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좋은 어린이 책 <괴짜 발명가 노트>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선주 (<위로의 디자인>, <그림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저자. 그림책 전문 출판사 편집자)

 

당신이라면 무엇을?

나는 지금 베개 위에 노트북을 올려 놓고 이 추천사를 쓰고 있습니다. 침대에는 작은 전등이 달려 있고, 몸이 좀 으슬으슬한 관계로 전자레인지에 3분 돌리면 뜨뜻해지는 곡물 주머니를 어깨에 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겨울의 친구 귤과, 인생의 친구 책과 함께입니다. 지금 제 주변은 귤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발견하고 가공해 낸 발명품들로 가득 차 있네요. 오늘 보고 있는 책은 『괴짜 발명가 노트』입니다. 이 책에는 우주 비행기에서 타코콥터(타코를 고객의 집 앞으로 배달해 주는 미니 드론)까지, 초콜릿 칩 쿠키부터 비를 내리게 하는 기계와 투명 망토까지, 육해공을 넘어 안드로메다까지 훌쩍 닿는 인간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담은 각종 발명품들 ? 대부분이 실제 - 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이상적인 정신은 비행기를 발명해 내고 이상한 애정은 신발을 위한 우산(챕터 ‘무용지물의 중요성’ 참조)을 만들어 냈지요. 그리고 많은 발명품들은 우리 삶을 이롭게 해주었답니다.(냉장고나 운동화가 없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낸 유명하고 무명한 사람들의 해롭지 않은 호기심과 탐구심, 건강하고 독특한 정신을 떠올리면 기분이 좋습니다. 실수로 어디에도 잘 붙지 않은 접착제를 만든 탓에 탄생된 포스트잇이나 초콜릿 칩 쿠키의 레시피를 네슬레 사에 제공하고 평생 동안 초콜릿을 받았다는, 발명의 일화들도 사랑스럽기 그지없지요. 뿐만 아니라 이 스케치북 형식의 책은 적절한 빈 자리와 부담스럽지 않은 질문 및 과제들로 당신도 발명의 세계에 동참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나라면, 양치질을 대신 시켜 주는 작은 로봇을 발명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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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거짓말하는 어른>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송미경(동화작가, 청소년소설가)

 

거짓말하는 어른  김지은은 무거운 이야기는 가볍게, 힘센 이야기는 부드럽게, 불안한 이야기는 손을 잡고 다독이며 들려줄 줄 아는 사람이다. 조곤조곤 그녀가 하는 말을 따라 가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아주 깊은 곳까지 내려가 있다. 김지은은 동화를 무정형의 물질로 인식하기 때문에 어떤 견고한 틀이나 편견 없이 직접 동화 속으로 뛰어들어 발을 담근 뒤 우리를 부른다. 특별한 장치나 도구 없이도 어린이의 세계를 오갈 수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우리는 사랑하고 기대한다.
불안과 결핍을 귓속말로 해소시키는 그녀의 화법은 골목길에서 우리의 이름을 불러내며 놀자고 외치던 어린 시절의 친구를 재현한다. 내가 읽어봤는데 말이야, 라고 우리의 귀를 간질이던 친구의 목소리로 그녀는 동화에 숨겨진 비밀을 자기 목소리로 들려주는 것이다. 부드러운 것들이, 작은 것들이, 어른의 눈으로 보기에는 쓸모없는 것들이 이 불안한 세계를 이길 힘이라는 것을, 마침내 우리가 이야기를 통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터득하게 한다. 진실을 말할 때와 비밀을 털어놓을 때는 수식이 필요 없다는 것을 김지은의 놀이를 통해 우리는 몸으로 겪는다.
오랜 시간 이 책을 기다려온 한때 어린이였던 모든 어른들에게 이 책은 비밀스러운 동화의 세계로 다시 몸을 밀어 넣게 하는 부름이 될 것이다. 언제라도 내가 네 손을 잡아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면서도 팔목을 세게 끌어당기지 않을 거짓말 잘하는 김지은을 통해 우리는 이 땅에 숨겨져 있는 비밀들을 파헤칠 용기를 얻고 동화의 실체에 다가갈 구실을 얻는다.
동화와 함께 사는 법을 터득한 어른의 귓속말을 들을 시간이다. 이 순전한 거짓말의 질서만이 우리 모두가 가진 불안을 해소시키는 은밀한 놀이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에겐 동화를 통해 우리가 함께 채워나갈 구멍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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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두근두근 한국사 1~2 세트 - 전2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은진(서울발산초 교사)


역사 속 유물이 말을 걸어온다.

“체험학습 장소는 박물관입니다.”
“에이, 놀이공원 가면 안 돼요? 다른 학교는 다 놀이공원 간다는데…….”
박물관은 아이들이 절대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뛰지도 못하지, 큰 소리로 말해서도 안 되지, 만져 볼 수 있는 것도 없지, 비슷비슷하게 생기고 이름만 다른 수많은 유물은 처음 한 두 개만 흥미로울 뿐이다.
언제부턴가, 역사는 재미없고 지루한 과목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은 연도, 사건, 인물들의 이름, 유물과 유적의 이름을 외우느라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상하다. 역사는 본디, 분명히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는데, 교과서 속에 들어온 순간, 역사는 삐쩍 말라 뼈만 남아버렸다.

알고 보면 역사 속 유물들과 그림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단지 그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비밀의 열쇠를 찾지 못했을 뿐. 『두근두근 한국사』 안에는 삐쩍 마른 역사에 물을 주고, 산소를 공급해서 다시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바꿔 주는 비밀의 열쇠가 담겨 있다. 바로 ‘상상력’과 ‘질문’이다.
“저 큰 것을 어떻게, 왜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하고 상상한 내용이 고인돌의 정체를 밝혔다. ‘전쟁을 하던 중에 저걸 만들 시간이 있었다고? 왜?’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다 보니, 팔만대장경의 의미와 중요성이 드러난다. 교과서에 담긴 수많은 역사적 사실은 역사학자들의 상상력과 질문을 통해 탄생한 결과물이다. 본래 상상력과 질문은 어린이들이 더 잘하는 분야다. 다만, 그럴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어린이들은 누구나 ‘작은 역사학자’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어린이와 교사, 그리고 부모들의 역사적 상상력과 감수성을 북돋는다. 얼핏 지나칠 때는 보이지 않던 유물과 그림 속 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갖고 살아나 꽁꽁 감춰 두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처음에는 작게 들리던 역사의 목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책을 덮을 즈음이면 빨리 박물관으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유물을 마주하고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 보자. 아이와 부모, 학생과 교사 모두 이 책의 매력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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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배가 된 도서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용훈(서울도서관 관장, 도서관문화비평가)


큰일 났어요. 도서관이 갑작스레 바다를 떠다니는 배가 되었습니다. <배가 된 도서관>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흥미로운 상상을 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도서관 관장인 저는 이런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정신이 아찔합니다. 우리 도서관에는 이럴 때 쓸 만한 물건들이 있을까? 책들은 어쩌지? 아, 누가 함께 이 거친 항해를 같이하게 될까? 이런 상상을 하면서 읽다 보니 어느새 느닷없이 바다로 나갔던 배는 육지에 닿았습니다. 바다를 떠다닌 몇십 일 동안 ‘배가 된 도서관’ 안에서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우선 보통 때였다면 드러나지 않았거나 필요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각자의 능력들이 쓸모 있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온전히 계획된 삶을 사는 것이 아니죠. 늘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리고, 종종 거대한 바다에 던져진 것처럼 예상하지 못한 삶을 만납니다. 그럴 때마다 필요한 것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확신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기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합니다. 아마도 도서관이 배가 되지 않았다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들이죠. 거기에 더해서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인 도서관 안에서 어른과 아이들이 누구랄 것도 없이 각자의 지식과 지혜를 더해 함께 극복해 나갑니다. 요즘 우리는 공동체를 잊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나만, 또는 우리 가족만 생각하면서 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모두 더 큰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이죠. 특히 언제 만날지 모르는 위험하고 고립된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곁에서, 어른이든 아이든 상관없이 동등하게 서로 체온과 힘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배가 된 도서관>은 바로 그러한 이야기입니다.
예로부터 사람은 여행을 해 봐야 성숙해진다고 합니다. 혼자도 좋겠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면 더 좋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이라면 언젠가는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 인생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해야겠지요. 그럴 때 두려워하지 말고 자기를 믿고, 곁에 있는 사람을 믿고 손을 잡고 간다면, 험난한 인생 여행도 잘 해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도 평생 도서관이라는 배를 타고 여행을 하면 좋겠습니다. <배가 된 도서관>에서 어른과 아이들은 책을 통해서 필요한 것들을 배우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니 거대한 삶이라는 바다에서 도서관을 배 삼아 항해한다면 능히 어려움을 극복하고 즐거움도 얻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참, 그런데 자크 프레베르 도서관은 왜, 어떻게 갑작스럽게 바다에 나가게 된 걸까요? 아예 우리가 먼저 각자의 도서관들을 타고 저 바다로 나가 볼까요? 또 다른 항해 이야기를 기다리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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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좋은 어린이 책 <돌이 낳은 아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은미희(소설가)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영웅

우리는 참 많은 이야기를 지닌 민족입니다.
앞산이고 뒷산이고 골마다 전설을 품고 있지요. 동네 초입 고목과 이름 모를 산새, 들꽃들은 물론이고, 눈길 닿는 곳마다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그 이야기가 아이들을 키우고 우리를 길러냈습니다.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꿈과 상상력을 키우고, 나이를 먹고 몸피를 늘려왔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우리의 생에 있어 길라잡이였고 꿈을 긷는 우물이었습니다. 
헌데 언제부턴가 우리는 그 이야기들을 잃어버렸습니다. 잃어버렸으면서도 우리는 그런 기미마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대신한 건 현대 문명의 이기와 바다 건너 서양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우리의 잃어버린 이야기의 공간은 어느 새 서양의 전설들로 채워졌습니다. 북유럽의 전설들과 온갖 영웅들의 모험담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우리의 사고를 잠식해갔지요.
자신의 고유한 이야기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정신을 잃어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 와중에 만난 ‘돌이 낳은 아이’는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돌이 낳은 아이’는 화순의 고인돌을 동화로 구성한 창작물입니다.
사람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라이언 킹’을 보는 듯, 숱한 우여곡절을 뚫고 사람들을 구해내는 호빗 족의 프로도와, 해리포터를 보는 듯 반갑기만 합니다.
영웅 전설은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배트맨, 앤트맨, 슈퍼맨, 아이언맨…. 우리는 그 영웅들에 우리의 기대를 투사하고 그 영웅이 우리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어주길 기대합니다. ‘돌이 낳은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돌이 낳은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따뜻하고, 우리도 얼마든지 그런 근사한 영웅 탄생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새 희망을 갖게 됩니다.
돌아이와 돌의 정령, 그릇손과 붉은이리, 동산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영웅의 이야기를 선사해 줍니다. 이들의 우정과 사랑과 역경이 부디 우리에게 새로운 신화로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돌이 낳은 아이’는 사라져가는 우리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반갑고 더 고마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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