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난 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일상 대화에서도 '드라이, 드라이' 하고 다닐 지경으로 계속 소설 [드라이]가 생각난다.  


https://blog.aladin.co.kr/757693118/14227819

한국이 물부족 국가라는 사실, 올해 뵈었던 어르신 중에서 상수도 시설이 없는 거주지에 사셨던 지라, 출산 임박해 스스로 작은 우물을 팠다는 회고담, 심지어는 사막 행성 배경의 영화 [DUNE](2021)나 다큐멘터리 [Blue Gold]까지 꼬리를 물고 계속 생각난다. 일상이 예고 없이 비일상 재난 상황으로 전환되고, 국가라는 안전망은 구멍 숭숭 뚫린 신기루에 불과한 상황이 '당신들만의' 것이 아닌, '우리의,' '나의' 상황이 될 수 있으니까.



오래 전, 수자원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와 불평등을 다룬 다큐멘터리 [블루 골드]를 보았다, 2023년 업데이트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신간 [워터]를 읽었다. 하버드(중퇴이지만) 출신 헐리우드 배우로 더 유명한 멧 데이먼과 개리 화이트가 함께 썼다. Water.Org 공동 설립자인 이들이 서로의 노력과 철학을 칭송하면서도, 물부족의 현실을 현장 전문가의 시각에서 전해주는 책이다. 이들이 어떻게 "Water.Org" https://water.org/를 통해 지구촌 물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는지 책에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또한, 깨끗한 물 접근성이야 말로, 생존뿐 아니라, 교육 기회, 성평등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유도한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분들이 발벗고 나서 준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 다만, 부제인 "물이 평등하다는 착각"을 십분 살려서, 물이 부족한 지역 사람들의 시점에서 불평등의 현실을 조금 더 생생히 삽화처런 부각시켜주었더라면 하는 욕심을 독자로서 부려본다.



[드라이] 덕분에 앞으로도 한 동안, 물 불평등에 대한 자료를 찾아 다닐 것 같다. 



캘리포니아 수로(California Aqueduct) 때문에 수로 지나는 주변 지역민의 건강(평균 수명)이 현저히 나빠졌다고 비판하는 (저자 자신이 그 지역 출신) 책을 분명히 읽었습니다. 그런데 제목이 기억 나지 않아 답답합니다. 계속 검색어를 바꿔하며 그 책을 찾고 있는데(뭔가 건강 불평등에 관한 책), 혹시라도 플친님들 중 그런 책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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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1-01 2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맷 데이먼!!!!! 오~~
책 제목을 알려드리지 못해 아쉽네요ㅜㅜ
저도 궁금하네요!!
물 아껴써야 하는데 큰일입니다ㅜㅜ
기후위기도 그렇고, 앞으로의 미래가 어찌될지?

얄라알라 2023-01-02 12:25   좋아요 3 | URL
맷 데이먼도 그러하고, water.org 공동 설립자 개리 화이트 역시
어머님께서 봉사에 진심이신 분이셨더라고요^^

알게 모르게, 공동체를 보듬는 엄마의 마음과 행동이 자녀에게 전해지나봐요^^

책읽는나무님, 해피 먼데이 시작하셨기를^^

감은빛 2023-01-02 2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라도 쪽 가뭄이 심각해서 상수원이 말라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습니다.
한국이 물부족 국가라는 이야기는 언론의 오보였지요.
실제로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도시화, 산림 정책, 4대강 사업 등으로 점점 더 물 자원이 부족해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저도 책 제목을 알려드리지 못해 아쉽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얄라알라님.

얄라알라 2023-01-03 13:04   좋아요 1 | URL
감은빛님 감사합니다. 물 부족 세계 지도를 보면 우리나라 남부지역은 붉은 색이더라고요
먹거리가 나오는 귀한 땅인데, 도시민으로서 클릭과 배송 받는 데만 익숙해져서
정작 땅 지키시는 분들의 고뇌가 제 것임을 잊을 뻔했어요

일깨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은빛님.

책 제목, 아, 저도 정말 답답해서 도서관을 직접 찾아서 서가에서 어슬렁 거리는 게 빠를 것 같아요^^ 분명 읽었으니까 ㅎ


고양이라디오 2023-01-05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이 부족하면 정말 끔찍할 거 같아요ㅠ 얄라님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ㅎ

멧 데이먼이 이런 활동하는지 처음 알았네요ㅎ 좋은 일 하시네요^^b
 

요새 정가 5000원인 책 드물 텐데... [몽실 언니] 정가가 5000원인 걸 확인했다. 언니를 서가에 모셔만 둔지 십수 년 지났나 보다.


후회된다. [Pachinco]는 득달같이 원서로 도돌이표 감아가며 읽었으면서, 정작 권정생 선생님의 [몽실언니]를 소홀히 대접했다니. 게다가 난, 고작 1/5이나 읽었을까 한 지점에서 무례하게도 책 덮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이제 열 살도 안 된 몽실이가, 자신에게 닥친 가혹한 시련을 "제 팔자"라고 말하는 게 안타까워서 였긴 했지만...


https://blog.aladin.co.kr/757693118/14198722


[몽실언니]를 다 읽고 나니, 어머니 밀양댁도, 몽실이 새아버지도 친아버지도, 몽실이가 만났고 스쳤던 많은 사람들이 내렸던 선택과 행위들을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된다.

Presentism

나에게 "직관력 있다perceptive"고 칭찬(?) 해주셨던 선생님께서는, 과거를 해석할 때 "presentism"를 경계하라고 알려주셨다. '현재주의(?)로 옮겨야 하나?'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는 못하겠지만, 현재의 잣대로 과거가 남긴 편린들(물질이건 비물질적 관계이건)을 상상하려는 성향을 극복하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그런데 내가 [몽실 언니]를 읽으며 반대로 했다. 아침이면 스벅에서 뜨거운 커피 마시며 자판 두드릴 생각하며 배곯아 본 적 없는 나는, 지극히 내 중심의 현재주의적 관점에서 [몽실 언니]를 해석했으니까.

* * 

"다리 다친 건 제 팔자"라는 몽실이의 말은, "누구라도, 누구라도 배고프면 화냥년도 되고, 양공주도 되는 거예요."라는 현실 인식과 이어진다. 이제 채 열 살 정도 나이였지만, 몽실이는 구조적 폭력에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름의 전략으로 생존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존중했던 것이다. 나보다 훨씬 어른스러웠다. 그래서 "언니"같다.

몽실이는 전쟁통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난남"으로 불리는 동생을 갓난이 때부터 엄마 대신 먹여 키웠다. 젖도, 쌀도, 기차삯도 동냥해서 동생과 아버지를 부양했다. 깡통을 구해 '거지'를 자청하더라도, 동생을 살리려고 최선을 다했다. 몽실이에게 "팔자"는 영어 단어의 "destiny" 뉘앙스가 아니었는데, 내가 잘못 이해했던 것 같다. 미안스럽다.

* * 

몽실이가 업어 키웠던 동생 난남은 학교에서 글을 익혔고, [안네의 일기]를 좋아했다.


자신도, 몽실이도, 죽은 금년이 아줌마도, 한국의 모든 여자들은 안네 같다고 생각했다.

...

절뚝거리며 걸을 때마다 몽실은 온몸이 기우뚱기우뚱했다. 그렇게 위태로운 걸음으로 몽실은 여태까지 걸어온 것이다. 불쌍한 동생들을 등에 업고 가파르고 메마른 고갯길을 넘고 또 넘어온 몽실이었다.


[몽실 언니] 마지막 장.

"한국의 모든 여자들은 안네 같다"라고 적어준 권정생 소설가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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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23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득 오래 전 드라마로도 나왔는데 그때 주인공을 맡은 그 소녀 탈랜트 지금은 뭐하며 사는지 궁금하네요. 똘똘하게 연기를 잘 해서 나름 인기있었는데. ㅎ

얄라알라 2022-12-23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tella K님 말씀해주시니 갑자기 검색해보고 싶어졌어요^^ 전 드라마는 본적이 없는데 단발머리 그 소녀는 알 것 같아요^^

서니데이 2022-12-23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권장도서여서 이 책 읽긴 했는데,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 읽으면 또 다를지도 모르겠어요.
잘읽었습니다. 알랴알라님, 이번 일요일이 크리스마스인데, 날씨가 계속 추울 것 같아요.
추운 날씨 조심하시고,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메리크리스마스.^^

얄라알라 2022-12-27 09:50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서니데이님, 제가 핸드폰으로 북플 확인하다 보니 바로바로 댓글 인사를 못드렸네요.

저는 뒤늦게 읽고 보니,
다른 분들은 이미 다 읽으신 필독서였나봐요.

분량은 짧지만 저를 충격에 빠지게 한 책이었네요^^;;

서니데이님께서 해피 연말 보내시기를
 

“다리 다친 건 내 팔자예요”

"내 팔자八字"란 말을 권정생의 소설, [몽실언니]에서 만날 줄 몰랐다. 그것도 어린 소녀의 입을 통해서...

몽실이는 어이없는 사고로 다리를 다친 후, 동네 아이들에게 "찜발이" 낙인이 찍힌다. 무릎이 굽은 채 뼈가 붙어서 왼쪽 다리가 오른쪽 다리보다 한 뼘이나 짧아졌기 때문이다. 사고의 기승전결은 다음과 같다.


  • 몽실이의 새아버지가 몽실이 어머니에게 화를 내다가 주먹으로 얼굴을 후려쳤다. 옆에서 보고 있던 딸, 몽실이가 어머니께 친아버지에게 가자고 한다.

  • 그 말에 화가 더 커진 새아버지는 몽실이와 어머니를 완력으로 밀어낸다. 먼저 떨어진 딸 위로 어머니가 떨어졌는데, 그만 딸의 왼쪽 다리를 꺾어버렸다. 몽실이의 왼쪽 무릎이 반대로 젖혀저 부러졌다.

  • 몽실이는 기절했고, 깨어난 후에도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남편이 시끄럽다고 화를 낼까 두려워했던 어머니는 몽실에게 참으라고 했다. 몽실이는 비명과 울음을 삼키며 밤을 새웠다.

    다음 날, 몽실이의 가족들은 아무 일도 없던 듯 일상을 살았다. 어머니조차 남편 눈치 보느라 몽실이의 다리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다. 밀가루 반죽을 약이라며 무릎에 붙여 준게 전부였다. 이후 몽실이는 한 달 동안 누워서 지냈다.


    동네 아이들은 몽실이를 놀린다. 절뚝거리는 조카 몽실이가 가여운 고모는 몽실이 엄마를 비난한다. "왜 애를 병신 만들었수?"라며. 몽실이는 속으로 생각한다. 엄마 잘못이 아니라, 새아버지 잘못이라고.나중에는 이렇게까지 말한다.

아버지가 오지 않았어도 김씨 아버지와 엄마는 자주 싸웠어요. 그러니까 언젠가는 내가 다리를 다치게 됐을 거예요....다리 다친 건 내 팔자예요.


아! 나는 어린 몽실이, 평생 불편한 다리로 살아야 할 아이의 입에서 "다리 다친 건 내 팔자"라는 말이 나오자, [몽실 언니]를 당장 덮어버리고 싶어졌다. 몽실이가 측은하고 몽실이 주변 어른들에게 화가 나서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린 몽실이가 "희생자 비난" 논리를 그대로 삼켜 "팔자" 탓한다는 점에 화가 났다.

몽실이 다리 부러뜨려 놓고도 태연한 새아버지야말로 사람도 아닌지라 입에 올리지도 않게다. 몽실이 어머니. 그녀는 무릎뼈가 부러진 아이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당부한다. 당대 조혼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그녀는 2-30대 였겠고, 본 남편 버리고 온 가난한 여자라는 이유로 몸 사릴 수밖에 없었겠지만, 어떻게 자기 아이 무릎이 부러졌는데 고작 밀가루 반죽으로 응급처치 한단 말인가? 밤새 차가운 바닥에서 방치할 수 있을까?


가장 날 슬프게 하는 사람은 몽실이, 그 아이. 어떻게 몽실이는 다리 불구된게 제 팔자 탓이라 생각해버릴까?

몽실이처럼 희생자 비난의 논리를 그대로 내면화해 도리어 자기 탓하며 억압과 불합리를 견뎌온 사람들, 특히 약한 사람들은 얼마나 더 많았을까?

[몽실 언니] 읽다가 두드러기가 난 이유이다.




몽실아, 다리 다친 게 네 팔자라니, 그게 무슨 말이니!

가여운 아가...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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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2-12-22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학생 때 몽실언니 필독도서라서 읽었는데 몽실이가 다치는 부분 너무 끔찍했어요.... ㅜㅜ

얄라알라 2022-12-23 11:05   좋아요 0 | URL
파이버님, 중학생 때 읽으셨네요.

요샌 초등 중학년 필독도서로 많이 추천되더라고요

저는 이제 막, [몽실 언니]를 다 읽었는데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벅찬 소설이네요....

가슴이 저릿하게 차 오릅니다...슬픔이니, 경이로움인지.....
 


매끄러운 달걀 두상에 곱상한 얼굴의 아이와 [아몬드]? 어려운 퍼즐이다. 제목과 표지의 조합만으로는 장르를 추정하기 까다롭다. 하지만, 100만권 판매 기념 특별판까지 나온 걸로 보아, 국민(청소년)소설인가 보다. 왜 유명하지? 호기심은 검색질을 부른다. 폭풍검색 결과 "100만"은 사설논술학원과 창비출판사의 합작 쾌거일까 싶을 정도로, [아몬드]는 초등 대상 논술학원마다 필독서로 올려 놓았다. 호기심은 더 커졌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면?


고작 3장 쯤 넘겼으려나, 벌써 7명이 죽어 나갔다. 6명은 '묻지마 칼부림'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로서 죽었고, 한 초등학생은 집단폭행 당해 '맞아' 죽었다. 모두 공개된 열린 공간, 길 위에서 일어난 살인이다.

어라? 초등필독도서가 뭐 이래? 도입부에서 7명이 죽어? 그것도 칼부림과 폭행으로? [아몬드]를 읽기 시작한지 몇 분 안 되어 당혹감을 넘어, 거부감까지 느낀다.



하지만 이내, 작가가 극한 상황들을 연달아 설정한 이유를 이해한다. 주인공 선윤재의 감정표현불능증Alexithymia을 극적으로 드러내야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윤재는 자신은 물론 타인의 감정을 잘 파악하지도, 감정표현을 하지도 못한다. 상황에 맞는 감정대응법을 수학공식처럼 익혀서 사회생활을 시도하지만, 쉽지는 않다. 남들과 좀 다르면 "괴물" 소리 듣기 쉽상인 세상이니까.



윤재 어머니는 그런 아이를 안타까워하며, 아몬드를 먹인다. 주술적 효과라도 기대하듯, 아몬드를 먹으면 아몬드와 외형이 비슷하게 생긴 감정 관여하는 뇌 부위가 좋아질 거라고 믿으면서.....그렇게 윤재는 아몬드를 밥처럼 꼬박꼬박  먹는다.



손원평 작가는 제목을 왜 하필 아몬드로 지었을까? [아몬드]를 읽는 내내, 이 질문을 놓지 않았다. 작가는 이렇게 힌트를 주었다.


나에겐 아몬드가 있다.

당신에게도 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거나

가장 저주하는 누군가도 그것을 가졌다.

아무도 그것을 느낄 수는 없다.

그저 그것이 있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아몬드 프롤로그



막연하게, 사랑의 온기 혹은 양분일 거라고 '아몬드'의 상징성을 추측한다. 도입부의 폭력성 때문에 [아몬드]에 편견이 생길 뻔 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도 '칼'과 '칼부림'은 등장한다. 피와 피해자도 등장한다. 그런 이유로, 초등학생 대상 논술학원에서 이 책을 필독도서 추천하고 교재 삼는 데 대해 껄끄러움을 느낀다. 그러나, "괴물"이라고 분류된 이(들)의 성장가능성과 변신의지, 교감과 소통을 통한 성장 등 작품 기저의 메시지가 마음에 든다.


사실 [아몬드] 간략 리뷰 남긴 이유는 2022년 12월 9일자로 검색되는 [아몬드] 저작권 침해 이슈 때문이다. 백희나 작가 마음 고생에 비하면 손원평 작가가 경험한 불쾌당혹감은 낮은 수위일지 모른다. 하지만, 남의 작품 허락없이 가져다 쓰는 행위에 느슨하게 낮은 수위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강력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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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2-12-12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몬드> 이런 책이었군요. 자주 본 책이라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2-12-12 15:49   좋아요 1 | URL
고양이 라디오님,
반가우세요

조금 기다리면 라디오님의 ˝아바타2˝리뷰가 올라오겠지요? 저도 개봉만 기다립니다

아몬드는 하도 그동안 추천을 많이 받아서 기대치가 과도히 높았나봐요

손원평 작가 후속작 [튜브] 좋았어요^^

고양이라디오 2022-12-12 21:44   좋아요 0 | URL
아이맥스로 보고 싶은데 매진이네요ㅜ

저도 기대됩니다 아바타ㅎ

얄라알라 2022-12-12 23:38   좋아요 1 | URL
와....저도 고양이라디오님 댓글 보고 바로 예매사이트 들어가봤는데

후아!!! 놀랍네요!
 


다 먹지 못할 걸 알면서도 채우는 뷔페 접시처럼, 잠 잘 시간이 다가오는 데 눈에 들어오는 책은 죄다 읽고 싶은, 생체시계 거역의 마음은 뭘까? 게다가 포크질 순서도 무작위, 포크 타겟도 즉흥 변경. [1984]가 최초 타켓이었는데, 디스토피아 소설 양대산맥이라는 [멋진 신세계]로 맘이 바뀌었다. 다시 읽을 책을 바꿨다. 왠지 밤이 무한 연장 허용될 것 같은 탐욕스러운 착각 속에서 [튜브]로 다시 타겟을 바꿨다. 고전 읽기 전에 현대소설을 애피타이저 삼으려는 계산이었다.


**

얼마 전 읽은 [아몬드]는, 귀에서 남의 침 떨어질 만큼 숱하게 추천 받아왔으나 내게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100만부 명성에 물음표 품었던 차였다. [아몬드]가 워낙 히트였던지라, 차기작은 전작만큼 뜨기 힘들겠다고도 추측했다. 하지만 [튜브]는 손원평 작가에게 죄송할만큼, 재미있었다. 작가가가 "누군가의 의뢰 혹은 주문에 기대"(270) 썼다는 [튜브]는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는 긴 응원편지였다. 제목이 [튜브]인 까닭과도 맞아 떨어진다.

 [튜브]는 주인공의 자살 시도 실패로 시작된다. 34쪽에서야 작가는 "이쯤에서 우리는 김성곤 안드레아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며, 실패에 이골 난 중년 남자를 묘사한다. 가족에게는 메마르고 성미 더러운 남자, 거듭 실패해도 성찰보다는 "남 탓" 강도를 높이며 스스로 "점점 더 가망 없는 인간"(51)으로 끌어내리는 남자. 그 김성곤은, 자신의 12년 전 사진 속에서 해맑았던 옛 표정을 보고는 "변화"를 시도한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불수의근화된 "썩"소, 구부정한 등과 거북목을 몰아내고 "그 찬란했던 시절"로 돌아가는 시도 말이다. [튜브]는 [아몬드]에서처럼, 손원평 작가의 웃음 지뢰가 군데군데 터진다. 예를 들어, 구부정 자세부터 고쳐보려는 김성곤의 속내도 모르고, MZ세대 진석은 옛 사장님의 뻣뻣하고 부자연스러운 태도에서 조폭을 연상한다. 



작가는, "튜브"의 구원 메타포 만큼이나 독자에게 응원과 위로가 되는 문장도 김성곤의 독백으로 배치해놨다. 


이 자식은 불씨 하나가 없어. 아니 아예 없진 않은 것 같은데  그게 아직 켜지질 않았지... 진석은 켜지지 않은 성냥 같았다. 작은 불씨만 한번 탁 켜주면 밝게 빛을 뿜어낼 텐데 그 한방이 없는 아이였다. 그렇지. 성곤은 포기하듯 뇌까렸다. 우리 모두 그 한방이 없기에 다들 이렇게 평범하게,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거지. (102)



누군가 불씨를 켜주길 바라는 수동태 삶보다는 내 불씨, 너의 불씨, 서로 불어서 일으켜주는 "함께' 프로젝트가 이왕이면 좋겠다. 아마, 그런 의미에서 손원평 작가도 김성곤이 대성공을 거두게 된 사업을 '지푸라기 프로젝트"라 이름지었을지 모르겠다. 지푸라기 하나로는 개미도 못 살리지만, 숱한 지푸라기를 엮으면 사람 살리는 안전망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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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0-24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함께 프로젝트가 절실합니다^^ 튜브 한번 읽어보고싶네요.

얄라알라 2022-10-24 12:03   좋아요 1 | URL
[튜브] 다 읽고 나니, 리뷰가 쓰고 싶어져서 결국 [멋진 신세계] 손 못댔는데
제가 감정 이입을 많이 해서 그런가, [아몬드]보다 훨씬 몰입 잘 되었어요^^ 재밌다고 추천드리겠습니다. 화가님 ~

초원 2022-10-24 0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얄라공주여, 알라딘 서재에서 참여할 수 있는 <함께 프로젝트>는 뭐가 있는지 알려주셔요?.

얄라알라 2022-10-24 12:06   좋아요 0 | URL
이크, 초원님께서 이렇게 한 문장 짧지만 그냥 지나가기 어려운 의문문을 올려주시니, 머릿 속이 빠르게 움직이는데요...그러게요. <튜브>의 주인공도 온라인 기반 ˝지푸라기˝ 프로젝트를 상상하고 현실화했는데,
알라딘 온라인상에서도 뭔가 ˝함께 프로젝트˝를 도모할 수 있을까요? 아! 고민됩니다^^ 좋은 생각 있으시면 말씀해주시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