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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보는 조선 펼쳐 보는 우리 역사
안미연 지음, 한미경 그림, 박성이 감수 / 현암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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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우선 한번 주욱 살펴보고 다시 표지로 돌아왔을 때 웃음이 나왔다. 왼쪽 상단에 '펼쳐 보는 우리 역사'라는 문구가 써 있는데 딱 문구 그대로의 내용을 담은 책이었다. 표지에서 볼 수 있듯이 서울 시가지를 보여주면서 과거 조선시대의 모습과 비교하는 장면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게다가 거의 매 삽화들이 날개처럼 펼쳐지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하나하나 숨겨진 장면들을 꺼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장점이 되는 책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이 보여주는 장점들이 바로 약간의 아쉬움을 동반하는 단점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서울 특히 종로의 풍경들이 거의 그대로 책 안에 옮겨와 있다는 친숙함도 좋았고, 바로 그 자리가 과거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함께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다만 기왕 올컬러 구성이라면 그림과 함께 실제 사진 자료도 첨부되어 비교하게 할 수 있었다면 더 현장감있고 아이들이 미처 직접 가보지 못한 서울의 모습까지 전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구성 사이에는 교과서 돋보기라는 내용들이 같이 있는데 아이들 교과 과정에 맞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인 것 같다. 그런데 대상 연령이 몇 세 정도인지 정확한 안내는 없는 점이 또 살짝 아쉽다. 기왕 구성을 교과서 돋보기라고 해둘 것이라면 몇 학년 혹은 몇 세 권장이라는 간단한 안내가 있다면 선물용으로도 썩 좋을 것 같은 책이다.

 

 다만 기왕의 구성이라면 좀 더 화려한 삽화를 넣었다거나 약간의 팝업 효과를 더 가미했으면 아이들의 흥미를 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색감이나 그림이 다소 담백하게 느껴지는 점이 없지 않고, 책의 장면장면이 날개를 펼쳐서 보도록 되어 있는데, 거기에 팝업북처럼 약간의 장치를 더했더라면 펼쳐보는 형식의 반복에서 오는 권태로움을 상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다.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의 반복적인 평이 오가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는 것이지 그 아쉬운 점이 좋은점을 모두 뒤덮어 버린다는 것은 아니다. 흥미로운 책 임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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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 - 제22회 스바루 소설 신인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1
아사이 료 지음, 이수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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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나라의 젊은 남자 작가에게 질투를 느낀다. 89년 생. 90년에 이리도 가깝게 태어난, 다듬은 눈썹이 보기 어색한, 이 작가는 벌써 몇편의 글을 써 세상에 낸 것인지. 게다가 그의 글이 가볍긴 하지만 재미있었기 때문에 한층 더 질투가 인다. 이런 글을 써낼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하는 마음이 든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에도 어떤 단계가 있다. 그 가장 깊은 단계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창작하는 것이라 한다. 책을 예로 들면, 책을 좋아해서 읽는 사람, 책을 좋아해서 읽고 모으는 사람, 책을 좋아해서 읽고 모으는 것을 넘어 자신이 직접 쓰는 사람에 이르는 그런 깊이의 단계. 마지막 단계는 좋아함을 넘어서서 재능이라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니 모든 사람이 좋아한다고 해서 그 일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단계까지 가는 일은 흔치 않겠지만. 어쨌든 제목 한번 길고 의아한,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를 만나보았다.

청춘물을 좋아하는데, 때로는 하이틴물 혹은 청소년 도서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미권의 작품은 하이틴이라 해야 어울리고, 우리나라 작품은 청소년 도서라고 해야 입에 붙고, 일본의 작품은 청춘물이라 느낌이 온다. 결국은 다 비슷한 시기의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인데도 뭔가 느낌이 좀 다르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달라서 그런가 혹은 하이틴-청춘물-청소년 도서 사이의 의미 개념이 정말 다른가 모르겠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청춘물. 고등학교 학생들이 그들만의 세계인 학교 안에서 생활하며 느끼는 일들을 담았다. 동아리 문화가 많이 발달한 일본의 학교 답게 주인공들은 각자 몸담고 있는 동아리가 있고 그 안에서 공부 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열정을 쏟을만한 대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있다보면 문득 딱 그 시기만의 고민이나 열정이 너무나 부러워진다. 그때 느낄 수 있는 허무나 고독감 등도 후엔 부끄러울지 몰라도 참 치열하다 싶다.

이야기는 여섯명의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이어진다. 마치 자기 앞에 놓인 시한폭탄을 들고 이야기를 쏟아낸 뒤에 다음 사람에게 휙 건네면 또 받아든 사람이 자기 이야기를 속사포처럼 쏟아내듯이. 어떤 식으로든 인물들끼리 연결은 되어 있지만 하나로 모일만한 구심점은 없고 그저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사정에 대해 풀어낸다. 그리고 문제의 기리시마 학생은, 동아리를 그만둠으로써 이야기의 첫 시작을 알리는 사건을 만들어주긴 했으나 어쩐지 누구의 '친구'도 아닌, 이야기의 중심도 아닌, 붕 뜬 존재로 남겨져버린다. 정작 기리시마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은 없고,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에서 조각조각 나타났다 사라지는 기리미사의 이야기를 모을 수 있을 뿐이다. 어쩌면 모든 인물들이 다 붕 떠버린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그 무렵의 아이들이 다 그렇듯이.

마치 만화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심리묘사도, 상황에 대한 표현도 눈에 그려지듯 생생했다. 예쁘게 교복을 입는 법이나 외모, 눈에 띄는 스타일을 두고 철저히 위와 아래로 그룹을 나눠 그 흐름에 맞게 생활하는 고등학교 생활에 대해서 일본 특유의 문화가 강조되어 좀 답답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공감되는 면도 있었다. 사회생활도 맵고 쓰다면 그렇겠지만, 그 이상으로 냉랭하고 단호한 것이 학교생활이었던 것을 너무 금방 잊었던 것은 아니었나 생각들기도 했다. 철저한 그룹 생활이 필수적 생존 요소로, 혼자 떨어져 행동하는 것은 곧 소외로 이어지는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금기라는 암묵적 룰이 받아들여지는 곳이 교실안이니까.

신선함이, 젊은 작가의 목소리가 듣고싶어진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 읽으면서 좀 어색했던 것이 고무라는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쓴 것이다. 우리식의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좋았을까 그냥 두는 것이 좋았을까 모르겠다. 고무라는 표현을 그냥 이해하기에는 좀 생소하고 왜색이 짙은데 굳이 그 표현만 바꿀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해서 애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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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작은 집 창가에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3
유타 바우어 글.그림, 유혜자 옮김 / 북극곰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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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에서 나온 책들을 눈여겨 보게 된다. 몇권 제목을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눈에 띄는 동화가 있어서 출판사를 보면 북극곰이었던 경우가 몇 번 있었다. 특히 특유의 색감과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출판사의 취향이랄까, 방향... 정신이 출판물에서도 느껴지는 건가, 생각하게 된다. 그리하여, 손에 들어온 '숲 속 작은 집 창가에' 표지와 제목에서도 물씬 느껴지는 숲 속 늦가을의 정취. 이런 분위기를 뭐라 딱 꼬집어서 어떤 것이다'라고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가슴 어느 곳이 꽉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면이 있다.

 

'숲 속 작은 집 창가에' 어떤 일이 있는 걸까?

 

저자 유타 바우어는 독일의 작가이다. 그의 작품인 '할아버지의 천사'는 독일의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단다. 이 책도 아름다운 내용이 담겨 있을 것 같다는 기대.

 

숲 속 작은 집 창가에- 하는 제목을 따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떤 운율이 생기고, 운율이 곧 음률로 바뀌어 우리에게 익숙한 동요 한 소절을 떠올리게 된다. 동화의 내용도 바로 그 동요와 같다. '숲 속 작은 집 창가에- 토끼 한 마리가 뛰어와- 문 두드리며 하는 말-' 하고 불렀던, 바로 그. 바로 그 동요에 모티브를 얻어 그림과 이야기로 재탄생한 동화인 것이다. 3절로 구성되어 있는 동요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토끼가 나오는 절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좋아하는 동요였던 터라, 반갑고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가 떠오르며 애틋한 느낌도 들었다. 동화책이 훨씬 더 각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는 짧은 글귀와 풍부한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뒷편에는 악보와 함께 동요를 부를 수 있도록 가사로 정리하여 적어놓은 것이 있고, 노래부르면서 쉽게 할 수 있는 율동에 대한 그림도 함께 나와있다. 구성도 동화만큼이나 예쁘고 다정한 편. 이런 동요 동화책이 시리즈로 나온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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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 세트 - 전3권 마당을 나온 암탉 애니 코믹스
애니메이션 제작 : 명필름 오돌또기, 사계절출판사 편집부 엮음, 원작동화 황선미 / 사계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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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자는 이런 표현을 쓸 것이다. '진흙속에 묻힌 진주를 발견한 기분이다!'하고. 좀 더 현실적으로 와 닿는 표현은, '조개를 먹다 그 안에서 진주를 발견한 기분이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처음 읽었을 때, 바로 그런 기분이 들었다. 약 십년쯤 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서점에서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는 제목의 책을 집어 들었다. 제목을 보고서 외국 작가의 소설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건 정확히 기억난다. 그런데 주인공의 이름을 보고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다시 표지를 살펴보니, 한국 작가의 작품이어서 의외였었다. 무지한 독자가 황선미 작가의 이름을 알게 된 첫 순간이었다.

 

 흥미위주로 한두쪽 읽다가 이 책의 내용에 빠져들어가 버렸다. 한동안 서가에 서서 읽다가 결국 이 책을 사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읽던 책의 값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와 그 날 밤 정신없이 책을 읽었다. 한번 읽기 시작하니 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도록 만드는 흡입력이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눈물도 조금 흘렸던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니, 우연히 발견한 숨은 보석을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고 오직 나만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었다.

 

 하지만, 좋은 작품은 그 빛을 스스로 드러내기 마련으로 [마당을 나온 암탉]은 감동과 재미를 주는 작품으로 어른과 아이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에 이른다. 원작의 거칠지만 정감가는 삽화들을 보다가 화려한 색감과 깔끔한 캐릭터로 변신한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보려니 영 낯선 느낌이 있었다. 차라리 원작의 그림을 좀 더 살렸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새로 태어난 애니메이션 형식이 더 좋았을 것도 같다. 그리고 만화책으로 다시 나온 책을 살펴보니 캐릭터들에게도 슬슬 정감이 가기 시작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만화로 다시 나오게 되어 좋은 점 중 하나는, 아이들이 이 책을 더 많이 읽을 것이란 기대를 낳는 것이다. 서가에 있는 책 중 아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것은 만화로 되어 있는 지식책 시리즈들이다. 지식책들도 그 안에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만화로라도 읽는 것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지만 웃음과 감동 등 감정의 여러가지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화로라도 아이들이 선택하여 읽는다면 평소에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것들을 느낄 수 있어 더 좋을 것이라 생각됐다.

 

 또, 다양한 연령층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는데, 원작이 다소 긴 분량의 문학작품으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쉽게 선택하여 읽기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면 만화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 접근이 더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총 3권으로 나뉘어져 나왔는데, 길지 않은 분량으로 정리 된 내용이 그림과 함께 담겨져 바로바로 읽기에 쉽고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평소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도 만화책은 좋아하는 경우가 있으니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원작이 주는 깊이감이 상대적으로 덜 느껴진다는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작품의 행간을, 문장과 문장 사이를, 잠시 멈추어 머리속으로 그리는 인물들의 마음과 행동을 가슴으로 한 번 더 새기는 시간이 없이 주어진 장면과 대사만으로 짧은 시간 안에 완독하게 되기 때문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라 여겨진다. 만화로 된 지식책에만 관심을 갖는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책이다. 만화로 된 [마당을 나온 암탉]을 먼저 만나게 해주고, 그 뒤에 원작품으로도 책을 읽게 해준다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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