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미술관 산책 - 예술의 천국을 함께 거닐다
한광우 지음 / 시공아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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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에는 무수한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있어 미술을 테마로 하는 

여행을 해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이탈리아를 여행한 지도 무려 20년이 지나다 보니 그때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동안 '이탈리아는 미술관이다', '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 수업' 등의 책을 통해 그나마

이탈리아 주요 미술관들과 그 소장품들을 책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다. 사실 20년 전 여행은 패키지로

가다 보니 겨우 바티칸 미술관만 수박 겉핥기로 봤고 다른 곳은 아예 미술관 관람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언감생심이었다. 그 당시엔 미술에 대해 그리 관심이 있지도 않았기에 별로 아쉽지는 않았는데

지나고 나서 미술에 관심이 커지다 보니 주요 미술관들을 방문하지 못한 게 정말 안타까워 언젠가는

꼭 미술관 여행을 떠나볼 생각이다.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 직접 미술 활동을 한 저자가 쓴 책이라 기존에

접했던 책들과는 사뭇 다르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는데 이탈리아의 주요 도시인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에 있는 핵심 미술관들과 주요 소장품들을 알차게 소개한다.


먼저 로마부터 시작하는데 당연히 바티칸 미술관이 먼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의외로 로마 국립

박물관의 팔라초 마시모가 소개된다. 조금은 생소한 곳이었는데 여러 인상적인 조각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었다. 다음 주자인 카피톨리니 박물관 역시 거의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로마

황제 등의 여러 조각들이 눈길을 끌었다. 세 번째로 드디어 바티칸 미술관이 등장하는데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대표작들은 물론 여러 조각상과 건물 자체에 대해 상세한 해설을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카라바조 등 여러 유명 작가의 작품을 대거 소장한 보르게세 미술관으로 마무리를 한다.


다음 도시인 피렌체에선 역시 우피치 미술관으로 시작한다. '우피치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등의 책을 통해 나름 친숙한 곳이라 낯설진 않았는데 역시나 전문가의 상세한 설명이 이해의 폭을 넓게

해주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원본이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생소한 메디체오 라우렌치아노

단지까지 피렌체 미술의 정수를 담은 곳에다 추가로 바르젤로 국립 미술관과 산타 펠리치타 성당을

보완했다. 밀라노와 베네치아는 한꺼번에 다루는데 밀라노의 브레라 회화관과 암브로시아나 회화관,

노베첸토 미술관과 베네치아의 아카데미아 미술관까지 어느 한 곳도 놓치면 아쉬운 곳들이었다. 종교,

신화, 역사 등 작품 관련한 풍부한 설명을 곁들여 미술 감상에 즐거움을 배가 되게 했는데 이 책에서

다룬 미술관들을 언젠가는 꼭 직접 방문할 기회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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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법 - 파리1대학 교양미술 수업
김진 지음 / 윌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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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에 그림을 보러 자주 다니면서 나름 그림들을 감상하긴 하는데 과연 제대로 감상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설명 자료 등을 참고하면서 보긴 하지만 그것마저도 없는 경우도

가끔 있고 추상적인 현대미술 작품들을 볼 때면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정말 그동안 제대로 배우지 못한 그림을 보는 걸 넘어 읽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게 아닌가 하고 기대가 되었다. 


파리1대학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설한 유튜브 채널 '예술산책'의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에드바르 뭉크를 시작으로 총 14개의 수업을 담고 있다. 주로 작가별로 강의를

할애하고 있는데 특정 작가를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면서도 현대미술에 관해 별도로 두 번의 강의를

한다. 포문을 여는 뭉크를 비롯해 친숙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름 정도만 아는 생소한 작가들도 더러

있었다. 두 번째 주자인 요한 하인리히 퓌슬리도 비교적 낯선 축에 속하는데 퓌슬리의 작품 소개에 

이어 버크의 숭고론으로 이어져 숭고의 지배적인 감정이 공포임을 알게 해준다. 이어 흔히 낭만주의의

대표자로 여겨지는 제리코와 들라크루아를 다루는데 낭만주의에 대해 좀 더 깊이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클림트와 관련해선 여성 등과 관련한 테마를 자세히 소개하고 페르낭 크노프에 대해선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사연 많은 '모나리자'의 얘기나 페르메이르 작품의 위조 사건으로 유명한

한 판 메이헤런의 얘기 등 여러 미술책에 종종 나오는 흥미진진한 얘기도 복습할 수 있었다. 후반전

부터는 본격적인 현대미술가들이 등장하는데 애니시 커푸어, 알베르트 자코메티, 프랜시스 베이컨 등

현대미술의 스타 작가들이 차례로 소개된다. 그리고 현대미술에 대해 특별히 두 강의를 할애하는데

특히 '무제'라고 되어 있는 작품이 많은 이유가 감상자에게 스스로 보는 힘을 갖게 하고, 창작 배경과

동기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하기 위함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아는 18세기 이전에 제작된 여러 명화

들의 제목도 미술사학자나 큐레이터 등에 의해 붙여진 이름인 경우가 많았다. 호박으로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와 관련해선 그녀의 아이디어를 앤디 워홀, 클라스 올든버그, 루카스 사마라스가 훔쳤다는 놀라운

얘기를 알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세계적 아티스트인 백남준으로 현대미술에 대한 강의를

마무리한다. 특별부록으로 꼭 알아둬야 할 현대미술 아티스트 탑25를 소개해주는데 무라카미 다카시를

필두로 앞 부분에는 낯익은 이름들이 나오다가 뒤로 갈수록 생소한 사람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난해하게만 여겼던 현대미술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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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7일의 미술 수업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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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유럽 여행을 갔을 때 드레스덴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미술관들을 짧은 시간이나마 관람했다.

역시 책으로만 봤던 작품들을 직관해서 감개무량했는데 언젠가는 미술 여행이 주된 나만의 여행을 

꼭 가고 싶다. 그 이전에는 아무래도 책으로나마 보고 싶은 작품들을 만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프라도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우피치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의 저자가 쓴 이

책은 이탈리아에 있는 주요 미술관의 대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어 과연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제목에서 언급한 대로 일주일 동안 바티칸을 필두로 로마,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를 차례로 방문해

그곳의 대표 작품들을 관람하는 형식인데 그야말로 이탈리아의 핵심 관광지들을 돌면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니 이탈리아 미술 기행의 정석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로마와 피렌체는 아무래도 이틀씩을

할애해서 먼저 바티칸에선 시스티나 성당, 라파엘로의 방, 벨베데레 정원, 피나코테카를 차례로 다룬다.

시스티나 성당에선 역시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를 빼놓을 수 없는데 무려 20년 전에 봤던 기억이 지금은

가물가물해졌지만 올해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리움 전시를 통해서 비록 모사본이긴 하지만 제대로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원본은 사진을 찍을 수 없지만 리움 전시에선 한정된 공간이라 여유롭게 감상하진

못해도 사진은 마음껏 찍을 수 있어 좋았다. 이어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등 바티칸의 명작들을 제대로

감상할 기회를 가졌다. 로마에선 보통 미술관을 별도로 잘 안 가는 것 같은데 이 책에선 국립고전회화관,

도리아 팜필리 미술관, 보르게세 미술관과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 산타 마리아델라 비토리오

성당에 있는 작품들을 다룬다. 주요 성경과 신화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은데 라파엘로가 평생 사랑한

라 포르나리나를 모델로 한 작품들이 소개되었고, 심화학습이라 할 수 있는 '더 깊은 교양'에서 마침

내가 최근 보고 온 '시스티나의 성모'가 나오니 정말 반가웠다. 피렌체에선 우피치 미술관은 물론

바르젤로 국립미술관,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피티 궁전,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소장품을, 밀라노에선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있는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과 브레라 미술관을, 마지막 베네치아는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을 다루는데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이 유일하게 현대 미술품을

소장한 곳으로 포함된 게 이색적이었다. 작가와 작품에 관한 흥미로운 얘기들로 가득했는데 마리아

막달레나가 창녀로 규정된 게 교황 그레고리오 1세 덕분(?)이라는 등의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고,

심화학습에서 이탈리아만이 아닌 여러 곳에 있는 관련 작품들까지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게 해줘 

미술이 주는 재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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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정한 그림들 - 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
조안나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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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좋아하는 그림들이 각자 다를 것이다. 아무리 유명한 그림이라 하더라도 개인적으론 별로일

수도 있고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그림이라도 누군가에겐 인생 그림일 수도 있다. 그만큼 그림에 대한

감정은 상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 책은 늘 책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는 저자가 자신의 일상을

함께 해준 따뜻하고 다정한 그림들을 담아 소개한다.


이 책에선 '슬픔을 건너는 힘', '이제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가 좋으면 충분하지', '꾸준함이 예술이

될 때'라는 네 개의 장으로 구분해 에세이 형식으로 들려준다. 사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그림들 중에

내가 아는 작품이 거의 없다고 해도 할 정도여서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나름 여러 책들을 통해 웬만한

유명 작품들은 대부분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선 그림의 인지도와는 거의 무관한, 오로지 저자에게

의미가 있고, 인상적이었던 그림들로 채우다 보니 대부분은 내겐 낯선 그림들이었다. 그래도 저자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자신의 사연과 선택한 그림의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왜 그 그림이 저자에게 영향을

주었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모네의 '아르장퇴유의 센강'을 필두로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샐리 스토치의 '그랜드 센트럴 카페, 블루 스커트를 입은 소녀', 호안 미로의 '자화상', 뭉크의 '양귀비를

든 여인' 등이 차례로 소개되는데, 책을 만들고 글을 쓰면서 어린 딸을 키우는 엄마의 일상이 어느

정도 투영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화가와 그림들을 많이 소개받았다고

할 수도 있었는데 그림을 꼭 유명 화가의 명작 위주로만 감상할 필요는 없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내가 기존에 알던 작품이라곤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과 세잔의 '생트빅투아르산' 정도밖에

없는데 이 책에서 다룬 그림들 중 상당수는 유명 화가의 내가 잘 몰랐던, 덜 알려진 작품들이었다.

그만큼 내가 그림을 보는 폭이 아직은 깊지 않음을 절감했는데 어떤 그림이든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그림이면 유명한가 여부는 중요하지 않음에도 그림을 지식의 관점에서 접근해왔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암튼 나와는 전혀 다른 처지에 있는 저자의 삶과 글, 그림을 접할 수 있어 잘 몰랐던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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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미술관 - 아름답고 서늘한 명화 속 미스터리
진병관 지음 / 빅피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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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어느 정도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동안 다양한 미술 관련 책들을 읽으며 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나름 높이고 있는데

이 책은 제목부터 그동안 몰랐던 뭔가를 가르쳐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치 하나의 미술관처럼 '취향의 방', '지식의 방', '아름다움의 방', '죽음의 방', 

'비밀의 방'이라는 다섯 유형의 방을 마련해 독자들을 초대한다. 각 방에는 4~5명씩 서양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가들이 각 방에 어울리는 자신들의 작품을 가지고 독자들을 기다린다. 먼저 평일엔

세관원 주말엔 화가의 이중생활(?)을 했던 앙리 루소의 '뱀을 부리는 주술사'로 포문을 연다. 앙리 루소는

이국적인 자연 풍경을 많이 그렸지만 정작 프랑스 밖으로는 여행 한 적이 없는 독특한 인물이다. 한스

볼롱기에르의 정물화를 통해선 '튤립 버블' 얘기를 들려주고, 당시 상당한 스캔들이 되었던 마네의

'올랭피아'에 얽힌 사연도 알려준다. 무희의 화가 드가는 이 책에서 세상의 가장 어색한 가족 초상화라 

명명된 '벨렐리 가족의 초상화'를 보여주는데 그의 고모 가족 초상화였다. 칸딘스키, 피카소, 뭉크 

등에게 퇴폐예술이라 낙인을 찍은 히틀러가 사랑한 영광(?)을 받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로 첫 번째

방을 마무리하고 '지식의 방'으로 넘어간다. '모나리자'의 도난사건을 시작으로 메디치 가문이 프랑스

프랑수아 1세에게 선물로 보낸 브론치노의 '비너스와 큐피드의 알레고리', 1800년대의 설국열차로 

명명된 오노레 도미에의 '삼등 열차'를 거쳐 조토의 '아시시에서 성흔을 받는 성 프란체스코'로 다음

방으로 넘어간다.


'아름다움의 방'은 코코 샤넬과 마리 로랑생의 얘기를 다루는데 포스코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화가의

아름다운 책들'에서 마리 로랑생의 작품들을 만나서 그런지 좀 더 친근감이 느껴졌다. 렘브란트의 

'도살된 소'는 전혀 그의 작품같지 않지만 추함 속에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고, 프랑수아

부셰의 '마담 퐁파두르의 초상화'는 뮌헨 알테피나코테크에서 직관했던 작품이라 더욱 반가웠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으로 마무리를 하고 '죽음의 방'으로 넘어가는데 자살 여부가 논란이 되는

고흐의 죽음을 먼저 다룬다. 테오도르 제리코는 '시체를 찾아다닌 화가'로, 고야는 '식인 괴물을 그린

궁정 화가'로 명명했는데 귀족의 장남감이었던 늑대 소녀를 그린 라비아나 폰타나의 작품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 '비밀의 방'에선 프라도 미술관의 대표작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

인지와 밀레의 '만종' 속 숨겨진 아이의 관의 정체, 정말 파격적인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

16세기 교회에 무덤을 가지는 영예를 얻었던 유일한 화가 만테냐 등을 다룬다. 기존에 알고 있었던

내용들도 있었지만 새로이 알게 된 내용과 작품들도 적지 않았는데 역시 미술은 알면 알수록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음음 새삼 확인시켜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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