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매우 좋아하던 선생님의 기도
나는 이 기도에 들어 있는 선생님의 마음이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고, 또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믿는다

어떤 후배의 미니홈피에 들어갔다가
이 기도를 육성으로 녹음해놓은 파일을 들었다

기도가 끝난 뒤에는 여기저기서 박수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수없이 드렸던 채플에서, 또 예배에서,
한 번도 없었던 일





자애로우신 주 하나님, 저희들에게 부어주신 사랑과 은총을 새삼 떠올리며 감사드립니다.

감사하는 눈이 어두운 저희들이지만, 저희 내면과 삶의 주변을 둘러보면 감사할 거리들을 하나님께서 도처에 베풀고 계셨음을 깨닫습니다. 봄이 깊어 가면서 피어나는 꽃들, 물이 올라 초록이 깊어지고 있는 풀, 나무와 아울러, 그것들을 예뻐하고 즐거워 할 수 있는 마음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가족과 친구를 주셔서 사랑을 알게 하시고, 그들을 통해서 배운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이웃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알아가고자 하는 호기심과 지식욕을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현재 처한 위치에 자족하지 못하고 더 높고 더 나은 삶을 바라게 하는 포부와 희망을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움직일 수 있는 몸, 그리고 그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일용할 양식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게 하는 상상력과 소망,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계의 임재를 느끼면서 살게 해주는 믿음을 아울러 주신 것 또한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주의 어리고 귀여운 자녀들인 학생들을 위해서 기도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 속에 살아가게 하신 뜻을 그들로 하여금 깨닫게 해주셔서, 이 세상을 좀더 정의롭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어 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게 해주십시오. 그러나 세상 속에 살면서도 그 속에 함몰되지 않게 해주시고, 일상 속에서도 언제나 영원에 잇대어 살게 해주십시오.

주의 어린 자녀들로 하여금 보다 큰 미래를 계획하게 도와주시고, 보다 숭고한 목표를 설정하게 인도해주십시오. 그러나 자신의 욕심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함부로 부르거나 그렇게 착각하는 일이 없도록 겸손함과 분별력을 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아울러,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견지할 수 있는 자신감과 당당함을 그들에게 주시고, 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길 수 있는 바른 마음을 주시옵소서. 불의를 피하지 않고 거기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이웃의 고통과 아픔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여린 마음을 주십시오.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것을 고통스럽게 반성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참된 용기를 주시고, 한 번 저지른 잘못을 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의지와 결단력 또한 주시옵소서. 

또한 그들로 하여금 선생을 맹종하지 않게 도와주시고, 가르치는 자의 말과 그의 인격 사이에 간격이 있다면 그것을 예리하게 판별해낼 수 있는 분별력을 주셔서, 배울 것은 배우되 배우지 않아야 할 것은 배우지 않게 하여주소서.

하나님, 주의 어린 자녀들이 삶의 의미를 찾아 번민할 때는 오히려 지극히 사소한 일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믿었던 친구가 배신하여 고통스러워 할 때는 그 고통으로 말미암아 더욱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아 주시고, 떠나간 옛 친구의 자리에 새로운 친구를 주시옵소서. 

학업이 원하는 만큼 진척되지 않아 자신감을 잃을 때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도와주시고, 미래가 불확실 하여 눈앞이 캄캄하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 환한 빛이 되어 길을 밝혀 주시옵소서. 

자기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여 철저하게 반성하되,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해서는 용서와 관용을 베풀 수 있는 큰마음을 주십시오. 

주여, 주의 어린 자녀들이 압도적인 제도적 악과 부정의 앞에 무력감을 느낄 때는 거기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세상의 불의로부터 도피하여 자신의 욕심과 계획에만 몰두할 때는 따끔한 깨우침을 주시옵소서. 

젊음이 핑계가 아니라 기회가 되게 해주시고,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 준비되지 않은 가능성은 곧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환상과 같은 것이라는 점을 그들로 하여금 깨닫게 도와주십시오. 따라서 미래에 대한 큰 포부를 가지되,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준비된 사람을 쓴다는 점을 명심하고 학문과 인격을 연마하게 해주십시오.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이 겸손의 조건일지언정 교만함과 우월감의 조건이 되지 않게 해주시고, 신앙 활동이 결코 게으름이나 공부하지 않은 것의 핑계가 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하나님, 주의 어린 자녀들로 하여금 동서고금의 많은 고전을 통해 거대한 영혼들을 만나게 해주시고,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거목들 곁에서 그들의 키가 자랄 수 있게 해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로 하여금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고, 이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고는 하나님 나라를 앞당길 수 없으며, 내 스스로가 변하지 않고는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음을 깨달아, 일상 속에서 거룩함을 발견하며 살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하나님, 여기 선생들이 나름대로 성의를 다해서 가르치고 있지만 저희들의 학문과 인격과 믿음이 부족하고, 정성이 부족하여 도무지 저희들의 힘만으로는 주의 어린 자녀들을 저희들이 원하는 만큼 바르고, 당당하고, 정직하고, 숭고하게 키울 수 없사오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기를 간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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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이후 류선생님께서 서울에 오셨을 때 선생님을 몇번 뵜고, 메일을 몇번 드렸고 선생님께 가장 긴 답장을 받는 기록을 여러번 갱신했다 (^^v) 선생님은 두줄, 세줄 촌철살인 메일이 주특기셨는데, 난 스무줄도 받아봤었다, 헤헤 그러고는 맨날 이번이 갱신이다, 이번이 갱신이다 하셨었지-

내가 좋아했던 다른 선생님도 한 분 더 계셨는데, 그 사실을 학교 다닐 땐 류선생님께 끝끝내 비밀로 했다가 졸업 전 사은회 때 딱걸렸다. 재학생 대표로 선생님께 편지를 썼는데 류선생님은 내가 당연히 본인에게 편지를 쓰셨을 거라고 생각하셨나보다. 하지만 류선생님은 너무 경쟁률이 높았고, 내가 좋아했던 다른 선생님은 그 때 막 부임했던 분이셔서 상대적으로 편지를 쓸 만큼 친한 사람이 없었다. 난 류선생님이 알면 안된다며 끝까지 편지를 거부했으나, 신선생님께 편지를 아무도 쓰지 않는 상황이 오는 건 또 막아야해서 결국 편지를 썼다 (무슨 교수님 양다리도 아니고 ㅋ) 결국 난 몇개월 후 서울에서 선생님께 처절한 복수를 당했다. 흑!

시간이 흐르고, 매우 사소한 일로 '완벽할 거라 생각했던' 선생님의 모습에 대한 나의 존경에 약간 금이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날 이후로 나는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참 어렸다. 지금은 여전히 이런 날이면 선생님이 그립고 생각나는데, 여전히 참 좋은데, 세월이 무책임하게 쌓이고 흘러버려서 더 이상 연락을 드리기가 어렵다. 대신 난 선생님의 글방에 들어가 글을 몰래 훔쳐읽고 이번에 출간하신 책은 나오자마자 바로 샀다.

우리학교는 기독교학교이면서도 '기독교문화' 라는 전공을 매우 경시하는 모순된 실용주의 노선을 걸었는데, 결국 기독교문화라는 전공은 '모두가 들어야 할 교양'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내세워 선생님은 현재 내가 졸업한 언론정보문화학부가 아닌, 교양학부에 계신다. 말도 안통하는 1학년 애들 데리고 수업을 하실 선생님의 고충이 눈에 훤하다. 나도 1학년 때는 선생님의 수업을 못알아들었다. 답답한 마음이 보지 않아도 보이는 듯 하다. 옛 제자들이 얼마나 그리우실까.

쌓여버린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이젠 안되겠다,며 메일을 한번 써야지, 써야지, 하지만 역시나 자꾸만 망설이고, 쓰지 못하게 되는 건 내가 지금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살고 있지 못함,이 가장 크다. 내가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분명 알고는 계실테지만, 그리고 분명 내 삶을 선생님의 방식으로 응원해주실 게 분명하지만, 난 그래도 역시나 메일을 쓰지 못하겠다. 학교에 한 번 찾아가려 해도 원, 너무 멀어서 말이지 -_- 내년 스승의 날엔 선생님 좋아하시는 화개제다의 녹차와 함께 편지를 보내봐야지. 실은 올해 스승의 날 계획이었다. 매년 스승의 날마다 결심만 하는 건 아닌가몰라.

선생님의 그 '신기록 답장'을 찾아 올려본다. 흐흐- 벌써 3년도 더 된 편지. 이 때는 지금 있는 업종이 아니고 다른 업종에 있었는데, 나는 3개월만에 그만두고 나왔다. 그만두기 전 선생님을 만났을 때, (그러니까 이 편지에서 언급된 약속) 선생님이 이렇게 얘기를 하셨다.

"지금 니가 쓰고 있는 글에는 니가 없을 거다"

그 말이 맞았다. 그 글에는 내가 없었다. 나의 기술, 혹은 재주만 있었을 뿐 진짜 내가 없었고 그 곳을 나왔던 건 매우 잘한 일이라 믿는다.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제자에게 무조건적인 격려만을 보낼 수는 없었던 선생님, 또 지금의 나를 보면 뭐라 말씀하실지 궁금하고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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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선견지명, 있는 거야 없는 거야 -_-
    from 지극히 개인적인 2007-12-17 22:27 
    내게 멘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시는 분은 대학시절 선생님이신데 선견지명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선생님 관련 글을 쓴지 불과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걸 선견지명이 있어서 쓴 건지, 선견지명이 있었다면 쓰지 않았을 것인지, 나도 모르겠다 다시 쓰자니 너무 선생님 얘기를 울궈먹는 것만 같아 그냥 오늘의 태그는 이 글로 대신한다. (엮인 글)
 
 
웽스북스 2007-12-01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놔, 접기는 또 안되고 에잇!

마늘빵 2007-12-01 09:32   좋아요 0 | URL
접기는 여전히 안되시는군요. 간단한데... -_-
접고픈데를 위부터 아래까지 긁고 접기버튼 클릭 - 저장. 끝.

웽스북스 2007-12-01 09:47   좋아요 0 | URL
어어어 됐어요 됐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고 기뻐하는중 ㅋㅋ

마노아 2007-12-01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스런 기도였어요. 아름다운 사제지간이군요. 웬디님은 부자세요.

웽스북스 2007-12-01 23:28   좋아요 0 | URL
아흑 하지만 연락을 못드리고 있다는 거 ㅠ_ㅠ
 



금요일 12시는 택시 잡는 게 어려운 시간대
웬만하면 금요일엔 야근도 회식도 안하는 게 상책이지만
뭐, 쉬운 일은 아닌 거다

일좀 하다가 동기들의 모임에 홀랑 넘어가서 11시쯤 나가 와인을 두잔쯤 마시니
적당히 알딸딸한 것이 기분이 좋다
비록, 와인은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_- ㅋㅋ

혼자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면서 택시를 잡으러 국기원 사거리까지 갔으나
오늘 택시를 잡기가 엄청 어렵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걸

나는 주로 콜택시를 부르거나 모범택시를 타는데
일단 안전하고, 카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

콜택시는 어차피 거절당할 게 뻔해서 애저녁에 포기하고
모범택시도 오늘같은 날은 거의 잡기가 어려운 걸 알기에
현금을 일단 좀 마련하고, 일반 택시라도 잡으려 했으나


여섯번쯤 거절당했나보다 흑!

아저씨들이 차를 세우면 뒷문쪽으로 세우는 게 아니라
앞문쪽으로 세우신 후 먼저 행선지를 묻는다

ㅇㅇ ㅂㄱㅇ이요 라고 말하면 바로 씽~

우리집까지 약 2만원 가량의 택시비를 받을 수 있으나,
올 때는 빈 차로 나올 확률이 높으니,
오늘같이 손님 많은 날은 골라 태우겠다는 심산이다

뭐, 이해가 안가는 바는 아니나, 여섯대쯤 놓치면 심통이 난다
하지만 심통이 난다고 뭐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_-
(실은 한시간까지도 기다려본 적 있다)


아, 이를 어쩌나 하며 다음 택시를 세웠다
행선지를 말하려는데 아저씨는 말없이 뒷문쪽으로 세운다
반신반의하면서 차를 타서 행선지를 말했더니 아저씨 말없이 출발하신다


"택시 잡기 힘들죠?"
"네, 오늘 같은 날은 저희 동네로는 잘 안가려고 하시네요"

택시 운전을 시작한지 3개월이 됐다는 아저씨께서는
한 번도 승차거부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하신다
손님들이 많이 서있을 때는 나름의 원칙이 있는데

1순위로 태우는 사람이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엄마라고 하신다
흑,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택시 아저씨가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감동

"아저씨, 좋은 분이신가봐요"

로 시작해 30분동안 아저씨와 도란도란 어찌나 이야기꽃을 피우며 왔는지
나는 그새 아저씨 가족 사항을 다 파악한다

아저씨 부인께서 나이 50에 대학 공부를 다시 시작하셔서
지금 D여대 사회복지학과 1학년으로 다니는 바람에
대학생이 집에 셋이란다

아들, 딸, 부인



부인 이야기, 아들 이야기, 딸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것 같은 아저씨.
지난 학기 학비만 1500만원이 들었어도, 그냥 마냥 좋고, 자랑스러우신가보다

(학비가 이렇게 비싸다니 -_-)


택시 외에 다른 사업도 하신다던데,
적지 않은 나이에, 열정적으로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보니
괜히 나도 뭔가 부릉부릉


택시 잡는 것 때문에 괜한 스트레스였는데
좋은 아저씨를 만나 기분좋게 잘 왔다


그러고보니, 우리 부모님도 누군가에게 내 얘기를 할 때 이렇게 자랑스러워하실까?
흠, 아무리 생각해도 객관적으로
별 자랑스러워할 만한 대목이 없긴 한데 -_-

또 '어떻게든' 찾아내는 게 부모님들의 주특기이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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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2-0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아저씨 참 좋은 분이군요. 나이 들고 뒤늦게 공부하시는 분들도 몇몇 있더라고요. 주변에도 보니. 우리집은 여건이 안되서 지금까지 아르바이트 뛰시지만. -_- 근데 어제 결국 와인 마시러 갔군요. 그럼 일요일날 나와야겠네 =333

웽스북스 2007-12-01 10:02   좋아요 0 | URL
제가 원래 귀가 얇아서 꼬시면 홀랑 다 넘어가요 ㅠ_ㅠ
그래도 11시까지 버티다 나갔따는데 의의를 두고 있어요 =33333
요즘 택시운전사 분들도 잘사시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택시비 카드영수증 나오면 아저씨 집주소가 가이 나오는데 잘사는 동네가 많아서 허걱 한다는!

이매지 2007-12-0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시비 영수증나오면 집주소가 나오는군요;;
우리집은 잘사는 동네가 아니니 뭐 ㅎㅎㅎㅎ
어제는 월말인데다 금요일이라 차가 엄청막힌다고 하던데.
그래도 웬디양님 무사귀환하셔서 다행입니다 :)
맨날 나쁜 택시아저씨들 욕하지만 좋은 택시아저씨들도 많아요~
(절대 아빠가 택시한다고 편드는 거 아님 ㅎ)

웽스북스 2007-12-01 12:42   좋아요 0 | URL
ㅎㅎㅎ 알아요 이매지님 ^^ 좋은 아저씨들 많아요
저 택시아저씨들이랑 가끔 수다 떨면서 올 때 많거든요
지난번에 신촌에서 탔던 아저씨는 택시드라이버 지식인이라고 불러드리고 싶을 정도였는데, 운전 시작한지 얼마 안된 분들 무선으로 차 문제 얘기하면 다 들어주고 어디가서 고치면 친절하다, 안심해라, 이런거 다 알려주시더라고요 ^^ 사실 뭐, 빈차로 나오는 거 나같아도 싫을 것 같긴 해요- 그래도 여섯대쯤 거절 당하니까 심통이 나긴 하더라고요- 대신 전 어디가면 손님 많아요- 이렇게 가면 되요, 이런 것도 알려드려요- 대부분 아시긴 하지만 ㅋㅋ

주소는 영수증에 다 나오는 건 아니구요
카드영수증에만 나와요- 그냥 미터 영수증은 요금만 쭉- 나오구요
개인 가맹으로 돼있으니까 다 나오는 듯 해요

마노아 2007-12-01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훈훈한 이야기에요. 그 아저씨 참 마음이 따스해 보입니다. 우리들의 부모님들도 밖에서는 고슴도치 어버이겠지요. 아마 우리들도 그렇게 될 거예요^^;;;

웽스북스 2007-12-01 20:38   좋아요 0 | URL
그죠 근데 대체 뭘 갖다 자랑하고 계실지 궁금하긴 해요 ㅋㅋ
 



한겨레에 들어가 배너를 보면 가끔 어이없을 때가 있는데
FTA 반대 기사 옆에 버젓이 있는
한미FTA 찬성 광고가 그랬다

물론 프레시안 사건을 통해 대략적인 상황적 압박에 대해 인지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한겨레도 그런 강단, 정도는 보여줘야 하는 매체라 생각해 왔다
나의 오산이었는지도


오늘 한겨레에 들어가보니
이명박의 배너광고가 보인다

물론 네이버 메인 상단에도 이명박과 정동영이 함께 롤링되고 있지만
한겨레는 네이버가 아니다
언론매체라면, 어떤 광고를 실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 거기까지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럼 적어도 기술적 제어를 통해 한 화면에 같이 나오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정동영,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이명박


이번 대선 광고 온라인 마케팅 쪽에 쏟아부은 돈이 얼만지 대략 알기에
광고 인벤토리가 충분치 못할 거라는 건 예측할 수 있지만
이건 내 기준에선 정말 넌센스

솔직히, 정말, 없어보인다, 가오안나, 흥



ps

1

이명박 온라인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다) 크리에이티브 담당하는 대행사 어딘지
가서 머리라도 한번 쓰다듬어주고 싶은 심정이다
어찌나 2000년대 초반의 울트라맥스유치 크리에이티브들을 만들어주셨는지
주변에서 그 찬란함에 대한 말들이 장난이 아니다
내가봐도 좀 심하다싶긴 하다

향후 있을 소재교체들이 연이어 기대되고 있는 사건
부디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


2

조선닷컴에 갔더니 이명박 광고는 보이지도 않고
정동영 광고만 양측 상단에 자리잡고 있다

굳이 설득할 필요가 없다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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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1-30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인가봐요. 전 내내 놀다 저녁부터 논문 수정중. 별로 수정지시사항은 안나왔는데 조금만하면 될거 귀찮아서리. -_-

웽스북스 2007-11-30 21:51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동기들이 와인시켜놨다고 막 나오라고 꼬시고 있어요 언니 어차피 주말에 나올거잖아 하면서 ㅠ_ㅠ 에잇 흔들흔드르르르르~ 논문 구경은 언제시켜주실건가요?

Mephistopheles 2007-12-01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탈에 걸린 한나라당 광고를 접하고 싶지 않아도 접하게 되는데요...
입 딱딱 벌리면서 달리는 모습이나 기타치고 로고송 공모하는 거나...
TV에서 국밥 먹는 장면이나...
외모지상주의는 안되지만...정말이지...복 없는 얼굴이에요........
그 광고 보고 하루 만명씩 표 빠져나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웽스북스 2007-12-01 17:38   좋아요 0 | URL
으으 완전 동의 백만표요
국밥먹는 거 정말 게걸스럽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배고픕니다'라니- 무슨 히딩크도 아니고 -_-
정말 미학적으로 아름답지 못한 광고에요

온라인 배너는, 정말 할 말 없어요
일반 배너도 요즘은 그런 수준으로 안만들어요 ;; -_-

그리고 친구들이랑 매일 하는 말이 그거에요
관상을 믿는 건 아니지만, 저 관상은 좀 심하지 않냐
그리고 관상도 관상이지만, 눈빛이요-
그 사람 살아온 세월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정말 뉴스에 나오면 꺼버리고 싶을 것 같아요
 




짠! 많은 분들이 그냥 봐라! 를 선택해 주셨습니다
알라딘에 책 상태에 예민하신 분이 많으실 것 같아서
저는 교환하라는 쪽이 더 많은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냥 봐라, 쪽이 더 많았습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냥 보겠습니다!


실은 저도 한표 던졌습니다
세상에 투표 만든 사람이 투표도 할 수 있다니, 독특한 시스템 ㅋㅋ
세상에 투표 만든 사람이 투표도 해보다니, 독특한 마인드 ㅋㅋ


몇몇 분께서 따뜻하다, 감동이다, 뭐 이런 얘기를 해주셨는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도 쪼잔하고 까칠하답니다, 알고 보면

다만, 조금씩 화가 나는 부분에 대한 영역이 다른 것 같아요
책 상태에는 의외로 좀 쿨한 편이에요-
모서리 접어서 보기도 하고, 가방에 며칠동안 뒹굴어서 헤지기도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성격이어서요

그런 것들보다는 쓸데없이 낭비되는 자원 같은 것들에
제가 좀더 민감해서 그런듯 합니다

(네, 그러면서 프린트는 100장씩 막 실수하고 그래요 제가 ㅠㅠ)



아마 돈 많은 출판사에 잘팔리는 책이면
거침없이 교환신청 했을지도 모르는데
이책은 아무래도 한권 놓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 이 책을 사셨던 분도 비슷한 상태로 책이 왔다는 걸로 봐서는
좀 제본 업체를 싼 데를 쓰나봅니다 ㅠ_ㅠ



- 글 쓰다가 생각났는데요 ^^

책에 안민감한 제가 참을 수 없는 두가지 책상태의 망가짐이 있답니다

1. 하드커버 겉표지 하드커버와 균형어긋나 겉표지 아래쪽 너덜너덜해지는 것
2. 책날개로 읽은 부분을 표시해 책날개가 뭉툭해지는 것

1은, 웬만하면 겉표지 빼고 다니고
2는, 절대 하지 않는 일인데

가끔 빌려주다보면 이런 일이 생기죠
같이살던 친구가 1번을 해서 제가 그 친구 잘 때 조용히 하드커버 표지 빼놓은 적 있고
엄마가 2번을 해서 제가 마구 생난리부르쓰를 춘 적이 있었죠

이것만 안하면 저는 제 책 빌려가서
접고 밑줄긋고 낙서를 해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요
(아, 단 접는 건 ;; 1센치 이상은 곤란해요 ㅋㅋ)


까칠한건지 관대한건지 쪼잔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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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1-3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날개도 쑤셔넣고, 띠지는 오는즉시 갖다버리고, 책에 낙서도 하고 밑줄도 긋고, 모서리도 접고 해요. 근데 잘 안빌려줘요. -_-

웽스북스 2007-11-30 10:58   좋아요 0 | URL
ㅋㅋ 제가 착해서 책을 잘빌려주는 건 아니고요- 그냥 제가 책을 10000원 주고 샀으면 인당 소모비용 만원인데, 1명 빌려주면 인당 소모비용 5000원이잖아요- 이런 '나름의 합리적 이유-_-' 때문에 책빌려주는 걸 좋아해요-

순오기 2007-12-01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그냥 봐라에 투표했어요.
우리집은 동네 도서실이에요. 하지만 읽다가 엎어놓거나 접는거 절대 사절입니다.
워낙 돌리다 보니 곤리를 철저히 해도 많이 손상되거든요 ^^
하지만 읽어서 헐어지는 건 책이 제몫을 다하는 거라 꽤 관대하지요!

웽스북스 2007-12-01 00:58   좋아요 0 | URL
흐흐 저도 그냥 봐라에 투표했어요. ㅎㅎ
순오기님은 저보다 더 심히 돌리시는 것 같은데요? ㅋㅋ
전 그래도 빌려다 보는 사람이 한정돼 있거든요
 



상처4  

                 - 마종기


소나무 숲길을 지나다
솔잎내 유독 강한 나무를 찾으니
둥치에 깊은 상처를 가진 나무였네
속내를 내보이는 소나무에서만
싱싱한 육신의 진정을 볼 수 있었네

부서진 곳 가려주고 덮어주는 체액으로
뼈를 붙이고 살을 이어 치유하는지
지난날 피맺힌 사연의 나무들만
이름과 신분을 하나 감추지 않네
나무가 나무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네

나도 상처를 받기 전까지는
그림자에 몸 가리고 태연한 척 살았었네
소나무가 그 냄새만으로 우리에게 오듯
나도 낯선 피를 흘리고 나서야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네
우리들의 두려움이 숲으로 돌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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