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교육 - 행복한 미래 학교,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최우성 지음 / 성안당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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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교육이라고 제목은 달았고 그 부분도 많이 다루지만 실제론 교육과 학교 현장의 여러 사안에 대한 저자의 글모음 책이다. 저자는 중등수학교사 출신이지만 여러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책에 잘 정리했단 생각이다.

 교육 3주제는 교사, 학생, 학부모다. 하지만 현재 교사는 패싱당하는 존재에 가깝다. 학부모는 교육수요자이자 민원의 생산자로 상당히 조심스레 다뤄지며, 학생은 학생인권조례로 보호받지만 교사에 대한 보호장치는 거의 전무하다. 또한 고등이 아닌 초중등 교육 정책 역시 고등교육담당자인 교수에게 자문하지 교사는 통계정도나 검토로만 참여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육정책은 현장성이 떨어지는 운명을 맞게된다. 저자는 여기엔 교사가 정치력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원인이라고 본다.

 학교는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에 상당히 의존한다. 기간제의 비율은 유치원 8.6%, 초등 5%, 중학교 18%, 고등학교 19.9%로 위로 갈수록 의존도가 심해진다. 그리고 전체 교원 중 기간제의 비율은 낮은 편임에도 담임교사를 맡는 경우는 전체 기간제 교사 중 무려 49%나 된다. 이는 중, 교교로 갈수록 심해진다. 모든 기간제 근로자는 2년 이상 근무할 경우 기간제 법에 따라 무기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되나 기간제 교사만은 예외다. 이들에 대한 차별은 문제가 있다. 

 1967년 학교보건법에 제정되어 학교엔 보건실과 보건교사가 생겨났다. 그런데 이 법에 의하면 학교는 학교의사와 학교약사도 두어야 한다. 18학급 이상의 초등학교는 학교의사와 학교약사 각 1명 보건교사 1명을 18학급 미만은 학교의사와 약사중 1명 보건교사 1인 배치가 기준이다. 중등학교는 같은 인원인데 9학급이 기준이다. 한국정부는 특히 교육쪽에 자신들이 정해놓은 법을 아예 지키지 않는 경우가 태만인데 의사와 약사를 배치해야하는 줄은 몰랐다. 아마 배치한 학교가 실제로 있을까 싶다. 하여튼 한국의 큰 학교에 근무하는 보건교사의 경우 상당한 업무량에 시달리는데 배치기준이 학급수이기에 더 그런 측면이 있단다. 외국은 인원수로 배치하는 만큼 한국도 그럴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래교육은 인공지능과 로봇, 첨단기술의 대두로 이들 기술과 대등하거나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인간 고유의 능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래학교는 학생의 상상력과 잠재력은 발휘할 수 있고, 이를 위해 학생중심교육과정으로 방향을 정하고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한다. 학생은 이를 통해 스스로 또는 같이 배우고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배양해야 하는데 아직도 학교는 교과지식 중심으로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를 운영한다. 미래의 주요 능력은 상상과 공감, 협업, 상생, 협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 중심 수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시도, 단위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이 서로 연계되고 교육에게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자율권을 대폭 강화하여 교육과정을 학생중심으로 디자인할수 있게 하여야 한다. 또한 초중고 역시 대학처럼 학점제를 도입하여 학생이 주문, 선택, 수업을 꾸려나갈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사의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교사는 성취기준에 의한 교과지식전수만을 목표로 삼으며 이에 매진한다. 교육과정 디자이너 및 촉진자로서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교육과 연계하여 교육생태계를 구성하는 마을교육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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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펼치는 회복적 생활교육
황진희 지음 / 교육과실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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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세월 동안 학교의 첫 번째 역할을 지식전달이었다. 최근 이는 많이 흔들리고 있지만 아직 그 위상은 공고하다. 때문에 교사는 교과 지도에 중점을 두었으며 생활 지도는 부수적이었다. 한국 사회와 학교에서는 대개 응보적 처벌이나 생활 지도가 중점을 차지한다. 응보적 생활지도는 가해자의 처벌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이는 부작용이 있는데 가장 큰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피해자가 잊혀진다는 것이다. 언론이나 사회에서는 가해자의 악함과 그 처벌의 무게만을 떠들게 되어 있으며 가해자 역시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사과는 고사하고 거짓 언론 플레이나 재판에 매달리게 된다. 그리고 응보적 생활지도는 교실내에선 관계를 단절하고 힘의 피라미드를 강화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회복적 생활 교육이다. 회복적 생활 교육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를 바라보는 것이다. 누가 어떤 피해를 입었고 어떻게 하면 그 피해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질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다. 학급에서는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서로 존중하는 공동체성이 생성되며 학생에게 정당한 힘을 발휘할 권리를 돌려주고 공동체가 함께 약속을 정하고 동의하는 과정에서 자발적인 책임을 부여한다. 

 회복적 생활 교육에선 하부구조가 핵심이다. 여기서 하부구조는 평화로운 관계를 맺는데 성공하여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정착된 공동체를 말하며 그렇기에 강한 평화적 또래 압력이 존재한다. 그래서 회복적 생활 교육에선 다양한 활동을 통해 평화로운 하부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하게 된다. 

 학생들이 자율성과 주체성, 책임감을 지닌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하려면 먼저 그들이 주인공이 되어 필요한 규칙을 제안하고 토의하도록 교실의 주도권을 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스스로 만든 규칙이 존중의 약속이다. 일방적 규칙과 스스로 정한 약속은 차이가 크다. 규칙은 선생님이나 관리자, 권위로부터 비롯하며 대개 근원을 알수 없다. 또한 지키도록 강제되며 어기며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약속은 학생과 구성원이 지정하며 약속이 필요하다 느낄때 제정하고 자발적으로 준수된다. 또한 어길경우 처벌보단 사과나 해명, 대화를 통해 해결하므로 자발적 합의와 책무가 따른다. 

 책에는 장마다 그림 책이 매번 등장하며 그 그림책과 관련한 일화와 더불어 학생들이 관계를 맺고 평화로운 하부구조를 생성하기 위한 매우 다양한 활동이 등장한다. 이를 일년 간 학생들과 함께 해나간다면 올바른 관계맺기가 가능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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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대화 - 일상에서 쓰는 평화의 언어 삶의 언어, 개정증보판
마셜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 한국NVC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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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몹시 타인의 마음을 잘 알고 협력도가 높은 동물이지만 그래도 진정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고 결혼하여 배우자 및 아이를 키우며 함께 살게 되고, 그리고 그 외에도 타인을 여러 집단에서 꾸준히 만나야 하기에 다른 사람과의 올바른 관계 맺음은 한 사람의 인생에 질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런 타인과의 관계맺음 교육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능력주의로 줄 세우기 위해 교과 지식만을 가르칠 뿐이며 그 안에서 서로 지지고 볶으며 알아서 서로 협력이란걸 배우겠지 하고 막연히 기대하는 수준이다. 물론 당연히 그 결과는 실패다. 생각해보면 한국만큼 교육현장에서 이렇다할 인성교육이나 다른 사람과의 협력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곳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책 비폭력대화는 글자 그대로 다른 사람과 폭력적인 대화를 하지 않는 방법을 설명한다. 2005년 정도에 나온 책인데 아직도 위력이 막강하며 좋은 책이다. 교육현장의 교사는 물론, 학부모, 그리고 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꼭 읽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인간은 대부분 자신을 비폭력적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론 거의 모든 사람이 폭력적이다. 이는 폭력에 대한 오해 때문인데 우린 폭력이란 살인, 강간, 강도, 전쟁, 폭행, 욕설처럼 직접적이고 무력적인 부분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폭력은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 사랑과 존중, 이해와 감사, 배려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때문에 우리 대부분은 늘상 거의 타인에게 폭력적인 편이다. 

 저자는 비폭력적 대화를 익혀야만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이에 도달하는 4가지 단계를 제시한다. 우선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관찰할 때는 평가와 관찰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린 대개 상대방을 평가하려 들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 관찰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 이는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 우리는 자신의 내적 동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기준에 따르도록 어릴적 부터 강요받고 훈련되었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이런 우리 느낌을 일으키는 욕구, 가치관, 원하는 바를 찾는 것이다. 마지막은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하는 것이다. 즉, 자신이나 상대방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것에 대한 느낌을 파악한 후, 왜 그런 느낌을 갖게 되었는지 고찰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부탁을 상대방에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개 서로를 삶에서 소외시키는 폭력적 대화를 한다. 폭력적 대화의 양태는 이렇다. 첫째로 도덕적 판단이다.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상대방의 언행을 나쁘거나 틀렸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둘째는 비교하기로 비교 역시 타인을 마음대로 판단하는 형태의 하나다. 셋째는 책임 부정하기다. 이는 사람이라면, 연장자라면, 선생님이라면, 민주 시민이라면 등등의 형태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솔직하게 다가가는 것을 부정하게 한다. 마지막은 자신이 원하는 것의 강조다. 

 사람은 좀처럼 공감을 잘 하지 못한다. 공감이란 사실 다른 사람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개 공감하는 대신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조언을 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거나 우리의 견해나 느낌을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공감은 이와는 달리 상대방이 하는 일에 우리의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공감의 장애물은 주로 조언이나 한술 더 뜨기, 가르치려 들기, 위로하기, 다른 이야기 꺼내기, 말을 끊기, 동정하기, 심문하기, 설명하기, 바로 잡기 등이다. 

 또한 사람은 자신의 내면의 욕구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저자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그로써 욕구가 충족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또 그 결과가 축하할 일인지 아니면 후회할 일인지와 관계없이 그 순간 자신의 욕구와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한다. 우리 행동 뒤에는 진정한 욕구를 가리는 다양한 에너지들이 있는데 이를 테면 돈을 위한 노력,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 처벌을 회피하려는 노력, 수치심을 회피하려는 노력, 죄책감을 회피하려는 노력, 의무감에서 비롯되는 것 등이다. 

 비폭력적 대화를 하기 어려운 것은 사람이 쉽게 분노하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이 화가나는 것은 결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자극일 뿐이지 궁극적 원인은 아니다. 때문에 분노를 표현하는 첫 단계는 다름 사람들을 우리 분노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분리시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분노의 원인은 비난하고 판단하는 우리의 생각 속에 있는 것이며 바로 우리의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분노는 우리가 마음속에서 충족하지 못한 자신의 욕구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머리로 올라가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분석하는 행위다. 

 따라서 분노는 4가지 단계로 표현해야 비폭력적 대화가 달성된다. 첫 번째는 우선 멈추고 숨을 크게 쉬는 것이다. 둘째는 자신의 비판적인 생각을 인식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이것을 자신의 욕구와 연결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자신의 느낌과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연결하는 것이다. 

 비폭력적대화에선 갈등해결 단계가 있다. 우선 우리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다. 다음은 상대가 자신을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그들의 진정한 욕구를 찾는 것이다. 세 번째는 우리가 상대의 욕구를 정확하게 찾아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그렇지 않다면 계속해서 그들이 하는 말에서 그들의 욕구를 다시 찾아내는 것이다. 네 번째는 쌍방이 서로의 욕구를 정확하게 듣기 위해 필요한 만큼 충분히 공감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그 상황에서 양쪽의 욕구가 분명해지면 우리는 그것을 긍정적인 행동언어로 정리해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다.

 비폭력적 대화에선 감사를 표시하는 세 가지 방법도 제안한다. 우선 우리의 행복에 기여한 그 사람의 행동을 분명히 말해주는 것이다. 다음은 그 행동으로 인해 나의 욕구가 어떻게 충족되었는지를 말하고 마지막은 그 욕구들이 충족되어 생기는 즐거운 느낌을 말해주는 것이다. 

 책에 나온 비폭력적 대화는 여러 면에서 쓸모가 많아 보인다. 우린 일상생활에서 가족에게 학교에서 학생과 선생님에게, 직장에서 동료와 상사, 후배에게 사회에선 처음 보는 일반 다른 사람에게, 정치적으로나 웹상에선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 마구 폭력적 대화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책에 나온 예는 무척 놀랍다. 저자는 유대인인데 차별을 많이 받은 민족인만큼 택시를 탔을 때 그가 유대인인지 모르는 택시기사가 유대인에 대한 차별적 언사를 펼친다. 엄청난 분노가 끌어 올랐으나 저자가 한 행동은 잠시 숨을 고르가 그가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욕구를 알아내기 위해 대화를 나누었으며 그 와중에 그와 공감하며 이해가 되기 시작해 자신의 분노가 풀어졌고 그 후에 자신이 유대인임을 밝히고 그의 언어 때문에 불편했음을 밝히고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며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비폭력적 대화로 마무리되는 장면이었다. 

 한국 사회는 능력주의로 인한 승자독식의 사회로 무척이나 갈등이 심하다. 정치권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일반인들이 서로 비폭력적 대화를 사용해나간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되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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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교육혁명 - ChatGPT를 활용한 하이터치 하이테크 미래교육
정제영 외 지음 / 포르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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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1월 챗GPT3.5 버전이 출시되었다. 반향은 엄청나서 불과 5일 만에 사용자가 100만을 넘어셨으며, 이후 세계적으로 챗GPT를 이용한 여러 기사나 뉴스,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것이 컴퓨터와 인터넷의 충격, 스마트폰의 충격을 넘어설 만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실제 챗GPT를 써보면 그 능력에 충격을 받게 된다. 

 챗GPT는 거의 모든 분야에 이용할 수 있는데 당연히 교육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챗GPT 교육혁명'의 저자는 챗GPT가 교육의 여러 분야에 갖는 함의를 잘 분석하고 실제 사례를 자세히 책에 제시했다. 아직 챗GPT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교육에 어떤 파급력을 가질지 도무지 감이 없는 교육자라면 필독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챗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다. 글자 그대로 생성형 사전 학습 트랜스 포머인데 풀어서 말하면 사전에 방대한 글이나 책, 논문 등의 언어 뭉치를 빅데이터로 학습했고 이를 통해 비지도학습 형태로 인간의 자연어를 생성하는 학습을 한 인공지능이다. 트랜스 포머는 각 단어의 중요도를 결정하여 그에 따라 입력 시퀀스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즉, 방대한 양의 인간 언어를 학습 후 이를 자연어로 생성하는 연습을 한 후 트랜스포머 방식으로 단어를 자연스레 구성하는 인공지능이라는 것이다. 챗GPT는 놀랍게도 인간의 신경세포에 해당한다고 할 수 도 있는 파라미터의 수가 무려 1750억개인데 그래서 성능이 매우 대단하다. 다만 챗GPT는 단어수준에서 학습이 이뤄지고 언어를 구사하기에 맥락이나 문맥이 어색한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저자는 챗GPT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인간의 역량을 제시한다. 

 우선 개인적 지식 기반의 판단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실제 문제해결능력, 창의성과 인문학적 상상력, 디지털 리터러시와 시민성, 자기주도학습 역량이다. 챗GPT역시 모든 것을 앉아서 떠먹여 주는 것이 아니고 챗GPT가 제시한 내용이 모두 옳고 편견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기에 이를 잘 활용할 인간의 능력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나오게 되면 교육계에선 오랜 숙원인 개별 맞춤형 교육과 개별 학습과정의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는 개별화 교육을 실현으로 평균적 교육과 대량화 교육에 갇혀 있는 학교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부정적 측면도 존재한다. 우선 인공지능에 의한 학습은 고도로 자동화되어 인간의 중요한 판단이 필요한 부분까지 자동화할 우려가 있다. 또한 인공지능이 정량적 정보에 익숙해 인간의 상호작용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고, 자동화 학습을 하는 경우 학습자의 창의성과 창조적 사고가 저해될 우려도 있다. 여기에 평가 상황에서 학습자가 인공지능을 악용할 우려가 있고 문해력 저하와 문제해결 능력의 저하, 더불어 기초지식에 의한 이해와 암기를 소홀히 할 가능성도 커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챗GPT를 활용한 교육은 가능성이 커 무시하기 어렵다. 챗GPT는 학생이 과제를 입력할 경우 분석하여 문법적으로 혹은 내용, 논리 상 틀린 부분을 잘 찾는다. 즉, 자동화된 채점 시스템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학생 맞춤형 콘텐츠도 생성한다. 학생이 쓰고자 하는 글, 혹은 수준에 맞는 자료 제공이 가능하다. 또한 인터넷 강의에 대한 맞춤형 보조 지원도 된다. 학생이 강의를 들으며 모르는 내용을 챗GPT에 질문하여 보조자료를 얻어내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또한 학습 진도의 추적과 문제해결도 지원한다. 

 챗GPT는 현재 학교교육현장에도 활용이 거의 무궁무진하다. 학교 행정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간단한 수학여행 계획서나 체험학습 계획을 장소, 시간, 예산, 목적, 관련 교과 등을 구체적으로 입력해주면 그럴듯한 계획을 빠르게 편성해준다. 내용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같은 내용을 다시 물어보면 다른 대답을 해주며, 질문 자체를 보강한다면 답변도 보강된다. 

 여기에 교육과정이나 프로젝트, 단위 수업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학교의 비전과 학년의 비전을 입력하고 이를 실행할 방안의 프로젝트를 물어보면 챗GPT는 상당히 자세히 대답을 해준다. 여기에 수업의 목표를 입력하고 학생활동을 편성해 달라고 하면 그것 역시 해준다. 개인적으로 학교의 비전을 입력하고 이 비전을 실천할 만한 학년별 프로젝트를 연계성을 고려하여 3개 씩 편성해달라고 했는데 챗GPT는 이를 어렵지 않게 해낸다.

 인성교육 및 상담에도 챗GPT는 활용이 가능하다. 매일 교사의 지시를 어기고 폭력적이며 과잉행동장애가 있어 보이는 학생이 있다. 그리고 그 학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크게 문제 삼지 않으며 교사가 과민반응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이 학부모와 어떻게 상담하면 좋겠냐고 물으면 챗GPT는  가지 상담 방안을 알려준다. 학생의 문제 행태나 고민도 입력하면 답을 알려주는데 개인정보 유출은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주의하는게 좋겠다.

 평가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초등 4학년을 대상으로 곱셈 문제를 출제해 달라고 하면 실제로 출제해준다. 단순 문항 뿐만 아니라 조건을 자세히 넣어주면 평가장면도 자세해 진다. 또한 국어나 사회 같은 경우 지문이 필요한 경우도 많은데 역시 지문도 금방 만들어 준다. 심지어 코딩 문제도 만들어주는데 이 쯤되면 뭘 못하는지 궁금해지기 까지 한다.

 학생에게 챗GPT의 활용법을 알려주는 것은 고민이다. 챗GPT 홈페이지에서는 13세 이상에게만 이것의 활용을 가르치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한국엔 챗GPT에 대한 교육 가이드 라인이 없는데 빨리 나올 필요성이 있다. 책에 나오는 우려처럼 챗GPT 활용의 조기 학습은 학습할 필요성과 기초기본, 문제해결능력 등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과제형 평가의 경우 악용될 우려도 높다. 하지만 기초기본을 갖춘 일정 나이 수준 이상의 학생이라면 가르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안 그래도 갖가지 변화로 시대를 따라가기 어려운 교육계에 또 다른 큰 숙제가 던져진듯 하다. 하지만 도움이 많이 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챗GPT를 빨리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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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문을 바꿨어요! - 교문을 직접 디자인한 아이들 내가 바꾸는 세상 8
배성호 지음, 김지하 그림 / 초록개구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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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사용자인 학생, 교원,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 공간 재구조화 교육이 널리 퍼졌지만 시작은 2010년대 중반정도이다. 당시 우리에게 역량교육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데세코 등에서 이미 학교 공간을 제3의 교육으로 인식하고 주장했던 터라 그때 쯤이 국내도 영향을 받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 책도 그 시점에 나온 것으로 2016년 서울 강북구의 삼양초등학교에서 실시한 교문 바꾸기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가 담겨있다. 초창기 개척자가 다 그렇듯 이렇다할 지원의 미비속에 모든 것을 만들어가는 힘든 과정이 크게 다가온다.

 삼양초등학교는 언덕에 있는 학교다. 교문부터 운동장 학교 교정까지 학생들은 작은 언덕을 타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교문이 작고 그래서 버스가 학교로 진입하지 못한다. 초등학교는 체험학습 장소까지 알아서 가는 중고교와는 다르게 안전의 이유로 모든 학생이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체험학습장소로 이동한다. 그래서 학교로 버스가 들어오지 못하면 교사가 학생들을 모두 인솔해 주차가 가능한 인근 도로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르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학교동문회에서 교문을 새로 만드는 지원을 하겠다고 나섰다. 한 선생님이 팔을 걷어 부쳤다. 이런 경우 보통이라면 그냥 늘 있는 교문을 새로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교사는 교문을 재구조화하려고 나섰고 이에 학교 소식지로 이를 알리고 학생들의 디지인을 공모한다. 참여가 높아 디자인이 백개를 넘어서자 전문가 집단은 인근 대학생들의 도움을 얻어 작품을 선정한다. 다만 여러 사람의 생각을 담기 위해 1등 작품만이 아닌 여러 사람의 작품을 토대로 작업한다.

 그리고 또 다른 워크숍이 따른다. 학생들은 다수가 모여 학교 교문과 인근 공간에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의견을 냈다. 이어 건축가를 섭외한다. 그 건축가는 이런 학생들의 의견, 그리고 학교의 교가와 상징물들을 담아낸 삼각산 모양의 교문을 디자인한다. 모두 철로 구성된 이 교문은 뒤로 이어져 학생이 쉴수 있는 의자로 구성되었다. 제법 멋들어졌는데 문제가 생긴다. 소방차의 진입을 위해 교문의 높이가 7미터를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 디자인이 엎어진다. 도움을 주던 건축가도 다른 사람으로 바뀌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동문회에서의 지원도 끊어진다. 자세한 사정 설명은 없지만 아마도 현금이 아닌 철의 지원이었던 것 같은데 교문이 철로 구성되기 어려워지며 지원이 불가능해진듯 하다. 여기서 포기할만도 한데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서울시 교육감에게 편지를 쓴다. 교육감이 이에 호응해 지원을 하게 되고 이로써 교문프로젝트가 다시 시작된다. 

 높이의 문제로 위 부분을 철거하고 디자인을 재공모해 연필 모양의 교문이 들어선다. 지난 세월간의 삼각산 디자인도 어느정도 남아있고 기존 철거한 교문의 잔해에 학생의 글귀를 담아 이를 교문에 넣었다. 이렇게 교문이 완성되는데 걸린 세월이 무려 4년이다. 처음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중 3학년이하만 이 결실을 누리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가 책의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교사의 삶과 그 교사가 실행한 다른 프로젝트 및 교문 프로젝트에 대한 뒷 이야기가 담겨있다. 짧고 작은 책이지만 진정성이 담긴 책으로 참교육이 실현된 현장을 잘 담은 책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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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3-04-11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주 예전엔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교문을 바꿔주었다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절대 없는 일이겠죠?^^

닷슈 2023-04-11 22:12   좋아요 1 | URL
공립에선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사립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