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스타카토
박하루 지음 / 고블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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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가 인기였던 시절이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썼던 물건들, 패션, 음악 등이 인기를 끌면서 뉴트로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도 했었는데 이번에 만나 본 『러브 스타카토』는 그 레트로한 요소 중에서도 카세트 테이프에 주목하고 있다.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공테이프를 사다가 음악이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눌러서 녹음을 하기도 하고 아예 음반가게에 가서 원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적어 그 곡들만 따로 카세트 테이프에 담기조 했던 시절(이때는 정말 이런 게 가능했다.), 심지어 센스있는 라디오 DJ는 녹음할 준비를 하라는 멘트까지 친절히 해주던 시절이다.

지금도 당시 친구가 생일로 녹음해준 카세트 테이프가 있지만 오래되기도 했고 혹시라도 많이 들으면 늘어날까봐 듣지도 못한 채 소장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런 카세트 테이프와 관련된 미스터리를 담아낸 이야기, 『러브 스타카토』는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집안에서 발견한 카세트 테이프 속에 담긴 노래가 사실은 미발표 곡이며 심지어 그 존재가 도시 전설로 남은 가수의 정체를 알 수 있는 것이라면 그 발견은 엄청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작품은 바로 이런 설정에서 시작되어 청춘과 레트로, 미스터리 삼박자가 만나 완벽한 재미의 화음을 완성해낸다. 

세 명의 주인공인 단비와 민재, 아람은 녹음된 목소리의 주인공이기도 한 80년대 재일교포 아이돌인 한미채의 정체, 한미채를 둘러싼 진실 등이 결합하면서 세 청춘의 성장과 사랑 이야기는 물론 과거의 미스터리까지 겹치게 되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점은 책의 목차가 노래 제목과 가사라는 점인데 실제 작가님이 작사와 작곡을 한 곡이라고 하니 흥미롭다. 

그래서인지 왠지 그럼직한 사실감이 한층 빛을 발하고 추억이 새록새록하게 함과 동시에 미스터리한 요소도 적절히 잘 어울어져 있으며 또 그 미스터리한 부분이 개인을 넘어 역사적인 부분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재미 그 이상을 느끼게 할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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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상회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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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학 작품, 『교수상회』는 시대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의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일본 소설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특히 추리/미스터리 소설에서 현대가 아닌 과거 어느 시대가 배경으로 등장하면 소설 속 장치나 분위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 작품 역시 그런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극의 재미를 더한다.

다이쇼 시대의 도쿄를 무대로 무라야마 고도박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수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난항에 빠지게 되고 결국 유족들은 특단의 조치로 과거 무라야마 저택에 침입해 도둑질을 했던 그 당사자인 하스노에게 사건 해결을 의뢰하게 된다. 정말 기가 막힌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사건의 해결이 모연한 가운데 집을 떨었던 도둑에게 사건을 의뢰한다니 말이다. 오죽 답답하면 그럴까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켠으로는 왜 하필 자신의 집에 들어왔던 도둑에게 의뢰한 것일지 저택에 들어왔던 것이 어떻게 보면 핵심 키워드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어찌보면 대담한 결단 속에 도둑이 탐정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고 무라야마 박사의 죽음을 둘러싸고 비밀 결사대인 교수 상회가 관여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제 이야기는 과연 이 교수 상회의 정체는 무엇이며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 하는 것인데 이는 당시 일본이 다이쇼 시대라는 것과 맞물려 작용하고 또 역시나 도둑은 그냥 물건을 훔치는 보통의 도둑이 아니였음을 알게 되는데 확실히 능력자다. 뭔가 비유하자면 괴도 루팽 같은 존재랄까. 

유족인 미나카미가 왜 하스노라는 도둑에게 탐정 역할을 맡겼을까 하는 궁금증은 이 즈음 해결되는 것이며 동시에 왜 무라야마 고도라는 교수가 교수상회로부터 죽임을 당했는가에 대한 부분은 그 둘의 관계성이 밝혀짐으로써 비밀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바로 그 관계성을 밝혀가는 과정에서 얻는 재미가 있으며 독자들 역시 과연 무엇 때문일까에 대한 해답을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다이쇼 시대라는 시대 설정이 작품과 연관이 있으며 하스노라는 도둑의 캐릭터도 꽤나 흥미롭게 그려지는데 그래서인지 이 사람을 주인공으로 시리즈 작품을 출간해도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교수상회 #유키하루오 #블루홀식스 #미스터리소설 #신간미스터리 #추리소설 #베스트셀러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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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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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출산하면 산모는 정신이 없다. 아이의 아빠도 사실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바뀔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물론 과거에는 그런 일들이 있었고 부모가 모른 체 키우다가 나중에 알게 된 경우도 낳은 정과 키운 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난 일이다. 

지금도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을것 같은데 이번에 만나 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국내 영화 개봉 10주년 기념으로 개정판으로 출간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소설이다. 

이 작품은 제66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상, 제61회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관객상, 제32회 밴쿠버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화제의 작품을 소설화한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작품은 많은 관객과 독자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준다고 할 수 있겠다. 

작품은 완벽하다 못해 타인의 워너비 같은 노노미야 가족 안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료타는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아내와 아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삶이다. 그 자신도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 미도리가 아들 게이타를 낳은 산부인과로부터 한통의 연락을 받으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지금까지 자신의 아들이라 생각했던 아들이 사실은 다른 집의 아이와 바뀐 것이다. 그러니 게이타는 다른 집의 아들을 키우고 있었던 셈이다. 

설마하는 생각은 DNA 검사로 확실해지고 평소 자신과 아들이 닮지 않았다고 했던 주변의 말은 사실 진짜 닮지 않아서 했던 말임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진짜 아들은 류세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가정에서 살고 있다. 무려 6년이 넘게 키웠는데 말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들의 뒤바뀐 사건도 부부에겐 충격인데 료타는 회사에서도 입지가 곤란해지고 그제서야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게이타는 물론 아내와 새어머니를 어떻게 대했는지 등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미 두 가족은 바뀐 아이들이지만 자신들의 아들로 생각하고 키웠는데 말이다. 두 가족이 사실을 안 이후, 특히 료타의 결정을 포함해 두 가족의 결정으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기회가 닿는다면 영화로도 한번 보고 싶어진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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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의 아이
다케미야 유유코 지음, 최고은 옮김 / 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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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일본 독서미터 선정 ‘읽고 싶은 책’ 1위와 일본 서점 직원들이 만장일치로 선정한 2024 최고 기대작이라고 말하는 작품이 바로 『심장의 아이』다. 이 책의 저자는  『토라도라!』의 저자라고도 하는데 이 작품을 잘 몰라서 작가의 인기를 알 순 없지만 이 신작이 일본 서점 직원들이 기대하는 작품이라면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소년의 우정을 그린 청춘소설을 표방하고 있는 이 작품은 그 속에 반전과 가슴 뭉클한 사연이 있다. 스릴러나 미스터리 같은 장르소설을 제외한 일본 소설 특유의, 특히나 청소년소설에서 보임직한 반전과 감동이라고 볼 수 있겠다.

두 소년 중 한 명인 고타로는 선천적으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여동생이 있고 가족들은 그런 여동생에게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대체적으로 이런 분위기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혼자서 공부도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는 고타로지만 어찌됐든 집안 사정을 숨긴 채 그 나이 또래의 평범한 고등학생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다.

그리고 역시나 열일곱 살의 카무이.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사는 친구지만 나쁜 아이는 아닌것 같다. 그렇지만 확실히 괴짜에 가까운 카무이는 자꾸만 고타로를 쫓아다니면서 친구가 되어달라고 말하는데 도대체 왜 그런걸까? 왠지 고타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분명 힘든 상황일테지만 고타로는 평범한 고등학생을 연기하며 살아가고 그런 고타로의 삶에 괴짜로 보여지는 카무이가 등장해 파란을 일으키는 것 같지만 점차 서로의 비밀과 진심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둘은 진정한 우정을 경험하게 된다.

그 또래의 아이들이 겪기에는 어떻게 보면 참 안쓰러운 상황들이기도 하고 서로가 너무 다른 듯 하지만 그 다름의 차별이 아닌 서로가 느끼지 못한 것들에서 얻는 색다르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것 같은 이야기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감동도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들을 보면 나름의 갈등과 반전도 있는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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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의 형태
홍정기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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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없다. 생각과 행동은 다르고 후자에는 책임이 따른다. 범죄이니 말이다. 그런데 홍정기 작가의 신작 『살의의 형태』에서는 여섯 가지의 살의가 실제로 발현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연작소설이기도 한 작품은 여섯 편의 기묘한 살인을 수사하는 동남경찰서의 오영섭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확실히 베테랑 수사관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실제 형사분들이 출연해서 자신들이 해결한 사건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가끔 볼때가 있는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한 것이라면 정말 형사의 촉은 다르구나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수사를 하시는구나, 대단하다 싶었는데 주인공도 그렇다. 

「무구한 살의」는 우연히 들른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마주한 아이로부터 섬뜩한 말을 듣고 모습을 목격한 이후 동네에서 발생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이선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순간 그 아이의 관계성을 깨닫는 순간을 그리고 있고 「합리적 살의」는 취준생시절 만난 결혼까지 한 아내의 달라지는 모습에 조금씩 살의를 느끼게 된 남편이 우연한 기회에 TV에서 합리적 의심으로 무죄를 받는 것을 발견한 이후 아내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보이지 않는 살의」는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며 인플루언서가 된 은기라는 40대의 남자가 이제는 창작을 해보고픈 마음으로 글을 쓰기 위해 애쓰던 중발견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책 한 권을 읽은 후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리고 있는데 졸지에 살인범으로 몰리게 되면서 오컬트 마니아이자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작가로도 데뷔한 친구에게 연락을 하게 되는데 현실적 소재와 절묘한 타이밍이 만들어낸 이야기라 흥미롭다. 게다가 은기나 친구 충호가 어떤 면에서는 이 글을 쓴 작가님의 분신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백색 살의」는 오영섭이 사는 아파트의 다른 동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그곳이 완벽한 밀실 상태였고 기묘한 자세로 죽은 한 여인이 발견되면서 화재 사건이 단순 사고인지 아니면 살인을 숨기기 위한 방화인지를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오영섭 형사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정말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내 범인을 찾는 베테랑 형사의 활약이 돋보인다.

「영광의 살의」는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 모임에서 알게 된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한 사람의 피해자를 둘러싼 2명의 살인자 사이에서 뜻밖의 범인과 진실이 드러나는 이야기인데 사실은 작가 지망생의 글을 표절해 먼저 발표해버리는 유명 작가 내지는 그런 사례를 고발하면서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잘 이용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작품인 「시기의 살의」는 한 여성의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수사가 난항인 가운데 우연히 아내를 대신해 나간 중고거래를 통해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를 찾은 오영섭 형사가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리는데 개인적으로 반전으로 따지자면 「무구한 살의」과 함께 돋보이는 작품이며 과연 이 작품에서 진정한 살의는 연쇄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오영섭 형사가 찾는 그 범인이 아닌 생각지 못한 바로 그 인물이 아닐까 싶다. 

누구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울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사적 복수를 꿈꾸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고.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약속이며 상식있는 사람의 기본 자세이다. 그런데도 그 살의가 얼마나 지나치면 사회의 약속, 법, 상식을 뛰어넘어 실행에 옮기게 될까? 

문득 그 살의를 생각에 머물지 않고 실행에 옮긴 사람들은 후회할까 아니면 자신의 행동으로 상대가 죽은 것(또는 줄을 뻔한 것)에 만족하는 마음이 더 클까 궁금증이 들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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