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해 주일예배 - 준비하고 함께하는 만큼 은혜롭다
폴 트립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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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끝나고 나서 성도들의 주일예배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변했습니다. 주일에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태도가 성도들 사이에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일에 바쁜 일이 있으면, 오프라인 예배가 아니라 온라인 예배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다는 흐름도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교회 예배와 교회 모임이 다시 활성화 될 거라 기대했던 목회자들은 주일에 텅 빈 교회를 보며 말로 표현 못 할 슬픔을 느낍니다. 그렇지만 목회자는 주일예배를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일예배를 통해 우리를 회복시키실 것을 기대하며 전심으로 주일을 준비합니다. 이런 목회자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책이 하나 출판되었습니다. 그 책은 미국의 목회자 폴 트립이 집필한 『마음 다해 주일예배』입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교회에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할지라도 결국 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폴 트립의 활발한 집필활동

1950년 미국에서 태어난 폴 트립은 국내에도 그의 책이 많이 번역되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알라딘에서 폴 트립이란 이름을 검색하면 그가 집필한 29권의 책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가 집필한 책의 제목을 살펴보면 그의 관심사가 참으로 깊고도 다양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자녀양육, 교리교육, 교회리더십, 청소년 사역, 언어습관, 목회자의 소명 등에 관해 책을 집필해 만물을 새롭게 회복시키시는 그리스도의 능력을 우리 일상의 자리에서 경험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2023년에 폴 트립의 책은 디모데, 토기장이, 두란노에서 각각 1권씩 출판되었는데요. 『교리와 삶은 하나입니다』(디모데)와 『SNS에서 당신은 그리스도인인가?』(토기장이)의 출판 이후에 2023년 12월에 『마음 다해 주일예배』(두란노)가 출판되었습니다. 이 책은 1년 52주 동안 주일예배의 의미를 깊이 성찰할 수 있도록 묵상 글, 성경구절, 질문 등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일을 맞이하기 전에 해당 주일에 맞는 챕터를 찾아서 한 챕터씩 읽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왜 주일예배인가?

주일 아침에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은 자녀에게 밥을 주고, 씻기고, 옷을 입혀서 교회에 데리고 가는 과정이 참으로 고단합니다. 누구도 그러기를 원치 않지만, 주일 아침에 교회를 가기위해 준비하다가 부모와 자녀 간에 크게 싸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굳이 주일 아침에 온 가족이 고생하면서 교회를 가야할까요? 이러한 질문에 폴 트립은 다음과 같이 응답합니다.

“이 모든 건 우리가 주일 아침에 ‘지극히 중요한 일’을 위한 영적 준비가 안 되어 있을 때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여기서 지극히 중요한 일이란 바로 하나님께 합당한 에배를 드리고 그분 말씀의 가르침에 우리 마음을 여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도 자주 주일예배 시간에 기쁨 없이, 감사 없이, 기대감 없이 그저 앉아만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주일예배가 선사하는 아름다운 것을 위해 매주 마음을 준비하도록 짤막한 묵상 글을 담았다. 이 시간을 통해 당신이 공예배라는 하나님의 놀라운 선물에 ‘온전히’ 참여할뿐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지속적으로’참여해 하나님과의 관계와 삶의 방식이 변화되기를 바란다.” (13쪽)

폴 트립은 주일예배야 말로 우리의 삶에서 ‘지극히 중요한 일’이며, 하나님의 놀라운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종종 예배 말고 교회에 더 큰 중요한 일이 있을 것이라 여기고, 예배말고 하나님의 선물을 기대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주일예배를 통해 우리를 인격적으로 만나시기 원하고, 우리 마음을 만지시기 원합니다. 주일예배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이 시대에 『마음 다해 주일예배』는 마치 어둠을 밝히는 촛불과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무감각하게 주일예배를 준비하는 목회자의 마음에 주일예배를 향한 새로운 바람이 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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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불안 - 더는 불안이 불안하지 않다
커티스 창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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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에 살던 아파트는 매주 월요일이 분리수거 지정일이었다. 월요일이 되면 주차장 한편에 마련된 지정장소로 입주민들이 모든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나왔다. 여러 사정으로 월요일에 분리수거를 못 하는 일이 생기면 약 2주간 재활용 쓰레기와 강제 동거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그 아파트에 살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월요일에 분리수거 하는 것을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일주일에 한 번 분리수거를 하다 보면 다른 입주민들이 버린 재활용 쓰레기도 보기 마련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매번 가득 쌓인 맥주캔과 소주병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는 걸까? 술을 많이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삶이 버거운 걸까?

여러 건강 칼럼을 살펴보면 지난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집에서 ‘혼술’ 혹은 ‘홈술’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아마도 집에서 홀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외로움과 불안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외롭기에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며 불안을 떨쳐내고자 한다. 그러나 술은 외로움과 불안을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술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술은 새로운 문제의 원인이 되곤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혼술’과 ‘홈술’이 아닌 외로움과 불안을 해결할 근본적 대안이 필요하다.

지난 2023년 10월 25일에 도서출판 두란노에서 『안녕, 불안』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 커티스 창(Curtis Chang)이다. 그는 비영리단체와 정부 기관을 섬기는 컨설팅 회사 ‘컨설팅 위딘 리치’의 설립자이자 대표라고 한다. 현재 그는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사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어느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목회를 한 적이 있었다. 그가 목회를 내려놓고 컨설턴트로 삶의 진로를 바꾸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그의 ‘고기능성 불안’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불안감이 높은 편이었고, 이를 극복하고자 미래를 철저하게 대비하고 치열하게 일상을 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의 불안이 조절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고 그는 결국 목회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안녕, 불안』은 저자의 불안과 관련된 자전적인 이야기가 초반부에 배치되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이 불안을 어떻게 믿음과 변화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인용하며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불안을 기회로 삼는 최선의 길임을 강조한다.

“예수님은 우리가 현재에 집중하기를 바라신다. 내일에서, 미래에서 당장 떠나라. 오늘로, 현재로 돌아오라. 예수님이 산상수훈에서 주시는 모든 명령의 요지는 두려운 시나리오 상상하기를 멈추고 지금 이곳에서 하나님께 집중하라는 것이다. 특히 예수님은 자연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현재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라고 명령하신다. 누구나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세계를 마음껏 접할 수 있다. 자연에 집중하면 암울한 미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연은 현재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59쪽)

불안은 우리를 과거의 실수와 미래의 염려에 살아가게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가 현재에 집중하며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하루를 살기 원하신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불안은 더는 불안하지 않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이렇게 인사 할 수 있다. “안녕, 불안”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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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뜻대로 안 될 때 - 낙심, 피로, 분노, 불안을 끊는 온전한 연결
카일 아이들먼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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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서늘해지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난 1년을 결산하고 새해를 기쁨으로 맞이해야 하건만 목회자로서 마음 한편이 무겁습니다. 올해 여러 가지 사역을 계획하고 진행했지만, 딱히 눈에 띄는 열매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열매 없음에 공허감과 자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시기에 목회자가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만한 신간이 있습니다. 그 책은 베스트셀러 팬인가, 제자인가의 저자 카일 아이들먼이 집필한 삶이 뜻대로 안 될 때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목회자가 일이 꼬이고 삶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포도나무 되신 주님 안에 거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마음의 계기판을 살피라고 덧붙입니다.

 

삶이 뜻대로 안 될 때 나타나는 감정

모든 사람은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감정은 진공상태에 있기보다는 사회적 여건과 환경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꿈꾸고 기대하는 대로 삶이 잘 풀리지 않으면 우리의 감정에 여러 악영향이 미칩니다. 카일 아이들먼은 그러한 감정이 바로 낙심, 피로, 분노, 불안이라고 말합니다. 낙심은 자신감과 열정의 상실을 의미합니다. 피로는 오랜 기간의 집중된 작업에서 비롯하는 극도의 육체적이고 정신적 지침을 의미합니다. 분노는 뭔가를 바꾸거나 이루지 못해서 화나거나 짜증난 감정을 의미합니다. 불안은 스스로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사건을 앞두거나 그런 결과를 마주했을 때 생기는 걱정이나 근심을 의미합니다. 어찌 보면 지난 코로나19 시기에 모든 사람이 낙심, 피로, 분노, 불안의 감정을 체감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19 시기가 지났다고 하지만, 목회현장에서는 그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고요. 목회자는 코로나19의 부정적 기억과 감정이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힘겹게 살아가는 건 아닌지 자문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이 필요한 이유

삶이 뜻대로 되지 않고 사역이 우리가 기대한 만큼 열매 맺지 않기에 우리에게 예수님이 꼭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너희가 나를 떠나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고 말입니다. 이 말씀이 누군가에게는 심히 불편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능동성과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 말씀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참으로 불편한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실상 우리는 주님을 떠나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메마른 포도나무 가지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뜻대로 안 되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예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알고 계신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는 일에 관해 우리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신다. 예수님은 우리의 몸에 관해 우리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신다. 예수님은 나에 관해 나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신다. 따라서 예수님과 함께하는 여정을 다시 시작할 유일한 방법은 그분 앞에 겸손히 엎드려 항복하는 것이다. 겸손한 항복만이 그분과의 연결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49)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23년의 주권을 다시 주님께 올려드리며 주님과의 친밀한 연결을 갈망합니다. 오직 그것만이 낙심, 피로, 분노, 불안으로 얼룩진 우리의 인생에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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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2 -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고전의 숲 두란노 머스트북 3
존 번연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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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번연의 천로역정은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독교 고전 중의 하나이다. 천로역정은 우리나라의 역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천로역정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번역된 서양 문학이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서양의 선교사들은 성경을 번역하면서 동시에 천로역정도 번역했다. 천로역정이야말로 신앙생활을 처음하는 초신자에게 신앙의 본질을 잘 설명해주는 문학작품이기 때문이다.

천로역정2는 전반적으로 천로역정의 짜임새를 답습하고 있다. 크리스천이 멸망의 도성을 떠나 천국으로 가는 여정을 다룬 천로역정의 스토리를 그대로 이어 천로역정2에서 크리스천의 아내와 자식들은 크리스첨처럼 진리의 순례를 떠난다. 순례자로서 그들의 삶에 여러 고난과 어려움이 있지만 그때마다 그들을 돕는 다양한 인물의 등장으로 그 모든 어려움을 무사히 돌파한다.

천로역정2를 읽으면 이 책이야말로 개신교 신학의 압축판이자 성경의 요약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존 번연은 이 책에 그가 알고 있는 구원에 관한 지식을 총망라했다. 흥미로운 건 존 번연이 천로역정 시리즈에 수많은 캐릭터를 등장시키는데 그 등장인물의 성격과 이름을 일치시키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담대'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은 끝까지 '담대'하게 행동한다. '절망의 거인'은 순례자들이 그 순례를 끝까지 마치지 못하도록 절망감을 안긴다. 이처럼 천로역정은 선인과 악인을 포함해 온갖 인간군상이 등장하며 신앙생활의 여정이 얼마나 험난한지 잘 묘사하고 있다.

담대: "혹시 지금 한없이 넓은 바다 한복판에서 허우적 거리거나 깊은 물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나요? 혹은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 수도 있어요. 사방에서 빗장이 우리를 에워싸는 것만 같을 겁니다. 하지만 '흑암 중에 행햐여 빛이 없는 자라도 여호와의 이름을 의뢰하며 자기 하나님께 의지할지어다'라는 말씀이 있어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이 골짜기를 여러 번 지나갔습니다. 우리의 어두움을 밝혀 주시고 이놈들뿐 아니라 지옥의 모든 악마를 꾸짖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140-141쪽)

그런데 개인적으로 천로역정2가 신앙적으로는 유익하지만, 문학적으로 그렇게 뛰어난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천로역정2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 선명하기에 다른 해석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일수록 다양한 해석과 치열한 논쟁을 촉발한다. 그러나 천로역정2는 직접적인 메시지로 인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제한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당시 영국의 시대상을 고려할 때 이런 문학작품이 탄생한 것 자체가 매우 놀라운 일이지만, 21세기에 적합한 천로역정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었다. 지난 20세기에 C. S. 루이스가 '순례자의 귀향'이라는 작품으로 천로역정을 그 시대의 감성에 맞게 다시 쓴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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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지 마 - 예수를 온전히 따르기 위하여
데이비드 플랫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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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7월의 날씨는 둘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아니면 무덥거나 말입니다. 이렇게 습하고 무더운 시기를 보내면서 사역자의 몸과 마음에 피로가 누적됩니다. 특히 여름에는 교회마다 성경학교와 수련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역자는 여름사역을 몇 주 준비하다보면 지친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사실 여름사역을 준비하다가 지친 설교자에게 추천할만한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어려운 책은 설교자가 끝까지 읽기 부담스럽고, 지나치게 쉬운 책은 설교자가 읽더라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차세대 목회자 데이비드 플랫의 신간 물러서지 마는 너무 어렵지도 않고, 너무 쉽지도 않아 적정한 난이도의 책을 필요로 하는 설교자에게 적합해 보입니다. 이 책은 지난 6월에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데이비드 플랫은 왜 기독교인에게 뒤로 물러서지 말고 제자도를 계속 걸어가라고 촉구하게 되었을까요?

 

정치적 이유로 분열된 미국교회

미국에서 정치는 통합의 장치가 아니라 분열의 장치가 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를 좋아하는 공화당 지지자들과 존 바이든을 좋아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서로를 향해 거리낌 없이 적대감을 표현합니다. 이는 교회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심각한 분열을 경험한 미국교회는 장차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시 심각한 분열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역대급 베스트셀러 래디컬의 저자 데이비드 플랫은 정치적 이유로 분열된 미국교회가 성경적 복음에서 멀리 떠났다고 진단합니다. 성경적 복음은 정치와 이념을 초월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두를 긴밀하게 연결합니다.

 

예수님은 연합의 대가이시다. 그분은 이 점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성격이 서로 완전히 딴판인 사람들을 한 무리로 묶으셨다. 즉 노동자 계층인 못 배운 어부들을 부르실 뿐 아니라 애국에는 일체 관심도 없어 로마 압제자들에게 세금을 걷어 바친 부유한 세리들도 부르셨다. 그런가 하면 스펙트럼의 정반대 끝에서 종종 군사적으로 반정부 운동을 벌였던 열성당원 시몬도 부르셨다. 정치적인 성향이 완전히 달랐던 사람들이 함께 생활했다는 것이 상상이 가는가.” (29)

 

데이비드 플랫의 지적대로 예수님이 제자사역을 펼치신 당시 유대 이스라엘 사회도 정치적 이유로 갈기갈기 찢긴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특정 정치 세력만을 자신의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고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그리고 온건파와 급진파를 모두 포함해 12명의 제자 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특정 정치진영에 속한 사람만 모이는 교회는 처음에 예수님이 구상한 제자 공동체의 모습과 거리가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분열된 미국교회가 성경적 복음에서 멀리 떠났다고 말하는 데이비드 플랫의 지적이 한국교회에도 유효한 것 같아 씁쓸합니다.

 

한국교회가 미국교회에 줄 수 있는 것

데이비드 플랫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교회에서 주로 신앙생활했기에 한국교회를 경험할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몇년 전에 한국교회를 직접 방문하고 교회에서 기도회와 예배를 드렸습니다. 물러서지 마에서 그는 한국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여러 깨달은 바를 소개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한국교회의 금요철야기도회를 자세하게 언급합니다. 아마도 그는 금요철야기도회가 미국교회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미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이를 바로 도입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돌아온 나는 우리 교회에서 철야기도회를 시작했다. 저녁 8시에 시작해서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함께 전심으로 기도했다.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고 서로에게 죄를 고백하며, 하나님의 한량없는 자비에 감사하고, 우리교회와 도시, 나라들을 위해 중보기도를 하는 시간은 감동 그 자체였다. 예수님의 제자로서 가장 후회되는 일 중 하나는 이런 기도회를 경험하기까지, 아니 하나님을 이런 식으로 경험하기까지 40년이나 걸렸다는 것이다.” (227)

 

이제 한국교회와 미국교회의 관계는 미국교회가 한국교회가 스승이고 한국교회는 그저 미국교회가 하는대로 따라해야 하는 사제관계를 넘어섰습니다. 한국교회와 미국교회는 상호 동반자 관계로서 서로의 좋은 것을 기꺼이 공유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한국교회와 미국교회 모두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교회의 생존을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시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어려운 시대를 하나님께서 여전히 다스리고 계신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여름사역으로 지치고 때때로 무력감을 느끼는 설교자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한국교회와 미국교회가 협력해 어떤 선한 일을 할 수 있을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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