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눈을 찾아라 : 중학수학 (상) - 한 눈에 들어오는 개념정리노트 수학의 눈을 찾아라
에듀아이즈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평생 나를 주눅들게 한 과목은 수학이었다.

첫사랑을 느꼈던 총각 선생님의 과목이 수학이었는데 어찌나 창피하던지 세월이 흘러

만났어도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도대체 인생에 수학이 뭐 필요해! 라고 위로해 보지만

수학짱인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런 눈길을 거둘 수가 없는건 어쩔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들을 보면 대한민국 수학의 귀재는 다모인것도 모자라 얼짱이기까지 하니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아이들이 꽤나 투덜거릴것 같은 걱정이 되긴한다.

 

학교 다닐때 공부잘했다고 큰소리치는 나지만 제발 내아이가 수학문제는 물어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얼마전 읽은 책에서 왜 수학을 공부해야하는지 조그만 단서를 발견하였다.

 

그리스의 유명한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자신의 첫 제자를 받을 때 제자가 돈을 내고 배운 것이 아니라

피타고라스가 사정을 해서 용돈을 줘가며 가르쳤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에게 해의 작은 섬 사모스에서 태어난 피타고라스가 이집트와 페르시아를 20여년간이나 떠돌다

가까스로 고향에 오니 폴루크라테스라는 폭군이 섬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집트에서 삼각형의

신비를 익혔고 이집트를 침공한 페르시아군에 잡혀갔을 때에도 숫자의 신비를 단 한순간도 잊은적이

없었지만 고향에 돌아와 궁궐에 갇히고 말았다. 백성들이 피타고라스에게서 지혜를 배우면 자신에게

반기를 들수 있으니 그 지식은 자신만 가지겠다는 폭군의 끝없는 지식욕이 문제였다.

왕의 독단을 피해 피타고라스는 외진곳에 있는 동굴로 피신해 생활하던중 지나가는 양치기 소년에게

복잡한 수학을 배우면 용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피타고라스의 원리도 이때 가르쳤다.

시간이 흘러 이제 피타고라스는 소년에게 줄 돈이 떨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년이 돈을 내고 더

배우기를 청했다. 그이유는?

피타고라스의 원리는 간단하다. 직각 삼각형에서 서로 직각을 이루는 선 두개를 A, B라고 하고 그 빗변을

C라고 명명하고 A, B의 제곱을 합친 값이 C의 제곱과 같다는 것이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A,B,C중 두개의

길이만 알면 나머지 하나는 자동적으로 값이 나오니 토지측량을 할 때 유용했다. 당시에는 농경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농토를 두고 끊임없는 다툼이 이어졌다. 내 땅 한평 없이도 남의 농토를 경계만 잡아주고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니 스승의 가르침이야 말로 보물상자였다.

 



 

사실 우리 생활에 과학,수학이 없는곳은 없다. 우주선을 개발하고 우주를 관찰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에서도,

올겨울처럼 유난히 추웠던 겨울에 꼭필요한 선풍기 모양의 히터에서도 자동차의 전조등에서도 포물선의 원리가

적용된다. 집을 짓고 도로를 만들고 경제가 움직이는 모든 생활에 수학은 필요하다.

덧셈 뺄셈만 알면 되지 어려운 수학이 왜 필요하냐고 항변했던 내가 부자가 되지 못한 이유는 아무래도 이때문인듯하다.

아라비아 숫자를 발견한 인도가 IT강국이 된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말이다.

 

중학생 아들녀석에게 읽혀보니 쉽고 재미있게 나온 책이라고 좋아한다.

물론 나역시 몰랐던 여러가지 상식을 알수 있었다. 수학을 잘한다는 사람들도 모르것 같은 상식들이 풍부하다.

당신도 풀어보시겠다면..

* 부등식 기호는 누가 처음 사용했을까요?

* 함수의 함(函)은 무슨 의미일까요? 간식당첨의 영광을 가렸던 사다리타기가 함수의 원리라는걸 아시나요?

* 세계 최초의 컴퓨터는? 집채만한 크기가 문제이긴 했지만...

 

이책을 다 읽으면 아마 도전 골든벨이나 퀴즈 대한민국의 문제 몇개쯤은 거뜬히 맞힐수 있을것 같다.

수학의 기초적인 원리는 다 수록되어 있어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들이 읽으면 무척 도움이 되리라는것은

아들의 증언을 통해 증명이 된셈이다. 물론 우리아이는 수학을 좋아한다. 나를 닮지 않아 좋은 점은 이것뿐이지만..

 



 

특히 이 책의 좋은점은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수학의 원리야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것이므로..

책값에 비해 엄청난 가치를 지닌 그야말로 알토란 같은 책이다. 수학을 무서워하는 아이를 둔 엄마들이여.

학원에 보내는것에만 신경쓰지 말고 이책부터 읽혀보기를 강추한다. 이책으로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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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동전
이서규 지음 / 창해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악마의 존재를 믿는가? 얼마전 상영된 '영화'파라노말 엑티비티'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현상을 비디오로 촬영하고 악마의 존재가 느껴지는 주인공에게 엑소시즘을

행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과학이 발달하여 우주를 여행하고 인간과 닮은 로봇들이

만들어 지는 문명의 세상에서도 과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기현상들은 존재한다.

 

스페인어과를 전공하고 7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기자출신의 저자의 작품이어서

그런지 스케일이 크고 세계곳곳의 역사를 넘나드는 정보가 박식하다.

6.25당시 한국은행에서 없어진 은화 15톤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섬찟하기도 하고 진짜 악마는 바로 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황폐화시키고 목숨을 앗아가는 비극의 역사이다.

전후 일본이 그러했듯이 이 비극의 역사속에서도 부를 챙기고 신분상승을 하는

사람들은 있는 모양이다. 전후의 어수선한 틈을 이용하여 고철과 부동산을 사들이고

되파는 전략을 구사하여 부를 축척하는 행위야 무슨 죄가 될까마는..

이과정속에서 벌어지는 범죄의 음모와 억울하게 희생된 사람들이 있다면 그렇게

빼앗은 '부'를 가지고 평생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까?

 

'죄는 죄대로 가고 악은 악으로 망한다'라고 어르신들이 말하는 이유를 이책에서 고스란히

알수 있었다. 가장 친한 고향친구를 죽이고 그의 미망인과 결혼하여 서자의 신분에서

해방된 한남자의 욕심과 죄악이 만천하에 밝혀지고 지나간 과거의 죄값을 자신이 아닌

자식과 손녀가 짊어지게 되고 결국 자신의 기억을 어둠속으로 가둔 채 무너져 간다.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인간을 고문하고 살인을 서슴치 않는 인간의 탈을 쓴 악마가

결국 자신이 했던 방법으로 죽음을 맞는 장면에서는 결코 애도의 마음을 가질 수 없었다.

한인간의 잘못된 사상과 욕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절망을 주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악마의 동전'이나 '복희여왜도'의 그림은 혹시 방사능 물질이 묻어있는 작품이 아니었을까?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기현상들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방사능에 노출되면

치명적인 질병과 죽음을 겪는다니..조금은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는 장면에서도 김수진의 발병과 치유의 과정만큼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악마가 떠난것이 아니라 더욱 단단히 자리잡고 잠시 정상적인

모습으로 보여지게끔 장난을 하는것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들었다.

인간의 탐욕이 부른 비극적인 역사와 그를 쫒는 의사와 신부...

전쟁의 뒤편에 묻혀진 수많은 죽음과 비리와 인간의 다양한 모습들..

 

이작품은 피가 흘러 끈적끈적한  '악마의 동전'이 문제가 아니라 언제든지 '악마'로 변할 수 있는

인간의 잔인성을 제대로 파헤친 작품이다. 지금 부를 누리고 살고 있거나 그런 사람들의 후손으로

어려움 없이 부를 누리는 사람들의 과거속에는 어떤 기억들이 존재할까.  혹시 이작품의

주인공들처럼 비극이 숨어있는것이 아닌지... 자신이 누리는 행복속에 희생자는 없었을지 다시한번

되돌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차라리 이럴때는 가난하지만 소박했던 내 조상들이

오히려 더 감사한 마음이 든다.

 

반전의 반전이 숨어있는 글의 스토리도 훌륭하고 금과 은의 가치와 화폐로서의 가치..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인간들의 내면까지 섬세하게 파헤친 저자의 박식함과 다양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어둠속으로 기억을 묻어버린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그래요? 영혼도 죽은 모양이죠?"-340p

말하며 냉소적인 웃음을 내비치던 김수진의 모습에서 아직 사라지지 않은 악마의 모습과

피가 섞이지 않았음에도 묘하게 닮은 두사람이 또다른 비밀이 있는것은 아닌지..

묘한 뉘앙스를 풍기며 끝을 맺고 있다.  언젠가는 자신의 손으로 악마의 존재를 밝히겠다는

조인철의 마지막 다짐은 이 작품이 끝이 아님을 암시하는 것은 아닌지..또다른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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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쉬워지는 냉동 보관법 - 반찬 걱정 없애주는 냉동 비법
이와사키 게이코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재미있는 CF 카피에 이런말이 있다.

나에게 냉동실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곳이다. 블랙홀이다. 자존심이다.

뭔가를 잔뜩 넣어두긴 했는데 뭐가 들어가 앉았는지 언제 넣어두었는지 까마득한..

그야말로 나에게 냉동실은 '블랙홀'이다. 빨려들어가면 도무지 빠져나오지 못하는 곳.

참 부끄러운 장소라 친정엄마가 오셔서 열어볼까봐 엄마뒤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감시를

해야하는곳...살림의 여왕들이 강림하시어 정리정돈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장면을 TV에서

보면서도 선뜻 맘먹기가 쉽지 않았고 어쩌다 한번 정리를 하고 나면 어느새 다시 거대한

창고가 되어버리는 우리집 냉장고.

글로벌 시대에 살다보니 낯선나라의 음식들도 가끔 식탁에 오르고 다양한 식재료를 마련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냉장고는 꽉차고 특히 오랜 보관을 보장하는 냉동고는 따로 구입을 해야할 지경이

되었다. 뭐 그렇다고 내가 살림이나 요리의 고수는 절대 아니다.

욕심껏 사다 쌓아만 놓다보니 과부하에 걸린 냉동고는 싸늘하기만 하다.

고기나 생선 찹쌀떡은 물론 온갖 냉동식품들...그러나 이것말고도 냉동고에 들어갈 식재료는

어마어마하다. 적어도 이책을 보면 우리들이 아는 거의 모든 식재료가 냉동실 입실이 가능하다.

 



 

하긴 제철일때 저렴한 재료들을 잘만 보관해둔다면 식비도 엄청 절약할수 있을것이다.

'재료만 잘 얼려도 식비가 반으로 준다!'라는 저 문구를 보면 식비뿐 아니라 시간도 줄일수 있단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무, 배추, 피망,두부에 이르기까지 엄청 다양하다. 이러니 못들어갈 식재료는

거의 없는것 같다. 냉동고가 터져버리지 않을까? 저자인 게이코의 방법대로 한다면 공간활용도

100점이다. 지퍼팩이나 랩을 이용하여 부피를 줄이고 한번씩 먹을만큼만 저장할 수 있으니 선반처럼

쌓아올린 플라스틱그릇도 필요없는 셈이다. 그뿐인가.

 



 

제맛을 살리는 해동법에 냉동 식재료로 만드는 퀵 레시피까지..정말 꼼꼼하고 친절한 책이다.

도시락의 나라 일본의 맛있고 예쁜 도시락 만드는 법까지...다가오는 소풍철에 아이들 기좀 팍팍

살려줄 수 있을것 같다. 특히 담백하고 칼로리가 적은 음식들이 많이 소개되어 마음도 가볍다.

우리집에 알맞는 냉장고를 고르는 법과 그동안 잘못 해왔던 냉동방식까지 꼭 집어준다.

보기쉽게 올려놓은 화보와 정보를 이용하면 살림에 젬병인 나도 살림의 여왕이 될 수 있을것 같다.

저자의 다른 저서인 '전기밥솥 하나로 만드는 순간요리'도 무척이나 궁금하다.

찜이나 식혜말고도 할 요리가 많다? 알뜰살뜰 살림의 고수 게이코의 또다른 비법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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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인간 1 - 밀약 운명의 인간 1
야마사키 도요코 지음, 임희선 옮김 / 신원문화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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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전후 일본은 당시 총리인 사하라 정권의 공약이기도 한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환문제로
소용돌이치는 외교와 정치문제로 떠들석한 때였다.
마이아사 신문사의 정치부 기자 유미나리는 거부 청과물왕인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는 대신 기자직을
선택한 사람으로 자신의 일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유능한 사람이다.
특종을 내는것만이 모든 기자들의 열망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신문사간의 경쟁과 알력,
드러나지 않은 사건을 캐치하고 취재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한바탕 전쟁과 다름이 없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알려지지 않기를 원하는 당사자와 기어이 파헤쳐 보도를 해야하는 사람들간의 심리적인 긴장과
머리싸움, 적이지만 때로는 서로를 이용하는 묘한 구도가 아주 흥미롭게 전개된다.
전후 일본은 한창 경제를 일으키는 발전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고 전쟁 부산물의 상징인 오키나와
미군부지의 반환은 전쟁을 일으킨 전범 일본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어두운 전쟁의 그림자를 지우는
필수과제였다. 부지반환에 따른 3억 2천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말이다.

명분과 실리를 챙기기 위한 일본과 미국의 협상테이블에서는 자신의 임기를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환이라는 이벤트로 마무리 하고자 하는 사하라 정권의 압력에 의해 조급하고 비굴하게 진행된다.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토지보상에 대한 지불금을 돌려주기를 바라는 일본과 전에 약속했던 협상으로
이미 모든 지불은 이행되었다는 미국의 입장으로 상충되고 마음급한 일본은 미국의회의 승인을
받기위해 미국에게 지불되는 반환금의 일부를 오키나와 주민보상금으로 하기로 하고 다만 그 내용을
기밀로 하기로 한다. 일본국민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미국으로 부터 받아야 하는 보상금을 일본정부가
대신 한다는것은 납득할 수도 없으려니와 비굴한 일본정부의 졸속협상에 비난받을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단지 일본총리의 정치적 마무리로 내세운 이벤트로서는 굴욕적인 협상이 아닐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황들이 협상장소인 파리와 도쿄간에 오갔던 전문에 의해 유미나리가 포착하게 되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던 외무성의 이인자 안자이 심의관의 비서인 미키 아키코에 의해 전문복사본을
손에 쥐게 된다. 취재원을 보호해야 한다는 기자의 양심에 의해 정확한 보도를 삼가던 유미나리는
이대로 사건이 유야무야 되는것을 용납하지 못해 변호사 출신 야당의원을 통해 문제제기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법률에 능통한 변호사 출신이라 자신의 입장과 취재원의 입장을 이해해주리라 믿었던
야당의원의 배신으로 의회 특별위원회에서 전문이 공개되고.. 일본은 발칵 뒤집히게 된다.

과연 국민의 알권리와 국가의 이익중에 무엇이 우선되야 하는가.
비밀문서를 유출한 취재원을 어디까지 보호해줄수 있는가...하는것이 우리에게 던져진 명제이다.
한때는 차기 정권을 꿈꾸는 고위 정치인의 수양아들로까지 대접받든 노련한 유미나리 기자는
분노한 일본정부의 권력자들로 부터 철저하게 유린당하고 기자로서의 명예도 잃게된다.
병약한 남편을 배신하고 내연의 남자 유미나리를 위해 국가기밀을 유출했다는 죄를 뒤집어쓴
미키는 사직서를 쓰고 남편과도 별거하는 등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과연 그녀는 잠시나마 사랑을 느꼈던 유미나리를 위해 국가의 이익이 걸린 비밀문서를 넘긴것일까?
아님 또다른 고단수의 정치적인 배후에 의해 움직였던 꼭두각시는 아니었을까?

자신에 의해 벼랑아래로 떨어진 미키와 그녀와의 불륜을 알게된 유미나리의 현명한 아내
유리코, 그와 연결된 가족들의 계산적인 행동들...
평소 오만하고 자존심 강했던 유미나리의 추락을 보면서 아무리 능력있고 든든한 배후를
가진 사람이라도 평소에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었다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조금쯤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다. 위정자들이 의리와 우정을 진정 믿었단 말인가?
필요에 의해 삼키기도 하고 뱉기도 하는 얄팍한 정치세계의 냉정함과 인간의 이기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국가의 실리와 명분을 챙기기위해 그동안 역사속에 드러나지 않은
추잡한 진실들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때로는 모르고 사는것이 속편한 법이다.
무고한 아버지의 부당한 옥고를 보면서 법률가의 꿈을 키운 열혈 변호사와 아직은 법의 고귀한
정신에 물들지 않은 검사...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있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가정을 지키려는
한여자의 아름다운 희생으로 유미나리는 회생할수 있을것인가.

물고 물리는 정부와 무뎌져 버린 펜을 가지고 대항하는 미디어와의 싸움은 어떻게 끝날수
있을지 다음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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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살랑거리고구름이 살짝 내려앉은 토요일(27일) 아침..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인문학강좌-정조의 비밀편지 강연회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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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딱인 알토란 같은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 두번째 강연회입니다.

조선의 역대왕들중 세종과 더불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정조의 비밀편지가 발견된것이 거의 1년쯤전이었습니다.

TV에서 정조이산이라는 드라마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을 때여서 이서진의 모습이로 기억된 '정조'가 사실은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의 모습과 비슷하다느니...다혈질에 욱하는 성질이었다느니..해서 조금은 실망했다고 할까.

그러나 이책을 읽으면서 왕으로서 한인간으로서 정조 이산을 깊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것은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저자인 안대회 교수님은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시고 지금은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의 한시나

조선의 문헌들에 대한 저서가 많이 내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족해도 넉넉하다'(http://blog.naver.com/hjmjkklll/20088902226)에서 한시(漢詩)의 깊은맛을 느꼈던 터라

마치 지인을 만나는 것 같은 마음으로 뵈었는데...자그마한 체구에 날씬한(?)몸매..그리고 부끄럼을 타시는듯한

미소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분이다.

 

정조의 비찰(秘札)이 350여통이나 발견된것은 그야말로 기적과 같은 일이라는 것과 사료로서의 가치를 지닐만큼

잘 정리될수 있었던 것은 반드시 태워 없애라는 정조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정적으로서의 뒷날에 대한 염려와

받은 일시와 봉투까지도 꼼꼼하게 기록하고 보관해온 심환지 덕분이라는 것은 책에서도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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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기술되었던 내용들을 요약하여 보여준 슬라이드에서는 어찰 한장만 있으면 벼슬한자리는 보장받을만큼 귀하게

대접받던 조선시대에서 태우라고 했던 비밀편지가 이렇게 많이 발견된 것과 서예가의 글씨라고 할만큼의 서체솜씨와

문장가로서의 능력의 탁월함때문에 학문적 예술적으로 그格이 달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국왕의 모든 명령문과 교서는 신하를 통해서 이루어진 시절에 하루에 10여통을 쓸만큼 속필과 달필을 자랑했던

정조는 일방적인 명령보다는 서로 교감하는 균형감각을 지닌 훌륭한 왕이라는 것과 조선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일에 대해 알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던 왕으로서의 다양한 면모가 비찰을 통해 알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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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살설에 시달릴만큼 정조의 정적이었던 벽파의 우두머리 심환지에게만 비찰을 내렸을까?

사실은 체제공과의 서찰이 더 많았을거라고 추측은 되나 전해지지 않은듯 하고 보관의 필요성을 느낀 심환지에 의해

살아남은 정조의 편지에는 자유로운 형식의 소품체의 글이 많다. 신하들에게 정도의 문체를 엄하게 감독한 정조지만

조정에서의 공무가 아닌 글..이를테면 본인을 포함하여 개인적인 사사로운 글에서는 자유롭게 구사하므로써 실리주의

정조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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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주속에 갇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 사도세자를 그리워하며  당쟁에 시달리고 워커홀릭이라고 할만큼

일중독에 빠져있던 정조가 짧은 생을 마감한 것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건강을 헤친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심환지의 초상을 보면 타협을 모르는 꼿꼿한 선비 그대로의 모습이 느껴지는데...이런 심환지를 정적으로서 만이

아니라 동지로서 신하로서 예우하고 상생하는 정치고수의 정조가 아니었던가 싶다. 이런 심환지가 굳이 정조를

독살하였을까?  한중록을 쓴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안테나에 걸리지 않고 정조를 독살하기란 사실 거의

불가능하였으리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라고 한다.

 

국어와 역사를 공부하는 학자로서 이러한 사료를 바라보는 시각이 편중되거나 과도하지 않아야 한다는 소신이지만

간혹 해석이 들어가지 않거나 오독이 없을 수 없으나 문헌을 근거한 학문적인 입장에서 해석하려고 애쓴다는 말씀도

아주 공감했던 이야기였다. 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도 사실은 완벽하게 진실이라고 얘기하기 어렵고 해석에 따라

사관이 달라지는 어려움속에서 '정조의 비밀편지'를 해석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단순히 번역자의 입장에서만 설 수 없는 학자로서의 고민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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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가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조선의 역사가 달라지지 않았겠는가 하는 점에서는 몇년을 더 산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기

어려웠을거라는 저자와는 달리...나는 여전히 정조가 할아버지 영조만큼 오래 살았더라면 뒤의 역사는 다르게 쓰여질수

있었을거라는 믿음을 버릴 수 없었다. 책에는 소개되지 못했던 또다른 어찰에서 친족인 삼촌과 어려서 갔던 도봉산의

아름다움과 국화꽃을 보니 그시절이 생각나 달려가고 싶지만 아쉽고 삼촌이 그립다는 내용과 여덟살 이전 원손시절에

큰외숙에게 보낸 편지를 보니 정조의 따뜻함과 인간으로서의 외로움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진다.

아무리 천하를 호령하는 군왕이어도 인간임은 어쩔수 없지 않은가.

긴 시간속에 숨어있던 정조의 편지를 세상속으로 이끌어내준 심환지와 그의 후손들..그리고 저자이신 안대회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느낀 소중한 강연회였다.

 

교수님 사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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