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도 안전해요 초등 교과연계 알려줘 시리즈
박신식 지음, 젤리이모 그림 / 소담주니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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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 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다른 세상이 된 것처럼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마스크를 구해서 착용해야 했고 손소독제, 알콜솜 등 소독용품들의 품귀현상을 경험했다.
여름이 되면 바이러스가 사라질거라더니 여전히 매일 등교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난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손소독제로 손을 소독하라니 따르고는 있지만 때론 답답하고 귀찮기도 하다.

이 책은 초등학생의 눈높이에서 세균과 바이러스는 어떻게 다른지, 왜 손 씻기가 중요한지를 설명해 준다.
지금같은 불안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방법, 친구들과의 생활에서 주의할 점도 쉽게 알려준다. 마스크의 종류와 바른 착용법 뿐만 아니라 감기나 독감 등 흔한 질병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도 제시하고 있다.

초등학생이 혼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같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수업시간에 활용해도 좋겠다.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 어린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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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문지아이들
이경혜 지음, 민혜숙,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원작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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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왕자>를 두 번인가 읽었다.

읽을 때마다 뭔지 끌리고 신비로웠지만, 이상하고도 어려웠다.

그래서 '문학과 지성사'에서 그림 대신 자수를 넣은 <어린 왕자>가 출간되었다고 했을 때, 솔직히 내용보다 책의 외모에 더 마음이 끌렸다.

책을 읽기 전에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북트레일러를 먼저 보았는데, 번역본이 아니라 어린이도 읽을 수 있게 원본을 토대로 새로 쓰인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를 쓰신 이경혜 작가님이 글을 쓰고 민혜숙 작가님이 자수 작업을 하셨는데 두 분은 여고 동창이라고 한다.

특히 민혜숙 작가님은 의뢰를 받고 작업을 시작하신 게 아니라 본인이 좋아서 어린 왕자 그림으로 자수를 놓기 시작하셨고 완성까지는 2년여의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이 자수 그림책 <어린 왕자>는 페이지마다 한 땀 한 땀 놓인 자수만으로도 벅찬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글을 읽어감에 따라 목덜미가 찌릿하고 팔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전율이 느껴졌다.

비행기 고장으로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 한 비행사 앞에 나타난 작고 이상한 아이.

그 아이는 모두가 모자로만 봤던 비행사의 보아뱀 그림을 한 번에 알아본다.

홀로 살던 작은 별에 장미 한 송이를 남겨두고 떠나왔다는 어린 왕자는 양을 그려달라고 한다. 바오밥나무가 마구 자라서 별을 뒤덮지 못하도록 양이 어린 바오밥나무를 먹을 수 있게.

해 지는 걸 좋아하는 어린 왕자는 사실 많이 슬펐던 거였다.

왕자의 조그만 별에서는 의자만 옮기면 언제든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흔네 번이나 본 적도 있었어.

슬플 때는 해 지는 게 보고 싶어지니까......"

"그날 넌 그렇게 많이 슬펐던 거야?"

늘 그랬듯이 그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p. 15)

어린 왕자가 만난 이상한 어른들은 이 세계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길들이는 것을 알려주는 여우의 말이 생생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저길 봐!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안 먹으니까 밀밭을 봐도 아무것도 안 떠올라. 하지만 넌 금발이니까 네가 날 길들이면 금빛 밀밭만 봐도 네 생각이 나겠지.

그러면 밀밭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만 들어도 좋을 거야. (p. 45)

시간을 정해 놓고 오는 게 더 좋아.

만약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행복해지다가 4시가 되면 안절부절못할 거야.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오면 난 몇 시에 마음을 준비할지 모르게 되잖아?

의식이 필요한데 말이야. (p.46)

어린 왕자를 별로 보내준다는 뱀의 말은 믿어도 될까?

어린 왕자는 무사히 별로 돌아갔겠지?

하릴없이 피어오르는 걱정과 슬픔이 몸과 마음을 온통 감싼다.

어린 왕자는 여러 번 말한다.

"어른들은 참 이상해."

그래. 이상하지? 하지만 난 이제서야 네가 만나고 싶은걸.

어른들이 다 똑같은 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나를 만나러 와줘.

한껏 긴장하고 몰입하게 만들어 준 것은 이경혜 작가님의 문장의 힘인 듯하다.

어린이도 읽을 수 있게 만들었지만 어른들도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분명 인생 그림책을 만나게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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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사랑 - 제1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26
조우리 지음 / 사계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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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8세 여고생인 오사랑은 뷰티 유튜버가 되는 법을 알아보려고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했다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이솔을 만난다. 사랑은 타투이스트가 꿈이라는 솔이에게 자꾸만 이끌리는데, 사랑에 빠진 설레는 마음도 잠시, 친구들의 수군거림과 따가운 시선으로 학교생활이 괴로워진다. 설상가상으로 엄마가 꽁꽁 감췄던 비밀을 알게 된 사랑은 솔이와 함께 영국으로의 가출을 감행하는데.......

사랑이 나이일 때, 어른들의 간섭과 잔소리가 지긋지긋했다. 그냥 놔둬도 알아서 잘할텐데 뭐가 그리 걱정이 많은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자꾸만 우리 아이들이 걱정된다. 남학생이 풀메이크업을 하고 여성스럽게 꾸미고 다니는 걸 봐도 그렇고 동성끼리 지나치게 친밀한 것을 봐도 혼자서 조바심을 낸다. 뒷일 생각하지 않고 사랑이처럼 일을 저지르는 걸 봐도, '아이구, 어쩌나?'싶다.
이 책은 나의 꼰대력을 정면으로 마주치게 한 성장소설이다.
18세, 19세의 아이들은 생각보다 합리적이고 믿음직하다. 어른들이 할 일은 조금 더 믿어주고 조금 더 기다려주는 게 아닐까?

내내 걱정스럽던 마음이 무색하게도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쯤엔 안심이 되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실패도 하고 힘든 사랑 때문에 마음 아픈 일도 있겠지만 사랑이도 솔이도 괜찮을거다. 조금 별나지만 따뜻한 가족들의 사랑을 입고 꽤 괜찮은 어른으로 자랄거다.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니 조금만 따뜻해지자.

사방은 조용했지만 내 마음은 뜨거움으로 가득 찼다. 만난 적은 없지만 만약 존재한다면 신과, 내 부모와, 내 부모를 있게 한 그 부모의 부모와 인류 전체에게 입 맞추고 싶은 기분이랄까. 그리고 이 기분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
이제야 진심으로 나는 깨닫는다. (p.214)

이 모든 계절이 지나고 나면, 내가 받은 사랑과 기쁨을 모두 몸에 축적해 두었다가 다가올 인생의 슬픔과 괴로움을 견딜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되어야겠다.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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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미 - 누군가를 만날 줄 몰랐던 여름, 베를린
이동미 지음 / 모비딕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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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동미가 베를린에서 잘 우는 남자, 스벤을 만나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십 대의 사랑이 마냥 두근두근하고 핑크빛이라면 40대의 사랑은 어쩐지 안정감이 있고 현실적인 것 같다. 조금은 무덤덤해 보이지만 인연을 소중히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장점을 찾아내는 어른스러움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베를린 여행기이기도 하다.
정신없이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많은 곳을 들르며 사진만 찍고 이동하는 여행이 아니라 느긋하게 베를린의 구석구석을 경험하는 진짜 여행이야기. 내가 꿈꾸는 여행은 이런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세일링, 패러글라이딩, 현지인들만 아는 장소에서 그곳의 음식을 즐기는 모습에 저절로 대리만족이 된다.
감각적인 사진들도 선물 같다. 공들여 만든 책의 느낌도 참 좋다. 종이 선택이며 제본 방식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게 느껴진다.
표지 사진이 딱 이동미 작가를 보여주는 것 같다. 화끈하고 조금 시크하면서도 정이 많은 사람, 이동미의 일과 사랑이 모두 수나롭고 평화롭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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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멋진 할머니가 되어버렸지 뭐야
김원희 지음 / 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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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우리 엄마를 비롯한 동네 아주머니들의 헤어스타일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비슷한 짧은 뽀글머리였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오래 유지되는 스타일을 선택했다고는 하지만 그 또래의 주부들에게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다고 여겨졌던 듯하다.
지금은 나이가 좀 있어도 각자 개성에 맞게 다른 스타일을 선택한다.
그런데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할테지만 나이가 들수록 뭔가를 가르치려고 드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워서 말이야."
"내 동생 같아서 하는 말인데 말이지."
그러면서 본인은 꼰대가 아니라고 우긴다. 안타깝다.

김원희 작가님, 김원희 할머니의 책은 잔소리가 없어서 참 편안하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강조하지도 않는다. 젊다고 우기지도 않고 건강을 과신하지 않는다. 조금 불편한 상태를 노화의 과정이라고 인정하면서 영양제와 관절약, 파스, 찜질팩을 캐리어에 챙겨 넣을 뿐이다.
책을 읽다가 여행지를 선택하시는 걸 보고 동질감이 들었다. 유명한 장소거나 천하절경일 필요도 없이 딱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 고즈넉함, 평화 등등을 맘껏 누리시는 모습이 소녀 같기도 하다. 작은 것들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을 수수한 문장으로 그려내셔서 읽는 내내 즐겁고 편안하고 설렜다.

나는 나이 든 강아지 걱정에 1박 2일 넘게 집을 비우지 못하지만 가까운 곳에 잠깐 나들이하는 것만으로도 크게 행복감을 느낀다. 이런 나에게 충고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 나이 들면 여행이고 뭐고 못한다고, 지금 아니면 못한다고.
아니, 나는 나대로 현재를 즐기고 있거든. 더 나이 들어도 원희할머니처럼 멋진 할머니가 될거다. 나이가 더 많다고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가꾸며 즐기는 찐할머니 말이다.

나이들어 여행한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몰랐던 세상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내가 살아온 세상과 내가 지나온 시간을 보러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p.25)

늙은이의 시간이 그런 것 같다.
나이들어 혼자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낯선 나라로 여행을 떠나 좌충우돌 다른 세상을 체험하는 것은 지난 시간을 확실히 깨닫게 되는 시간인 것 같다. 그토록 무료하고 힘들고 짜증났던 그 시간과 그 자리가 그래도 내가 가질 수 있는, 나에게 가장 편안한 것들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거다.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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