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간만에 전화를 받았다. 야구소년(상익)이었다. 강남이란다. 커피를 살테니 회사앞으로 잠깐 오라고 했다. 북꼼에서 만나 보드게임하려고 딱 한번 만난 게 전부인데, 그 때부터 살갑게 메신저에서 인사도 잘하고, 조곤조곤 말도 잘 걸던 야구소년,을 거의 9개월만에 두번째 만난 셈.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부러워할 게 뻔한' 야구소년에게, 내가오늘 우석훈 선생님 강의를 들으러 가지롱-이라는 어투로 자랑을 했다. 그리고 이후에 같이 술도 마실 거지롱-을 얘기하다가, 그 모임 주최자인 지승호님에 대해 얘기하게 됐는데, 어라? '승호형이요?'란다. 안지 7년된 사이란다. 이러저러한 얘기를 하다가 시사모에서 활동했던 얘기를 한다. 어어어, 알라딘에도 있어, 승주나무님이라고, 어라? '승주형이요?'란다. 안되겠다. 우석훈 선생님을 만난다는 사실에 부러워 눈을 반짝이던 야구소년에게 이렇게 말했다 '야구소년, 이따가 와도 되겠네요- 꼭 와요'

2
그런데 늦어버렸다. 이런- 그것도 30분이나 늦어버렸다. 늦으면 밖에 누군가 있어서 안내해주겠지,라고 생각했건만- 알라딘 관계자 분들도 모두 안에서 강연을 듣고 계셨다. 그래, 그러고 싶겠구나, 당연한 걸 생각못했다. 생각이 짧았다. 흑! 내가 좀 마이 소심하다. 민폐같은 거 끼치는 건 죽도록 싫어해서, 밖에서 못들어가고 15분이나 서있었다. 나때문에 신경쓰여서 강의가 잠깐 흐름이 끊길지도 모른다며, 중간에 쉬는시간이 있을 거라며- 하지만 쉬는시간은 없었고, 누군가 화장실 가기위해 나온 틈을 타 슬쩍 들어가 앉았다. 강의 흐름은 안끊겼지만 역시나 민폐다. 기왕 이럴 거였으면 진작 들어갈걸 -_-

3
강의는 거의 끝나가던 중, '이것만 얘기하고 끝낼게요'라니, 흑! 난 2호선 반바퀴를 돌아서 왔는데 말이다. 질의응답 도중 나이조사를 잠깐 해보니, 20대가 70% 이상이다. 우석훈 선생님께서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셨던 것 같은데, 나도 선뜻 내 얘기를 하기가 힘들다. 답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나는 그저 가만히 있었다- 강연이 끝나고 사인을 받았다. 무겁게 책을 세권이나 들고 갔다. 구매리스트에서도 밝혔지만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순전히 사인 받으려고 미리 샀다. 이런 얄팍한! 책 세권에 쓰여진 메시지는 모두 달랐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세계의 빛과 같이"
88만원 세대 "희망과 기쁨이 함께하기를"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명랑, 상쾌 통쾌!

개인적으로 이런 디테일 매우 좋아라한다! ^^

4
시비돌이(지승호님)님과의 인연으로 우석훈 선생님과의 뒷풀이를 가질 수 있었다. 맞은편 자리에 앉아 하시는 얘기의 거의 대부분을 듣는 자세로 앉아있긴 했으나, 워낙 시끄러운 장소에서 작은 목소리로 얘기하셔서 100% 다 듣지는 못해 죄송했다. 그래도 자세만은 말 잘듣는 학생 모드 ^^
들었던 강연 끝자락과 사석에서 들었던 얘기는 88만원 세대 리뷰에 녹여볼까 한다. 물론 다 적을 수는 없겠고, 기억력은 점차 흐려져가는 상황 속에서 아직 뒷부분 조금 더 읽어야 하지만-

다만 인상적인 것 한 가지는

이 싸움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는 결심과 자신감,
그리고 나 역시 그 믿음이 꼭 실현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응원을 보내게 된 것

그치만 나 역시, 누군가, 누구든 잘 싸워주세요, 내가 응원할게요! 라고 말할 뿐
내가 나가서 싸울래요,라고 말하지는 못하는 20대인걸


5
1차 자리에서 우석훈님 얘기만 듣느라 난 고개를 옆으로 돌릴 새도 없었다. 얘기해보고 싶었던 다른 분들과 얘기하지 못한 게 아쉬워 늦은 시간임에도 따라간 2차, 하지만 난 거기서도 방청객 모드ㅋ 그러고보니 그날 계속 방청객 모드였구나

우석훈 강연회 방청객
우석훈 대담 방청객
무한주사 방청객 ㅎㅎ

집에 '금방 가요'라고 말한지 1시간 30분 후 먼저 일어나 집에 오니 새벽 3시다. 신촌에서 택시를 타고 온 건 처음- 택시비가 3만원 가까이 나오는구나 하하하! (신기록 달성) 조용히 들어가 화장도 안지우고 옷도 안갈아입고 바로 쓰러져 잤다는 충격적으로 쪽팔린 사건 (안쓰면 그만인 것을 쓰는 건 또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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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 2007-11-19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석훈님의 강의 다녀오셨나봐요.. 저도 기회가 되면 꼭 만나뵙고 싶은 분인데.. 왕부럽네요. <88만원 세대>는 저에게도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 책이었어요.

웽스북스 2007-11-19 01:20   좋아요 0 | URL
네, 알라딘에서 주최한 강의에 기회가 되어 다녀왔답니다. 하니님 반가워요! (하니님 서재에서 친한척 해놓구 슬쩍 뻘쭘해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

순오기 2007-11-19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용~ 전 수능 끝낸 딸이랑 가고 싶어 신청했는데, 광주라고 안 뽑아줬나 봐욧~씩씩! 스케쥴 바꿔서라도 갈려고 그랬는데... 하지만, 님의 후기로 맛보기합니다!

웽스북스 2007-11-19 03:40   좋아요 0 | URL
스케줄 바꿔서 갈겁니다, 라고 우겨보시지 그러셨어요 ^^ 제가 후기를 더 상세히 올렸으면 좋았을걸, 어쩐지 자기중심적 후기를 남긴 것 같아 죄송하네요

마늘빵 2007-11-1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3만원씩이나 나와요? 어휴. 그냥 밤새시지 하하.

웽스북스 2007-11-19 12:02   좋아요 0 | URL
다음날 일정만 없었어도, 부모님의 압박만 없었어도
그러고 싶었답니다 정말 ㅠㅠ

다락방 2007-11-19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도대체 88만원 세대가 뭐길래 다들 이렇게 극찬하는걸까요. 저도 이참에 살짝 읽어봐야겠어요. 아울러 웬디양님의 리뷰 기다릴게요.

웽스북스 2007-11-19 12:02   좋아요 0 | URL
제 리뷰는 언제 올라올지 아무도 몰라요 ㅋㅋ
 



나는 중고등학생 시절, 챕스틱(립케어제품을 통칭해 나는 이렇게 부른다. 마치 스카치테이프나 포스트잇 부르듯 ㅋ)을 왜 바르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핸드크림도, 스킨로션도- 핸드크림은 20대 중반이 지나서 바르기 시작했고, 남들 다 갖고 있는, 깨끗하고 맑고 자신있어진다는 존슨즈 베이비 스킨/로션 같은 건 왠지 나도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가지고 있었으나 잘 쓰지는 않았다. 새스고딘이 말했지,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라고- 존슨즈베이비로션은 나를 끈적끈적하게 했지, 뭐 그닥 깨끗하거나 맑거나 자신있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챕스틱도 마찬가지다. 애들이 바르니까 따라 사보고, 또 따라 발라보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입술에 뭐든 바르는 게 금지되던 시절, 챕스틱은 나름 '화장품'이 아닌 '의약품'이기에 '정당하게' 바를 수 있음에도, 바르는 행위 자체가 화장을 하는 느낌이어서, 그 재미를 즐겼던 것 같다. 이런 챕스틱 중에는 빨간 물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있었는데, 잔잔히 드는 그 빨간 물이 얼마나 갔겠는가. 그럼에도 그렇게 잠시 입술을 붉게 만들어보는 것이 주는 묘한 쾌감 같은 것도 있었다. 어른 흉내를 내고 싶던 학생의 발악인가보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챕스틱을 사지 않았다. 이제 더이상 챕스틱으로 어른 흉내를 낼 필요는 없었다. 반짝반짝 입술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챕스틱의 붉은기와는 비견할 수도 없는 립글로스가 있었으니까. 물론 챕스틱도 몇번 산 적이 있지만 끝까지 쓴 적은 없다. 바를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에.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챕스틱을 바르기 시작한 건 올해다. 아! 챕스틱을 발라주지 않으면 이렇게 입술이 파싹파싹 마르고 당기는구나, 라는 느낌을 올해 알기 시작한 거다. 늦은 건지도 모르겠다. 스킨을 안바르면 피부가 당기는 건 스물 서너살쯤 알았고, 핸드크림을 안바르면 손이 당기고 답답한 건 작년에 처음 알았다. 그리고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핸드크림 한통을 다 써봤다. 알지 못하던 느낌들을 알아가는 이 느낌이 썩 기쁘지만은 않구나, 이런 건 앎의 즐거움으로 쳐주고 싶지 않아. 하지만 점점 알아가는 건 늘어만 가고 있다.

N사의 립케어제품 관련 설문조사를 하면서, 중고등학생과 20대의 결과를 비교해보니, 립케어제품을 살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보습력이었다. 그런데 중고등학생의 경우 보습력만큼 중요하게 보는 게 바로 '색깔'이었다. 20대 이상에게 색깔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더이상 챕스틱의 희미한 붉은 빛은 20대에게 매력을 주지 못한다. 대신 잦은 화장품 사용으로, 건조하고 갈라진 입술을 가지고 있는 그들의 고려 요소는 50% 이상이 무조건 보습력! 그러고보니 나도 나이들어 다시 챕스틱을 사면서 무색무취에 무조건 입술 뽕뽕하게 수분 꽉 채워주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제품을 선호하고, 조금 가격을 더 치르더라도 그런 것들을 고르게 된다. 10대의 구매 희망 제품과 20대의 구매희망 제품은 모두 N사였으나, 10대는 니베아, 20대는 뉴트로지나였다. 니베아 챕스틱은 붉은 틴트끼가 살짝 들어가 있는 제품도 있지만, 뉴트로지나의 경우 압축해놓은 바세린같다. 그야말로 의약품스럽다. 나는 심지어 그보다 보습력이 더 좋은 제품을 쓰고 있다. 특히 겨울이 되니 입술이 벽돌같다. 주위에는 입술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팽팽해지고 빵빵해지는 듀왑 제품을 즐겨 쓰는 사람도 많다.


생각해보니 모든 화장품들이 자유롭게 주어진 지금보다, 챕스틱의 희미한 붉은 기운이나마 잠시잠깐 즐기며 어른 흉내를 내던 그 때가 더 즐거웠던 것 같기도 하다. 챕스틱의 영양가에 기대지 않아도 촉촉하고 부드럽던, 듀왑같은 제품으로 억지로 후끈거리게 만들지 않아도 팽팽하고, 립글로스의 끈끈함을 더하지 않아도 반짝반짝하고 불긋불긋한 그 시절 그 모습 그대로가 아름답다는 걸, 아직은 화장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쁜 나이라는 걸, 화장품에 기대기 시작하면 기대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때가 온다는 걸,  괜히 어른들이 부러워 문구점에서 파는 2000원짜리 립글로스를 쓰는 건 입술 망가지는 지름길이라는 걸,

이제 수능이 끝나고 조금씩 멋내기에 맛들이기 시작할 풋풋한 아가씨들에게 꼭 얘기해주고 싶다



ps 어제 이 글을 쓰다가 또 컴퓨터 앞에 엎드려 잠들었다. 그리고 오늘 교회에서 중고등부 애들을 보는데, 입술밖에 안보여, 아 예쁘다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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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1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위에는 입술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팽팽해지고 빵빵해지는 듀왑 제품을 즐겨 쓰는 사람도 많다."

아하하하...대체 그 제품엔 뭐가 들었기에...^^

웽스북스 2007-11-18 16:58   좋아요 0 | URL
뭔가 매운 향신료같은 성분이 들었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어요- 암튼 매운 음식 먹었을 때처럼 입술이 후끈해지는 느낌이 퍼지면서 입술에 잔주름이 펴지고 부어올라 빵빵해지죠- 입술에 볼륨감 없는 사람들의 로망? 막이러고 ㅋㅋ

이매지 2007-11-18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듀왑은 전 기분 나빠서 못 쓰겠더라구요 ㅎㅎ
한 번 샘플로 발라본 적 있는데 입술이 아프더라는 ㅠ_ㅠ
전 니베아꺼 써요.
뉴트로지나는 정말 의약품스러워서 되려 더 찝찝한;;

웽스북스 2007-11-18 19:39   좋아요 0 | URL
그래서 지금, 10대에 가깝다고 얘기를 하고 싶은 거죠? ㅎㅎ
좀더 나이가 들어서 입술이 더 쩍쩍 갈라지거든 바디샵 비타민E 라인 립케어 제품 써봐요, 완전 좋아요- 난 그나이 때 아무것도 안발랐어요 ㅎㅎ 나이들면 정말 입술이 막 땡겨요 ㅠㅠ

마늘빵 2007-11-1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저는 약국에서 파는 챕스틱 쓰는데.. -_-a

웽스북스 2007-11-19 00:03   좋아요 0 | URL
구매경로 1위는 '약국' 맞더군요 ㅎㅎ

라주미힌 2007-11-19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옆의 여인의 입술에서 좋은 향이 나면 맛이 궁금하다는 ㅡ..ㅡ;;;
특히 딸기.. 흐흐흐

웽스북스 2007-11-19 00:03   좋아요 0 | URL
딸기맛이 날거라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ㅎㅎ

마늘빵 2007-11-19 11:54   좋아요 0 | URL
이 댓글 미묘하게 야한데요? ^^

웽스북스 2007-11-19 12:03   좋아요 0 | URL
야하긴 한데, 미묘하다기보단 좀 대놓고 야하지 않나요? ㅋ
라주미힌님께 딸기향 챕스틱을~!

라주미힌 2007-11-19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향.. 딸기맛이 아녜요? ㅡ.,ㅡ;;;
초코향도 있던거 같던데..

웽스북스 2007-11-19 16:01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 챕스틱으로는 향이 퍼지는 정도지 달달한 맛까지는 느끼기 어렵구요~ 정 '달달한 립제품의 맛'을 느껴보고 싶으시면 랑콤의 쥬시튜브 계열 쪽이 향도 맛도 괜찮은 편입니다 ^^ 마침 제가 쓰는 쥬시튜브가 살짝 달달하게 초코 비스무레한 맛이 나는 제품이니 원하신다면 담번에 뵐일이 있을 때 새끼손가락에 조금 짜드리겠습니다 ^-^

프레이야 2007-11-19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향 챕스틱, 저 쓰던 것 어제 작은딸한테 줬어요. 입술이 텄다고 그래서요.
이제 정말 향이나 색이 없는 입술보호제가 좋던걸요. 진한 립스틱도 싫고..
그래서 립글로스만 바르는 편이죠. 아무것도 안 바른 큰딸의 깨끗한 얼굴이 참
이쁘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웽스북스 2007-11-19 21:25   좋아요 0 | URL
저도 립스틱은 사본 적이 없어요, 누가 줘도 5번 이상 발라본 적도 없구요~
립글로스가 좋아요~ 흐흐
아무것도 안바른 그얼굴 참 예쁜때죠

아, 오늘 화장 다지워진 내얼굴, 가리고 퇴근해야지 흐흣
 

사람이었네


어느 문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안에 갇힌 14 살
하루 1 달라를 버는

난 푸른 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땅의 주인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어느 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붉게 화려한 루비
벌거벗은 청년이 되어
돌처럼 굳은 손을 내밀며
내 빈 가슴 좀 보라고

난 심장이었네
탄광 속에서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심장이었네
어느 날 문득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written by Lucid fall



금요일 아침, 이노래를 듣다가 울컥
일이 될리가 없지

난 이 아저씨가
이런 노래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어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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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1-18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도착했는데 편의점에 찾으러가야지이.

웽스북스 2007-11-18 15:10   좋아요 0 | URL
주말에 올 줄 알았다면 집으로 시킬걸 그랬다,며 후회하고 있는 중이에요

마늘빵 2007-11-18 22:53   좋아요 0 | URL
저도 이 곡이 제일 좋았어요. 새 음반에 예전 곡 세 개가 삽입 되어있더라고요.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하고 'KID', '당신 얼굴, 당신 얼굴'. 근데 전에 제목이 이게 아니었던거 같은데... 아홉곡으로는 적다고 생각해서 새로 녹음해 추가한거 같기도 하고.

웽스북스 2007-11-19 00:11   좋아요 0 | URL
이노랜 정말 울컥! 이었어요
그런데 요아저씨 앨범은 들을 때마다 또 귀에 들어오는 곡들이 바뀌는 게 매력이잖아요, 시즌에 따라, 세월에 따라 ^^ 그래서 한달후쯤 들을 땐 또 뭐가 제일 좋은 지 모르겠어요- 저는 요 다음 것도 좋았어요, 요즘 사람들한테 마냥 고마운 시기여서요 ^^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는, 김연우 앨범에서부터 경악스럽게 좋아했었는데, 또 있어서 반가웠어요 정말, 흑!
 


   
 

고병권은 책에 네 등급을 매깁니다. 우선 가장 좋은 책은 세계를 변혁하는 책이랍니다. 마르크스의 묘비에 쓰인 말 (철학자는 그동안 세게를 해석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에서 따온 것인데 말 그대로 세계 속에서 작동하며 세계를 만드는 책입니다. 마르크스의 노작들이 생생한 증거일테지요. 두번째는 세계를 해석하는 책입니다. 해석을 통해 기존 세계를 비틀고 자기 세계를 만들지만 변혁으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하는 책입니다. 세번째는 세계를 반영하는 책입니다. 그 자체로 세계의 거울이자 증상인 책으로, 해석을 부인하고 그저 '사실'에 입각하는 책입니다. 마지막은 가장 나쁜 책으로, 세계를 낭비하는 책입니다. 세계에 산소를 공급하는 나무를 죽이고, 그 나무로 만든 종이에 독을 담아 유포하는 책입니다. 이런 책은 어떤 질병보다도, 어떤 살상무기보다도 이 세계에 치명적이라고 말합니다. (고병권의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중에서)

그렇다면 이 책, 21세기에 지켜야 할 자존심은 어느 등급에나 해당할까요?
스스로에게 묻고 고민 끝에 조심스럽게 답해봅니다. 가장 좋은 책이라고는 자신할 수 없어도 세계를 해석하는 책의 언저리 정도엔 분명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 자리에서 세계를 변혁하는 꿈을 꿀 것이라고.

- <21세기에는 지켜야 할 자존심> 한겨레21 정재권 편집장

 
   



며칠전 주문한 책이 왔다.
지금은 다른 책을 읽고 있어서 아직 읽기를 시작하지 못했으나,
궁금한 마음에 회사에서 살짝 서문을 펼쳐보았다.

정재권 편집장은 저 말을 빌어 자신들이 낸 책을 돌아보지만, 나는 저 말을 읽으며 나의 독서를 돌아본다. 나는 저 첫번째,두번째,세번째의 책들을 번갈아가며 읽는다. 첫번째 책만 읽다보면 내 존재의 작음과 미약한 영향력, 게다가 초박약인 의지로 인한 마음의 부채에 허덕이고, 두번째 책만 읽다보면 나의 지적 능력에 대한 자괴감과, 끊임없는 '입력'으로 인해 그만 마음이 퍽퍽해지고, 세번째 책만 읽다 보면 다른 것들을 충족시켜줄 그 무엇을 갈구하게 된다.

하지만 첫번째 책은 나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와 방법을 만들어주고 있으며, 두번째 책은 나에게 현재 내가 서 있는 곳을 정확히 보는 눈을 길러주며, 세번째 책은 나, 그리고 나와 함께 서 있는 사람들을 보게 하고, 때로는 그를 통해 위로를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저 말이 맞지만, 나는 독서가 꼭, 저 첫번째 지향점만을 향해 가야하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세 종류의 책 모두가 균형을 이루며, 함께 가야하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나도 물론, 갈 길이 멀다!


그런데 이보쇼 네번째책! 언제까지 거기서 종이낭비만 하고 있을텐가. 종이 아깝게 폰트는 왜 그렇게 커야한단 말인가. 내용없는 책 12폰트로 키워놓고 2권까지 낼건가? 그럼 제발 표지라도 하드커버로 만들지 말아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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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1-16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처음뵙네요. 제 리뷰에 덧글도 하나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
백석의 시를 좋아하는군요. 저도 고등학교때부터 좋아했어요.
평화의 얼굴도 관심가는 책이에요. ^^

우리사회를 움직인 판결도 괜찮은 책이에요. 고교생이나 대학생,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을거에요. 내용 자체는 절대 가볍지 않지만요.
행복한 책읽기 하세요. ^^

웽스북스 2007-11-17 12:30   좋아요 0 | URL
앗 그런데 알리샤님 어디가신거에요 ㅠ

순오기 2007-11-22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 당첨자가 원한 책이라 추천하고 주문 들어갑니다!
 
웬디양카드도난기



가을의 시작즈음이었던가, 지갑을 잃어버렸었다. 엄밀히는 도난을 당했었고, 지갑을 훔쳐갔던 사람이 130만원 가량의 금액을 쓰는 바람에 기함할 뻔한 적이 있었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나는 이제 누구든 주변에서 지갑을 도난당해 카드에 대한 부정 사용이 있어서 불안에 떨고 있으면 안심하라며 조언해줄 수 있게 됐다. 한달 이상의 시간을 기다리긴 했지만, 어쨌든 손실 금액은 모두 카드사에서 보상해주는 것으로 결정이 났고, 손해금액은 각 카드사에 신고금액인 4만원 정도였다.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130만원을 일단 무사하게 보상받은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히 여긴다. (관련글은 트랙백)


#1

오늘에서야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제서야 다 정리가 된 듯 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뭐 하나 사는 것도 참 쉽지 않아서, 여지껏 나는 명함지갑을 지갑삼아 들고 다녔었다. 사려고 또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마음에 드는 녀석을 찾기란 쉽지 않아 마음에 드는 거 볼 때까지 버텨보겠다,는 심산이었는데, 오늘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지갑을 발견했다





개인적으로 장지갑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반지갑을 썼었는데, 이 디자인은 장지갑이 예쁘게 나왔다. 게다가 반지갑은 금세 뚱뚱해져서 -_- 처음 샀을 때의 느낌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처럼 뭐든 꾸역꾸역 가지고 다니는 스타일은. 무엇보다 수납공간이 실용적으로 보였다.  

요즘은 자꾸 심플한 것들을 찾게 된다. 1년전만 해도 과장님께, 과장님의 취향은 지나치게 심플하다,고 툴툴댔는데- 나도 이제 어떤 걸 봐도 심플한 것부터 찾게 된다.  지갑을 고르는 날 보며 너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라고 놀린다. 뭐 더 나이 들면 꽃무늬 찾고 그러지 않나? ㅋㅋ



#2

주사용카드를 모조리 잃어버리면서 지갑 외에 있던- 즉 잘 쓰지 않는 카드인 Y카드를 꺼내 교통카드 대용으로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Y카드의 결제 계좌는 내가 현재는 전혀 이용하지 않는 K은행이었고 이로 인해 연체 금액이 생겼다. 5만 8천원 가량의 교통비. 나는 내가 현재 쓰고 있는 은행의 계좌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백만년전에 만들어놓은 체크카드가 있어서 그 체크카드를 해지한 후에 계좌 변경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로 인해 계좌 변경에 조금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월요일 아침, 주사용카드인 C카드를 쓰려고 보니 카드사 전화요망이란다. 도무지 연유를 알 수 없던 나는 카드사로 전화를 했더니, 어디선가 연체가 발생한 것 같다는 답을 들었다. Y카드구나, 나는 당장 y카드사로 전화를 했고 이런 일이 예상됐으면 미리 알려주는 게 맞지 않느냐며 항의를 했다. 그런데 y카드사는 10만원 이상 금액이 5일 이상 연체된 경우에 카드를 정지시키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카드 이용이 가능한 '정상고객'이라며, 혹시 다른 연유가 있는지 확인해보라고 전했다. 나는 다시 C카드에 전화를 해 이런 정황을 설명했고 상담원은 자세히 알아보겠다며 40분 후 다시 전화를 달라고 했다. 나는 40분 후 다시 전화를 걸었고 C카드사의 기준은 5만원의 5일 이상 연체이기 때문에 y카드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넘어와 카드이용이 불가처리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나는 카드분실 때문에 카드연체고객이 되는 경험도 해봤다

그런데 재밌는 건 여기부터다. 글을 자세히 보면 내가 C카드사에 3번 전화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각 3번의 전화마다 나는 다른 '축하' 메시지를 들었다

- 축하합니다. 고객님께서는 C카드론 어쩌구저쩌구의 대상이 되셨습니다 (맞나? 암튼 이건 잘 기억이 안나고 ;;)
- 축하합니다. 고객님께서는 골드카드 승격 대상자가 되셨습니다
- 축하합니다. 고객님께서는 한도증액 대상자가 되셨습니다

거절하면 다른 대상자로 나를 선정해주는 시스템이라도 있는건지, 매번 거절해도 나를 매번 다른 대상자로 선정해주면서 축하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마케팅의 일환이라 자동으로 나오게 해놓은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상황은 봐가면서 해야 할 것 아닌가. 나는 지금 카드 이용을 정지당한, 즉 신용에 문제가 있다고 카드사에 의해 판단된, 불량 고객으로서 카드사에 전화를 걸고 있단 말이다. 그런 내가 우수고객이라며 골드카드에 한도증액에 어쩌구저쩌구에라는 혜택의 대상으로 통보해주는 이 모순적 행태란 과연 뭐란 말인가!

어이없어하며, 지난 며칠간 다른 카드를 썼는데 오늘 아침에 전화가 왔다. 한도증액 대상이라며 한도를 늘려주시겠다고. 나는 정말이지,

이보세요, 나 불량고객이거든요? 라고 말하고 싶은 걸 꾹 참고
제가 필요하면 전화드리겠습니다, 라고 공손히 끊었다
그 말을 못한 게 오후까지 억울했다, 정말- 아! 했어야 됐는데, 했어야 됐는데- 

그러다 혹시 그동안 정지가 풀렸나 싶어 다시 카드를 써봤으나, 여전히 정지상태. 도무지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 건지 ;;  그래서 나는 우수고객이라는 건지 불량고객이라는 건지,

그리고 나 지난 며칠간 생각외로 살 게 많아 한달 평균 카드값의 1/3이상을 다른 카드로 썼는데, 흥! 샘통이에요 C카드 (하지만 나 정도의 고객에 어디 꿈쩍이나 하겠냐고)


#3

다 청산했다고 생각했는데, 쓰다보니 하나 생각났다. 이동통신사 멤버쉽 카드. 오케이캐쉬백카드가 없어서 그간 손해본 포인트를 생각하면 살짝 눈물이 나지만,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심지어 고객센터는 회사에서 걸어서 3분거리라는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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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1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의 경우는 외국에서 카드를 잃어버렸는데...카드 하나를 늦게 신고하는 바람에 옴팡 뒤집어 썼었답니다. 암튼 조심해야 해요..분실확인되면 무조건 카드부터 정지해야 해요.^^
(남성지갑의 경우는 지폐의 크기가 작아졌기 때문에 머니클립형 지갑도 나오더군요.^^)

웽스북스 2007-11-15 20:05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그거 기간이 40일까지인가, 괜찮았던 걸로 아는데, 많이 늦게 아셨나봐요 ㅠ 머니클립형 지갑은 저도 돌아다니다가 봤어요- 제가 취향이 이상한지 맘에 들면 다 남자 지갑이어서 참 많이 난감했어요

순오기 2007-11-15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손실금을 카드사에서 보상 받았으니 다행이네요.
예쁜 지갑은 손타지 않게 간수 잘하시와용!

웽스북스 2007-11-15 20:06   좋아요 0 | URL
그래야죠, ㅎㅎ
보상에 대한 법규가 잘 마련돼 있어서 웬만하면 카드사에서 다 보상을 해주더라고요- 개인은 약자니까, 이렇게 법제가 마련돼있지 않으면 무조건 손해를 보는 상황이니까요- 그래도 이것저것 약관 들어가며 카드사들이 빠져나갈 구멍도 많이 만들어놨으니, 순오기님도 조심하세요, 카드 서명 꼭 하시구요

마늘빵 2007-11-15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불량고객이든 우수고객이든 일단 한도는 증액하나봐요. 그렇게해서 더 많이 쓰게 만들려고. -_- 신용불량자에 더 가까이 가는 방법이지요. 저는 신용카드는 안써요. 오로지 체크카드만. 신용카드 쓰면 더 쉽게 지르게 되는거 같아서.

오케이캐쉬백 저는 티티엘로 대신하고 있었는데, 이게 이상하게 어머니 명의로 찍혀서, 사이트 들어가서 캐쉬백 카드로 새로 신청해서 받았어요. 포인트는 패밀리포인트로 해서 합산시키니 6천원 정도 나오더라고요. 얼마전에 책 살 때 다 써버렸죠. :)

웽스북스 2007-11-15 20:09   좋아요 0 | URL
아, 오늘 카드 고지서가 왔는데, 비밀을 알아버렸어요 ㅠㅠ 지난달에 영어강의등록한다 요가등록한다 하느라 카드를 좀 썼더니 금액이 최고기록에 도달했더라고요- 저도 괜히 항공마일리지 쌓는다고 항공사 카드 만들었는데 좀 후회하고 있어요- 목표마일리지만 쌓으면 더이상 C카드 안쓰려고요-
그런데 티티엘 너무 풋풋하다 흐흐

마노아 2007-11-1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래도 다행이었네요. 카드사들의 행태가 참 웃기죠? 전 예전에 현금서비스 한도를 0원으로 줄여놨더니 카드 사용 한도도 0원으로 줄여놓는 만행을 저지르지 뭡니까. 그 카드는 교통카드로만 써요^^;;;

웽스북스 2007-11-15 20:10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어이없지요- 내부커뮤니케이션 시스템만 좀 갖췄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말이죠- 마노아님 경우에는 카드사가 무덤을 팠네요- 저도 현금서비스는 한번도 써본 적이 없는데, 카드 잃어버렸을 때 이게 제일 불안하더라고요- 현금서비스 한도만 줄이는 법도 있군요- 몰랐어요 ;;

다락방 2007-11-15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 했어야 됐는데, 했어야 됐는데-

(생뚱맞지만)저는 정말 이런 문장이 좋다구욧!!

웽스북스 2007-11-15 23:44   좋아요 0 | URL
어므나, 이런 문장을 사랑해주시다뇨, ㅋㅋ
이런 취향 쉽지 않은데 말입니다

2007-11-16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7-11-1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갑은 결국 사진과 심히 다른 녀석이 왔다, 반품하려다가, 다시 지갑을 고르러 다니는 번거로운 일을 하고 싶지 않아 그냥 쓰기로 했다-

노란가방 2007-11-2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거였군요. ^^;;

웽스북스 2007-11-23 20:13   좋아요 0 | URL
네에, 지갑 때문에 고생좀 했어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