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의 마녀 라이프 1 - S코믹스 S코믹스
아키타카 지음, 안수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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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8.

만화책시렁 639


《단칸방의 마녀 라이프 1》

 아키타카

 안수지 옮김

 소미미디어

 2022.2.16.



  재주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다르게 재주가 있으나, 재주가 다 다른 줄 받아들이거나 알아보려고 하지 않을 뿐입니다. 어느 틀에 맞출 줄 아는 재주가 있으면, 어느 틀이든 안 맞추는 재주가 있습니다. 입맛에 맞추는 재주가 있고, 입맛하고 먼 재주가 있어요. 《단칸방의 마녀 라이프 1》는 가난하고 조촐하게 살아가는 어린 바람순이가 천천히 한 발짝씩 내딛는 길을 들려줍니다. 가난하다면 가난한 재주입니다. 가멸차다면 가멸찬 재주입니다. 가난하지도 가멸차지도 않다면 조용조용 살아가는 재주입니다. 높거나 낮지 않습니다. 나쁘거나 좋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숨빛이 고스란히 흐르는 손길에 발길에 마음길입니다. 삶이라는 얼거리를 읽는다면 섣부르지 않습니다. 삶이라는 길을 안 읽기에 엉성합니다. 삶빛을 바라보는 마음이니 늘 새롭게 한 발을 내딛고는 다시 한 발을 뻗습니다. 한칸집에 깃들건 으리으리한 집에서 뒹굴건 대수롭지 않아요. 심고 가꾸고 나누는 마음이 있기에 대수롭습니다. 어떤 옷차림이건, 어떤 몸놀림이건, 모두 스스로 피어나려는 꽃빛이요 삶빛입니다. 스스로 오늘을 바라보기에 스스로 꽃내음을 맡으면서 웃음지을 수 있는 하루입니다.



“하루 정도 밥 못 먹어도 괜찮아, 괜찮아. 아마도.” (35쪽)


“그래도 이렇게 채소를 잔뜩 받았어요! 이거면 일주일은 먹을 수 있겠어요오! 그리고 저렇게 고마워하는 건 처음이에요. 항상 입금받고 땡이었는데.” (55쪽)


‘이 정도의 일반 마법은 TV에서 많이 봐서 익숙할지도 몰라.’ (136쪽)


#六畳一間の魔女ライフ 

#秋タカ


+


《단칸방의 마녀 라이프》(아키타카/안수지 옮김, 소미미디어, 2022)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 아니라 견문을 넓힐 수 있을 거란 생각에

→ 더 낫게 살 수 있을 듯해서가 아니라 넓게 배울 수 있으리란 생각에

→ 더 낫게 살아갈 듯해서가 아니라 더 보고 배울 수 있으리란 생각에

3쪽


음지에 숨어 살던 마녀들은 어느새 양지를 무대로 활약하게 되었다

→ 그늘받이에 숨어살던 바람아씨는 어느새 볕받이에서 뛰어다닌다

→ 그늘에서 숨어살던 바람순이는 어느새 볕자리를 마당으로 뛴다

14쪽


저렇게 큰 걸 퇴치했으니까 보상금도 엄청나겠죠

→ 저렇게 큰데 물리쳤으니까 보람돈도 엄청나겠죠

→ 저렇게 큰놈을 눕혔으니까 꽃보람도 엄청나겠죠

53쪽


항상 입금받고 땡이었는데

→ 언제나 넣고 땡이었는데

→ 늘 보내고 땡이었는데

→ 으레 채우고 땡이었는데

55쪽


진척이 전혀 없네

→ 영 안 나아가네

→ 참 끝이 없네

89쪽


지금은 사라진 관습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 이제는 사라진 틀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 요새는 사라진 길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108쪽


착지 충격이 이렇게 크다는 건

→ 내려앉으며 크게 놀란다면

→ 내려설 때 크게 흔들린다면

108쪽


물이랑 조미료로 배합을 살짝 바꿔 본 게 다예요

→ 물이랑 양념을 살짝 다르게 섞어 봤어요

→ 물이랑 맛꽃을 살짝 다르게 개어 봤어요

1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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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나가의 셰프 34
카지카와 타쿠로 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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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2.

책으로 삶읽기 919


《노부나가의 셰프 34》

 카지카와 타쿠로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3.8.31.



《노부나가의 셰프 34》(카지카와 타쿠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3)을 읽으면서 이 줄거리는 언제쯤 끝내려는지 자꾸만 생각한다. 끝을 낼 때가 한참 지났으나 자꾸 늘린다.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서 쳇바퀴를 돌거나 뒷걸음을 치기 일쑤이다. 조그마한 실마리 하나로 수수께끼를 풀 수 있되, 자칫 자그마한 꼬투리 하나로 맴돌면서 헤맬 수 있다. 서른넉걸음까지 그릴 만한 줄거리였을까? 열다섯이나 스물쯤에서 맺는 얼거리를 짰다면, 이처럼 질리게 늘어뜨리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그린이 스스로 잊어버린” 모습이 아닐 테지.



‘이 시대의 사람들은 무사든 농민이든, 명예에 흠이 가는 걸 그 무엇보다 싫어하니까.’ (13쪽)


‘앞으로 노부나가가 뒤집어쓰게 될 불명예를 자신이 쓰기 위해, 단순히 노부나가를 죽이는 게 아니라, 정권을 빼앗으러 올 거다!’ (99쪽)


+


불안하면 묶어도 좋습니다

→ 두려우면 묶어도 됩니다

→ 걱정스러우면 묶으십시오

8쪽


오늘날의 청주의 원형인 모로하쿠는

→ 오늘날 맑은술 밑동인 모로하쿠는

→ 오늘날 맑술을 이루는 모로하쿠는

84쪽


이로써 청주 제작 기술이 일본 각지에 전파되었다

→ 맑술 빚기는 이렇게 일본 곳곳으로 퍼진다

→ 맑은술 담기는 이렇게 일본으로 두루 뻗는다

84쪽


일본 풍토에 맞는 보존식이에요

→ 일본 살림에 맞는 건사밥이에요

→ 일본 터전에 맞는 도시락이에요

108쪽


나리 주위에 모반의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 나리 둘레에서 뒤엎으려고 움직인답니다

→ 나리 곁에서 들고일어나려고 한답니다

157쪽


무식하다 할 만큼 성실한 남자다

→ 깜깜하다 할 만큼 바른 사내다

→ 바보같다 할 만큼 반듯하다

15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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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은하 6 - S코믹스, 완결 S코믹스
아마가쿠레 기도 지음, 박소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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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2.

책으로 삶읽기 920


《내 옆에 은하 6》

 아마가쿠레 기도

 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3.12.20.



《내 옆에 은하 6》(아마가쿠레 기도/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3)을 가만히 읽어 본다. 처음부터 부드럽게 이야기를 열면서 상냥하게 줄거리를 이끌었고, 마무리도 나긋나긋 토닥이면서 맺는구나 싶다. 아예 없지는 않을 테지만, 보기 드문 “착한 그림꽃”이다. 이런 이야기나 줄거리는 “그림꽃이니까 있지!” 하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참하고 착하게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은 우리 둘레에 많다. 다만, 참하고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글이나 그림으로 담는 글바치가 드물 뿐이다. 다치거나 아픈 사람도 많지만, 포근히 달래면서 따스하게 품는 사람도 많다. 우리는 어떤 글이나 그림이나 책을 살펴서 읽고 새길 적에 스스로 빛날 만할까? 다치거나 아픈 사람 이야기를 다룬 책을 챙겨서 읽기에 “안 빛날 까닭”이 없다. 어떤 사람 이야기를 다루든, “다루는 사람 붓끝”에 따라서 우리한테 스미는 숨결이 다르다. 참하거나 착한 사람 이야기라 하더라도 “사랑이 아닌 미움이라는 틀”로 보면서 그리면 갑갑하게 마련이다. 사랑이라면, 사랑으로 그려야 사랑 이야기이지 않겠는가. 사랑을, 사랑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그릴 수 있겠는가.


ㅅㄴㄹ


“사실 나는요, 지금이 제일 재미있어요.” (56쪽)


“난 항상 좀 자신감이 떨어지는구나. 하지만 부모가 될 거야. 같이 좋은 부모가 되자.” (152쪽)


“나이를 먹어도 이렇게 너와 산책하고 싶어.” (221쪽)


#おとなりに銀河 #雨?ギド


+


대여료만으로도 마음껏 시착해 볼 수 있어요

→ 빌림삯만으로도 마음껏 입어볼 수 있어요

18쪽


학원에 다니기 전에 탈고하고 싶으니, 이사 준비도 하면서 집필을

→ 배움뜰 다니기 앞서 마감하고 싶으니, 옮길 짐 꾸리면서 글쓰기를

73쪽


하지만 부모가 될 거야. 같이 좋은 부모가 되자

→ 그렇지만 어버이가 될래, 같이 어버이가 되자

→ 그러나 어버이를 할래, 같이 어버이 노릇 하자

15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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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어 노래 7
후지모토 유우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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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1.

만화책시렁 638


《다녀왔어 노래 7》

 후지모토 유키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5.10.15



  바람이 불고, 이 바람이 가라앉습니다. 해가 돋고, 오늘 해가 집니다. 별이 반짝이고, 이 별이 사그라듭니다. 꽃이 피더니, 이 꽃이 지면서 씨앗을 맺습니다. 오가는 물결이고, 흐르는 빗물입니다. 넘나드는 빛줄기이고, 춤추는 하루입니다. 넘어지면서 배우고, 배우다가 넘어집니다. 일어나서 기운을 차리고, 기운이 한풀 꺾여 곯아떨어집니다. 우리가 머무는 집에서 온갖 일이 있습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반갑거나 서운한 일이 있습니다. 늘 다르게 맴돌고, 언제나 새롭게 바라보면서 누릴 하루입니다. 《다녀왔어 노래》는 일곱걸음으로 맺습니다. 잘 맺는구나 싶으면서도, 줄거리를 좋게좋게 하려고 서두른 듯싶기도 합니다. 그림꽃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거침없거나 걱정없이 어울리거나 지내는 집은 뜻밖에 적거나 드물 수 있습니다. 아니, 흔하거나 너른 삶이 아닌, 적거나 드문 삶을 그림꽃에 살포시 얹는다고도 볼 만합니다. 그런데 모든 고비를 온집안이 함께 마음을 기울여서 사랑으로 풀어내는 집이 드물다면, 그만큼 더 기운을 차릴 수 있어요. 아직 드물거나 적으니, 우리 스스로 우리 집부터 바꾸거나 가꿀 수 있어요.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든 ‘돌아올’ 곳이 집입니다. “다녀왔어!” 하고 노래할 곳이 집입니다.


ㅅㄴㄹ


“이 집에선 원하는 걸 말하면 안 된다는 규칙이라도 있나?” (48쪽)


“더 고집부리고 민폐를 끼쳐도 다 사랑해 주게 마련이야. 가족이니까.” “8년 동안 우린 우리대로 살아왔어요.” (49쪽)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기 때문에, 집안 사정을 핑계 삼아 결정하려고 했던 것 같아. 내 꿈은 뭘까?’ (62쪽)


+


《다녀왔어 노래 7》(후지모토 유키/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5)


하나에라 가에는 일시적으로 식객이 둘 늘었습니다

→ 하나에라 집에는 갑자기 나그네가 둘 늘었습니다

→ 하나에라 집안에는 불쑥 밥손이 둘 늘었습니다

40쪽


항구도시에서 많이 먹는 해산물 수프란다

→ 뱃마을에서 흔히 먹는 바다살림국이란다

→ 뱃고을에서 자주 먹는 갯살림국이란다

4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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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유전자 2 - 노엔 코믹스
야마다 큐리 지음, 구자용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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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3.26.

만화책시렁 629


《AI의 유전자 2》

 야마다 큐리

 구자용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8.11.30.



  영어로 ‘AI’를 그냥 ‘에이아이’로 읽기 일쑤이지만,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지은 이 말을 그쪽에서는 ‘AI’로 적더라도 그 나라 삶말이기에 그 나라에서는 어떤 결을 담아내는지 바로 압니다. 이와 달리 우리는 영어가 아닌 우리말을 쓰는 삶터라서 ‘AI’라고 그냥 적으면 무엇을 나타내는지 그만 갇히거나 잊힙니다. 《AI의 유전자 2》을 곰곰이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이 그림꽃은 1∼2은 제법 읽을 만하다가 3∼4은 확 처지면서 갈피를 잃습니다. 다섯걸음과 뒤쪽을 읽을는지 말는지 좀 망설이기는 하면서 책은 장만해 놓고 아직 안 폈습니다. 《AI의 유전자》는 ‘AI’를 다루되, 테즈카 오사무 님 《블랙잭》하고 《아톰》을 섞어서 고스란히 따왔다고 느껴요. “고치는 사람”과 “사람보다 착한 쇠붙이”를 맞물리거든요. 이러구러 ‘AI’를 우리말로 풀자면, ‘꾸밈꽃’이나 ‘지음꽃’입니다. 그리고 ‘사람꽃’이나 ‘새사람’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어디로 마음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꾸며대는 틀에 갇힐 수 있고, 새롭게 지으며 함께 꽃빛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 어질거나 사랑스러운 빛을 자꾸 잊는 터라, ‘새사람’을 바란다고 여길 만해요. 배움수렁에 총칼을 때려짓는 이들은 하나도 사람답지 않거든요.


ㅅㄴㄹ


“하지만 아픔을 모른다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상상하기 힘들어질 거야. 몸이 아픈 것도, 마음이 아픈 것도, 인간 사회에는 중요한 치료인 거지.” (82쪽)


“할아버지, AI가 자유롭다니, 무슨 이야기야?” “간단히 말하면, 자신의 의지로 미래를 선택할 힘이 있다는 거지! 인간에게 반발할 수도 있어.” (94쪽)


“무서운 사람들한테는 비밀이야.” “하지만 아저씨, 어째서 G를 고양이로 만들었어요?” “자유로운 로봇보다, 자유로운 고양이 쪽이 눈에 띄지 않잖아?” (106쪽)


“새로운 인생은 어떻습니까?” “솔직히 질렸어. 인생이 편하긴 하지만.” “편하시다. 그래서 이대로 나이를 먹고, 댁은 언제까지 편히 살 수 있을까?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135쪽)


#AIの遺電子 #山田胡瓜


+


《AI의 유전자 2》(야마다 큐리/구자용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18)


보험에 들지 않았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 밑길에 들지 않았다니, 무슨 소리야

→ 밑동에 들지 않았다니, 무슨 소리야

9쪽


보디 쪽의 조절 정도는 해두겠습니다만

→ 몸 쪽은 맞추어 두겠습니다만

→ 밑동 쪽은 다듬어 두겠습니다만

→ 뼈대 쪽은 건사해 두겠습니다만

12쪽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면 캐치볼이 아니라 피구가 돼 버리지

→ 목소리가 너무 세면 공받기가 아니라 공치기가 돼 버리지

→ 혼자 너무 외치면 공놀이가 아니라 공맞히기가 돼 버리지

19쪽


페널티로 급료가 줄면 힘들어

→ 물림값으로 삯이 줄면 힘들어

→ 가싯값으로 돈이 줄면 힘들어

25쪽


성실하게 일하기 시작했네

→ 힘껏 알하네

→ 땀흘려 일하네

→ 알뜰살뜰 일하네

26쪽


로봇을 산 할부 같은 게 있겠지

→ 곁사람 산 나눔삯이 있겠지

→ 도움이 산 노늠삯이 있겠지

26쪽


조종을 당한 거잖아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 휘둘렸잖아요! 우리 뜻과 동떨어져서!

→ 주물렀잖아요! 우리 마음과 멀리!

51쪽


몸의 거부반응이라니

→ 몸이 안 받다니

→ 몸이 안 반긴다니

→ 몸이 마다하다니

78쪽


애초에 통각은 지금 끊어진 상태니까요

→ 워낙 이제는 아프지 않으니까요

→ 뭐 이제는 지끈대지 않으니까요

78쪽


환상통이라는 걸 아십니까

→ 없는앓이를 아십니까

→ 꿈앓이라고 아십니까

80쪽


솔직히 발렌타인데이라고 하자고요

→ 그냥 사랑노래날이라고 하자고요

→ 까놓고 달콤날이라고 하자고요

→ 곧이곧대로 꽃날이라고 하자고요

113쪽


그래도 내용물이 그래선

→ 그래도 속이 그래선

→ 그래도 알맹이가 그래선

→ 그래도 마음이 그래선

144쪽


연명 치료를 받으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 목숨을 이으려면 이제 마지막입니다

→ 목숨을 버티려면 여기가 마지막입니다

159쪽


열심히 신진대사 중이니까 그렇지

→ 바지런히 몸돌이를 하니까 그렇지

→ 숨길이 잘 흐르니까 그렇지

163쪽


그건 네 성격을 바꾸게 되는 거야

→ 그러면 네 마음씨를 바꿔

→ 그러면 네 밑바탕을 바꾼단다

→ 그러면 네 속빛을 바꾸지

185쪽


연재한 분량을 서적화한 것입니다

→ 이은 만큼 책으로 했습니다

→ 이어실은 만큼 묶었습니다

18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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