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사 조직개편과 함께 새로운 분들이 신규 합류하신다. 우리 회사의 재밌는 문화 중 하나는 퇴사하셨던 분들이 재입사하는 경우가 꽤 있다는 건데, 1년 전 모 매체로 가셨던 우리 부장님도, 이번에 다시 오신다. 우리 부장님은 이번이 세번째다. 신규 입사했다가, 대행사 갔다가, 다시 왔다가, 매체사 갔다가 또 오신다.

암튼, 그 분들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12층 식구들은 옹기종기 다시 자리를 좀 좁혀 앉아야 했고, 책상 및 회선 공사 때문에 오후에는 업무 진행이 불가능했다. 나는 업무 진행이 불가능하면 절대 안되는 상황이어서, 노트북을 둘러메고 회사에 출근하는 생난리를 떨었지만, 역시나 혼자 꿋꿋하게 일이 될 리가 없다. 땡땡이치시는 과장님을 따라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배스킨라빈스로~


2

배스킨라빈스는 장사가 잘 될 것 같은 유흥가(?)에 카페31을 심어놨는데, 여기는 아이스크림 가격이 좀 더 비싸다. 엄밀히 말하면, 몇번 더 굴려주고 와플과자에 얹어준 다음에 비싸게 받는 거다. 그렇게 알고 있는데, 저 쪽 구석에 파인트/쿼터/하프갤런 등 기존의 컵도 판다. 우리는 새로 나온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파인트를 시켜서 먹기로 했는데, 종업원 하는 말이 어이 없다

"손님, 환경보호 차원에서 내부에서 드시는 분들께는 1회용기에 들어 있는 파인트를 판매하지 않습니다. 여기 있는 스쿱 단위로 구매하셔야 합니다."

파인트와 스쿱 단위의 아이스크림을 담은 접시, 모두 3가지맛, 하지만 스쿱 단위의 아이스크림이 좀 더 크긴 하다. 하지만 가격이, 파인트 4700원, 스쿱 3가지맛은 7000원이다. 환경보호를 위한 것이라면 환경을 보호해주는, 1회용기를 이용하지 않는 아이스크림이 좀 더 싸거나, 혹은 적어도 동등한 가격 정도에는 판매가 되야 하는 것 아닌가. 거기에 앉아서 먹게 되는 것에 대한 '자리세' 차원에서 저렴한 상품은 안에서 먹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명백한 것을, 그렇게 '환경 보호'라는 이름을 이문을 명목으로 아무데나 갖다 붙인다는 것이 화가 났다. 차라리 이렇게 말하지.

"손님, 여기는 땅값이 비싼 강남이고, 네분이서 함께 파인트를 드신다면, 저희 자리세도 안나옵니다. 안에서는 비싼 스쿱 단위의 아이스크림을 드시지요"

3

나오는 길에 스티커사진을 찍었다. 나는 그만, 문명의 이기에 감탄해버리고 말았다. 와와, 우리 땐 2000원이었는데, 5000원으로 올라서 더럽게 비싸긴 하지만, 정말 스티커사진 기계가 좋아졌구나. 뒤에 배경도 숑숑 바뀌고, 얼굴에 낙서도 하고, 헤헤헤 재밌구나 재밌어 

 

>> 접힌 부분 펼치기 >>

 


 



스캔하려다 귀찮아서 디카로 찍었더니
화질이 좀 메롱하지만
이런 맛이 또 스티커사진의 묘미,
라며 애써 위안





내 옆에 눈 똥그란 미인은
어제 기름치 사건으로 선방하신 우리 과장님



나는 사진을 찍는 표정이
어째 점점 더 뻔뻔해진다  




 


3

사진을 찍고 나와 다시 일을 하고 정리를 하는데, 카드키가 보이지 않는다. 어, 어, 내 카드키, 하면서 막 찾다가 결국 카드키 없이 잠깐 자리를 비운 새, 전화가 왔다. 대리님, 아까 사진 찍으신 곳에 카드키 두고 왔다고 전화가 왔어요- 사진 찍느라 또 정신 팔렸던 게야

퇴근하는 길에 찾아와야지, 하고 자리로 돌아왔는데, 전화줬던 혜진씨 하는 말이

"이 스티커 가게에서 회사 대표 번호로 전화를 해서 웬디조를 찾았대요- 그래서 광고실에서 웬디조가 누구냐고 막 찾았었나봐요 -_-"

아, 부끄럽다, 웬디조 ㅠㅠ 카드키 뒷편에 명함을 끼워놨는데, 영문 부분이 빨간색이고, 회사 로고가 선명해서 거의 대부분의 직원이 그 부분을 앞으로 끼워놓는다. 자랑스럽게 적혀져 있는 Wendy,Cho- 옆에서 난리들 났다. "오우, 체가, 웬디초우~인데요, 제 칼~드키가 여기 있다고 해서 왔어요우, 키핑해주셔서 땡큐합니다" 하고 오라고 ㅠㅠ 챙피해 챙피해 챙피해- 나는 내가 가끔 부끄러워, ㅠㅠ 

4

이렇게 파란만장 발랄했지만, 실은 오늘 여러번 눈물 흘렸다. 마우스를 붙잡고 일하다가, 거리를 걷다가, 물을 뜨다가, 스티커 사진을 찍으러 가다가, 그냥 툭 떨어지는 눈물을 겉잡을 수가 없다. 가오 안나게, 빨개지는 코 때문에 챙피하다. 우리팀이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마지막날, 당분간 나의 업무는 크게 변화가 없겠지만, 신규사업 팀으로 가시는 과장님을 축복해야겠지만,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어쩐지 아련하다.

그러면서 또 다른 일로 나는 여러 번 긴장했고 여러 번 고마웠다. 안그래도 겨울이라 트고 갈라진 입술이 바짝바짝 마를듯 긴장하고, 주책없이 고맙습니다,를 여러번 외칠 만큼 고마웠다. 난 너무 고마우면 전화통화를 할 때도 꼭 고개를 숙여가면서 인사한다. 머리가 나쁘다는 증거다. 상대에게 보일 리 없잖아. 그런데도 꼭 보이지 않는 상대에게라도 고개를 숙여 가면서 고마운마음을 전하다 보면, 그 마음이 더 진실하게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몸으로, 다섯번쯤 고마워했고, 입으로 열번쯤 고마워했고, 맘으로 백번쯤 고마웠던 하루다.

5

내일의 동선

신촌 - 서현 - 광화문 - 종각

만나기 좋은 날들이 따로 있는지, 1주전 잡힌 약속, 3주전 잡힌 약속, 한달전 잡힌 약속, 두달전 잡힌 결혼식,이 모두 같은 날짜다. 중간에 분당 때문에 좀 애매하지만, 우리 오미가 시집가는 날이기 때문에 절대 절대 안갈 수가 없다. 우리 이쁜 방순이, 울산동여중 전교1등(이라고 내가 매일 놀렸고, 우리 오미는 괜히 얘기했다며 후회하곤 했었다- 미안해 오미야, 언니가 전교1등은 한번도 못해봐서 괜히 부럽고 자랑스러워서 그런거야 ^^) 오미,는 결혼식장에 들어서면서 잊어주기로 했다. 얼마나 한이됐으면 그 부탁을 청첩장에다가 썼다, 그래도 난 그 편지가 참 좋았다. 짧은 글에서 괜히 느껴지는 마음. 오미야, 언니가 결혼식은 비가와도 눈이와도 바람이 불어도 꼭 갈게, 대신 언니가 니 결혼식은 좀 편하게 입고 가야 쓰것다잉?

아무리 이리저리 검색을 해봐도, 신촌에서 서현으로 가는 길은 좀 험난할 듯 하다. 게다가 난 이 길 저 길에서 참 잘도 바보로 변신하지만, 신촌에서는 정말 울트라바보가 되버린다. 가도가도 걸어도걸어도 모르겠으니, 아무래도 째게되면 신촌 모임을 째게 될 것 같다. 그래도 일단은 신촌 모임도 가겠다는 각오로!

6

5번을 거의 다 썼을 무렵, 익스플로러가 다운됐다. 순간 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고마운 사건이 하나 더 생겼네
고마워요, 자동저장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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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1-2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근데 접기기능이 안된다 ㅠㅠ

웽스북스 2007-11-24 00:02   좋아요 0 | URL
접기기능 할줄 아는 분~~!! ㅠㅠ

마늘빵 2007-11-24 08:15   좋아요 0 | URL
접기엔 제가 일가견이 있는데... :)

글을 쓰고, 혹은 그림을 넣고서, 접고픈 부분을 위에서 아래로 드래그 해줘요. 그리고 저장하면 돼요. :)

웽스북스 2007-11-24 12:05   좋아요 0 | URL
드래그,가 관건인 거에요? ㅎㅎ 해봐야지 ㅋㅋ

웽스북스 2007-11-24 12:08   좋아요 0 | URL
아아아 안돼요 안돼요 안돼요 ㅠㅠ

Mephistopheles 2007-11-24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접으실려고 하는 거라며 안가르쳐드립니다.=3=3=3=3=3
(그런데 왜 과장님이 가시나요 S군이 갔으면 좋겠는데...?)

웽스북스 2007-11-24 02:04   좋아요 0 | URL
아, 사내에서 신규로 시작하는 사업이 있어서요, 저희 과장님이 그 쪽 담당이 되셨어요 ^^ S군 데리고 가요 ㅋㅋ

순오기 2007-11-24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군 데리고 가면 '기름똥' 확실하게 책임지겠군요~ㅎㅎㅎ
~오홋, 임시저장 기능은 저도 여러번 덕 봤고요, 접기 기능은 실제 써먹어봐야 알것 같아요. 아직 안 써 봐서리.....

웽스북스 2007-11-24 12:05   좋아요 0 | URL
흐흐흐 그죠 임시저장 기능 좋아요- 글쓰다가 졸릴 때도 최고에요! ^^

쥬베이 2007-11-24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는 글^^ 두근두근함이 느껴집니다

웽스북스 2007-11-24 12:06   좋아요 0 | URL
흐흐흐 정말요? 고마워요 쥬베이님~!

웽스북스 2007-11-24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신촌은 날리고, 분당으로 가려는 중입니다 ㅎㅎ
집앞에 분당 서현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기뻐하는 중! ^^
(너무 내글에 혼자 댓글달고 잘노는거지 ㅋㅋ)

마늘빵 2007-11-2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못 접었어요? ㅋㅋ

웽스북스 2007-11-25 00:38   좋아요 0 | URL
아흙 넵 포기포기포기

이매지 2007-11-25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종일 여기저기 뛰어다니시느라 바쁘셨겠군요 ㅎ
웬디초우~님 ㅎㅎㅎ

웽스북스 2007-11-25 21:37   좋아요 0 | URL
아 정말 거짓말 아니고 어제 막 뛰어다녔어요 ㅋㅋㅋ
 


점심을 먹으러 나오는데 건물 앞에 정동영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활용할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어떤 게 더 좋은지에 대해 스티커 투표를 하는 보드가 놓여 있다. 그런데 비교 대상이 행복한 가정과 1000만원짜리 핸드백이다. 이명박을 정면으로 공격하겠다는 의도는 알겠는데, 저런 멍청한 비교가 세상에 또 어딨을까 싶다. 당연히 행복한 가정 쪽으로 스티커가 많이 붙을 걸 예상한 조사겠다 싶지만, 저런 조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이고, 마이너스로 보일 수 있다는 건 모르나보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정치 얘기로 흘러갔다. 그러다 지난 번 나를 습격했던 S군의 말에 우리는 모두 경악했다.

"저는 이명박 뽑을 건데요?"

얼마전 알라디너들과 모인 자리에서, 서울대생의 절반 가량이 이명박을 지지한다는 얘기는 들었다. S군, 서울대생. 20대. 참고로 나는 이명박을 지지하는 20대를 처음봤다. 도대체 저 지지율이 어디서 나온걸까 싶을 정도로. 그런데 S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이명박을 지지한단다. 나는 그 논리가 궁금했다. 그래도 뭔가 그럴 듯한 논리가 있겠지.

S군의 논리는 이랬다. 지금까지 개혁한다고 해서 된 것 하나도 없고, 노무현 정권은 우리 모두를 하향평준화시켰다. 양극화는 이미 진행됐다면, 개발과 성장 정책 위주의 정책을 펴는 이명박이 되는 게 낫다

우리 실장님 하시는 말씀은
솔직히 이명박이 되면 난 이민가고 싶다. 여기서 살려면 편법을 쓰는 수 밖에 없다. 그것 밖에는 통하는 게 없으니까. 

거기에 S군,
그런 여지가 있다는 거에요, 
솔직히 지금 정권에서는 어떻게 잘 살아볼 수 있는 틈이 보이질 않잖아요.

발끈. 이렇게 어이없던 적이 최근 몇년간 있었던가. 사실 있었다 해도 기억을 못하는구나.

S씨, 혼자만 잘 살면 좋아요? 양극화는 진행되고, 서민들은 더 살기 어려워져요.
그래도, 어쨌든 성장을 지향하잖아요. 우리나라도 세계에서의 경쟁력도 키워야죠. 솔직히 다른 사람들이 되면 우리나라 세계 경쟁력이 더 떨어질 거잖아요- 자유무역 시대인데, 그런 걸 살릴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야죠.

더더더더욱 발끈

S씨, 미국이나 영국 같은 경우에도 처음엔 다 보호무역으로 성장했어요. 지금 우리가 하려고 하는 자유무역은 우리나라를 위한 정책이 아니에요.

아니, 저는 이명박이 꼭 다 옳다는 건 아니에요- 그냥 제일 낫다는 거죠

우리 셋이 입을 모아,
"최 악 이에요, 제일 나쁘다구요-"

그리고 곧바로 나
"S씨, 그럼 박정희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해요?"
"솔직히 그 사람이 있어서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S씨, 학교에서 선생님이 5.18도 제대로 안가르쳤었다고 했었죠? (역사의식 알만하다,는 뜻이었음)
"아니요 아니요, 전두환은 나쁘죠 -_-"

난리났다. 나는 투표하러 가지 말고, 차라리 회사를 나와 일을 하자고 했다. 아니다, 전날 밤새 술을 마시는 게 나으려나? 실장님은 "S야, 내가 생간이랑 소고기 배터지게 사줄테니까 이명박 뽑지 마라" --> S씨는 먹는 것에 유독 집착한다.

분위기를 파악한 S는, 투표를 안하겠노라고 (말로만일지라도) 약속을 하고 우리는 식사 장소를 빠져나왔다. 파릇파릇한 후배의 소중한 권리에 권력을 행사해 투표를 못하게 하는 게 좀 미안하긴 했지만. 정말 깜짝 놀랄 만큼 어이가 없어서 그랬다.

우리가 나온 식당 앞에는 일정 금액 이상을 내면 참치를 배불리 먹여주는 식당이 있었다. 정치적 논란이 끝난 이후에, 화제를 전환하는 의미로 실장님께서 말씀하시길

"저런 얼마 이상 내고 참치 배불리 먹는 식당을 가면 안되는 게, 저기서 쓰는 게 참치가 아니라 참치보다 훨씬 가격이 싸고 몸에 안좋은 기름치거든?"

그러자 S씨 하는 말

"맞아요- 저 예전에 저런데서 배터지게 참치먹고 기름똥 싸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식사중이신 분이 계셨다면 죄송)

둘은 여기서 기름똥에 대한 경험을 나누기 시작했다. 기름이 둥둥 떠다닌다는 둥 -_- 먹을 거 가지고 장난치는 놈들이 제일 나쁘다는 둥- 기름치는 원래 공업용이라는 둥...기름똥을 싸는 일은 정말 괴로운 일이라는 둥 -_-

그러자 우리 과장님 하시는 말씀.

"S야, 이명박이 그 기름치를 파는 사람 같은 사람이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장의 결과가 기름똥으로 결국은 나타난다고, 알겠니?"

"아아아! 과장님 갑자기 확 와닿아요. 알겠어요. 나쁜 사람이네요, 안뽑을게요"

아...! 이렇게 적절한 비유가 어딨을까. 식당 안에서 나의 흥분과 발끈의 연속도 먹히는 둥 마는 둥이었는데, 기름똥의 울분을 경험한 S씨에게 확~ 와닿는 비유를 해주신 멋진 과장님!


돌아와서 나는, 얼마전 어머소희님이 작성하셨던 이명박의 쾌거를 쪽지로 돌렸다. 실장님은 그 쾌거를 외우시겠다며 프린트를 해서 붙여놓으셨고, 나는 순주씨에게 저지른 정치적 소신에 대한 탄압을 사과했다. 그래도 설마 뽑는 건 아니겠지? 기름똥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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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7-11-22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쟁력과 삶의 질과는 관련이 없는데...
사회나 타인의 삶 같은 것에 진지한 고민도 안보이고...
시험문제 잘 풀어서 들어간 대학만큼의 의식 수준이네요 ㅡ..ㅡ; 너무 폄하했나.
이것이 현실이고, 그것이 미래가 된다면 숙명처럼 받아들여야죠 뭐. 자업자득.
좀 억울하지만.. 흐흐..

웽스북스 2007-11-23 01:01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그래서 놀랐던 거에요-
옛날에 엄마한테 집팔아서 펀드하자고 했다는 얘기 들었을 때,
혹은 5.18이 폭동인 줄 알았다고 얘기했을 때,
그 때 알아봤었어야 했는데 말이죠 ㅠ

Mephistopheles 2007-11-22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씨는 아마도 자신이 성장의 주축이 될꺼라 생각하나 보군요..^^
상위 5%에 든다면 뽑던 말던 상관 안해도 될 것 같은걸요..
아울러 출신성분이 강남태생이며 부모님의 현금자산이 100억쯤
된다면 그냥 뽑으라고 하세요..^^
그게 아니라면...후훗..^^

웽스북스 2007-11-23 01:03   좋아요 0 | URL
네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기네는 기회도 펴보지 못하고 분배해야 되는 것에 대해
도무지 이해를 못하고, 하향 평준화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피가 거꾸로 솟더라고요 ㅋㅋ

실은 저것보다 더 정색하고 심한 말들을 더 했던 것 같은데
머리가 나빠서 기억이 잘 안나요 ㅋ

마늘빵 2007-11-22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익

웽스북스 2007-11-23 01:04   좋아요 0 | URL
웃는게 웃는게 아니죠? ㅋㅋ

순오기 2007-11-23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 확실하게 먹힌 기름똥에 한표! ^^

웽스북스 2007-11-23 01:05   좋아요 0 | URL
ㅎㅎ 과장님이 막 멋져보였다니까요~ ^^

얼음장수 2007-11-23 0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교 게시판에 가보니 이건 뭐 이명박이 대세더군요. 노무현 정권이 너무너무 싫어서 이번엔 무조건 한나랑이다라고 말하는 글들은 차라리 봐줄만 했습니다. 나머지는 뭐 "대한민국에서 노조에 대해서 거침없는 발언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은 이명박밖에 없다"라는 글도 봤구요. 아, 이런 글도 기억나네요. "BBK나 위장 취업 때문에 이명박에게 실망을 했다. 그런데 딱히 대안이 없는 것 같아서 믿음직스러운 이회창을 찍어야 겠다." 씁쓸했습니다.
덧붙이면 이명박도 이회창도 지지하지 않는 많은 대학생들은, 도대체 누구에게 투표해야 될 지 갑갑해 하더군요. 투표하지 않겠다는 친구들도 여럿 봤습니다.
비가 온다네요. 우산 챙겨서 출근하시길...

웽스북스 2007-11-23 20:10   좋아요 0 | URL
얼음장수님! 아침에 얼음장수님 댓글 보고 우산들고 나왔어요! 그런데그런데, 점심시간부터 쏟아지는 바람에, 결국은 비 맞았다는 거, 그래도 추적추적한 퇴근길이 덕분에 든든하네요! ^^
이명박 지지논리는, 뭐든 들어도 화나요- 노무현 정권이 너무너무 싫어서 골로가겠다는 것도 이해안돼요!

가시장미 2007-11-23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걱정이예요. ㅠ_ㅠ 누굴 뽑아야하나요. 투표는 해야할 것 같은데... 원..

웽스북스 2007-11-23 20:11   좋아요 0 | URL
크크크~ 참 어렵죠, 그래도 전 이씨들은 절대 찍지 않겠어요

마노아 2007-11-23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적절한 비유! 멋진 과장님!!

웽스북스 2007-11-23 20:10   좋아요 0 | URL
우리과장님이 쫌! 멋지세요 ㅎㅎ
 



1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휴가를 냈다
실은 일이 산더미처럼 밀려있어서
도무지 내일 수습할 수 있을지 감이 잘 안온다

휴가를 내고 밖에 있으니 
알라딘에 들어오는 횟수가 현저히 준다
회사에서는 심심하면 새로고침 하면서 봤었는데 ^^


2

내가 꽤 나이브한 이상주의자로 보였을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비슷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 거라 믿었다

나는 현실을 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가장 크다는 광고 업계에서 3년 가까이 일했다
하지만 지금 내 현실이 이상과 맞닿아있지 못하다는 것이
도달하고 싶은 이상을 버려야 할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그건 현실을 모르는 나이브함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3

이틀연속 와인이다
어제 와인을 마셨을 때, 나는 한잔에 붕붕 날았다
콰당콰당 헤롱헤롱

이렇게 와인한잔에 취하다니,
정말 부끄러웠다!

어쩌면 어제는 좀 취하고 싶은 날이었다는 내 마음을
내 몸이 정확히 읽어줬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 나를 격려하기 위해 모여준
고맙고 고마운 올해의 인물들과 마신 와인,
살짝 가벼운 와인이라 세잔이나 마셨는데도 취하지는 않았으나
난 역시 묵직한 와인이 좋다며 ㅋ

오늘 일이 잘 되면, 너에게 올 한해 가장 좋은 일이겠다,그치?
라고 묻는 언니에게 나는

조금 망설이다가 씨익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언니를 만난 것만큼 감사한 일일 거에요"

하지만, 나는 오늘,
보여주고 싶던 마음을 다 보여주지 못했는걸

아쉽고, 또 아쉬운 마음 뿐


4

좋아해 마지않는 작가(?) K에 대한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뒤로 불륜관계인 여성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L보다 더 심하다는 후문이다

부디 후문이길
도덕적 옳고 그름의 여부를 일단 떠난다 해도,
당신의 이미지와 너무 어울리지 않아요 흑


5

이음아트는 언제고 찾아가도
참 따뜻하고 좋구나

헌책 여러권을 눈에 찍어놨는데,
손이 무거워 다음을 기약하며 나왔다
얌전히 있어주렴, 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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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2 0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2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i 2007-11-2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음아트 다녀오셨나봐요. 저도 한 동안 뜸했는데..
조만간 점찍어놓은 연극보러 가는 길에 가보려구요^^

갑자기 작가 K가 누군지 궁금해졌어요. 상상력의 나래를.. ㅋㅋ

웽스북스 2007-11-22 13:14   좋아요 0 | URL
네네
이음아트에서는 책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좋아요
그런데 저는 미안하게도, 새책 구매는 온라인으로 ;;
거기서는 주로 중고책들을 봐요 ^^

1시간이나 이책저책 보다가, 그냥 나온 게 미안해서
다음번에는 가벼운 손으로 찾아가서 살까 해요 ^^
K는 비밀덧글로 알려드릴게요

2007-11-22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2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2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전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
나는 '모순'이라는 컨셉에 의거해 나를 종종 소개하곤 했다
내가 완전 모순덩어리다, 하는 거 보면 말되는 게 거의 없다 -_-
앞뒤가 맞는 것도 별로 없다

나는 날씨에 지대한 영향을 받으면서도,
오늘의 날씨에 별 관심이 없다
집에서 나올 때 비가 안오면 우산은 거의 안들고다니고
가끔 보일러 펑펑 틀어놓은 집이 따뜻하다고 옷을 얇게 입고 나갔다가
된통 추운 적도 많았다


오늘 비온다는 소식 있더라,라는 동기의 말에는
그래?

근데 눈올 것 같아요,라는 앞자리 초록별씨의 말에는
하하, 그래요? 난 그런 거 잘 못느껴요-

내가 멍청해서 꼭 닥쳐야 안다, 날씨를-
근데 닥치면 너무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것도 문제


그런데 저녁에 정말 교회 아동부 제자한테 문자가 왔다
눈이와요

회사에 있던 나는 얼른 회의실 창가로 뛰어갔다, 그리고 답장
여긴 안오네, 그래도 고마워 ^^


그리고 잠시 후, 날아온 사내쪽지
밖에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건 사내쪽지니까 맞는거지?
창가로 달려가 눈을 본다
와, 정말 많이 내리는구나, 이런 건 맞아줘야지,

일을 정리하고 퇴근을 준비한다


그러나 우물우물하는 사이에, 눈이 비로 바뀌었다
결국 비를 맞으며 퇴근한 셈

올해 아직 눈은 안맞은거야, 그래 안맞은거야, 라고 하는 순간
코트위로 간간히 덩어리진 것들이 보인다
니들, 눈이니? ㅠ (안쳐줘 안쳐줘)



난 올해의 첫눈을 봤지만,
아직 올해의 첫눈을 맞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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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11-19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올해의 첫눈을 봤지만,
아직 올해의 첫눈을 맞지 않았어 2

웽스북스 2007-11-19 23:4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어디서 보셨나요? 저처럼 우울하게 회사에서 보신 건 아니죠?

2007-11-20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0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넛공주 2007-11-2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지도 못했습니다.

웽스북스 2007-11-22 00:25   좋아요 0 | URL
도넛공주님은 그럼 도넛공주님만의 첫눈을 보면 되지요 ^^
 



결국 사람은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위로받고,
또 자신도 모르는새 누군가를 끊임없이 위로하며 사는 존재

조경란 낭독회에 누군가 갔다온 글을 읽으니
그녀도 위로를 받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고 한다
아, 소설을 쓰는 사람들도 다른 소설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구나


얼마전, 대학 때도 많이 친하지 않았고, 대학 이후에도 연락이 뜸했던
친구 H가 연락을 해 무언가를 제안하면서
내가 쓰는 리뷰들을 읽으며 위로받고 있다고 말했을 때,
그 이야기를 들으며 뿌듯했겠다,라고 말하는 C에게 나는 답했다
아니, 고마웠어

척박한 일상 속에서, 짬을 내 남긴 글들이
그저 자기만족에서 그친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다면,
내게 그 일은 뿌듯함을 넘어선, 고맙고 또 고마운 일


나도 모르는 새 그 친구에게 내가 건넨 위로가
또 다른 위로로 변해 나에게 건너왔다



ps

정말이지, 오늘은 곱게 자려고 했는데
이거 또 내일 출근 길에

악! 어제 알라딘에 쓴 글 삭제해야돼, 라며 내 발걸음을 재촉하는 기폭제가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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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19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이미 캡춰를 한 알라디너도 존재한다는 사실....=3=3=3=3=3

웽스북스 2007-11-19 09:39   좋아요 0 | URL
프하하 넘기시죠- 얼마면 되겠습니까?

Mephistopheles 2007-11-19 13:45   좋아요 0 | URL
전 알라딘에선 언제나 100원으로 모든 걸 해결합니다.

웽스북스 2007-11-19 16:02   좋아요 0 | URL
땡스투 한번이면 되겠습니까? ㅋㅋ

다락방 2007-11-19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미 읽어버렸어요. 후훗 :)

웽스북스 2007-11-19 10:07   좋아요 0 | URL
4시에쓰고 7시반에지운걸! 대단들하십니다~! 별 내용 없는 거라서 더 챙피하네요 ㅋㅋ

다락방 2007-11-19 11:12   좋아요 0 | URL
앗. 아녜요, 웬디양님.
저는 지금의 이 페이퍼를 없애버린다는 글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웬디양님의 댓글을 보니 이 페이퍼 말고 다른걸 쓰셨단 얘긴거죠?
그렇다면 못봤으니 안심하셔요 :)

웽스북스 2007-11-19 12:01   좋아요 0 | URL
아아! 전 다들 대단하시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비돌이 2007-11-19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따 궁금하네요. 뭐라고 썼는지...

2007-11-19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11-19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정전의 것을 못 읽었지만 그게 뭐든 웬디양님 기분이 바뀌신 것 같으니
좋은 일이에요.^^

웽스북스 2007-11-19 21:06   좋아요 0 | URL
헤헤헤 눈와요! (초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