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본의 아니게 몇편의 영화를 몰아서 봤다.

지난 한 주간 동안 G TV에서 가치봄 영화를 결제없이 볼 수 있는 이벤트를 했는데 난 그걸 금요일 밤 잠자기 전에 알았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 괜찮은 최근 한국 영화를 원없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는데 많이 못 봐서 아쉬웠다.


본 영화 중 최고는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물론 이 영화는 오래 전부터 영화 전문 채널에서 방송해 주긴했지만 끝까지 눈에 불을 켜고 볼 자신이 없어 보기를 밀어뒀다. 그러다 이번에 볼 수 있어 얼마나 좋던지.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좋다. 단지 좀 우려스러운 건 이제 이준익 감독은 컬러로는 영화를 안 만들건가 하는 것과 전기 영화 같지 않은 전기 영화를 만들건가 하는 거다. 이러다 자기 스타일에 빠져 예술 영화를 만들겠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설경구의 연기도 볼만했지만 이정은과 변요한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옮길 순 없지만 가끔씩 툭툭 튀어 나오는 명대사도 좋고. 정말 정약전은 자신어보를 어떻게 썼을까 궁금해진다.


한때 이 영화에 대한 찬사가 끊이지 않아서 궁금하긴 했다. 그런데 이번에 그 궁금증을 풀었다. 일단 나쁘지 않았다. 독립영화스럽긴하다. 독립영화라면 저예산에 상상력의 자유로움 아니겠는가. 장국영이라 우기는 귀신이 찬실이 자취하는 집에 산다는 설정부터가.ㅋ 


솔직히 뭘 가지고 찬실이가 복이 많다는 건지 모호하다. 그나마 우연히 알게된 연하의 영화감독과 연애에 성공했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고. 영화에서 보여준 거라곤 성공 못한 사람은 연애도 못한다는 그렇고 그런 통념을 역시 뛰어넘지 못했다. 고작 영화가 보여주는 건 영화 감독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영화가 엎어지고 인생이 뭐냐고 한탄하다 결국 없는 희망을 짜내어 다시 영화의 길을 간다는 (그것도 프로듀서였지 아마?) 다소 억지스럽고 자위적인 내용이 다다.


그나마 다소의 리스크를 안고 장국영이라 우기는 귀신을 과감하게 기용했다는 것이 나름 주효했던 것 같기도 하다. 김영민이 정말 장국영을 연상시켜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 배우가 심상치 않았는데, 나는 이배우를 나의 최애 드라마인 <나의 아저씨>에서부터 봐왔다. 민소매 런닝셔츠에 사각 팬티를 입고 맘보춤은 장국영의 트레이트마크 아니던가. 그 패션은 따라하되 맘보춤은 추지 않는다.


그래도 이 영화를 좋게 보는 건, 찬실이 역을 맡은 강말금의 역도 좋았지만, 특별출연처럼 출연했던 윤여정이 찬실이 자취하는 집 쥔할머니로 나와줬다는 거다. 이미 오래 전부터 주류영화에서 잔뼈를 키워왔던 윤여정이 이런 독립영화에 기꺼이 출연을 허락했던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여튼 그녀는 너무 멋진 배우라고 생각한다.


왠지 이 영화는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을 것 같고, 찬실이는 감독의 페르소나 일 것 같다. 감독이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만들었겠구나 싶기도한데 스토리가 역시 좀 아쉽다. 


강하늘의 나오는 영화는 다 좋(옳)다.

불만 아닌 불만이라면 전반적으로 사춘기의 첫사랑의 감성이 있다는 거고, 이제 이런 영화에 강하늘은 마지막 영화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강하늘이 얼마 전 드라마에 나오던데 등급이 있더라. 그런 것으로 봐 좀 다른 면모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은데 조만간 볼 생각이다. 암튼 이 영화는 아기자기한 청춘 영화다. 강하늘 좋아하고 청춘 영화 좋아하는 사람에게 강추다.


                       

                    


사랑은 눈이 멀다. 사랑엔 눈이 없다. 

뭐 그런 실상을 보여주는 영화라고나 할까? 그냥 엎치락 뒤치락하는 그렇고 그런 로코 영화는 아닐까 싶었는데 의외로 가면 갈수록 꽤 괜찮은 영화란 생각이 들게 만든다. 


감독이 조은지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알고 있는 그 조은지 배우 맞나 했더니 맞다. 오래 전부터 조연으로 감초 연기를 도맡아 왔던 배우다. 언제부턴가 TV엔 뜸한 것 같았는데 감독으로 나오다니. 새삼 반갑고 감독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다니 달리 보게 만든다.


뭐 로코인만큼 재미는 보장한다. 그런데 눈여겨 봐야하는 건, 주인공 김현(류승룡 분)을 좋아하는 유진 역의 무진성이다. 여기서 유진은 남자다. 그렇다. 유진은 소위 말하는 게이다. 그것도 늙다리 소설가이자 대학 강사인 김현을 좋아하는. 김현을 좋아해 그가 다니는 대학에 들어왔고, 김현이 1년을 쉬자 덩달아 휴학계를 쉬고 다시 대학 강단에 복귀하자 그도 복학을 하는 집요한 사랑꾼이다. 사실 겉으로만 멋있어 뵈는 소설가지 알고보면 갈수록 글도 못 쓰고 첫번째 부인과 지금의 부인과 엎치락 뒤치락 삼각관계다. 그것도 모자라 사춘기인 전 부인이 낳은 아들과도 그다지 좋은 관계도 아니다. 그것도 부족해 이번엔 게이가 자기를 좋다고 쫓아 다니니 확실히 웃픈 인물이다 . 그도 같이 좋아하면 좋겠지만 김현은 동성을 좋아 할 마음이 전혀 없다. 그러니 골치가 아플 수 밖에. 그나마 유진이 악마적 속성을 가진 인물이라면 좋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상당히 반듯하고 좋은 감성도 가졌다. 관객인 내가 봐도 꽤 매력적이다. 


솔직히 난 성적으론 보수적이고, 동성애를 다룬 작품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동성애자를 혐오해서라기 보단, 난 가끔 드라마에 동성애를 슬쩍슬쩍 다루는 걸 보면 오히려 더 화가난다. 그걸 만드는 사람은 동성애를 옹호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의식있는 사람인가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싫다. 물론 처음엔 어느 정도 약발이 먹힐 수도 있겠지만 자꾸 그러면 오히려 동성애자들만 더 이상하게 만드는 꼴이 되는 건 아닌가 싶고, 그런 일방적인 되다만 장면을 보여주는 것 보다 이 영화에서처럼 차라리 문제제기를 보여주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그러므로 서로를 이해의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동성애자들 중엔 유진이처럼 반듯하고 매력적이기만 하겠는가. 하지만 무조건 같은 성을 같은 사람만 보면 침을 질질 흘리는 이상한 인물로 그리는 거 같은 동성애자가 봐도 기분 나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영리하게 보여줄 것만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사람이 보고 나서도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깔끔한 느낌을 가질 수 있으니 말이다. 


그 밖에 몇 편의 영화를 보다가 말았다. 역시 뭔가를 한꺼번에 몰아보는 건 내 취미는 아닌 것 같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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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1-29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산어보>랑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저도 봤었는데 재밌었어요.
찬실이에서 윤여정 배우님의 대사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사람도 꽃으로 오면 좋겠다고!!
근데 김영민 배우가 <나의 아저씨>에도 나왔나요? 아....ㅋㅋㅋ 잠깐 다른 드라마랑 헷갈렸네요. 맞아요. 불륜남으로 나왔었죠. 연기를 너무 잘해서 엄청 미워하고 욕 하면서 봤었어요ㅋㅋㅋ 아이유도 연기 잘 했고^^
저도 <나의 아저씨> 넘 좋아서 두 번 봤어요ㅋㅋ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아직 못봤었는데 한 번 봐야겠군요. 강하늘이라니!!!
강하늘이 이젠 연기 스팩트럼이 선이 굵은 드라마에 어울리는 배우라 첫사랑 감성에 어울리지 않는 걸까요?
전 <재심> 영화에서 강하늘의 조연 역도 좀 아깝단 생각이 들 정도로 계속 강하늘 쪽으로 눈길이 가더군요. 연기를 너무 잘 하는 배우에요^^

stella.K 2022-11-29 14:45   좋아요 2 | URL
김영인 배우는 정말 장국영을 연상케해요.
저는 영화에서 먼저 알려지고 나중에 드라마로 나온 줄 알았더니
드라마가 더 앞섰더라구요. 보통은 영화가 먼저 아닌가요?
책나무님도 강하늘 좋아하시는군요.
저의 최애 배우죠.
물론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 보여주니까 현재는 제 나이로 나와요.
그런데 청춘물에 너무 많이 나오는 건 아닌가 싶어서요.
요즘엔 영화 보다 드라마를 많이 보죠.
그냥 소설 읽는다 생각하고 봐요. 그러다 보니 영화가 좀 멀어졌어요.
우리 영화 여전히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들긴하더군요.
근데 결제해 보는 건 좀 아깝다 싶더군요. ㅋㅋ
장르만 로맨스도 함 보세요.
의외로 괜찮았어요.^^

2022-11-29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9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2-11-30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산어보에서 이정은 특히 참 좋더이다. ^^
변요한은 이번에 청룡 조연상 수상하더군요.
주말에 몰아서 많이 보셨네요. 찬실이는 감독의 페르소나 맞는데 보다가 말아서 다시 봐야겠어요. 강하늘 배우 동주에서도 그렇고 마음에 들어요. 제 맘에 들면 뭐하냐만은 ㅎㅎ 전에 무슨 여행 프로그램에서 여럿이 나왔는데 반듯하면서 에너지 넘치고 배려심에 성격 좋고 밝은분위기 메이커였어요. 스텔라 님에게 양보할게요 ㅎㅎ

stella.K 2022-11-30 13:45   좋아요 2 | URL
ㅎㅎㅎ 그럼 강하늘은 저만을 위한 배우로! 고마워요.ㅋㅋㅋㅋ
전 정말 강하늘이 그렇게 좋더라구요.
뭐 좋아하는 배우가 강하늘 뿐이겠습니까만 정말 마음이 훈훈해지는 게
좋더라구요. 제가 연예인을 좋아하고 그러지 않는데 그러는 거 보면
나이들었나 봐요.ㅠ

<찬실이는...> 나쁘진 않은데 좀 과대평가를 받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꽤 좋은 평가를 받았던데 그렇겠까지...? 좀 그랬어요.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독립영화의 전형일뿐인데.
출연진이 좋긴하더군요.

mini74 2022-11-30 1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산어보 좋아요 ㅎㅎ 흑백이라 수묵화느낌나고 ~ 나의 아저씨는 울면서 봤는데 찬실이는 아직 못 봤어요. 강하늘 잘 생겼죠 ㅎㅎ 동주에서 반한 *^^*

stella.K 2022-12-01 13:13   좋아요 1 | URL
앗, 역시 미니님 배우 볼 줄 아시네요.
강하늘은 사랑입니다!! ㅎㅎ

저도 <나의 아저씨>는 정말 울컥했어요.ㅠ

yamoo 2022-12-12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산어보....정말 끝내주게 좋은 영홥니다. 캐릭터가 좋고 연출력이 발군이라 흑백영화지만 매우 우아한 재미를 선사하는 보기드문 명작이죠. 개인적으로 설경구를 매우 싫어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배우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힘을 빼고 연기하는 설경구를 보니, 내가 알던 그 설경구가 맞나하는 의구심이 들더이다.
더군다나 이 영화을 통해 왜 정약전이 자산어보 책 1권만 달랑썼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여태까지 동생 정약용이 500여권을 쓸 동안 그는 왜 저서가 달랑 한 권 뿐일까...계속 의문이 들었는데, 이 드라마를 보고 바로 해결됐습니다. 정약전은 진정한 애너키스트였던 겁니다. 18세기에 말이죠!!
전 이준익의 모든 영화들 중 자산어보가 가장 감명깊었습니다~~

stella.K 2022-12-05 20:08   좋아요 0 | URL
앗,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1권만 썼나요?
전 그런 것도 몰랐습니다. 동생 책 봐주느라고 그랬을까요?
영화에서 보면 동생 책 봐주고 그러잖아요.ㅋ
영화 정말 좋죠?
전 어제 <동주>를 다시 봤는데 4번인가? 다섯 번째 보는데
다시 봐도 좋더라구요.
설경구에 대한 평가가 여럿이긴 하더라구요.
잘할 땐 잘하고 못할 땐 못한다. 그러니까 항상 잘하는 배우는
아니라고 하는데 전 좋아하지는 않지만 잘하는 배우인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준익 감독은 거의 천재라고 봐야죠.
단지 천재들이 그렇듯 자기 세계에 빠지는 경향이 있잖아요.
혹시 그렇게 되는 건 아닐지 싶은데 쓸데없는 걱정이겠죠? ㅎㅎ

yamoo 2022-12-12 15:22   좋아요 1 | URL
네, 정약전은 자산어보 한 권만 남겼어요. 그 어떤 유학 주석서나 유학에 관한 책을 남기지 않았어요. 정약용만큼 뛰어난 학자였는데, 철학에 대한 인식의 차이로 그는 책을 남기지 않았어요. 영화를 보다보면 그 힌트가 나옵니다!
 

0. 흐리고, 비

어제 저기 남쪽지방은 가뭄으로 제한 급수를 한다는 뉴스를 봤다. 

난 이런 뉴스 보면 아찔하다. 홍수가 나도 문제지만 요 조그만 나라가 혹시 사막화가 되는 건 아닐까 해서.

그나마 오늘은 전국적으로 비가 오는가 본데 흠뻑 내려줬으면 좋겠다.

비가 안 오면 봄에나 있어왔던 산불이 겨울부터 일어날거라고 하던데. 뭐 이게 라니냐 때문이라나 뭐라나. 다 필여없고 어쨌든 제때 비나 내려줬으면 좋겠다.ㅠ


1. 세계 35위

우리나라가 코로나로 인해 사망자를 세계 35번째로 많이 낸 나라라고 한다. 뭐든지 나쁜 거로는 1, 2위를 다투던 우리나라가 그 정도면 다행이라고 하면 눈총을 받으려나? 사실 별로 좋은 성적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코로나가 한창일 때 K-방역해 쌌더니 마스크는 지금도 떼지 못하고 힜지 않은가. 내년 봄엔 마스크를 떼려나?


2. 반성

오늘 2022년 당신의 기록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올해 몇 권을 샀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겠지만, 설명에 의하면 야구공 2개의 높이라고 한다. 이거 원 독서 많이하면 문화인이라고도 하던데 난 문화인도 아니었어. 짐승 아니면 다행이지.ㅋㅋㅋ

그래놓고 이달의 거시기에서 적립금 면제 받았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으니 반성, 반성, 또 반성이다!ㅠㅠㅠㅠㅠ


변명을 하자면 읽으려고 사 놓은 책이 늘 발목을 잡아왔다. 정 못 견디면 적립금 조금씩 헐어 쓰는 정도. 게다가 나만이 아는 어둠의 경로로 협찬 도서 간간이 신청해 보는 정도가 다다. 게다가 다른 서점에서 책을 사 보기도 하고. 갱년기 핑계되고 책을 안 볼 때도 있고. 내가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ㅠ 


암튼 이런 거 저런 게 카운팅에서 배제 됐으니 그런 저조한 성적이 나오지.각 알라디너들이 이달의 책탑이라며 올린 사진들 보면 나의 6개월치 도서량이던데 오늘 완전 한방 맞았다.      


3. 요즘 읽고 있는 책.   

      

숫자와 그다지 친하지 않아 경제학 같은 분야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다. 더구나 경제사는 무슨. 그런데 이 책 의외로 재미있다. 경제사가 이런 거였어? 괜히 쫄고 있었구나 싶다. 너무 쉽게 쓰여져서 스펀지에 물 빠져 나가는 느낌도 살짝 든다.  

무엇보다 그림이 중간중간 삽화처럼 들어있어 좋다. 요즘은 그림이 좋아진다. 나 같이 경제학에 문외한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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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22 2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야구공 2개에서 빵 터졌습니다. ㅎㅎ 아 근데 우리가 알라딘에서 산책만 읽는거 아니잖아요. 그리고 스텔라님 말씀대로 이미 사놓은 책이 엄청나고요. 저도 올해 산책보다 훨씬 많이 읽었는데, 정작 알라딘에서 산 책은 안 읽고 미뤄두고 있네요. ㅎㅎ 저 그림으로 보는 경제사는 담아갑니다. 재밌을거 같아요. 반성 그만하셔도 될듯해요. ㅎㅎ

stella.K 2022-11-22 20:35   좋아요 1 | URL
진짜 비유가 넘 절묘하지 않습니까? 저도 보고 웃었습니다.ㅎㅎ
아, 고맙습니다. 바람돌이님은 사랑이어요!^^

책읽는나무 2022-11-23 2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독서량은 구매 권수랑 상관 없는 것 같아요.
전 늘 구매량의 15% 정도 읽고 있다고 뜨거든요. 온라인 서점에서 산 책들,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들 등...그리고 구매량은 정확하지 않죠^^ 전 중고 책을 구입했더니 모든 게 다 집계로 올라가는 것도 같구요.
그러니 사는 책, 읽는 책의 집계는 정확하지 않아 그냥 저냥 그런가 보다!! 되더라구요.
대신 오로지 눈여겨 보는 건 구매금액!!!
이렇게나 많이 썼다고? 전 그걸 반성하곤 합니다ㅋㅋㅋ 매번 반성하고, 또 잊어 먹고~ㅋㅋㅋ

stella.K 2022-11-24 20:28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사실 책나무님이 말씀하신 모든 게 포함이 되야하는 거지
구매 금액만 가지고는 정확한 계산이 안 되거든요.
반성하고 잊는 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우리가 무슨 다른 걸로 사치를 부리길 합니까,
남에게 헷코지를 합니까? 책 사 볼 자유도 없으면 무슨 낙으로 살라꼬~ ㅋㅋ

희선 2022-11-25 0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눈이 와야 할 때쯤인데, 눈보다 비가 오고 비도 별로 안 왔어요 동쪽에는 많이 온다고 들었는데 어땠는지 모르겠군요 비 오는 게 지역마다 다르다니... 위쪽에 비 많이 올 때 남쪽 섬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런 곳은 거기에 가는 사람이 있어야 좀 나을 텐데 물이 없으니 가는 사람도 별로 없었겠습니다 지구가 어떻게 되려는 건지...


희선

stella.K 2022-11-25 09:44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어제 도서지역에 쌓여있는 해양 쓰레기가 엄청 나더군요. 그걸 처리하려면 다시 배타고 소각장이 있는 뭍으로 나와야 하는데 그게 또 하세월이라는군요. 정말 우리가 지구한테 무슨 짓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ㅠ

레삭매냐 2022-11-25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도 놀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네 권의 책을
샀답니다.

그냥 사서 못 읽고 있는 책에
대해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
으로 ㅋㅋㅋ

덜어내야 하는데 그게 더 쉽지
가 않네요 흠...

stella.K 2022-11-26 09:51   좋아요 2 | URL
와~네 권씩이낫!
역시 독서고수는 다르시네요.
진짜 덜어내는 거 쉽지않아요. ㅠ

페크pek0501 2022-11-27 14: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더 반성해야 한답니다.
아, 이번 해엔 서재의 달인, 안에도 못 들게 생겼다고요!!!
남들 다 뽑힐 때 배 아파하지 않아야 할 텐데...ㅋ

stella.K 2022-11-27 20:32   좋아요 2 | URL
ㅎㅎㅎ 다 심은대로 거둔다잖아요.
심은 게 없으면 뭐 마음을 비워야죠.
저는 벌써 언제 됐는지도 기억도 나지 않아요.
글구 뭐 달인 됐다고 보내주는 선물이 그닥 욕심낼만 것도
아니잖아요. 예전처럼 책을 사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서로 좋아하고 축하해 주는 거 잠깐 보고나면 또 덤덤해질 거예요.^^

mini74 2022-11-30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는 오염수가 큰일이에요. 대구에서도 그나마 잘사는 동네는 수원지가 달라서 그들은 침묵하고 있고 ㅠㅠ 야구공 2개ㅎㅎ 너무 깔끔한 설명입니다 ~

stella.K 2022-12-01 13:22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도시지역에도 상하수도나 관개 시설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안 되니까 그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꼭 우리나라 6, 70년대 마냥.
그렇다고 몇 가구 안 되는 곳을 위해 쓸 예산은 없고
그런 거겠죠?

미니님은 야구공 몇개인가요? 꽤 많을 것 같은데...^^
 
조선의 大기자, 연암
강석훈 지음 / 니케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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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이 스스로를 기자라고 한다고 했을 때 난 좀 얼떨떨했다. 

그렇다면 난 이제까지 그를 무엇이라고 알고 있었을까? 실학자겸 문장가 아니었나? 소설가라고도 하고. 그것은 또 허균과 얼마나 많이 헷갈리던가. 기자가 그리도 오래된 직업이었나 하는 의구심이 일기도 했다. 기자는 우리나라엔 적어도 20 세기 초에나 생겨난 직업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런데 연암은 무려 1780년 건륭제의 70회 생일을 맞아 진하 사절단으로 북경으로 갈 때 자칭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이것은 또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거의 1 세기나 앞선 것이기도 했으니 긍지를 가져도 좋을만하겠다. 기자라는 직업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기자가 쓴 글을 좋아해서 이 책을 읽었다.  

기자가 쓴 글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내가 읽은 건 문학이나 출판 분야에 한정되었으니 이렇게 역사적 인물을 대상으로 쓴 글은 이 책이 처음이다. 게다가 저자는 중국 특파원이(었)다. 그러니 기자로 본 연암 연구라고나 할까. 책이 제법 묵직하다. 저자가 왜 주제를 그렇게 잡았을지도 알 것 같기도 하다. 중국 특파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으니 과연 기자로서의 연암을 추적하고 싶었을 것이다. 더불어 기자는 과연 어때해야 하는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연암은 1737년(영조 13년) 음력 2월 5일 처사 박시유와 함평 이 씨(?) 사이의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조부 박필균은 지평, 교리 등 벼슬을 했지만 아버지 박시유는 벼슬에 별 뜻을 두지 않고 조용히 살았다고 한다. 때문에 연암은 조부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연암 역시도 과거를 포기하기도 했으니 그 점은 아버지를 닮은 듯도 하다. 또 그게 과거를 볼만한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는 과거 시험장에서 답안을 쓰긴 했지만 내지는 않고 과감히 그 자리를 떨치고 일어났다고 한다. <과정록>을 보면 그가 쓴 고체시가 하도 기이하고 뛰어나 친구들이 그것을 외웠을 정도라고 하니 가히 천재급 아닌가.  



그는 왜 그랬을까. 원래 과거에 합격하는 것이 그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렇게 하므로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무언의 항거 수단이었고 그러한 저항을 통해 양반 사회의 이중성과 허위의식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진정한 선비 정신으로 가다듬고자 했을 것이란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 시절이나 이 시절이나 입신양명은 보통 사람의 한결같은 꿈인가 보다. 연암이 멋있는 건, 그는 타고난 배경과 학식이 있음에도 그것에 매이지 않고 자유했다는 것일 게다. 



그렇다면 연암이 생각하는 기자는 어떤 사람일까.  

읽다 보면 그가 술을 부어 먹을 갈았다는 대목이 나온다. 딱 이것만 읽으면 멋과 풍유가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그렇진 않다. 그때 하필 물이 없어 급한 대로 술을 썼던 것이다. 급하게 기록해야 할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에게 필수인 적자생존이란 말은 최근 갑자기 튀어나온 말이 아니구나 싶다. 그나마 가까이 술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것마저도 없었다면 어쩔 뻔했을까 싶기도 하다. 솔직히 인간의 기억이 그리 오래지 못하고 누구는 7초 이상을 가지 못한다는 말도 있던데, 먹이 어디 7초 안에 갈아지는 물건이던가. 휘발되는 자신의 기억력을 어떻게 부여잡았을지 말이 좋아 멋이지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그에 비해 현대에 들어와서 아날로그 시대 땐 수첩과 볼펜을 썼을 것이고, 지금은 스마트폰을 필수 도구로 사용할 것이다. 과연 기자의 적자생존이 그 옛 시대보다 나아졌는지 기자들에게 물어볼 일이다. 



물론 실제로 그런 고사성어가 있긴 한가 보다. 말안장에서 붓과 벼루를 꺼내 술로 먹을 간다는 뜻의 손주마묵. (그런데 한자사전에선 찾을 수가 없다. ㅠ) 과연 낭만적이다. 연암이 풍유 정신과 적자생존의 정신은 모두 갑이었으니 둘 다 가능했을 것이다. 



이 책이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연암의 기자 정신과 글쓰기 정신이다. 

그중에서도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연암이다. 

기자들 사이엔, 'Something about everything, everything abdut something'이란 말이 있다고 한다. '기자는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알아야 하고, 어떤 것은 모두 알아야 한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어찌 보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의 또 다른 의미 같기도 하다. '모름지기 기자라고 하면 정치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어떤 분야에서라도 예측 불허의 뉴스거리가 발생하면 언제든 취재할 수 있는 일정 정도의 상식과 교양이 필요하며 달팽이 촉수처럼 늘 안테나를 세우고 기사를 취재할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제너럴리스트로서의 기자다. 그리고 이것의 진가는 열하일기가 보여준다.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연암은 어떠한가. 앞서, 과거에서의 제출하지 않은 시험답안을 친구들이 외울 정도라고 했던 것처럼 연암은 박학다식 박람강기(다양한 책을 읽고 기억을 잘함)의 스페셜리스트였다. 대형 르포르타주인 열하일기의 큰 주제는 바로 신진 문물제도 도입과 이용후생을 통한 부민 강국을 모색하는 '조선의 국부론'이었다. 그런 만큼 연암은 탁월한 경제 전문가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기자는 과연 어떠한가. 연암 같은 기자 어디 없냐고 찾는 것이 아니다. 과연 오늘날의 기자에게 자기 전문분야는 있는지, 일부러 자기 분야 외엔 다른 것엔 일체의 관심을 갖지 않으려는 우물 안의 개구리는 아닌지 모르겠다. 또 그것은 기자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어느 한 분야의 전문인이라는 사람일수록 외골수가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통섭을 외치기도 한다.  



오늘날의 기자를 두고 사람들은 기레기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그만큼 기자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가짜 뉴스도 많아졌고, 직접 보고 발로 뛰기보다 인터넷 어디선가 있을 법한 기사를 자기 구미에 맞게 살짝 고치고 자기가 쓴 양 하는 기자도 많다고 한다. 또한 진실을 파헤친다는 미명 하에 오히려 싸움을 부추기거나 사람의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보도도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내 주위엔 신문과 뉴스 안 보고 산다는 사람도 많아졌다. 골치가 아프다는 거다. 그때마다 기자는 한숨을 지을 것이다.  



물론 세상에 이런 기자만 존재하겠는가. 분명 좋은 기자도 많을 것이다. 매스컴이란 게 워낙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다 보니 부풀려지고 때문에 좋은 글을 쓰는 기자의 글이 묻힐 때도 많을 것이다. 어떤 기자가 됐건 기사의 기술만을 배우지 말고 기자의 정신을 배웠으면 좋겠다. 연암은 나라의 부국강병과 실사구시를 추구하며 글을 썼다. 어떤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항상 발로 뛰며 현장을 중시했다. 그저 지면이나 겨우 채우는 것 같으면 그 사람은 기자가 되지 말아야 한다. 한마디로 연암에게서 배웠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기자 역시 여느 작가 못지않게 글 쓰기 노하우를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데, 연암은 법고창신의 작법을 강조했다. 즉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그는 법고만 있어도 안 되고, 창신만 고집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글을 쓰기를 격려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암의 시대에도 남의 글이나 베끼거나 글의 모험을 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사실 오늘 날도 글쓰기에 관한 책들은 노하우만을 전수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아 그 밥에 그 나물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래서 글 쓰기에 관한 책은 잘 골라야 한다. 가급적 노하우는 글 쓰기 초보 때 읽고 이렇게 옛 선인들이나 창작의 정신에 대해 다루어 놓은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의 글을 쓰는 일일 것이다. (이렇게 말하지만 이건 나도 잘 안 된다.ㅠ)



고백하자면 난 지금 이 책을 다 이해하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한 3분의 1이나 이해했을까? 아니 어쩌면 그 보다 못한지도 모르겠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땐 두 마리 토끼를 염두했다. 기자의 글을 좋아한다고 했던 만큼 저자의 글을 즐기고 더불어 연암도 알게 되는.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건 저자가 글이 못 써서가 아니다. 오히려 내가 연암에 대한 이해가 일천해서다. (솔직히 저자가 조금 더 풀어썼다면 하는 욕심도 없지 않다.) 그래도 내가 저자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건 저자가 정말로 연암을 좋아하는가 보다. 그리고 그런 저자의 자세가 좋았다. 누군가 닮고 싶은 모델이 있어 그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건 단순히 기술만을 추구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고 여유를 가지고 다시 한번 정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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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2-11-18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저도 무척 좋아해요. 20대부터 꾸준히 읽고 있는데 느낌이 매번 달라요. 박지원 선생은 문이과 통합형 천재가 아닐까 싶어요. 이 책의 작가도 박지원 선생을 사랑하시는 모양이에요. 이해가 됩니다.^^

stella.K 2022-11-18 18:29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박지원은 잘 몰라서 읽는데 좀 그랬습니다.
mokl2000님은 박지원을 좋아하시니
이 책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정말 저자가 연암을 많이 좋아하는 게 느껴집니다.^^

바람돌이 2022-11-18 2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박지원 좋아해요. 그의 산문을 읽으면 정말 시대를 뛰어넘는 자유로움이 느껴진다죠.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는 생각의 지평을 보여주는 분입니다. 고미숙선생인 박지원과 정약용을 비교한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라는 책을 썼는데 여기서도 아무리 봐도 매력적인 사람은 연암 박지원입니다. ^^

stella.K 2022-11-18 20:27   좋아요 2 | URL
어련하시겠습니까? ㅎㅎ 그러고 보면 박지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그저 찜만 했습니다. 분발해야겠습니다. 고미숙 선생이 그런 책도 썼군요.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찜합니다. 좋은 주말보내십시오.^^

희선 2022-11-19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다보니 읽지는 않은 책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연암처럼 써라만 생각났는데, 찾아보니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네요 stella.K 님은 연암한테 관심을 가지고 이런 책을 보셨군요 저는 이름만 압니다 그런 사람이 한둘은 아니군요 연암 박지원이 기자였다니 그 시대 기자였네요


희선

stella.K 2022-11-19 09:49   좋아요 1 | URL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제목 같네요. ㅎ 다산과 연암에 관한 책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연암이 기자였다는 건 이책에서 첨 알았네요. 연암도 연암이지만 기자가 쓴 책을 좋아해서요ᆢ😂
희선님, 좋은 주말요!^^

페크pek0501 2022-11-27 1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연암에게서 문장을 배우는 책을 읽었었어요. 당대 문장가 어쩌고 하면서 홍보했던 책 같아요.
이젠 책 제목도 기억이 꽝, 이네요. 흐흐~~

stella.K 2022-11-27 20:27   좋아요 1 | URL
ㅎㅎ 저도 그래요.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고
기껏 남이 애써 말한 것도 알아 듣지도 못해 딴소리하고.
뭐 이러면서 사는 거죠. 세월 앞에 장사 없다잖아요.
그냥 대충 살기로 했어요.ㅋㅋ
 

0. 조금 쌀쌀하고, 맑음


1. 책 이별식


오늘은 모처럼 동네 주민센터에 보낼 책을 추려냈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방 한쪽에 쌓아놓은 책을 톡하고 건드렸더니 일부가 와르르 무너졌다. 그중에 다시 안 읽을 책을 추렸다. 그렇다고 표가 나지는 않는다. 


코로나 전엔 괜찮은 책은 중고샵에도 팔곤했는데, 중고샵으로 보내든 주민센터로 보내든 꼭 해야하는 일이있다. 그건 책마다 다닥다닥 붙여놨던 북마크를 떼어내는 일이다. 읽을 당시에는 중요한 것 같아서 해놓지만 다시 읽지 않을 것 같으니 떼어내야 하는데 그것도 일이다. 그리고 이것은 일종의 이별식도 된다.   


알라딘제 북마크는 비교적 내구력이 좋아 저렇게 떼어 놓으면 다음 책 읽을 때 재활용이 용이하다. 그런데 재활용되는 북마크 저렇게 붙여놓으니 전선위의 참새 같다는 느낌 안 드나?  

나만 그러나...? ㅋ 




  


2. 기계치

그래서 저렇게 인증샷을 남겨 보았다. 그런데 흑백이다. 어떻게 흑백사진이 됐는지 모르겠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싱글테이크라는 게 있어 눌러 보았더니 여러 장이 연속해서 찍힌다. 그리고 뭐 하나를 눌렀더니 아마도 그때 흑백으로 찍힌 것 같다.

어째든 의도한 것이 아니라 휴지통에 버리려고 했는데 또 보니 나쁘지 않다. 솔직히 좀 폭격맞은 느낌이긴한데 컬러라면 더 적나라하지 않은가.ㅋㅋ 

그 와중에 프레이야님의 책도 보인다.

다시 흑백으로 찍으라면 못 찍을지도 모른다.ㅠ


3. 인기서재 재등극


한때는 인기서재에서 밀려나 본 적이 없었던 시절도 있었다. 언제적 이야기던가. 그리고 언젠가 모르게 사라졌다. 그런데 얼마만인가? 재등극하기는. 하도 신기하여 캡처해 남겨본다. 

할렐루야!ㅋㅋㅋ   

   

 알라디너 인기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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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16 2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흑백사진이 분위기가 좀 있죠? ㅎㅎ 눈썰미 없는 저는 북마크 못보고 지나쳤다가 글 읽고 다시 봤네요. 근데 전선위의 참새같지는 않은데요. ㅎㅎ
인기서재 재등극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쭈욱 유지하시길 바라며 화이팅 한사발 보냅니다. ^^

stella.K 2022-11-16 20:28   좋아요 2 | URL
아, 그건 그래요. 컬러였다면 전선위의 참새처럼 보일 거예요.
그점은 좀 아쉽긴한데 저도 흑백사진 좋아해요.ㅋㅋ

에이, 뭐 새삼스럽게...
그냥 알라딘 서재에서 보이길래.ㅋ
예전 같은 열정은 없어진지 오래여유.
그래도 바람돌이님 화이팅 한 사발은 고맙구먼유.^^

북프리쿠키 2022-11-17 14: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네 주민센터 보내는 일도
귀찮고 번거로울텐데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텔라님을 보고 또 한번 절 돌아보게 합니다 ㅎ

stella.K 2022-11-17 15:02   좋아요 3 | URL
ㅎㅎ 아뮤, 부끄럽습니다.
그것도 코로나로인해 3년만에 하는 일인 걸요.
저도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중고샵에 나가 팔기도 할 텐데
이제 그짓은 못할 거 같습니다.
대신 낡은 책은 버리고 상태가 좋다 싶은 건 마트나 산책 나가는 길에
주민센터에 보내려구요.
그렇게 자리를 내야 또 새로운 책을 채우죠.
다 꿍꿍이 속이 있는 거랍니다.ㅋㅋ

페크pek0501 2022-11-27 14: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인기서재 등극을 축하드립니다. 이건 어떻게 아는 건지요?

저는 이달 초에 25권을 책장에서 빼서 버렸답니다. 다시 읽지 않을 책 같아서요.
그런데 버린지 모르고 찾을까 봐 ‘버린 책 리스트‘도 작성해 놨어요. 노트 뒤에. 이젠 제 기억력을 믿을 수가 없어서 말이죠.

stella.K 2022-11-27 20:45   좋아요 2 | URL
앗, 모르셨어요? 알라딘 서재 들어가시면
왼쪽 중간에 ‘알라디너 인기서재‘ 나와요.
F5 새로보기 누르시면 조금조금씩 누가 인기서잰지
바뀌어요.
이날 이후 전 또 인기서재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요.
제가 그렇지요 뭐.ㅋㅋ

저도 주민센터에 몇권 보내긴 했는데
아직도 다시 안 볼 책들이 많아요.
넘 오래된 책들은 버리고 상태가 괜찮은 책들은
또 보내려고요. 보내긴 하는데 밑줄친 책들이 있어
그게 좀 걸리긴 해요. 뭐 밑줄 거서 열람할 수 없다면
알아서 버리겠죠.
근데 오래 전 가서 보니까 제 책이 열람실에 꽂혀있긴 하더군요. ㅎㅎ

저도 버린 책 리스트를 만들어 놓아야 하는데
게을러서 안하고 있어요. 어느 날 문득 무슨 책이 필요해서
있나 찾다 없으면 보냈구나 하면 되는데 좀 놀라긴하겠죠?
그땐 뭐 다시 사던가 주민센터에서 빌려보던가 그래야죠.
정말 책이란 살 때만 좋지 애물단지어요.ㅠㅠ

mini74 2022-11-30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축하드려요. 뜸한 사이 이렇게 좋은 소식이 ~ 저도 흑백사진이 더 이별정서에 와닿는거 같아요 ~

stella.K 2022-12-01 13:24   좋아요 1 | URL
ㅎㅎ 고맙습니다. 하지만 뭐 제가 게을러서 다시 인기서재에
등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ㅠ
흑백사진 아련하고 좋죠?
그런데 저 사진은 흑백이어서 더 폭격 맞은 느낌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ㅋㅋ
 

0. 대체로 흐린 하루였으니 오후 들어 맑아짐.


1. 다롱이가 왔다. 진짜 온 건 아니고 꿈속에서. 꿈이 너무 생생해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근데 두 번 다 모습은 볼 수 없고 녀석이 내 이불속에서 꼬물거리기만 했다. 


녀석이 어렸을 때 몇년간 밤이면 내가 데리고 잤다. 그러면 이불속에서 자다가도 꼬물대곤 했는데 그 느낌이 너무 생생한 것이다. 자는 중에서 녀석이 어떻게 왔을까 신기했다. 그 꿈을 깨고 어찌나 허무하던지. 


그리고 이틀만에 또 다시 꿨다. 이번엔 녀석이 내 어깨있는데서 꼬물락 거린다. 그때는 꿈속에서 나도 알겠다. 이건 꿈이야. 빨리 깨어나야 한다고. 나 스스로가 말했고 다행히도 곧 꿈에서 깨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노모에게 말했더니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하는 말. "거 개꿈이네." 한다. 나는 조용히 밥을 먹었다. 내가 가을을 탄다.


2. 

무슨 책이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평소 기자의 글에 관심이 많아 겁없이 덤빈 책인데 깨갱하고 있는 중이다. 더구나 모처에서 협찬 받은 책이라 리뷰를 쓰긴 해야겠는데 뭐라고 써야할지 좀 막막하다. 딱 하나 인상 깊었던 건, 박지원이 취재를 의해 글을 써야하는데 지필묵은 있는데 물이 없다. 그러자 술은 있어 물 대신 술을 벼루에 부어 묵을 갈아 글을 썼다고. 이 대신 잇몸이라고 그런 기지를 발휘하다니. 괜히 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거 외엔 딱히 기억나는 게 없다. 아무래도 연암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고 했는데 그건 욕심이었다. 아까 낮에 백탑파가 언급됐길래 못다 읽은 김탁환 소설이나 다시 읽을 걸, 내 주제에 무슨 조선 대기자냐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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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11-14 2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 대신 술이라니! ˝좀˝ 보다 더 많이 멋진데요^^ 박지원말고도 왠지 옛 시절, 그리했던 이들이 더 있었으리라는 상상을 해봅니다^ ^

stella.K 2022-11-15 09:52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워낙 풍유를 좋아하는 양반이니 물은 없어도 술은 있었겠죠? 역시 멋있는 양반입니다.^^

초란공 2022-11-15 00: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래간만에 뵈요! ^^ 저도 연암 선생이 고북구 장성 어느 담벼락에 술갈아서 낙서한 대목을 가장 좋아합니다. 고북구 장성에도 가보앗는데 도대체 이 양반은 어디에다 낙서를 했을까요 ㅋㅋ

stella.K 2022-11-15 10:00   좋아요 3 | URL
앗, 오랜만에 오셨네요.^^
고북구 장성이면 전라도인가요? 대단하시네요. 거기도 다녀오시고. 저는 잊고있던 백탑파 나오니까 김탁환의 월하광인인가? 그게 읽고 싶어지더군요. 김탁환은 제가 유일하게 전작하고 싶은 작가거든요. 저도 가보고 싶네요. 고북구.😊

호우 2022-11-15 07: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흥미를 끌긴 하네요. 그런 경우가 종종 있는 거 같아요. 제목이 흥미를 끌어서 표지가 시선을 끌어서 펼치게 되는 책들.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재미가 없거나 지루하거나 해서 이걸 끝까지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물 대신 술을 부어 먹을 갈다니 좀 낭만적이네요.

stella.K 2022-11-15 10:05   좋아요 3 | URL
네. 맞아요. 그런 책있죠.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이책은 잘 쓴 책 같아요. 근데 제가 워낙 연암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보니 이 사단을 맞은 것 같습니다. 나중에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또 그런 책 있잖아요. 당시엔 잘 안 읽혔는데 시간가서 읽으니 좋은거. 그렇게되길 바라며.^^

mini74 2022-11-15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씨가 취해서 비틀거리진 않았을까 혼자 웃어봅니다. 개꿈은 맞는데 그리운 개꿈이네요. 오늘날이 찹니다. 따시게 입고 다니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stella.K 2022-11-15 10:12   좋아요 3 | URL
ㅎㅎ 전 거기까진 생각 못했는데 역시! 전 오히려 먹이 제대로 갈릴까?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ㅋ
다롱이는 죽었을 당시엔 슬픔과 편안함이 교차했는데 지금은 온전히 그리움만 남네요. 가끔 녀석의 털 촉감이 그립더라구요. 목욕 막 씼기고 드라이로 말려주면ᆢㅠ
미니님도 따신 하루요~😊

프레이야 2022-11-16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구 다롱이 생각 많이 나시나 봐요. 몸이 기억하는 거죠. 고 작은 게 이불 속에 들어와 저의 맨발에 털이 닿는 촉감 넘 따시하고 부드럽고 그냥 사랑이지요. 울집은 냥이지만 비슷하겠죠 ^^. 가을 타시나 봅니다 ㅎㅎ
연암 안 그래도 멋진데 술을 물 대신. 전 술을 물 대신 마시는 걸루다가 좋아하는데 요샌 마시면 다리가 아픈 거 같아 와인 조그만 마십니다. 오늘도 날씨는 너무 좋으네요. ^^

stella.K 2022-11-16 13:35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런 거겠죠? 녀석을 데리고 잔 건 그리 오래지 않죠.
처음 한 5,6년...? 버릇을 들여 놓으니까 밤에 지가 알아서
제 방을 찾아 오는 게 기특하고 신기했어요.
근데 제가 녀석한테 코 꿰었네요. 울컥~

술 좋아하시는군요. 역시!
하긴 우리가 갱년기잖아요. 몸조심해야할 때죠.
리뷰 써야하는데 이러고 있네요.ㅠ

레삭매냐 2022-11-16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이고 곧 겨울이네요.

리뷰의 압박!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읽고
쓰는 리뷰와 압박 리뷰는
차원이 다르지 않나 싶습
니다.

전 위화의 신간을 읽습니다.

stella.K 2022-11-16 14:08   좋아요 0 | URL
전 왜 겨울이 오지 않나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은 11월. 가을이더군요.
모기도 안 죽어요.
그래도 11월 말 되면 정말 춥겠죠?
최근 몇년간은 겨울이어도 별로 춥지 않아 올해도
그러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위화의 신간이 나왔군요. 그레이엄 그린의 <코미디언스>
북펀딩하던데 안 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