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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천사들의 행복 수업 - 최 약사의 동물테마파크, 유기동물 힐링 프로젝트
최복자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세상엔 관심없으면 전혀 신경쓰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면 또 달라진다.
난 한번도 반려동물을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도 안했다.
어릴적 그 흔했던 햄스터 키우기도 한번 해 보지 않았다. 대신에 동생이 샀다 며칠 뒤에 죽은 병아리
3마리 이외에는 동물을 길러보지 못했다. 기르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 같다. 그 뒤에 최초로 기른 동물은 거북이로 지금도 살아있다.
이 책 <길천사들의 행복 수업>을 읽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난 동물을 집안에서 키우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동물은 집 밖에서, 사람은 집 안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굳게 믿었다.
강아지나 고양이, 햄스터 등등의 동물들이 귀여워 보이지도, 길러보고 싶은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다.
사실 집안에서 동물을 기른다는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
왜 집안에서 강아지나 고양이와 함께 생활을 해야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상황이 역전(?)되었다.
본가를 몇년 동안 나가 있어야 했던 때가 있었고 마침 동생 역시 본가를 떠나야 했다.
부모님 두 분만 본가에 남게 된 것이 걱정이었는지 어느날, 동생이 친구에게서 강아지 한마리를 입양해 왔다. 태어난지 2달도 안되는 작은 갈색 시츄 한마리였다고 한다. 강아지가 입양 될 당시에도 본가와 떨어져 살아 보진 못했다. 엄마가 매일 같이 전화를 해 작은 강아지가 꼬물꼬물한다며 너무 이쁘다고 하셨다.
하지만 아빠는 동물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셔 '당장에 버려!'라고까지 하셨단다.
엄마는 당시에 갱년기를 겪으셨던 때라 강아지가 너무 예뻐서 차마 누군가에게도 줄 수 없었다고 한다. 아빠와 싸워가면서 안아 키운 강아지가 이름도 생겼고 9년이 지난 지금 집안의 '주인'이 되어 있다.
처음엔 가족들이 다 반대했지만 지금은 강아지가 없는 하루는 견딜 수 없이 적적하고 조용하다.
집에 없는 강아지는 생각도 할 수 없다. 그래서 가족 모두가 장기 여행도 못간다.
가족들의 생활이 180도로 바뀌었다. 무뚝뚝한 아빠도 매일 '사랑한다'를 외치고 엄마는 우울증 앓는 친구분들에게 반려동물을 키워보라고 하신다. 우울증이 사라진다고.
우리집에서 강아지를 버렸다면 어땠을까? 입양을 번복하는 것을 '파양'이라고 한다.
가족들이 시츄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원래 주인에게 파양되었을 것이고 녀석의 견생은 또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입양과 파양을 반복하다 길거리를 떠도는 유기견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주위에도 유기견들을 보면 무척이나 안타깝다. 여건만 된다면 데리고 와 보살펴 주고 싶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 어쩌면 새로운 주인이 녀석들에게 독이 될 수 있을것 같다.
유기동물이든 아니든,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는 단지 귀엽기 때문에, 그냥 키워보고 싶기 때문에 그런 단순한 이유로 키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귀엽고 좋은 것도 순간 일뿐, 먹이주고 화장실 청소에, 목욕에, 산책에 모든 것이 생활이다.
쉽게 귀찮은 일들이 더 많다. 그런 모든 것을 감수 할 수 있다면 평생 함께 해야 한다.
찻길에서 로드킬 당하는 유기동물들도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