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다 잃은 시민덕희가 있다면 여기 기억을 다 잃은 윤덕희가 있다.

감독이 코로나 시기에 자본이 충분하게 조달되지 못해서 부족하다는 점을 말했는데 자본이 더 있었다면 좀 더 미스터리하고 좀 더 애절하고 좀 더 스릴러로 영상을 담아냈을 것다는 생각이 든다.

텔 미 썸딩은 당시 굉장했으니까.

당신이 잠든 사이는 그래픽이 확 줄어든 대신 주인공들의 연기로 주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미스터리한 스릴러와 멜로를 위해 이 영화는 영화적 허용을 조금 지나치게 사용을 했다. 한 가족에게 일어날 수 있는 비극이란 비극은 총망라했다.

교통사고로 두 아들 중 한 아들을 잃고, 거기에 해리성 기억 장애 - 기억이 소실되었고, 아들은 친구가 대신 돌봐주고, 남편은 말기 암에, 기억을 잃은 아내를 위해 남편은 아픈 몸을 부여잡고 집안은 전부 리셋 시키고, 그리고 아내를 위해 아내를 위한 글을 쓰고 죽음으로 간다.

이런 엄청난 설정을 이무생과 추자현의 연기로만 끌고 가야 하니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드러난다. 그래픽이 들어가야 할 부분에는 과감하게 사용이 되어야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교통사고 장면에 다 들어가 버린 것만 같다.

현실에서도 비극은 꼭 이렇게 소박한 사람들에게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 같다. 안 좋은 일, 나쁜 일은 늘 한꺼번에 몰려온다.

이무생은 시민덕희와 현피를 뜨더니 윤덕희와는 사랑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이무생의 장점은 악역을 하도 많이 해서 그런지 가만히 있으면 그런 분위기가 감돈다.

스릴러 미스터리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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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A 영화는 재미없을 것 같은데 보다 보면 영화라는 세상에 빠져들어 장면 장면을 놓치지 않고 보게 된다. 다큐를 보는 것 같은데 극한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고, 인간을 보는 것 같은데 인간 이면의 괴물을 보는 것 같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신들린 것처럼 연기를 한다. 아니 욕망에 찌들어 갈수록 고독해지는 신이 된다. 이처럼 묵직하게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전반에 깔리는 음악은 뇌간을 긁고 지나간다. 이토록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음악이 이야기 내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욕망의 근원으로 생겨났다는 것 낱낱이 까발려준다.

석유를 향한 강한 집착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종교에 빙의하여 미쳐 보이는 폴 다노의 광기가 마치 사자와 호랑이의 대치를 보는 것 같다.

거대한 야망으로 석유를 거머쥐지만 탐욕으로 쓸쓸하고 외롭게 나락으로 떨어진다.

PTA와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조합은 그냥 엄청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현대물보다는 시대극에서 늘 진가를 발휘한다.

다시 봐도 이런 느낌이라니 역시 PTA. 이 영화는 1927년의 소설 ‘오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석유재벌의 탄생, 그리고 재벌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 광기의 종교 이야기다.

제목인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출애굽기에서 가져왔다. 피가 되리니, 저주의 문장이다. 피가 상징하는 하는 건 천국이기도 하지만 지옥이기도 하다.

남녀의 쾌락을 욕하지만 가장 신성한 생명의 잉태를 나타내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영화광들이여 PTA의 영화에 빠져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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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딱인 영화다. 제이슨 스타뎀은 나이가 들었는지 언젠가부터 나오는 액션은 힘이 딸리고 성에 차지 않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 제이크 질렌할의 액션은 액션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다.

전직 유에프씨 선수 출신이 로드하우스에서 일을 하면서 동네 깡패들부터 부동산 기업의 하수인들을 아작내는 이야기다.

보면 그간 액션배우들이 뭔가 모자란 액션에 경종을 울리듯 시원시원하고 강력한 액션을 보여준다.

액션배우들은 액션에서 벗어나면 인기가 없는데 제이크 질렌할은 액션배우는 아닌데 왕왕 액션 영화에 주인공으로 나온다.

예전에 페르시아 왕자에서도 벌크업된 몸으로 액션을 보여주더니 옥자에서는 또 그렇게 나사가 하나 빠진 박사 역을 하더니, 라이프에서는 외계 생명체와 사투를 벌이고, 나이트 크롤러에서는 광기를 보여줬다.

나이트 크롤러는 제작까지 맡아서 해서 그런지 굉장한 연기였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제이크의 굉장한 근육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리메이크로 원작은 1989년 페트릭 스웨이지 주연의 동명 제목의 영화다.

제이크는 이 영화에서 주연을 위해 엄청난 몸을 만드는데 맨즈헬스 채널에 훈련 과정이 영상으로 있다. 대단해.

이 영화의 백미는 실제 유에프씨 선수인 코너 맥그리거가 빌런으로 나와서 둘이 맞짱 뜨는 액션이 시원시원 끝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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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역시 오리올 파울로의 가장 최근의 영화다. 주인공 알리스 굴드로 나오는 바르바라 레니는 한국판 [자백]에서 나나 역할을 원작에서 했던 배우다. 매력적이고 아주 예쁘다.

신의 구부러진 선은 70년대 스페인의 소설가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그래서 영화 속 배경도 70년대다. 화면상으로는 70년대 같지 않지만 그렇다.

보다 보면 스페인산 셔터 아일랜드인가 할 정도로 진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가 모호해진다. 알리스는 탐정으로 한 사건을 의뢰를 받는다. 굴지의 부자인 델올모 가문의 아들이 정신병원에서 죽었는데 자살로 판명이 난다. 델올모는 알리스에게 자살이 아닌 것 같으니 정신병원에 들어가서 자살이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 달라고 한다.

알리스는 정신병원에 들어가기 위해 환자로 위장을 하고 들어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정신병원에는 많은 환자들이 있고, 그 환자들과 접촉을 하면서 단서들을 필두로 사건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병원장이 알리스를 진짜 편집증 환자로 취급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리스 역시 자신이 환자인지 사건을 의뢰받은 탐정인지 모호해진다. 밖에 있는 의뢰인과 남편도 딴 소리를 하고 병원장은 자신에게 계속 주사를 맞힌다.

알리스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믿을 수 없는 환자들 뿐이다. 진실과 거짓이 뒤바뀌고 다시 한번 반전을 거듭하면서 이야기는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 스릴러가 된다.

영화는 150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인데도 감독의 재능이 발휘되어서 그런지 지루한 감이 없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영상으로 표현하면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말을 하는 영화다.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보다 보면 윤곽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 감독의 이전작들이 전부 재미있고 볼만하기에 이 영화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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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귀재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영화 [폭풍의 시간] 역시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기가 막힌다. 처음 반전에 헉하게 되고 그 뒤로 반전이 계속 거듭되는데 방해받지 않는다.

오리올 파울로의 최고의 반전 영화는 [인비저블 게스트]로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우리나라에서 소간지가 리메이크해서 [ 자백]으로 나오기도 했었다. 자백은 원작과 달리 후반이 다른 결말이었다. 또 [더 바디]는 김희애 주연의 [사라진 밤]으로 리메이크되었는데 다 재미있었다.

이 이야기는 판타지가 있다. 타임슬립 내용이 있는데 영화의 큰 흐름에 해가 되지 않는다. 베를린 장벽에 무너지기 전 독일의 니코라는 소년이 비디오로 자신의 기타 연주를 녹화하고 있는데 옆 집의 아줌마가 남편에게 죽음을 당한다. 니코는 아줌마를 죽인 니코를 피해 집 밖으로 나가다가 차에 치여 죽는다.

25년 후 니코의 집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온다. 베라는 간호사로 일하며 딸 글로리아와 남편을 사랑한다. 그러다가 집구석에서 오래된 티브이와 비디오를 발견하고 틀어 본다. 거기에는 니코의 영상이 녹화되어 있다.

태풍이 부는 날 티브이가 자동으로 켜지면서 그 속에서 과거의 니코와 마주하게 된다. 니코 역시 태풍이 부는 날에 티브이 속에 어떤 아줌마가 나와서 이상한 말을 한다. 자신이 죽기 때문에 옆집을 가지 마라, 아줌마가 있는 곳은 25년 후 니코 너의 집이다. 같은 말을 한다. 니코는 무서워서 가려는데 벨라는 니코에게 내일 학교 시계탑에 번개를 떨어져 휴교가 일어나는 걸 말해준다.

니코는 벨라 덕분에 죽음을 면하고 죽 지내게 된다. 그러나 현실의 벨라는 모든 것이 뒤죽박죽 달라져 있다. 딸은 없어지고 남편은 자신을 몰라보고 자신은 간호사가 아니라 의사가 되어 있다. 벨라는 딸 글로리아를 찾기 위해 다시 니코를 보려고 하고.

니코는 옆집 아줌마를 죽인 남편을 의심해서 경찰에 신고하지만 증거나 나타나지 않는다. 니코 역시 벨라를 만나기 위해 비디오 앞에 앉지만 만날 수 없다. 니코는 점점 그 사건에 집착을 보이며 시간이 흐른다.

그리고 25년 후 니코와 벨라가 만나서 범인을 찾고 딸을 찾아가는 이야기. 타임슬립 판타지로 시작해서 스릴러로 이어지다가 드라마로 끝이 난다. 이 감독의 영화들이 몰입하게 되고 대체로 재미있게 잘 만든다.

이 감독은 영리하게 영화를 잘 만들어서 책으로 친다면 불란서의 기요미 미소 같다. 대중을 확 잡아끌면서 그 속에서 던지는 메시지나 철학적인 의미를 풀어낸다. 그나저나 요즘도 기요미 미소 소설 많이 읽나.

폭풍의 시간은 2시간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휙 지나간다. 오락물을 좋아한다면 봐도 좋을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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