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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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지 못하다.

어둠과 같은 세상에 희망은 있는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



끝없이 반복되는 패배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가.



작가들의 작가라 불리는 

보후밀 흐라발(Bohumil Hrabal).



자신의 조국 체코를 끝까지 지키며

힘겨운 삶을 마주하며 끌어올렸던 그의 작품들.



작가의 삶은 고스란히 그의 글에 녹아있으며,

그의 작품은 치열한 실존의 질문들이다.



짧은 분량의 이 소설은

폐지 압축공인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철저하게 고독하고 소외되었지만,

무한한 세상과 연결된 한 인간.



더럽고 끈적거리는 지하실에서 

버려지고 파괴될 책들과의 만남.



누군가에는 의미 없는 종이뭉치지만

주인공에는 아름답고도 신성한 만남의 매개체다.



평화로운 일상인듯하지만

전쟁과 폭력, 이데올로기의 싸움은 소설 곳곳의 배경이 된다.



효율성이 최고의 가치인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서

어쩌면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며 살고 있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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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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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혼자의 시간이 많아져서 좋았다.



너무도 급하게 달리고 있는지라

정작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잊어버릴 때가 많았으니.



코로나로 인해 일상은 사라지고

무척이나 이상했던 낯선 지침들은 이제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자유보다 안전이 더 우선되어

어느 정도의 감시와 통제가 용인되는 시대.



소설은 그렇게 2020년을 추억하며 시작한다.

60년 뒤 할아버지가 된 주인공은 손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지금 현재 겪고 있으면서도

믿어지지 않는 바로 그 이야기 말이다.



아마 미래의 어느 시점에 

지금 우리의 이야기는 어떻게 편집되고 각색될까.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며,

각자의 집에서 갇혀 있어야 했던 그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힘겨운 순간이지만 여전히 희망이 있음은

우리에게 꿈틀대는 사랑과 긍휼, 연민이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서로를 향해 박수를 치며, 

누군가를 향한 어쩌면 나를 위한 노래를 부르는.



우리에게 또 다른 어려움이 수없이 기다리겠지만

그럼에도 넉넉히 웃으며 삶을 노래할 수 있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발견한다.



*이 리뷰는 도서출판 시월이일 출판사(@1002books)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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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특별판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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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보다 삶의 무게가 커질 즈음

각자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돌아본다.



이리저리 부유하는 인생이지만

때때로 존재의 무게를 가늠해보곤 한다.



우리의 말보다 삶이 가볍게 느껴질 때

두길마보기의 삶이 아니었나 자문해본다.



삶의 고락에서 존재의 의미를 되짚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체코의 작가 밀란 쿤데라는

1968년 프라하를 고스란히 자신의 작품에 담았다.



네 명의 주인공은 흡사 누군가의 인생이다.

토마시와 테레시, 사비나와 프란츠.



주인공의 내적 갈등, 즉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은

당시의 시대적 정황과도 맞물려 돌아간다.



모순으로 가득한 이데올로기 속에서도

해답을 찾지 못한 채 우리의 방황은 계속된다. 



인생의 해답은 찾아가는 것일지도.

그 과정은 저마다의 언어와 몸짓으로 표현될 것이다.



난해하지만 읽을 때마다 새로워지는 문장들.

고전이 가지는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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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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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살다 보면

왠지 모를 퍽퍽함을 느낀다.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비슷하겠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문화를 느낀다.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를 포착하고

이야기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작가의 힘 이리라.



장류진 작가는 시대를 명쾌하게 읽고 해석하여

그것을 섬세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20-30대의 아픔과 고민을 녹여내어

공감과 배려의 언어로 표현한다.



이 책은 8편의 단편소설이 실린 소설집.

다른 주제이지만 저자 특유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함께 울고 웃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의 결말이다.



지금 여기를 살아가면서 

혹여나 길을 잃지 않았나 되돌아볼 수 있고.



혼자만의 염려와 두려움 인양 끙끙 앓다

모두의 고민임을 알고 응원받게 되는 소설들.



그렇게 우리는 또 하루를 살아가고

어느새 반짝이는 이야기가 되어 또다시 한 걸음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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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saint 2021-12-16 15: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그레이스 2021-12-16 15:49   좋아요 1 | URL
저도 축하드려요

모찌모찌 2021-12-16 15: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더불어 저도 축하드립니다!!
 
어둠의 정면
윤지이 지음 / 델피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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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명랑하며,

쾌활한 것이 선호되는 세상.



행복이라는 허상을 쫓아

현실을 잃어버린 사람들.



정작 우리 안에 있는 

깊은 어둠을 보지 못한다.



현실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실상은 드러내지 못하는 아픔과 고통 가득.



작가는 어둠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한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픔의 실체를.



정상인 듯 일상을 살아가지만

어쩌면 모두가 어딘가 무너지고 뚫려있다.



작가는 정신과 의사인 형기를 통해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어둠의 실체를 보여준다.



죽음의 충동을 느끼는 정신과 의사가

살 소망이 없는 환자들을 처방하는 아이러니.



작가의 글은 몽환적이다.

때로는 섬세하며 과감하다.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실제의 이야기다. 



언뜻 보기에는 황당할 수 있지만

조금만 더 들어가 보면 주위에서 마주치는 장면이다.



우리는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다.

어둠에 정직하게 직면한 사람이 희망을 붙들 수 있음을.



*이 리뷰는 저자(@freewil9_reads)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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