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 - 내 삶에 돌이키고 싶은 순간마다 필요했던 철학 솔루션
이관호 지음 / 웨일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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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다. 올해가 세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그동안 무엇을 했나 싶고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지지만, 세 달'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든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다소 여유가 생기는 듯하다. 10월의 첫 날인 오늘 나는 철학박사 이관호의 <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을 읽었다. 저자는 삶을 다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삶을 고친다는 것은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과 화해해야 하고 부족한 자신을 긍정해야 한다. 스스로의 미숙함을 발견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데 있어 책 읽기와 글쓰기만큼 도움이 되는 일은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동서양의 철학자들이 제시한 생각 도구 30개를 제시한다. 지난 2500여 년간 철학자들이 수행한 사색의 결과들을 보면서 자신이 겪고 있는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지혜와 교훈을 찾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말한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본성이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고 어떤 방향성도 가지지 않는다고 보았다. 인간은 습관의 동물로, 후천적으로 어떤 목표를 정해서 어떤 습관을 들이는지에 따라 전체적인 인생의 방향과 깊이가 달라진다. 


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편안한 상태에 안주하지 말고 항상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하는 것이 좋다. 이는 저자가 프랜시스 베이컨에 대해 공부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베이컨은 <신기관>이라는 저서에서 새로운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간의 머리는 방치하면 빨리 일반명제로 비약해서 그것에 안주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한 번 '이것이다'라고 생각하면 좀처럼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새로운 경험이다.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수록 상식과 통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되고 그만큼 오류 가능성이 줄어든다. 


인생의 전환점을 찍고 싶은 사람에게는 니체를 추천한다. 니체는 이성도 경험도 아닌 직관의 힘을 강조했다. 직관이 있는 사람은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살 수 있다. 저자가 직관력을 높이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습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어린 사람들과 어울린다. 둘째, 무작정 여행을 떠나고 기록한다. 셋째, 미술 작품과 음악 감상을 통해 예술가들의 직관을 간접 체험한다. 넷째, 독서를 하면서 요가나 명상을 통해 내면의 소리를 들어본다. 이 밖에도 인생의 다양한 순간에 필요한 철학적 조언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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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이영채.한홍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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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면 배울수록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분야 중 하나가 역사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근대사는 한국의 현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도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현재를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꼭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읽은 책이 이영채, 한홍구가 공저한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한국과 일본의 우익이 어떻게,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를 근대사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책에는 조선을 자국의 식민지로 강제병합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이 어째서 스스로를 가해자로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지부터 일본 정치인들이 해마다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이유,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징병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 등이 자세히 나온다. 2019년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불거진 국내 사학자들 간의 역사 인식 차이 문제와 재일조선인 문제,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시민사회와의 협력 방안 등도 거론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연합군은 독일이 다시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전쟁배상을 요구하고 독일이라는 나라를 둘로 쪼갰다. 동아시아에 이 방식을 똑같이 적용하면 연합군은 일본 역시 둘로 나누는 것이 마땅한데, 실제로 연합국은 일본이 아니라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반도를 분할했다. 저자는 이에 대해 미국이 일본의 영토를 한반도와 만주까지 포함시켜 계산하면서 (일본) 본토는 간접적으로 독립시켜주되 일본의 식민지들을 미국이 직접 점령하는 형태로 전후 처리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38-9쪽) 


주목해서 봐야 할 일본 우익 인사들의 목록도 나온다. 이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세지마 류조다. 한일 현대사의 막후 실력자로 평가받는 세지마는 박정희가 가장 존경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일본 육군 출신인 세지마는 한일 국교 정상화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박정희에게 수출 중심의 경제 정책을 펼 것을 권유하고, 전두환에게는 서울 올림픽 유치를, 노태우에게는 보수대연합을 권했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일왕이 식민 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해 언급하면서 '사과' 대신 '통석의 염'이라는 애매모호한 말을 쓸 것을 권유한 것도 세지마라고 한다. (110-1쪽) 


저자는 한국과 일본의 권력 상층부가 '우익'이라는 이름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도 문제지만, 일제 식민지 시절 '황국신민(일본 국왕의 백성이라는 뜻)'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우익 성향의 군사 독재 정부 치하에서 청년기, 장년기를 보내며 그대로 '빨갱이' 김대중, '빨갱이' 노무현을 외치는 '가스통 할배'들이 되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깊이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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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고독의 힘 - 고독은 어떻게 삶의 힘이 되는가
오가와 히토시 지음, 권혜미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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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인간관계의 어려움 또는 우울증, 고독감, 스트레스, 불안 장애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일본의 철학자 오가와 히토시의 신간 <언택트 시대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고독의 힘>이다. 


저자는 대중 강연을 하면서 최근 들어 사람들이 고독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을 발견했다. 대학에 입학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 친구가 없다고 걱정하는 대학생, 회사에 들어간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친구나 애인이 없어서 주말이나 휴일에 혼자 지낸다는 직장인, 혼자서 노년의 부모님을 모시며 살고 있는데 이대로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평생 혼자 살다가 고독사할 것 같다는 중년 남성, 자식이 없어서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죽으면 너무 쓸쓸할 것 같다는 노년의 부부 등이다. 


저자는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에게 철학을 권한다. 저자 자신이 철학 덕분에 고독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독은 철학과 친밀하다. 철학은 머릿속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서 그것의 본질을 꿰뚫고 그것을 다시 새로운 언어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필연적으로 혼자서 해낼 수밖에 없고, 실은 모든 사람이 일상 속에서 알게 모르게 하고 있는 활동이기도 하다. 말이나 글 같은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누구나 매일 매 순간 생각하고 그것에 따라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책에는 고독의 의미와 고독이 좋은 이유, 고독을 사랑한 철학자들, 고독을 강력한 힘으로 전환하는 철학 레슨 등 다양한 글이 실려 있다. 고독을 사랑한 철학자로는 에릭 호퍼, 파스칼, 니체, 노자, 에리히 프롬, 버트런드 러셀, 몽테뉴, 세네카, 쇼펜하우어, 마키아벨리, 아우렐리우스, 유발 하라리 등이 있다. 유발 하라리는 특히 위파사나 명상을 좋아해, 명상을 하지 않았다면 대표작인 <사피엔스>나 <호모 데우스>도 쓰지 못했을 거라고 말할 정도다. 


고독을 강력한 힘으로 전환하는 철학 레슨은 7단계로 구성된다. 좋아하는 일 찾기, 산책하며 사색 즐기기, 정보에서 벗어나기(인터넷, SNS 사용 줄이기), 다른 사람 의식하지 않기, 거절하기, 혼자 즐길 방법 생각하기, 단시간 혼자 지내기, 장시간 혼자 지내기 등이다. 저자는 특히 산책을 추천한다. 몸의 움직임과 주변 풍경의 변화가 두뇌 회전을 활발하게 해주고 기분 전환이 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유용한 팁이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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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지 않을 용기 - 세상은 결국 참는 사람이 손해 보게 되어 있다
히라키 노리코 지음, 황혜숙 옮김 / 센시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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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인(忍) 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라는 말이 있지만, 참기로 한 선택 때문에 두고두고 후회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나 하나 참으면 된다'는 생각 때문에 잘못을 보고도 넘겼다가 모든 일의 책임을 뒤집어쓰는 경우도 있고, 순간의 갈등을 피하려다가 더 큰 갈등이 일어나 어긋난 관계를 영영 회복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본의 임상심리치료사 히라키 노리코의 책 <참지 않을 용기>는 자신도 참지 않고 상대방도 참지 않으면서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어서션(assertion) 트레이닝' 방법을 소개한다. 어서션이란, 인간관계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잘 표현하면서도 상대방의 마음 역시 잘 헤아려 건강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자기표현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하나다. 


어서션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사람마다 기분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한다. 일본이나 한국 같은 유교 문화권 국가에서는 개인이 자유롭게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지 못하다. 어릴 때부터 가정이나 학교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반론을 제시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참지 않아도 괜찮고 토론과 타협을 통해 더 나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참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상대방의 기분이나 평가를 먼저 생각한 후에 자신의 태도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어서션에서는 남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한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을 상대방의 기분을 챙기는 것보다 우선시한다. 자신의 기분이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지레짐작하지 말고 일단 표현해보자.


하고 싶은 일을 참는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를 꼭 필요한 데 쓰지 못하고 불만을 쌓아두거나 분노를 억제하는 데 쓰게 된다. 그러니 남들의 의견은 적당히 듣고, 자신의 에너지를 자기 발전이나 관심 있는 일에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해보기도 전에 나는 못 할 거라고 포기해서 보석 같은 재능을 썩히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도 못할 일이고 사회 전체로 보아도 큰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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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
박상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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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 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들고 그만큼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쌓을 기회도 감소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상황이 편하다고 느꼈던 사람들도 최근에는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소통하다 보니 오해가 생길까봐 더 긴장한다, 어쩌다 사람을 만나면 긴장되고 어색하다, 사람을 못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니 우울감, 무기력증, 대인기피 증상이 심해진다 등등... 


상처 치유와 관계 회복을 전문으로 하는 심리상담 전문가 박상미의 책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는 요즘 같은 비대면 시대에 필요한 인간 관계 연습법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협력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좋은 평판을 얻으려고 애쓰다가 번아웃되고, 소외될까 불안해서 안절부절못한다. 


이 책은 심리학적 이론을 토대로 구체적 상황별 대응법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함께 일하는 동료를 험담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 좋을까. 부정적인 에너지를 뿜는 사람에게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조금은 거리를 두는 게 좋다. 그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척을 했다가는 나도 그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지금보다 심하게 자신의 감정을 배설할지도 모른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게 두려운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건 '나는 완벽해야 한다,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렵고 긴장이 될 때는 '나는 완전하지 않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되뇌는 것이 좋다. 이 방법은 불면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잠이 안 올 때는 역으로 '자면 안 된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불안하고, 두렵고, 공포스럽게 만드는 것과 대면하게 하는 치료법을 '역설지향기법'이라고 부른다.


'또라이' 같은 상사 때문에 힘들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하기'인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지내기는 힘들다. 저자의 팁은 또라이 짓하는 상사를 무표정으로 바라보되 긍정적인 반응은 하지 않는 것이다. 또라이 짓을 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관심을 받는 것이다. 그러니 상사가 또라이 짓을 하면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고 무표정으로 응시한다. 조금이라도 반응을 보이면 나를 먹잇감으로 삼아서 더 심하게 화풀이를 할지도 모른다. 


또라이 짓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공감 능력이 전혀 없고 자기밖에 모른다는 것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칭찬이 약이자 독이다. 맨날 또라이 짓하는 상사가 어쩌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때를 놓치지 않고 칭찬한다. 그러면 상사는 기분이 좋아져서 한동안 또라이 짓을 안 할 수도 있고 나를 좋게 봐줄 수도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팁이 나온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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