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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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정의를 쉽게 생각하였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족의 정의는 난제가 된다. 영화가 끝나도 끝나지 않는 숙제를 가득히 안으면서 보내게 한다. 영화의 강열한 여운은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면서 소설로 나온 책까지 활자로 만나게 된다. 영화는 이미지로 전달되는 것이라면 소설은 영화가 설명해 주지 않고 빠르게 지나친 것들을 꼼꼼하게 부연의 설명을 듣는 작품이 된다. 그래서 영화가 소설로 나오면 꼭 읽게 된다. 그리고 드라마의 대본집도 다르지가 않다. 드라마가 전부 전달해 주지 않는 묘사와 설명들을 풍성하게 음미하게 해주는 것이 책이다. 이 소설도 그렇게 영화에서 놓친 것들을 세밀하게 보게 된다.

가물거린 영화의 기억들이 소설을 통해서 다시 하나씩 제자리를 찾는다. 봤던 영화이지만 기억은 파편적이다. 소설로 설명되는 인물들의 감정들까지도 내밀하게 이해하게 된다. 이 영화는 가혹하게 힘들게 했던 작품이다. 부모들이 당혹스러워하면서 가족을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지 힘들어하는 만큼 힘들게 한 작품이다. 아이가 바뀌었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그 사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우리들에게도 주어지는 숙제가 된다.

낳고 기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깊게 생각하게 한다. 생물학적인 부모와 키운 기나긴 세월의 관계는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까. 두 아이가 성장한 환경은 대비를 이룬다. 두 아이는 그만큼 다른 감성으로 다른 자아로 온전하게 성장하게 된다. 그 아이들이 자신의 부모에게로 되돌아가면 아무일 없는 듯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작품은 가까이에서 관찰하게 해준다. 더불어 부모들의 혼돈의 시간과 과정들도 빼놓지 않는다.


사회와 타인이 규정하는 판단이 얼마나 오류인지 보여준다. 100% 부모들이 선택하는 길이 현명한 답인지도 되묻는다. 속앓이를 하는 두 아이가 있다. 한 명은 감정을 분출하지만 다른 아이는 속으로 삼킨다. 주어진 삶과 인생을 너무 일찍 경험하게 되는 두 아이는 진짜 행복해하지 않는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과 자신이 갑자기 다른 환경에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폭풍이 된다.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의도적으로 가혹하게 계획된 불행에 모두가 불행의 늪에 빠지게 된다.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자명해진다. 자신의 핏줄, 혈통이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은지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 된다.

료타의 어린 시절과 부모와의 관계가 조명된다. 새어머니의 불행을 자신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외면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지금 그가 경험한 사건과 비교하게 된다. 자신의 지난날의 과오가 스쳐 지나가면 새어머니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가족의 정의가 얼마나 협소했는지 보게 된다. 『0.6의 공포, 사라지는 한국』 책을 통해서 새로운 식견을 가지게 되면서 이 영화까지 연결고리가 이어지게 된다. 가족은 다양하다. 부모도 다양하고 자녀의 형태도 다양하다. 얼마나 편협하게 학습되고 세뇌되었는지도 이해하게 된다. 매 순간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해지는 세상이다. 이 부부들에게도 그러한 과제가 주어지게 된다. 아이가 뒤바뀌게 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의 가정에서 중학생 남자가 외친 말과 모자가 보인 행동은 가족의 정의를 확장시킨다. 우리 엄마라고 외친 단호함과 확고한 외침이 세상을 살아가는 난제를 해결할 현답이 된다. 료타도 그렇게 한 뼘 성장하게 된다. 자신이 가야 할 운명을 깨닫게 해준 것은 어린아이의 행동과 새어머니인 그녀의 행동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넌 관계없을 텐데. 우리 엄마야! 328

키운 6년. 떨어져 지낸 6년.

그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했을까?

그것을 부모가 선택해야 했을까?

게이타도 류세이도 분명 인공림의 매미였다.

사람의 손에 의해 그 인생은 크게 바뀌었다. 240

지금까지 자기를 지탱해 온 것들이

소리를 내며 무너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모든 것들이 자기 주위에서 도망쳐 버렸다 336

료타의 손에 무엇이 남았는가?

은둔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

가족은 붕괴되기 직전 340

가족이지만 경계선을 만들고 내치고 외면하는 가족들도 많다. 남녀 차별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여성들과 장남과 차남의 차별로 홀로서기하는 이들도 많은 세상이다. 가족이지만 가족 같지 않은 모순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회가 넘쳐나지만 가족은 온전하게 사랑하며 이해하며 서로를 두 팔로 벌리면서 따스하게 안아야 하는 것임을 보게 한다.

미안한 일에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며 사과를 해야 한다. 영화 <세 자매>에서 아버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야겠다는 딸의 외침은 처절해진다. 이 소설에서도 료타의 아버지는 료타의 성장기에 지나친 상처만을 남긴 부모이다. 하지만 료타의 아기가 태어났을 때 나타나서 아기를 안으면서 하는 언행은 어떠했는지도 살피게 한다. 함묵하지만 남편의 어린 시절은 상처로 얼룩진 날들임을 알게 된다. 그가 일중독인 이유도 이해하게 된다.



그가 충직하게 일하였지만 그는 이용된 노예였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좌천되어 내려간 곳에서 그는 매미와 인공림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두 아이의 성장 시기와 매미를 매치하면서 서서히 아이들을 이해하게 된다. 어른들이지만 모두가 서툴고 휘청거린다. 인생의 강풍에 모두가 길을 찾고자 노력하게 된다. 좌충우돌하면서 경험하며 배우는 것이 인생임을 알게 된다.

작가의 영화들을 이미 여러 편 보았기에 공통점을 찾게 된다. 다양한 가족들을 지속적으로 다양하게 제시한다. 뒤바뀐 아이도 내 자식임을 인정하게 된다. 그 세월 아이와 나눈 추억들은 한순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두 아이를 품에 안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모두가 불행하지 않음을 보게 된다.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님을 보여준다. 성장환경을 확실하게 대비시키면서 두 아이의 혼돈을 막다른 길 위에 올려놓는다. 료타가 새어머니에게 사과 전화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다시 보아야 할 영화가 된다.


범인인 간호사가 뒤늦게 깨닫고 자백하며 사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기억해야 한다. 불행은 타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료가 되기도 한다는 것과 자신이 행복함을 느끼면서 잘못을 사죄하지만 너무 늦어버린 결과가 된다는 것도 보여준다. 잘못하는 사람들은 불행하다는 전제가 드러나면서 이해하게 된다. 불행하지 않기에 간호사는 진심으로 이들에게 사죄를 한다. 그녀의 행복도 온전한 가족 안에서 존재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료타도 이제는 불행한 일들을 멈추게 된다. 행복과 불행을 선명하게 분별하기 시작한다. 그가 확고하게 믿었던 행복은 불행이며, 불행을 행복으로 뒤바꾸는 노력들이 하나씩 그의 가정을 빛나게 할 것임을 보여준다. 퇴근도 늦고, 주말도 일하는 삶, 일에 중독된 삶이 진짜 행복한 것인지 작가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놓지 않는다. 일본의 사회와 한국 사회는 매우 유사하게 닮아있다. 입시 학원과 사교육 열풍에서 진짜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하도록 이끄는 작품이다. 대비를 이루었던 전파사 아버지의 일하는 모습과 가족 분위기도 기억에 남는다. 화려하지 않고 풍족하지 않지만 따스한 온기가 흐른다. 고장난 것은 고쳐가면서 살아가는 삶과 고장난 것은 버리고 새것을 사라고 말하는 삶이 대비된다.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한다. 진짜 자신이 있어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 스스로 찾는다. 어른들보다 아이가 더 현명해지는 순간도 많음을 보여준다. 어른들은 길을 찾지 못해서 늪에 빠져서 고함도 지르지만 아이는 자기가 있어야 하는 곳을 스스로 찾으면서 존재의 가치를 알게 된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가르치는 지표가 된다. 입시학원이 제시하는 정답만을 외우고 말하는 앵무새가 합격하는 삶도 있지만 또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아간 아이가 습득하고 경험한 것은 가치가 없는 삶인지도 질문을 던진다. 『황금종이』 소설이 생각난다. 삶의 가치는 황금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이 영화의 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어떻게 해야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의문에서 시작한다.

가족이 된다는 것은

과연 피로 맺어져야 하는지

아니면 함께한 시간만으로도 가능한 것인지

묻고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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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켄 크림슈타인 지음, 최지원 옮김, 김선욱 감수 / 더숲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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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로 한나 아렌트를 먼저 만나볼 수 있다. 그녀는 정치사상가이며 철학자이다. 유대인이며 여성이고 난민이었던 여러 이름들을 지닌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난간 없이 사유하기』, 『칸트의 정치철학』, 『과거와 미래사이』, 『유대인 문제와 정치적 사유』, 『인간의 조건』, 『전체주의의 기원』 등 저서를 남긴 인물이다.

자살한 동료의 죽음과 그가 마지막에 그녀에게 남긴 글까지도 이 책에서 소개된다. 그가 죽기 위해 가진 용기와 그녀가 죽지 않기 위해 가졌던 용기까지도 책에서는 언급된다. 그녀의 인생은 순탄하지는 않았다. 유대인이라 부당하게 당한 위협과 선택의 기로에서 그녀가 보여준 용기와 판단도 이야기된다. 누군가는 순응하지만 그녀는 탈출을 감행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위기의 순간에 호텔 직원과 실랑이를 하는 작전까지도 그녀는 계획한다. 세 번의 탈출이라는 제목에 이끌려서 펼쳤는데 내용은 철학과 정치학이 접목하면서 그녀의 인생과 사랑과 용서, 글쓰기, 사유를 깊게 이해하게 된다. 왜 그녀가 그런 책을 집필하였는지, 다음 여정은 무엇이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전체주의와 성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질병과 병 증세, 죽음까지도 설명된다. 그녀가 칸트와 로자 룩셈부르크를 동경한 이유도 들려준다. 스승이었고 연인이었던 하이데거와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하이데거의 철학과 그녀의 철학은 같은 방향을 가지지 않았고 그들이 헤어진 이유도 명확하게 설명된다. 하이데거가 본 삶과 그녀가 바라본 인생은 다른 각도이며 이해를 지닌다. 하이데거의 던져짐이라는 철학과 죽음, 한나 아렌트의 포용과 인내, 난장판이라는 묘사까지도 이해하게 된다.

진정한 자유를 위한 난장판이라는 그녀의 사유를 이해하면서 복수성과 탄생성을 조밀하게 이해시킨다. 단일성과 우월성으로 혐오와 차별로 무시가 팽배해지는 위험을 우리는 여전히 내재하면서 살아가지만 그럴수록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힘, 인내하는 힘이 절실해진다. 두 팔을 벌리라는 사랑과 포용을 그녀의 철학에서, 정치학에서 보게 된다. 용서도 언급하는 그녀이다. 하지만 잊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용서는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지니게 하는 역사를 의미한다. 그녀의 사유는 두 팔을 벌리면서 문제점도 인식하고 파악하는 그녀를 보게 된다. 유대인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조롱과 비난도 감당해야 하는 시절도 있었음을 알려준다. 너무나도 크고 무서운 결말과 진행을 경험한 그녀이기에 그녀가 무거운 유머를 너무 일찍 던진 것이라는 것도 이해하게 된다. 수용소의 생활, 수용소에서 경험한 기억들과 사람들의 다양한 대응 모습도 전달된다.

복수성과 탄생성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이 비록 소풍 같지는 않겠지만 아우슈비츠나 굴라크, is를 막으려면 인류라는 하나의 종으로서 그것을 포용하고 인내하는 수밖에 없다고. 즉, 유일한 진리나 이해를 위한 묘책 같은 건 없다. 영광스럽고 결코 끝나지 않는 난장판이 있을 뿐이다. 인간의 진정한 자유를 위한 끝없는 난장판 말이다. (에필로그) 237

한나 아렌트가 난장판을 운 좋게 발견했다고 대화하는 남편의 말도 무한히 좋았다. 서로가 이해하는 대화들이 무수히 많았을 것이다. 남편이 말해주는 대화도 여러 번 읽게 한다. "우린 모두 저마다의 최대 속도로 무한하고 텅 빈 소용돌이 위를 거꾸로 달려가고 있어. 발에는 여러 색상의 채색 펜이 묶여 있어서... 우리가 볼 수 없는 광복한 무지개가 그려지는데... 무얼 그렸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역시나 펜을 단 채 거꾸로 달리고 있는) 지구상의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그린 무늬에 관해 설명을 듣는 것 뿐이야." (234쪽) 무의한 삶은 없다. 그 삶을 저마다의 최대 속도로 달리고 있다는 표현과 비유된 설명들이 멋지게 전달된다. 한나 아렌트는 '왜'라는 질문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어떻게'라는 질문으로 이어졌음을 들려준다. 복수성이 지배하는 공적 세상에서 철저한 사유를 가르쳐 주는 실천적 안내서라는 『정신의 삶』책도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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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쩌미 백쩜만쩜 수수께끼 어린이 사전 시리즈 3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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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쩌미 백쩜만쩜 시리즈는 인기있는 만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양장본이라 들고 다니기에도 튼튼하다. 색감도 이뻐서 선물하기에도 좋은 초등도서이다. 별책으로 공책도 제공된다. 난이도별 초등 수수께끼가 250개가 수록된 도서이다. 초등 학년들은 수수께끼를 내면서 유추하고 추리하면서 창의적으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힌트처럼 두어지는 초성 힌트도 제공되는 코너도 구성된다. 또 다른 코너에서는 숨은 그림 찾기가 문항수마다 하나의 숨은그림찾기가 구성되어 수수께끼 푸는 만큼 놀이처럼 즐기는 숨은그림찾기도 즐길 수 있는 도서이다.


난이도별로 나뉘어서 익힐 수 있는 수수께끼이다. 초등 초급 단계의 수수께끼와 중급단계, 고급 단계로 나뉘어서 구성된다. 마지막에는 <수수께끼 설전>이라는 코너를 통해서 확인해 보는 문제들이 제공된다. 사다리 타기 게임으로 푸는 문제도 있으며, 정답을 찾아서 연결하는 코너도 있다. 초성을 보면서 수수께끼를 맞히는 문제도 제공된다. 낱말 퍼즐을 푸는 코너도 제공되면서 다양한 문제 유형들을 풀면서 마지막 확인하는 단계를 즐기게 된다.


문제마다 상식 코너가 설명된다. 설명글들은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지만 상식왕이 되도록 이끄는 내용들이 된다. 수수께끼를 풀어가면서 상식도 챙기는 학습시간이 된다. 그림이 이쁜 캐릭터들이라 초등 자녀들에게 인기 있는 도서이다.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사이즈라서 가방에 쏘옥 들어가는 크기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바쁜 초등 자녀들이 학원차량을 기다리는 시간에도, 하교하는 시간에도 시간을 아껴서 책을 보면서 걷는 아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자녀들이 좋아할 캐릭터 시리즈는 좋은 선물이 된다.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이끈 내용들이라 추천하는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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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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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덧칠된 것들의 진실을 보아야 한다는 의지는 더욱 확고해진다. 소로가 노력한 것들에는 진실이 말하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해진다. 방점을 찍으면서 그의 저서를 펼친다. "진실을 드러내는 유익한 말을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70쪽)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과 < 시민 불복종>으로 유명한 저자이다.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면서 인두세 납부를 거부하다가 투옥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생활한 2년의 시간 속에서 그가 노동하고, 폭풍 속에서 사유한 것들을 더욱 밀접하게 만나볼 수 있게 엮은 책이다.

책 <월든>에서의 상업주의를 향한 비판적 목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소로는 법정 스님, 톨스토이, 간디, 마틴 루터 킹 등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준 인물이다. <월든>에서 간소한 생활을 하였던 소로의 가치들을 긴밀하게 이해하게 엮은 책이다. 양장본이며 책표지 디자인에 눈길이 가는 도서이다. 책표지의 색감과 채도에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매일 읽을 수 있는 편집과 구성이 특징이다. 계절을 감지할 수 있는 문장들이 알차게 채워진다.

페이지마다 활자로 가득하지 않아서 편안해진다. 하루에 하나의 글을 읽어도 된다. 깊게 자리 잡는 소로의 하루를 만나게 된다. 깊은 사유와 관찰의 기록들이 전해진다. 반짝이면서 성장하게 해주는 내용들이다. 일기는 여러 번 읽는 문장들이 된다. 저서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게 전달된다. 일상을 기록한 글의 소중함이 전해진다. 일기의 의미와 메모의 중요성을 부각시켜준다. ​​



메모가 가득해지면서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하는 순간에 펼쳐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곁에 두는 소중한 책이 되어 기대 이상의 것들을 수확하게 된다. 자연의 광활함과 기이함을 마주하게 된다. 삶이 풍부해지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반짝이는 숨겨진 보물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지성에 자갈을 까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해준다. 메리 올리버의 <기러기>시선집과 함께 읽는다. 저자들의 시선을 부쩍 배우면서 산책을 하게 된다. 허투루 자연을 무심하게 보지 않게 된다. 사유의 깊이를 더욱 파고들게 한다. ​길지 않은 글이라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었지만 그 무엇도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하루에 하나씩 만나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은 풍성해진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해주면서 일상을 더욱 조밀하게 관찰하게 된다.


천국에 대한 사유도 전해진다. 대화가 된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대화가 조금이라도 가능한 장소를 천국으로 생각한 소로의 상황들을 지긋하게 우리들의 상황과도 함께 연관 지으면서 보게 된다. 소통이 되는 사회, 연민을 느끼는 사회인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게 한다. 차별과 혐오, 편견과 선입견으로 꽁꽁 둘러싸여 있지 않는지 다시금 질문을 던지는 문장이 된다. 먹고사는 일만큼 중요한 생계를 사랑하는 일을 일 순위로 높이 올려놓아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무한히 목도하게 된다. 사랑하는 일보다도 사랑하지 않는 일을 더 많이 하는 모습들을 열거하는 것이 많아지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어렵지 않은 말들이지만 실천이 쉽지 않아서 매번 넘어지는 우리들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서 사랑하자라고 다짐을 하게 한다. 가슴을 열고 두 팔을 펼쳐서 안아주는 온기를 가진 사람이 되도록 정진시키는 책이 된다. 성실했는지, 소박했는지, 순수했는지, 진실을 많이 보았는지, 믿음을 잃지 않았는지 차분히 돌아보게 한다. 단순함의 철학까지도 다시금 소복하게 두 손에 담는 책이다.



콩과 옥수수를 너무 애써서

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

성실함, 진실, 소박함,

믿음, 순수함

같은 것들을 심을 것이다...

이 땅이 그러한 씨앗이

자라지 못할 만큼

황폐하지는 않을 것이다. 303

더 단순하고

덜 작위적이다. 41

사랑하는 일을 생계로 삼아야 한다. 94

사람은 대지 위에서 영적...자연이 되어야 한다. 73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성과 연민이다. 77


천국이란,

대화가 조금이라도 가능한 장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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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는 답을 안다 - 허리통증, 굿바이
김지연 지음 / 피톤치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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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보다 예방이, 수술보다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건강도서이다. 척추 수술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망설이는 만큼 완치는 늦춘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가족 중에 수술을 한 후 만족도가 높아서 망설이지 않고 바로 수술한 선택하였던 순간이 떠오른다. 척추가 아픈 건 너무 오랜 시간 앉아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사무실 업무를 많이 보는 사람들에게서 특히 두드러진다. 무엇보다도 자주 움직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자주 일어나서 움직이는 활동은 인간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가장 나쁜 생활 습관은 하루 종일 오래 앉아 있다는 것 35

충분한 수면 시간, 잠자는 자세, 식이 요법, 제한해야 하는 음식들도 알려준다. 수술한 직후 하면 안 되는 운동과 자세들도 자세하게 이유들을 들려준다. 저자도 허리가 아팠던 환자였기에 일주일에 어느 정도 운동을 하고 있는지도 전해준다. 걷기, 스트레칭, 수영을 추천해 준다. 체중이 어느 정도 증가하면 적신호인지도 알려준다. 생활 습관 바꾸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척추에도 좋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문진표도 제공되며 통증 정도에 따라 통증 완화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디스크 내부 통증, 후관절 통증, 디스크 신경통, 척추관협착증에 따른 다른 방법들이 전해진다. 도수 치료, 물리 치료, 운동 치료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사람은 척추가 유연한 정도에 따라 나이를 매깁니다 _ 조셉 필라테스

수술보다 관리가 중요한 것이 척추이다. 정기적 관찰과 보조기 착용, 운동과 재활, 체중 조절도 강조한다. 요가, 필라테스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설명된다. 칼슘과 단백질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걷기 운동도 추천하는데 걷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선 자세와 물건을 들어 올리는 자세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척추에 좋은 스트레칭 자세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걷기 운동하는데 좋은 속도, 운동 시간도 명시된다. 플랭크 자세는 척추수술 직후 하면 좋은 운동인지도 좋지 않은 운동인지도 언급된다. 허리에 좋은 음식들로는 시금치, 청경채, 브로콜리, 부추, 채소, 과일, 멸치, 두부 등이 있으며 좋지 않은 음식들도 소개되는데 커피와 녹차, 홍차, 기름진 음식, 맵고 짠 음식도 이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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