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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이야기.  왜 숙제를 스스로 알아서 하지 않을까요?


“숙제 다 했어?”
  “…….”


  아이의 침묵 속에 담긴 의미를 알아챈 엄마는 버럭 화가 납니다.


  “엄마가 학교 갔다 오면 숙제부터 하고 놀라고 했지? 너 분명 아까 숙제 시작한다고 했잖아. 그런데 다 하지도 않고 지금 게임 하고 있는 거야?”
  “5분만 하고 하려고 했어요.”
  “5분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벌써 1시간이 지났잖아.”


  이렇게 시인이라도 하면 그나만 양반입니다. 심지어 이런 경우도 있으니까요.


  “숙제 다 했어?”
  “응.”


  그러나 1시간 후, 엄마는 텅 비어 있는 공책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뭐야? 하나도 안 했잖아. 아까 다 했다고 해놓고는 이제 거짓말까지 하다니!!”


  그런가 하면 이런 상황도 있습니다.


  “숙제 다 했어?”
  “놀이터에서 조금만 놀다가 와서 할게요.”
  “안 돼. 지난번에도 그렇게 말하고 결국 안했잖아.”
  “엄마~. 한 번만요. 네? 딱 한 번만요. 이번엔 진짜에요. 지금 친구가 놀이터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단 말이에요.”


  놀이터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엄마는 한 번 더 말합니다.


  “자, 이제 놀다 왔으니 숙제 시작해야지.”
  “아, 배고파. 빵만 먹고 시작할게요.”


  또 30분이 경과합니다.


  “이제 정말 늦었어. 빨리 숙제 시작해.”
  “아, 엄마 때문에 진짜 짜증나. 나도 알아. 안다고! 이제 막 시작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잔소리하니까 하기 싫어지잖아!!”


  아이의 숙제는 부모에게도 스트레스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서로 기분 상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아이에게 숙제를 시킬 수 있을까요?

 

  첫째, 아이에게 숙제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 있는지 살펴봅니다.


  여덟 살 아이들이 하루에 책상 앞에서 쏟을 수 있는 에너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미 그 에너지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소진하고 집에 옵니다. 이런 상황만 이해해도 아이가 학교에 다녀와서 바로 숙제를 시작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일은 줄일 수 있습니다. 일단 학교에 다녀온 아이는 잠시 휴식을 하며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하거나, 맛있는 간식을 먹거나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충전의 시간이지요.

 

  둘째, 숙제의 양이 충분한지 살펴봅니다.


  교사 생활을 하다 보면 학교에서 같은 양의 숙제를 내주어도 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는 참 많이 다르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떤 부모는 기본적으로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숙제는 다 하도록 시키는가 하면 어떤 부모는 아이가 스트레스 받는 것이 싫어서 숙제를 줄여달라고 하거나 또는 안 해 가도 봐달라고 미리 교사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합니다. 어떤 친구들은 여러 곳의 학원을 다니면서 각각의 학원에서 내 준 숙제를 하느라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학교와 학원에서 받아오는 숙제의 총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을 하고 아이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양을 체크해서 적절하게 관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 이때 주의할 점은 ‘내 아이가 할 수 있는 양은 옆집 아이의 양과를 다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발달 상태도 다르고 기질도 달라서 같은 숙제에 쏟는 에너지의 양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숙제를 해 가야 하는 날이 겹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잘 살펴봐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시작하기까지가 제일 어렵다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숙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30분이면 금방 끝낼 수 있는 양인데, 그렇게 밍기적거리면서 두세 시간을 끌어요.”


  맞습니다. 사실 아이들의 숙제를 들여다보면 정말 얼마 되지 않고, 30분만 바짝 하면 끝낼 수 있는 양인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양이 적다고 해도 하기 싫은 일을 할 때는 숨고르기가 필요한 법입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은 하루 30분만 러닝머신에서 뛰면 건강에 매우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걸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딱 30분만 바짝 하면 끝낼 수 있는 일인데도 막상 운동을 시작하기까지 이 핑계 저 핑계를 찾기 일쑤죠. 아이들도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항상 아이가 책상에 앉아 숙제를 시작할 때까지 부모가 함께 이끌어주고 독려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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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야기.  아이의 학원, 어떻게 고르고 보내야할까?


  “엄마, 나 학원 끊을래!”
  “무슨 소리야? 왜? 네가 다니고 싶다고 해서 보내준 거잖아.”
  “몰라. 재미없어.”


  느닷없이 아이가 이런 소리를 한다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원이나 방과후 수업은 학교와 달리 자유롭기 때문에 계속 다닐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부모와 아이가 갈등을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떤 부모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서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아이가 원할 때 하도록 하고, 아이가 싫다고 하면 웬만하면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는 쪽으로 결정을 합니다. 그렇게 하는 까닭을 주로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이가 배우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유롭게 배울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엄격하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웬만해서는 한 번 결정한 일을 잘 바꾸지 않습니다.


  “적어도 1년 이상은 다녀야 뭔가 제대로 배울 수 있는데, 하다가 중간에 그만두면 안 하느니만 못하죠. 더구나 아이와 충분히 상의하고 결정한 일인데, 마음이 바뀌어서 하기 싫다는 말을 그대로 들어주면 아이가 끈기도 기를 수 없을뿐더러 나중에는 비슷한 일에 습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빠진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내 아이가 아직 발달이 미성숙한 여덟 살이라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예측하는 일이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처음에 하고 싶다고 떼를 쓰고, 잘 다니겠다고 철썩 같이 약속을 했다고 해도, 아이가 향후에 일어날 일까지 예측하고 결심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학원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무엇을 배울지, 심지어 선생님이 어떤 분일지 아직 경험도 해보지 못한 아이가 어떻게 예상이 가능할까요? 이것은 사실 어른도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처음에 학원을 다니기로 결정을 할 때 이런 변수에 대한 사항들을 열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학원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한두 번 정도 미리 체험을 해보고 결정을 하게 할 수도 있고, 학원을 그만두고 싶다는 아이의 제안을 받아주는 횟수를 1년에 한 번 정도로 미리 제한을 두어, 그 외에는 부모의 결정에 따르도록 미리 약속을 하는 것이지요.  

 

 

  그 밖에 1학년 아이들의 학원이나 방과후 수업 등을 결정할 때 알아두면 좋을 Tip
 

 

 1. 아이의 기질을 고려하여 학원을 정합니다.


  간혹 신체적인 에너지가 왕성한 아이들에게 집중력을 길러준다고 바둑 등의 정적인 활동을 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이중고의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신체 에너지가 왕성한 아이들은 이미 학교에서 책상에 앉아 수업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고 자기 통제력을 다 가동한 상황입니다. 교실에서도 이런 친구들은 가끔 운동장에 나가 뛰게 하거나, 충분히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활동을 하게 해 주면 오히려 다음 수업 시간에 더 잘 집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너무 소심하고 정적인 기질의 아이가 염려스러워 태권도나 발표 학원 등을 보내는 경우이지요. 가뜩이나 예민하고 긴장을 잘 하는 기질인데, 자꾸만 남 앞에 나서는 활동을 시키는 것도 아이에게는 이중고가 될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도 이런 친구들을 보면 오히려 등 떠밀릴수록 더 안으로 숨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무심한 척 조금 기다려주면 어느 순간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남의 시선이 없는 혼자만의 과제를 해결할 때 다른 친구들보다 월등히 우수한 실력을 보이기도 합니다.
 
  2. 저학년일수록 좋은 시스템의 학원보다는 아이에게 맞는 선생님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중에는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훌륭한 커리큘럼을 갖춘 학습지 회사나 과목마다 알아주는 특정 브랜드의 학원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학년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우수한 프로그램보다는 그것을 들고 아이와 직접 상호작용을 하는 사람에 따라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것이 학습효과까지 연결됩니다. 아이의 기질과 잘 맞는 선생님이 있는 곳이 내 아이에게는 가장 훌륭한 학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안다면 학원을 선택하고 보내는데 있어 좀 더 현명한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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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야기.  엄마, 오늘 일기 뭐 써요?

 

 

 “엄마, 오늘 일기 뭐 써요?”


  숙제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아이가 던진 이 한마디로 전세가 금방 역전되고 맙니다.


  “학원에 갔던 것 써.”
  “그건 어제 썼단 말이야.”
  “그럼, 동생하고 놀이터에서 놀았던 것 써.”
  “그건 지난주에 이미 썼는걸. 오늘은 뭐 특별한 일도 없고 쓸 게 없잖아.”


  이쯤 되면 엄마도 짜증이 나긴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부모들은 아예 일기 쓸 거리를 위해 일을 일부러 만들러 다니기까지 합니다. 이쯤 되면 일기쓰기는 이미 엄마가 숙제가 되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이런 상황은 일기를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생겨납니다. 하지만 조금만 관점을 바꾸어 보면 훨씬 다르게 일기쓰기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일기는 그날 하루 자신의 느낌을 정리하고 그에 따른 생각을 만들어내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집에 오는 길에 친구와 사탕을 나누어 먹었다고 해 봅시다. 그 사탕의 생김새, 색깔, 향기, 그리고 입 안에서 퍼지는 향까지 그 순간에 머물러서 찬찬히 감각들을 음미해보고 그것을 글로 옮겨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은 우리 가족들의 머리 스타일을 주제로 일기를 써 볼 수도 있지요. 방바닥에서 우연히 발견한 머리카락 하나. 그 주인이 누구인지 찾아보는 가운데 사람마다 머리카락의 색깔과 굵기, 길이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처음부터 아이가 혼자 이런 주제를 찾아 일기를 쓸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일상생활을 하면서 먼저 이런 팁들을 던져주고 앞에 몇 문장을 만들어 주면 아이도 그것에서부터 꼬리를 물고 자신의 생각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들에게 일기쓰기를 시키는 목적은 사고력을 향상하고 언어력을 키워주기 위해서입니다. 글을 쓰는 것만큼 고도의 사고력을 요하는 일도 드뭅니다. 비록 한 문장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글로 쓰는 훈련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여덟 살 아이들의 일기는 대부분 있었던 일들을 죽 나열하고 마지막에 ‘참, 재미있었다.’로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남다른 관찰력과 주제가 돋보이는 우리 아이의 일기는 학교에서도 단연 돋보이게 될 것입니다.
 
  일기쓰기에 대해 많은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고민! 바로 틀린 맞춤법 고쳐주기입니다. 아이의 일기를 읽다 보면 아무래도 띄어쓰기나 받침 등 틀린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어떤 부모들은 빨간 펜으로 바로 체크를 하고 고치게 합니다. 또 어떤 부모들은 그래도 일기인데 그렇게 부모가 손을 대어도 되는지 조금 망설입니다.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아이가 틀린 표현을 그대로 익히게 될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자녀에게 일기를 쓰게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에서 찾아야 합니다. 일기쓰기의 목적을 아이의 사고력 향상에 둔다면 조금 틀린 맞춤법은 그냥 넘어가는 것이 맞습니다. 자꾸만 맞춤법을 지적하게 되면 아이가 일기를 쓸 때 맞춤법에 신경 쓰느라 사고의 흐름이 중단되고 자유로운 글쓰기에 방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일기쓰기의 목적을 맞춤법 공부에 둔다면 당연히 맞춤법을 고쳐주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한글 맞춤법 공부는 국어 시간에도 하고 받아쓰기 시험을 통해서도 수시로 합니다. 굳이 일기쓰기를 할 때까지 정확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한글 공부를 많이 시켜본 내 경험을 들자면 아이들의 한글 맞춤법 실력은 그때그때 지적하고 고쳐준다고 해서 금방 잡히지는 않습니다. 한번 틀리게 쓴 낱말은 알면서도 자꾸만 틀리는 경우도 있고, 빨간색으로 틀린 부분이 체크된 것을 보는 순간, 공부할 마음이 싹 사라져 오히려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한글을 많이 접하게 하는 것입니다. 책도 많이 읽고, 이것저것 글로 된 자료들을 많이 보면서 올바른 표기법을 자꾸 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맞춤법 실력도 좋아집니다. 실제로 초등학교 1,2학년은 받침이 있는 글자를 틀리게 쓰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3,4학년 쯤 되면 자연스럽게 그 수가 감소합니다. 물론 이 시기에도 여전히 겹받침을 잘못 쓰는 아이들은 다소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맞춤법을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의 일기쓰기에 대한 고민이 조금 해결되었다면, 이제 아이와 함께 소소한 일상에서의 작은 느낌들을 함께 공유할 준비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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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  아이의 책가방 싸기, 어디까지 도와주어야 할까요?
 

 

   아이의 책가방을 대하는 부모의 태도는 극과 극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다 챙겨주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책가방은 당연히 아이 스스로 챙기는 것이라 생각하고 처음부터 아이에게 혼자 하라고 말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 실제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보면 양쪽의 방법 모두 조금씩 문제는 있습니다.

 

  첫 번째, 모든 것을 부모가 챙겨주는 경우 아이가 스스로 배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이런 부모들도 다 속사정은 있습니다.


  “저도 아이 스스로 하게 두고 싶죠. 그런데 혼자 하게 두면 하나도 제대로 하는 게 없다니까요. 준비물도 못 챙겨가서 혼나고 수업에도 영향을 주게 될까 봐 걱정이 되니 자꾸 챙겨주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둘 점은 엄마가 책가방을 완벽하게 챙겨준다고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준비물을 잘 챙겨 넣어주어도 아이가 책가방에서 찾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지이요. 실제 교실에서도 준비물이 책가방에 있는데도 없다고 말하는 아이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자기가 스스로 챙기지 않았으니 준비물이 있다는 확신도 없고, 꼼꼼하게 챙기는 훈련도 스스로 할 기회가 적었으니 당연히 물건을 찾는 일도 서툰 것이지요.

 

  두 번째, 처음부터 혼자 하게 두는 부모의 경우 아이가 책가방 챙기는 방법을 제대로 배울 수 없게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니, 학교에 가면 당연히 책가방은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것 아닌가요?”


  부모들은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책가방 싸는 일은 당연히 아이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아이가 이제 고작 여덟 살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아직 책가방 싸는 일이 익숙하지도 않을뿐더러 어떻게 정리하는지 그 방법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 뜻이지요. 실제로도 두 번째에 해당하는 부모들의 경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런 하소연을 자주 합니다.


  “아휴~. 이건 무슨 책가방이 아니라 쓰레기통이에요. 쓰레기통! 학습지는 다 구겨져 있고, 뭘 쏟았는지 끈적끈적한데다가 교과서는 찢어지기까지 했더라고요.”


  정말 그냥 내버려두면 아이의 책가방 속은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 아이 책가방만 그럴 거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이런 상태의 아이들 책가방에 아주 익숙합니다. 즉, 그런 아이들이 교실에는 꽤 있다는 뜻이지요.

 

  물론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살펴보면 이런 능력은 성별의 차이, 그리고 인지 능력 발달에 따라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책가방 관리는 먼저 우리 아이가 스스로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체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지점에서부터 엄마는 약 20% 정도를 더 이끌어주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교과서 정도만 아이가 챙길 수 있다면 엄마는 나머지 공책, 알림장, 필통 등을 챙겨줍니다. 일단 그렇게 엄마와 함께 하면서 아이도 자연스럽게 정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1~2주일 정도 하면서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이번엔 아이에게 교과서와 공책, 알림장 정리까지 넘겨줍니다. 엄마는 아이가 잘 했는지 함께 점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 줍니다. 그렇게 또 1~2주일이 지나면 나머지 부분도 넘겨주는 식으로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이 과정은 3개월 안에는 끝나야 합니다. 지능이나 다른 부분에 문제가 없는 한 아이가 스스로 책가방을 챙기는 습관을 들이는데 세 달이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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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아이의 학교 적응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요?
 

 

 

 태어나서 여덟 번째 맞이하는 봄, 우리 아이들은 난생 처음 ‘학교’라는 공간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어른들에게 ‘학교’란 많은 감정이 떠오르게 하는 단어입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10년 이상의 긴 세월을 학교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속에서 각자 겪었던 경험과 느꼈던 감정이 ‘학교’라는 단어 속에 농축되어 있게 마련이지요. 그렇다면 여덟 살 아이들에게 ‘학교’란 어떤 의미일까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 미지의 세계, 순수한 백지 같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더러 아이들은 ‘학교’라는 단어에 나름대로 감정과 가치를 담고 오기도 합니다. 주로 이런 것들에 의해서지요.


  “너, 학교 가서도 그러면 선생님한테 혼난다.”
  “학교에서는 화장실도 가고 싶을 때 못 가고, 수업 시간엔 바르게 앉아서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해.”
  “어허~. 그런 행동하면 학교에서 친구들이 놀려요.”


  그래서 학교에 첫발을 내딛는 아이들의 얼굴도 긴장, 설렘, 두려움, 호기심 등 각양각색이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학교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순간, 아이들에게도 자신들만의 감정과 가치가 ‘학교’라는 단어 안에 조금씩 쌓여가기 시작합니다.


  “엄마, 선생님이 이거 내일까지 안 해오면 혼난다고 했어.”
  학교에 다녀온 아이는 받아쓰기 숙제를 들고 전전긍긍합니다. 심지어 차려놓은 저녁밥도 먹지 못합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엄마는 아이를 달래봅니다.
  “괜찮아, 천천히 해도 돼. 처음엔 선생님도 많이 혼내지 않으실 거야.”
  “아니야, 진짜 혼난단 말이야.”


  이쯤 되면 엄마도 별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합니다. 아니 도대체 선생님이 왜 그러신 걸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너무 하신 거 아닌가? 선생님이 너무 무서운 분인가? 아이가 학교에서 긴장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학교에서의 진짜 상황은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른 친구가 혼나는 모습만 보고도 마치 자신이 혼난 것처럼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자신 때문에 반 전체가 혼났는데도 그러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선생님의 변수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도대체 부모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의 감정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아이가 숙제를 하는 것에 대해 지금 심한 긴장과 강박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만 초점을 맞춥니다. 사실이 어떻든 학교 현실이 어떻든 상관없이 아이가 지금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것이 아이에게는 현실입니다.


  “선생님에게 혼날까봐 걱정이 많이 되는구나.”
  “응.”
  “엄마도 그런 적이 있어.”
  “…….”
  “그럼 숙제 다 하고 나중에 밥 먹을래?”
  “몰라.”  “엄마가 뭐 도와줄 거 없어? 다 할 때까지 엄마가 기다려줄 테니까 필요한 것 있으면 말해.” 


  아이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려면 문제 해결의 정답도 ‘아이가 원하는 것’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때 부모의 생각에 의한 어떠한 가치 판단이나 설명은 금물입니다. (예를 들면 “그러니까 숙제를 미리미리 했어야지.”, “아까 게임 안 하고 숙제 했으면 됐을 텐데…….” 등 ) 그냥 있는 그대로 아이의 말을 받아주세요, 자신의 감정을 충분한 수용을 받은 아이가 어렵고 긴장된 학교생활에서도 더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부모가 꼭 도와주어야 할 학교생활 적응 Tip                     


  1. 편안한 옷차림을 해 주세요.

  지나치게 장식이 많은 옷, 새로 사서 지퍼나 단추가 뻑뻑한 옷, 레이스가 많이 달린 옷 등은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다양한 신체 활동을 할 때 방해가 되기 쉽습니다. 1학년의 학교 복장으로는 입고 벗기 편한 고무줄 바지와 활동성이 편한 옷을 추천합니다.


  2. 가정통신문의 회신은 다음 날에 바로 보내주세요.
  학교의 각종 신청서를 바로 다음 날 보내준다는 것은 아이의 학교 교육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이며, 협조적인 학부모라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3. 입식 화장실 사용하기, 우유갑 열기, 어른 수저와 젓가락으로 밥 먹기 등을 미리 연습시켜 주세요. 

  어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자칫 간과하기 쉽지만 의외로 이런 일들을 학교에서 처음해 보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별 것 아니지만, 미리 연습을 해 본 아이들은 이런 사소한 것에서 학교생활의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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