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하늘은 어디나 높은데
아주 낮은 건물들
촘촘히 에워싸면서
구름 흐르는 파란 숲을
가립니다.

 

들은 어디나 넓은데
길고 새까만 찻길들
빽빽이 둘러싸면서
꽃잎 흐드러지는 푸른 바다를
덮습니다.

 

그러나

 

해는
포근히 비춥니다.
달은
넉넉히 드리웁니다.
나무는
살가이 노래합니다.
바람은
빙그레 웃습니다.

 


4346.1.14.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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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그림

 


골짜기 사이로
무지개 드리웁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빛깔도 무늬도 모양도
아닌
환하게 빛나며
따숩게 감도는
몰랑몰랑 좋은 기운
보드랍게 그립니다.

 


4346.1.1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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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꽃

 


저기 민들레꽃 있네.
여기 이 꽃은
무슨 꽃이야?
추운 겨울에도
노랗게 피고 하얗게 피는
이 꽃들은 이름이 뭐야?

 

어떤 이름일까?
어떤 숨결로 찬바람 찬햇살
찬비까지 머금으며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겨울에도 노랗게 꽃송이 밝으니
겨울노랑꽃이라 할까?
겨울이어도 하얀 꽃망울 예뻐
겨울하양꽃이라 할까?

 


4345.12.14.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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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풀 꽃 들 메 물
바다 하늘 바람
빛 볕 꿈 밭 살
웃음 사랑 생각
눈 비 참 나 숲
나무 마음 마을

 

정갈한 흙 일구며 따순 밥 나누던
작은 시골 작은 사람들
곱게 길어올린 수수한 말이
하나하나 환하게 피어나면서
봄날 햇살처럼 드리우고
겨울날 별무리처럼 흐드러진다.

 

어른은 아이 낳아
새 숨결과 넋 북돋우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야기 지어
아버지 어머니한테
아름다운 보금자리 돌보는 즐거운 삶
착하게 가르친다.

 

한겨레 쓰는 한말이
한글로 살그마니 태어나고
살가운 가슴에서 새록새록 움트는
넓고 깊은 보람은
보드라운 무지개처럼 맑고 밝은
슬기 한 자락 넌지시.

 


4346.1.2.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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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낮

 


바람이 불어 구름이 흐르고
구름결 따라 햇살 다르게
들판에 드리웁니다.

 

소복소복 내리는 눈은
동백꽃과 마늘잎에 내려앉다가는
따순 볕이 내려와서
똑똑 물방울 맺히며
흘러내립니다.

 

겨울새는
눈 녹은 포근한 들판
두루 날며
먹이 찾습니다.

 


4345.12.28.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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