게 된다. 레아는 테오에게서 지적이고 총명한데다가 자기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며 세련된 말솜씨와 유머 감각까지 갖춘 데 대해 감탄해 마지 않았고 테오는 레아가 부르주아적 배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적인 사상에 매료되어 있다는 점에, 또 성숙한 매력을 갖춘 동시에  소녀같이 순수하고 천진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자 둘의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게 되지만  그런 완벽할 것 같은 그들의 사랑은 인생의 폭풍을 만나게 되는데 .......

 

인생의 폭풍은 원래 갑자기 몰아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뜻밖의 사건에서 비롯되는 그런 일들은 보통의 경우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이 단념하게 되는데 드물게 이겨내는 사람들이 있다. 남다른 의지가 있거나 정말 운이 좋은 사람........

 

장미가 레아와 테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동안 현실에서 존재감없이 유령같은 존재로 자신을 표현하곤 하던 장미를 로베르가 위로해주며 둘은 파리와 프로방스의 여러마을 , 런던을 오가며 흥미롭게 러브스토리를 이어나가고 의사이지만 사회의 부조리에 현실을 부정하게 되었던 의사 로베르 또한 장미로부터 용기를 얻게 된다. 로베르의 집에서 우연히 보게 된 미모자꽃의 그림은 두 연인의 사랑을 이어주는 매개체인 동시에 미모자꽃이 나무를 가득 덮어버리는 것처럼 사랑으로 모든 것을 감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모자꽃처럼 두연인은  탐스러운 사랑을 하고 있다.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한 번 보면 반하는 미모자꽃과 같이 아름답고 이쁜 소설이다. 우주적인 움직임에 의해 운명 지어지는 것 그런게 사랑일 거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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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0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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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스' 시리즈라고 해서 살아있는 시체들의 이야기인줄 만 알았다. 그리고 일본 이름인 가네시로 가즈키 라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가의 소개를 읽고서야 알게 되다니. 왜 난 이렇게 어리숙한 걸까 혼자 생각했던 책이다. 예전에 <연애소설>을 무척 재미있고 감동받은 그 작가이다. 재일교포로서는 처음으로 <나오키문학상>을 수상한 가네시로 가즈키는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일본인은 아니고 한국에서는 한국말을 못하는 반쪽자리로 놀림받는 자신의 느낌을 좀비라는 것으로 형상화했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인간이 아닌 '무엇'인 존재.  그렇게 탄생한 ‘좀비스’ 시리즈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대표작이자 50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온 최고의 청춘소설이다.  [레벌루션 No. 3][플라이, 대디, 플라이][SPEED]에 이어 좀비들의 출발선을 그린 , 이 모든 소설들의 원점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삼류 고등학교 꼴통들인 1학년들에게 갑작스런 비보가 날아든다. 기강이 해이하다는 명목으로 합숙훈련을 실시한다는 공고이다. 1학년 450명은 12명이 한 조가 되어 전세버스에 태워진채, 아키키 산으로 연행되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이다.그 곳에서 공포와 폭력은 따라올 자가 없는 사루지마 선생아래 지옥같은 훈련을 받게된다. 그러나 이 지옥같은 훈련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생기게 되는데 자퇴를 말리던 노구치로부터  훈련뒤에 숨겨진 음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학교운영비를 위해 학생정원을 200명이나 늘려 받은 후 입학금과 수업료를 챙긴 후 자퇴를 유도하여 운영비를 남기기위함이었으니, 이를 알게된 K조 꼴통들은 탈주 계획을 짠다. 탈주계획을 짜면서도 빤히 보이는 탈주의 종착역에 대한 망설임도 있었지만 꼴통들은 나중에 후회할지라도 처음으로 세상과 맞서길 원한다. 집에 무사하게 돌아간들, 남들이 멍청한 짓이라 생각할지라도, 멋훗날 왜 그런짓을 했을 까? 라는 생각을 할지 몰라도 .....그런 탈주라는 학생들의 일탈의 결과는 마지막의 이야기에 집결되어 있다.

 

"무슨 잘못이 있는데 , 그걸 사람들이 마치 당연한 일인것처럼 여긴다고 해서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거야, 잘못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거나, 잘못을 인식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인간이 필요해. "라는 것을 깨닫는다.

 

[레벌루션 No.O]는  정체성의 혼란과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들이 느끼고 있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세상과의 갈등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탈주라는 것이 어른들에게는 하나의 일탈로 간주되지만 그 일탈로 인하여 그들이 세상으로부터의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은 청소년시기에 무척 중요한 과정이라 보여진다. 그러므로  따분한 것은 세상의 책임이 아니라며 세상을 바꾸라고 획책한다.그들이 경험했던 무한함 힘과 청소년 안에 잠들어 있는 무한한 잠재성을 깨우라고 말하는 레벌루션,  가네시로 가즈키의 좀비스 시리즈는 이것으로 완결이지만 뒷면에 인터뷰한 내용을 읽어보면 좀비스시리즈에 관한 독자들의 사랑을 알 수 있게 된다. 좀비스 시리즈는 청소년들에게 즐거움과 동시에  꿈과 희망을 깨닫게 해 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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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동양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1
정약용 지음, 노태준 옮김 / 홍신문화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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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의 가르침에는 원래 두 가지 길이 있으니, 하나는 사도를 두어서 만백성을 가르치고 수신하게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대학에서 국자를 가르치고 각기 수신하여 백성을 다스리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군자의 학문이란 반은 수신하는 것이고 반은 목민하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하면 많은 저서와 천주교를 떠올릴 테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정약용은 역사상으로 천주교로 인하여 온 가족이 몰살당한 비운의 주인공으로 기억된다. 그 이유때문인지 애잔한 마음으로 목민심서를 읽기 시작했다. 목민심서에 실려 있는 글을 읽다 보면 정약용이 추구했던 사상과 꿈꾸었던 나라, 이상적인 나라에 대한 동경과 함께 유배지에서 오로지 글을 쓰는 데에 전념하며 현실을 부정하기 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을 목민심서를 통하여 제시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백성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정치제도를 개혁하고 지방행정을 개선하도록 말이다. 이것이 진정한 애민사상인 것이다.

 

책은 모두 12편으로 나누고, 각 편은 다시 6조로 나누어 모두 72조로 엮었다. 먼저 제1편의 부임, 제2편의 율기, 제3편의 봉공, 제4편의 애민은 지방관의 기본자세에 대해 논했는데, 지방관은 백성과 가장 가까운 직책이기 때문에 그 임무가 중요하므로 덕행, 신망, 위신이 있는 적임자를 임명해야 하며, 청렴과 절검을 생활신조로 명예와 부()를 탐내지 말고, 뇌물을 받지 말아야 하며, 백성에 대한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국가의 정령을 두루 알리고, 민의를 상부에 잘 전달하며 백성을 사랑하는 애휼정치에 힘써야 한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제5편의 이전, 제6편의 호전, 제7편의 , 제8편의 병전, 제9편의 형전, 제10편의 공전은 경국대전의 6전을 기준으로 지방관이 실천해야 할 정책을 논했다. 즉 이전의 경우, 아전, 군교, 문졸의 단속을 엄중히 하고 지방관의 보좌역인 좌수와 별감의 임용을 신중히 할 것을 당부하였다. 호전은 전정, 세정, 부역을 공평하게 운영하고, 권농, 흥산에 힘쓰며, 예전에서는 예법과 교화, 흥학을 강조하였다. 병전에서는 당시 민폐가 심하였던 첨정, 수포의 법을 폐지하고 군안을 다시 정리하며 평소에 군졸을 훈련시킬 것을 논하였다. 형전은 형옥의 신중을, 공전은 산림, 천택, 영전의 합리적 운영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진황과 해관2편은 빈민구제의 진황정책과 지방관이 임기가 끝나 교체되는 과정을 적은 것이다. 

국가가 존립하고 정치가 행해지는 목적은 어지까지나 국민들을 잘살게 하는 데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니만큼 만일 국민이 못살게 된다면 국가나 정치는 곧 그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를 아는 것은 곧 현재를 바르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므로, 우리희 현실을 비판하며 미래를 추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제도가 달라졌다 하더라도 대원칙만은 불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날의 정치인들과 일반인들도 교훈으로 삼을 만한 저서이다.

 

봉공 6조 편에서는 당시 표류되어 온 외국선박에 대한 글로 실학파였던 다산 정약용이 외국 선진 문명의 수입을 주창한 대목을 통하여 다산의 선경지명을 볼 수 있었다. 유배지에서도 끊임없이 저서를 편찬한 이유에 대하여도 다산이 말하기를 그의 저서의 목적이 "진실로 나의 덕을 쌓기 위한 것이지 어찌 꼭 목민에만 뜻이 있겠는가. 그리고 그것을 '심서(心書)라 한 것도 목민할 마음만이 있을 뿐 몸소 실행할 수 없으므로 이처럼 이름한 것이다. 라고 밝힌다. 목민심서는 그렇게 마음의 글로서 목민관 뿐만이 아닌 오로지 애민사상에 근거한 것으로 다산 정약용의 마음속에는 온통 백성을 위한 나라. 백성들이 모두 잘사는 나라를 꿈꾸는 마음뿐이었으니 이것이 진정한 애민사상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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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든 선
태상호.정명섭 지음 / 네오픽션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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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스릴러는 우리에게 익숙한 헐리우드 영화나 영미소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장르인데 <케이든 선>처럼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스파이들에 관한 국내 테크노 스릴러는 처음 접해보는 것 같다. 그래서 무척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놀라운건 역사적인 사실에 의해 집필되었다는 것이다. 강릉대간첩 사건, 북한 내 서열 15위 안에 드는 황장엽 장군의  망명과 관련한 사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 테러 위협까지 광법위하게 펼쳐지는 실제 사건들과 함께 소설 전반에 흐르는 긴장감과 스릴로 인해 읽는 재미가 탁월한 소설이다.

 

 처음 소설의 시작은 강릉대간첩 작전에 투입된 김유선 중위의 첫 실전 경험으로 시작된다.  침투된 간첩 한명을 직접 김유선이 죽임으로 인하여 운명같은 스파이생활이 시작되고  죽기 전 려경원이란 이름을 부르던 간첩의 눈동자가 김유선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고, 이 때 세명중 한명을 놓치게 되며 그 한명은 평생 김유선을 따라다니는 숙적의 존재가 된다. 이어 황장엽 망명을 돕게 되는 일을 이름하여 '모란봉작전'을 맡게 되고  북한 또한 '역모란봉 작전'으로 맞서게 되는데 그 작전의 지휘자가 ' 리철희' 대좌로서 그가  바로 강릉대간첩 사건때 놓쳤던 한 명이란 것을 알게 된다. 그 이후로 둘은  모스크바에서  운명처럼 조우하게 되고, 이어 이라크,아프카니스탄까지.... 운명적인 대결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정권교체가 되면서 안기부가 국정원이란  이름으로 바뀌고 조직의 몇몇은 전근이나 전역을 하고 결국  조직이 와해되자 김유선은 미국에 있는 부모님께로 간다. 미국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우며 과거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이 미국에 보상금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준비하는 일을 도우며 만나게 된 한 여인 크리스틴 김을 만나게 되자 김유선은 크리스틴과의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CIA로부터 특수작전 제의를 받게 된다. 평범한 삶을 꿈꾸는 김유선은 결국 정보와 작전이라는 유혹 앞에 무릎을 끓게 되고.....

 

특수 작전에 투입된 김유선이 실제 작전 수행중에 느끼는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고 무엇보다 주인공이 작전과정중에 느끼는 공포를 긴장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그런 공포감에 젖어들며 전쟁에서의 긴장감을 떨쳐 내지 못하고 평범한 삶과 정보원의 삶을 두고 저울질 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끊고 싶지만 정보와 작전에 발들인 것을 마약과 같은  유혹이라고 책에서는 표현하는 데 그들의 삶을 김유선과 켄의 대화에서 비유하기를  Necessary Evil' 하는 대목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정보원의 위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정보원 또는 특수요원들이 그런 필요악에 의한 것임을 새삼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케이든 선>은 국내 소설에서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테크노 첩보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의 새지평을 여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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