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자리에 있는 E대리와 나는 서로의 엉뚱함에 열광하곤 하는 사이.
오늘 E대리가 실장님 자리로 온 전화 한통을 받았다

네 00000 ㅈㅇㅇ 입니다
거기 ㅇㅁㄱ씨 계시죠? (실장님)
아 예 지금 회의 중이십니다

전화를 끊은 E대리는 막 화를 낸다

아니, 사람이 이름을 말해야지, 최차장이라고만 말하는 게 어딨어요! 최차장이라 그러면 안대요~

그러고는 실장님께 쪽지를 남겨둔다
실장님 최차장이라는 분께 전화가 왔었습니다. 전화번호는 @@@@-@@@@입니다


몇시간 후 자리로 복귀한 실장님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한다
목소리가 커서 쩌렁쩌렁 사무실로 울리는 실장님의 목소리

"아 예, 저는 ㅇㅁㄱ인데요! 최차장님이 누구십니까? 예? 아, 최차장이라는 분이 저한테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ㅇㅁㄱ이요! 네? 네? 어디시라고요?










아......주차장이요, 신성빌딩 주차장이라고요.....-_- 예, 예,




순간 우리는 모두 넘어갔다






ps 실은 난 최차장이 아니라 주차장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나, 실장님께 미처 전달해드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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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2-10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부러 전달 안했을거야 그럴거야...

웽스북스 2007-12-10 22:09   좋아요 0 | URL
아프님께 전 그런 이미지였군요 ㅠ=ㅠ

깐따삐야 2007-12-10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넘 웃기당. 지능적 안티. 웬지 웬디양님에게 딱! 어울리는 별명이에요.

웽스북스 2007-12-10 23:18   좋아요 0 | URL
크크 제가 저희 실장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긴 하지만 (두리번 두리번)
별로 지능적인 인간은 되지 못합니다.
그냥 소 뒷걸음질하다가 쥐잡은 안티라고 해주세요 :)

비로그인 2007-12-1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하하핫.
웬디 수사관, 정신 차리십시오!

웽스북스 2007-12-11 00:32   좋아요 0 | URL
흐흐 엘신님 어제 수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경찰차를 타려다가
최차장에서 그만 꽝 넘어지는 바람에 이리 됐습니다 ㅠ_ㅠ

Mephistopheles 2007-12-11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냄새가 나요...주차장은 음모의 시작일 뿐일지도...흐흐흐흐흐..
(루시퍼의 명예를 걸고 사건을 해결해 보겠어)

웽스북스 2007-12-11 00:33   좋아요 0 | URL
결백해요, 믿어주세요 메시퍼님

302moon 2007-12-11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훗, 웃다가 넘어갈 뻔./

웽스북스 2007-12-12 00:34   좋아요 0 | URL
우리 E대리는 사람 여럿 넘겨요 ㅋㅋ
 

1

역시 M을 보내는 자리는 눈물바다였다. 중학생부터 아줌마 집사님들까지 모두 훌쩍이시는 바람에, 내 눈물은 역시 낄 자리도 없더라. 역시 축복 많이 받은 녀석이다. 나도 축복한다, M의 삭발 사진을 포토메일로 전송받았다. 하하하하하! 훨씬 낫다. 그럴 줄 알았다.

2

하루종일 일을 할 생각이었다.만. 회사후배의 전화를 받고 또 홀랑 나가버렸다. 같은 동네 사는 사람들끼리의, 이른 바 주민 모임. 그래봐야 3명이지만. 원래 커피만 사주고 4시쯤 집에 와서 일할 생각이었으나, 목이 마르도록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은 6시도 넘고, 에헤라디여

3

그건, 1년 내내 내가 했던 고민이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그런 상황에 맞닥뜨려 고민도 했었구요. 근데 R씨, 결국 최저연봉 앞에 가서 내가 했던 고민이 뭔 줄 알아요? 어, 그럼 나 이 책을 살 때, 이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이 맛있는 음식 한 번 먹을 때, 계속 계산하고, 계속 고민해야겠구나, 이렇게 후배들한테 커피 한 잔 사줄 때도 큰 맘을 먹고 사줘야 되겠구나, 약속 한 번 잡을 때도, 두세번 더 생각하고 잡아야겠구나, 결국은 이런 고민들이 날 붙잡더라구요. 좋아하는 일이고,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일이면, 나도 어느 정도는 돈 생각 안하고 갈 수 있어요. 근데 자꾸만 어느 선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나를 붙잡는 건 어떤 대단한, 정의, 혹은 대의명분 같은 게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이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바로 그런 것들이더라구요. 나도 이런 나 자신에게 놀랐고, 또 나 자신이 싫었지만, 그냥 내가 이런 걸 어떡하겠어요. 이런 달콤함에 길들여져 있는 걸. 언젠가는 나도 그런 선택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이런 고민들과 싸워서 이기지 못하는 게 또 나에요- 아마 R씨도, 정말 현실적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될 거에요.

6-70만원을 받는 일이라도,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얘기하던 후배에게 내가 했던 얘기다. 작년의 나라면 박수 치며 응원해줬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그러지 못했다. 참 나쁜 선배다.

4

그래도 이 후배들을 내가 참 좋아한다. 회사로 엮인 관계에서, 인간적인 그 무엇을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언젠가 내가 회사를 그만둔 후에도 계속 보고 싶을 것 같은 좋은 사람들을 자꾸만 만나게 된다. 참 감사한 일.

5

실컷 놀다 들어온 관계로, 오늘 해야 할 일의 목표는 계속 축소수정중. 주말에 일 가져오는 건, 악취미다, 아무리 생각해도. 못할 걸 알면서 이번 주는 급하니까 할 거야, 라고 생각하며 계속 가져 오는 건, 메멘토의 주인공이 와서 '누님' 하고 갈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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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2-09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영화의 영향일까요 말씀하시는 M이 왠지 강동원을 닮았을 것 같다는 상상을....?
2. 간만에 주말 출근을 했습니다만 그나마 이틀정도 고생하면 끝이 보이는 일이기에 할만은 하더라는..
3. 비교적 적은 보수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청춘들의 저 머리 위에서 어둠의 그림자를 드리우며 비정규직으로 최대 이윤을 뽑아내는 이 시대의 암흑대마왕 오너들의 그림자가 보이는 걸 보면 저도 알게 모르게 사회생활에서 잔뼈가 굵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4. 그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한동안 연락 안하다 간만에 했을 때 반갑게 전화 받아주고 급조된 약속에도 총알같이 튀어 나오는..^^
5. 메멘토...라기 보단...버릇같은 걸지도 몰라요.일을 집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건.=3=3=3

웽스북스 2007-12-10 00:03   좋아요 0 | URL
1. M은 성악도다운 풍채를 자랑하는 학생이에요 ㅎㅎ 강동원과는 거리가 멀구요, 자칭은 다니엘헤니입니다. 자칭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지요
2. 메피님도 참 바쁜 업종이신가봅니다. 전 목요일까지만 딱 바쁠 예정입니다. 실은 일 가져오고도 놀아서, 바쁘다고 말하기도 민망합니다. ㅋㅋ
3. 그죠, 특히나 후배가 관심 갖던 공연 쪽이나 영화 같은 예술계 쪽이 그렇죠, 제가 관심 갖던 쪽은 암흑대마왕 오너와는 거리가 멀면서도 박봉을 줄 수 밖에 없는 곳이었지만 말이죠.
4. 메피님같은 선배라면 어쩐지 저도 급조된 약속에 총알같이 튀어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5. 다음주엔 절대 안가져오겠다며 엉엉 우는 것도 버릇이겠죠? ㅠ_ㅠ

비로그인 2007-12-10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에 일탈을 할 수 있다는건 님이 미혼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기혼여성은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거든요.
저도 일탈을 하고 싶어지는 제목입니다.

웽스북스 2007-12-10 14:12   좋아요 0 | URL
결혼을 해도 저는 매일매일 일탈하고싶어질 거에요
근데 다 쓰고보니 일탈,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발악'정도인 것 같아요 ㅋ

미미달 2007-12-1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번은. 뭐 저에겐 익숙한 행동 패턴이예요. ㅋㅋ

웽스북스 2007-12-10 19:46   좋아요 0 | URL
미미달님, 역시!!! 닉네임이 어쩐지 마음에 든다 했어요
 

   
 

앞에서 우리는 김훈의 소설이 문제적이라 했다. 김훈의 소설이 새삼 지금 이곳에서 문학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도 중요한 아이콘으로 부각되는 까닭은 그의 소설에 나타나는 바로 저 불가피의 감각과 인간의 동물성에 대한 안쓰러운 긍정이 포스트-IMF 시대 한국사회의 예민한 정치적 무의식의 성감대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그 무의식이란 물론 IMF 이후 개전의 여지가 없는 듯 더욱 강화되어가는 강고한 시장과 경쟁 씨스템 속에서 나날의 삶을 불안과 생존의 절박을 떠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적 조건에서 나오는 것이다. 거기에 있는 것은 삶을 압박하는 거대한 씨스템의 위력에 짓눌려 느끼는 불가피한 무력함이고, 이른 바 먹고 사는 것을 당장에 해결해야 할 지난한 과제로 맞닥뜨리는 데서 오는 불안과 비애이며, 살아남아야 한다는 비루한 생존 (혹은 성공)의 요구 밑에 다른 모든 가치를 종속시키는 정신적 빈곤의 자발적인 내면화다. 김훈의 소설이 건드리는 대중독자의 성감대는 바로 이 지점이다. 거대한 불가피 앞의 무력한 우울과 신음을 통절하게 그리는 동시에 그것을 유려하게 미학화하는 김훈의 소설은 독자들이 떠안고 있는 저 비루한 삶의 감각을 적절히 환기시키면서도 거기에 정신적, 미학적 품격을 부여해주는 것이 아닌가.

김훈의 소설이 갖는 호소력은 그렇게 대중이 겪는 자발적, 비자발적 굴욕의 현실감각을 적절히 환기해주는 데서 오는 것이지만, 그것은 동시에 거기에 너무 가까이 가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것이기도 하다. 역사적 소재는 그 삶의 감각을 적절히 거리화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하드보일드와 미려함, '사실'에 대한 산문적 집요와 한시적 여운이 모순적으로 공존하는 문체의 흡인력 또한 그것을 거들고 있다. 그럼으로써 결과적으로 김훈의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어쩌면 거기에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지난한 생물학적 당위에 압도된 스스로의 비루한 삶에 대한 긍정의 위안과 속화된 보편주의-나만이 그렇 것이 아니라 고래로 인간이 원래 그런 존재라는-의 알리바이를 제공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물론 작가의 의도와는 별개로 일어나는 사건이지만 김훈 소설의 논리와 메씨지가 그와 전혀 무관한 것도 아니다. 특히 그와 관련해서 인간사의 지난한 사실의 세목들을 진지하게 대면하게 하는 김훈 소설의 미덕이 거꾸로 프레임에 의해 선택된 것일 수 밖에 없는 그 사실을 부당하게 특권화해 오히려 한층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현실의 문제를 은폐하는 위험 또한 안고 있는 것이라는 점은 이 대목에서 덧붙여둘 수 있겠다.




창작과비평 가을호 '김훈소설이 묻는 것과 묻지 않는 것' - 김영찬

 

 

 


끄덕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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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출근길
김연수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사서 선물로 받은 '비매품'
그의 산문집 읽Go 듣Go 달린다를 읽으며 기분이 좋아졌다 흐흐

그 첫 파트인 읽Go 에는 김연수가 여러 권의 책들을 읽으며 쓴 느낌들이 적혀 있는데
나는 이 파트를 읽으며, 이런 파트를 만들어봐야지, 하고 생각했다

책이 책을 부르다
그러니까 책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는 문구들을 옮겨적어보는 것.
물론 마음에 드는 것만

나는 책을 읽으며, 그 책을 통해 다른 책을 소개받는 일을 좋아한다
작가란 대부분 작가 이전에 왕성한 독서가들일테니 ^^


아, 김연수 좋아! ^^


1. 브루클린 풍자극

폴 오스터의 주인공은 소설에서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책'을 만드는데, 낸 골딘의 작품을 들여다 보노라면 그 어리석음이 무엇인지 이해할 만하다. 그건 바로 타인의 삶 속으로 깊이 개입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중략)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은 거리를 따라 걸으며 "그 때까지 살아왔던 어느 누구 못지 않게 행복했다"고 생각한다. 세계무역센터 북쪽 타워에 첫번째 비행기가 충돌하기 딱 46분 전인 2001년 9월 11일 오전 여덟시의 일이다. 아무리 쿨한 삶을 살아간다 해도 하얀 구름처럼 쏟아져내리는 그 죽음과 재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소설은, 사진은, 시는 세상 모든 것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른다. 본직적으로 예술은 그처럼 뜨겁기만 하다.

* 폴오스터의 책은 한 권 (공중곡예사) 이후로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었는데, 싫었다기보다는 너무 흔해보여서였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이유라니 하하! (실은 최근 알랭드보통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도 비슷한 이유이니, 이런 호기가 또 어딨나 싶다)

2,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카잔차키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게 되면 절대로 세상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 삶은 불가해하다느니 어쩌니 떠들어댈 수 없게 된다. 결국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 읽고 나면 당장 책을 집어 던지고 밖으로 뛰쳐나가 세상의 모든 것을 처음인 듯 바라보고 듣고 냄새맡게 만든다. 세상에 이런 책이 어디 있을까? 그런 점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는 한 번 읽고 나면 당분간 읽지 않아도 좋은 책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잔뜩 찌푸린 얼굴로 방에 틀어박혀 사는 게 지겹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 그 때가 바로 조르바를 다시 만나야 할 시간이다. 일단 첫 장만 넘기면 된다. 그 다음에는 낄낄거리며 읽고 나서는 책을 집어 던진 뒤 밖으로 뛰어나가게 된다.

* 조르바를 다시 만나야 할 시간인걸까? 하지만 난 절대 조르바같이 될 수 없다는 스스로의 한계를 너무 잘 알고 있음

3. 적과 흑 - 스탕달

속물적인 태도와 자존심이 그처럼 가깝다는 사실은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오묘한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이 기나긴 소설에서 쥘리앵은 독자가 지루해할 틈도 주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지점까지 자신을 몰고 간다. 그건 속물적인 태도 때문이기도 하고 자존심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두 가지 상반된 마음이 공존하는 사람이기에 쥘리앵 소렐을 경멸할 사람은 이 세상에는 없다 (중략)
나는 쥘리앵 소렐, 드 레날 부인, 마틸드 등을 한없이 그리워한다. 그들은 권총을 가까운 곳에 놓고서는 호랑이와 친해지려고 했던 사람들이다. 왜 그래야만 하는가는 책장을 덮은 뒤에 두고 두고 생각해볼 문제다. '불안에 대한 갈구'라고 스탕달은 이 책의 어딘가에 써 놓았다. 그래. 이 시대가 시시하게 된 것은 이제 불안을 갈구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내면적 안전보장의 시대. 다들 더 높이 오르려고 하기보다는 다만 전락하지 않으려는 시대. 쥘리앵 소렐이 21세기에 더 매력적인 까닭은 여기에 있다.

4. 아Q정전 - 루쉰

이번에는 아Q정전을 읽으면서 한 번도 웃지 않았다. 너무나 쓸쓸하고 외롭기만 했다. 혼자여서 그런 게 아니었다. 삶이 자신의 의지에서 한 번 벗어나기 시작하면 자기 얼굴이 꼭 다른 사람의 얼굴처럼 보일 때가 있다.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삶을 어떻게 짐작할 수 있을까? 머저리 아Q. 가끔 나는 처형 직전에 노래 하나를 끝까지 부르지 못한 아Q를 완전히 이해하기도 하고, 전혀 납득하지 못하기도 한다.



5. 소년의 눈물 - 서경식

서경식씨는 여기에 '나는 될 수 있으면 이 대목에 시선을 주지 않으려 애썼다'라고 썼다. 참 이상한 일이기도 하다. 서경식씨는 왜 시선을 주지 않으려고 했던 대목을, 오랫동안 싫어했던 소설의 한 구절을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도 잊지 못하는 것일까? 소년들이 결국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들이 바로 그런 것들이리라.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만, 내 처지와 너무나 꼭같아서 차라리 혐오스럽던 책들만 오랫동안 자기 안에 살아남는다는 것. 올 봄에 도쿄에 갔을 때 누군가 서경식씨를 만나겠느냐고 내게 물었다. 만나보고도 싶지만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든다고 대답했다. 서경식씨라면 보자마자 나를 소년 취급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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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2-08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는 나와 전혀 다른 남을 접할 수 있어 좋습니다.
특히 책 목록을 볼 때면 이런 책도 있구나 하지요.
대부분 처음 보는 책일지라도 여기 저기서 같은 제목을 보게 되면 어느 순간 익숙해지고
결국 나중에는 제가 직접 대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거든요.
좋은 책들과 좋은 시간 가지세요.
아침에 만나서 더 반갑네요.

웽스북스 2007-12-08 10:54   좋아요 0 | URL
이 책들을 소개한 책(읽고듣고달린다)은 비매품이어서 읽어보시라고 할 수가 없는 게 참 아쉬운 책이랍니다. 참 좋아요 이책 ^^

Hani 2007-12-08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다른 좋은 책을 소개받는 일은 즐거운 일이에요. 또 다른 블로거를 통해서 좋은 책들을 소개받는 일도 기분좋은 일이죠. 김연수 작가 아직 만나보지 못한 작가인데.. 만나보고 싶네요^^

웽스북스 2007-12-08 13:16   좋아요 0 | URL
충분히 만나볼 만한 작가에요 ^^ 저도 아직 3-4권 정도 밖에 읽지 못했지만, 그냥 시간을 두고 종종 만나고 싶은 생각이에요- 지금까지는 소설만 봤는데 이번에 저 책 보면서 산문도 괜찮겠다 싶어서 다음엔 산문을 읽어볼까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

깐따삐야 2007-12-08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점 나이 먹을수록 고전이 이래서 고전이구나, 하게 되더라구요. '적과 흑'. 제게는 '폭풍의 언덕'만큼이나 재밌었던 소설입니당.^^

웽스북스 2007-12-09 01:23   좋아요 0 | URL
가끔은 어린시절, 뭣도모르던 시절에 읽었던 고전들이 좀 아깝게 느껴지기도 해요- 다시 읽어보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들. 물론 다시 읽겠다고 결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요 ㅠ

stella.K 2007-12-10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김연수의 책을 사면 그 책을 끼워준단 말입니까? 확인 들어 갑니다. 후다닥!

웽스북스 2007-12-09 20:35   좋아요 0 | URL
아....어쩌나 이벤트 기간이 끝난 걸로 알고 있어요ㅠㅠ
http://larvatus.egloos.com/ 대신 이곳을 소개해드릴게요 ^^
 



성적표라, 알라딘이 자꾸만 나의 과거를 떠오르게 하네, 흐흐

대학에 들어가, 스스로 정한 두가지 소박한 목표가 있었다.

1. 3.0 밑으로 떨어지지 않기
2. F안맞기

남들은 4.0 넘고 막 이런 게 목표일 때, 나의 목표는 정말 너무나도 저렴해주신 관계로, 나는 저 목표를 매번 달성했다. 학보사 생활을 함께 병행했던 나는 자랑스레 학고를 맞았다고 하는 선배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마치 학고가 열심히 신문사 생활을 했던 것의 반증이라는 양. 신문사 장학금은 2.0이 넘어야만 주어졌는데, 나는 신문사를 너무 열심히 하느라, 학고를 맞아 장학금도 못받았다,라는 호기가 은근한 자랑이던 시절. 나는 꿋꿋이 매학기 장학금을 타냈다.

첫학기, 풋풋한 마음으로 좋아하던 신문사 동기와 참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방학이 되고, 서로 집이 멀어 만날 수는 없었지만 거의 매일 통화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던 날들 중 언젠가 첫 성적표가 나왔고 우리는 서로의 학점을 공개했다. 우리의 학점은 딱 0.1점 차이. 하지만 그 친구는 2.95, 나는 3.05 으하하하하하! 같이놀고 비슷한 학점을 받았으나, 0.1 더받아서 나는 3점대다,라며 무지무지 뿌듯해 했던 기억. 대학시절 받았던 학점 중 저 하한선과 가장 가까운 학점이다. 3.05라니, 아슬아슬! 그 이후로는 거의 비슷한 학점을 받았던 것 같다. 4학년이 되어 신문사를 그만두기 전까지. 점점 올라가긴 했지만.

신문사를 그만두고, 나는 학생이고 싶었다. 그러니까, 공부만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4학년 1학기 때, 굉장히 많은 과목을 수강했다. (실은 학점을 적게 들었던 관계로 이래야 졸업이 가능했다 ㅋ) 전공 수업을 다섯개쯤 들었고, 진짜 교양도 좀 들었고, 언정(우리학부-언론정보문화학부)애들이 와서 맨날 죽쑤면서 꿋꿋이 와서 듣는다고 놀려대던 경경 애들이 재수없어서 마케팅 수업도 교양으로 들었다. 그래서 온전히 학생으로 한 학기를 보냈다. 남들 다 하는 취업 준비도 1년 내내 거의 안했다. 대책 없어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내가 학생일 수 있는 그 마지막 1년을 빡빡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덕분에 취업이 좀 늦어지긴 했지만- 다시 그 때로 돌아간대도, 나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4학년 1학기 성적표는 경이로웠다. 태어나서 그런 성적표는 받아본 적도 없었다. 4.5/4.5 게다가 경경 애들이 놀려대던 그 마케팅 수업은 1등이었다. (우리학부는 등수를 알려주는 수업이 없는데 경경 수업은 등수도 알려주는 게 좀 신기하긴 했다) 아무도 나의 비장한 각오를 몰라주긴 했지만, 그냥 나는 혼자 통쾌했다. 우리 학부 무시하기만 해봐라, 흥! 

그런데 사람들이 참 간사한 것이, 2학기가 되니 사람들이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같이하자고 몰려든다. 학교에는 또 막 이상한 소문이 돈다. 쟤가 엄청 똑똑한 애였다더라, 막 이런 거. 실은 그래봤자 내 총 평점은 3.7을 겨우 넘는 수준임에도 말이다. 그래도, 나도 간사하니까- 그런 것쯤은 살짝 이용해줬다. 이제와 밝히는거지만 사실 운이 좋았다. 내가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봤자. 늦잠자느라 수업 빠지고 이런 것들은 해결이 안되는데, 같은 수업 듣는 친구가 노트필기를 워낙 꼼꼼히 하는 애라, 걔한테 다 배우고 시험을 봤는데 턱걸이로 A+ 나온 과목들이 몇개 있었다.

아, 쓰다보니 좀 재수가 없어지긴 했는데 더 재수없어지기 전에 두번째 목표 이야기로.

두번째 목표는 F 안맞기였는데, 이 목표를 향한 나의 행보는 매우 처절했다. 하하하 ㅠㅠ

2학년 1학기 때 비주얼베이직 수업을 듣는데 이게 1교시였던 데다가, 프로그래밍은 워낙 잼병이라 이 수업이 F의 위기에 놓였다. 같이 듣던 신문사 동기 H양은 이 수업을 포기하고 F를 맞았다. 하지만 난 성젹표에서 도무지 F라는 글자를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여, 수없이 많이 지각을 하고, 뭔지 하나도 모르면서도 수업과 시험은 꼭 가려고 노력했다. 그리하여 난 처절하게 이 과목에서 D+을 맞았다. 그리고 다음학기 바로 재수강.

2학년 2학기 때 성경의 이해 수업을 듣는데, 꼭 졸리거나 햇볕이 쨍쨍한 시간, 공부 죽어도 하기 싫은 시간이 이 수업 시간이어서, 나는 결석을 좀 많이 했다. 나와 함께 수업을 듣던 아까 그 H양은 역시 포기하고 F를 맞았다. 하지만 나는 또 성적표에서 도무지 F와 조우할 자신이 없었다. 하여 기말고사의 순간, H양은 가지 않았고, 나는 백지를 내는 한이 있어도 갔다. 이 수업은 한학기에 4권의 서평을 내야 하는 수업이었는데, 나는 황금같은 기말고사 기간에 책 4권을 한꺼번에 읽고 서평을 쓰느라 거의 좀비가 됐다. 그래도 난 꿋꿋이 4권의 서평을 다 내고 D를 맞았다. 사람들은 도무지 나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는 여전히 나의 선택에 후회가 없다. F는 안맞았으니까. 물론 4학년 2학기 때 H양과 함께 나란히 재수강.

그 때 F를 맞고 다른 과목에 주력했다면 성적이 더 높지 않았을까 싶긴 하다. 어차피 재수강할 거. 하지만 난 아까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역시, 다시 학교로 돌아가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을 거다. 그래도 난 4년 내내 F가 없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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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2-08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F는 없지만 D 맞아도 재수강은 안 했어요. 난 최선을 다했고 결과가 안 좋았던 것뿐이라며 배짱 부렸던... 졸업하고 후회가 되던걸요. 학점 관리 좀 더 해줄걸...하고요. 뭐, 어쩌면 지금 다시 그렇게 하라고 해도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지만요^^

웽스북스 2007-12-08 00:37   좋아요 0 | URL
근데 둘다 재수강하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비주얼베이직은 다시 들으면서 그나마 프로그래밍이 뭔지 프로세스 정도라도 알게 되서, 지금 일하는데 도움이 살짝, 매우 살짝 되요- 그니까, 개발자 앞에서 원리 정도는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랄까요 ㅋㅋ 물론 개발자 입장에서는 우스울지도 몰라요- 성경의 이해 수업은 4학년 2학기 때 다시 들으면서 진정 행복했던 수업이라지요- 저녁시간에 들었던 수업인데 뉘엿뉘엿 해지는 길을 걸어 수업들으러 가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답니다. 유일하게 재수강한 게 저 두과목이에요 ^^

깐따삐야 2007-12-08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교적 고루고루 들으셨당. 저는 거의 인문학 쪽으로 쏠려 있었는데. 물론 그 때 그 시간으로 돌아가도 또 다시 그럴 것 같긴 하지만요. 그리고 웬디양님 화끈하신 데가 있군요.^^

웽스북스 2007-12-08 00:39   좋아요 0 | URL
전산쪽은 의무였어요 12학점. 제가 듣고 싶어서 들은 게 아니라는 사건. 마케팅은 오기로 들었고 ㅋㅋ 저도 선택의 자유가 있다면 인문학 쪽 수업을 더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지금 주어진다면 더더욱 그렇구요-
그나저나 이렇게 소심하면서 화끈하기도 쉽지 않죠, 그래도 전 F가 없습니다 하하하하하 ㅋㅋㅋㅋ

마늘빵 2007-12-08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F도 없고 D도 없지만 총학점은 높지 않다는. 고만고만하게 다녔다는 이야기. 그치만 학점은 낮은데 졸업등수는 3등이었다는. 이로부터 추측가능한 결론, 교수님들이 학점을 짜게 줬다. -_- 내 학점으로 3등을 하다니.

웽스북스 2007-12-08 00:42   좋아요 0 | URL
아니 아프님 D도 한번 안맞아봤단 말이에요? 이거이거 대학생활 헛하신거 아니에요? 막 이러고 ㅋㅋ
전 먼저 졸업한 친구가 우등상을 받아서 대학교도 우등상을 준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이 먼저 졸업한 친구는 쿨함을 지향하는 C양, 이 한정된 인간관계 ㅋㅋ) 미리 알았으면 나도 공부 열심히 했을텐데, 막 이랬다지요 ㅋㅋㅋ 졸업식에 가기 싫어서 다른 친구한테 너 1등해서 앞에나가서 우등상 받으면 갈게,라고 했는데, 그 친구 진짜 1등해버려서 졸업식에 결국 가족 다 끌고 갔던 슬픈 추억도 ㅠ_ㅠ 아프님도 3등이면 우등상 받으셨겠네요 ^^ 부럽다, 나 꼭 받아보고 싶었는데 ㅋㅋㅋ

마늘빵 2007-12-08 00:53   좋아요 0 | URL
우등상 그런건 안주던데... -_- 전 몰랐어요. 제가 3등이었는지. 나중에 성적증명서 보고 알았어요. 25명중 3등. 워낙에 철학과는 인원이 적은데 졸업인원은 더 적어서. 근데 어떻게 내 학점이 3등이야. -_- 교수님들 너무해 막 요러고.

웽스북스 2007-12-08 01:04   좋아요 0 | URL
우등상 아무도 안줬어요? 아니면 1등만 줬나? 우리학교만 우등상이 있었나? 근데 자꾸 그렇게 말씀하시니 성적이 살짜쿵 궁금해지는데요? 흐흐흐흐

순오기 2007-12-08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설문에선가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 순위를 물었는데, 10대부터 60대까지 모두 1순위는 '공부를 열심히 할 걸!'이었다는군요. 결과야 어쨋든 나름대로 열심히 했으면 자존심 팍~ 서는 일 아닌가요? 난, 대학원 갈려고 C는 봐줘도 D는 절대 용서못해...이랬는데, 아직도 대학원은 문턱에도 못갔다는...ㅠㅠ

웽스북스 2007-12-08 00:45   좋아요 0 | URL
전 공부를 열심히할 걸!이 아닙니다 ㅋㅋㅋㅋ 공부엔 이제 별 미련이 없습니다. 다만 그 외 다른 것들에 열심을 내지 못한 게 좀 후회되긴 해요.
순오기님은 대학원에서 뭘 공부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하네요 ^^ 얼마전에 탔던 택시기사아저씨 부인은 나이 50에 지금 또 대학에 가셔서 열심히 공부하신다던데, 순오기님도 화이링이에요! ^^

라주미힌 2007-12-08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우등생들... 내가 못 볼 것을 보았도다...
b 맞은거 재수강해서 d 맞고 열받아서 삼수강 해서 간신히 C 맞은 아름다운 추억이 있죠 ㅡ.ㅡ;
그것도 1학년과목... 상대평가로 바뀌는 바람에.. 1학년들이 취업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하는 줄 몰랐음...

웽스북스 2007-12-08 01:10   좋아요 0 | URL
아 요즘 대학생들 정말 열심히 하긴 하더라고요- 전 B맞은 거 재수강하는 사실 자체를 증오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말이죠, 그러니까 라주미힌님은 B맞은 걸 재수강하는 수준의 학점이셨단 말이죠? 전 그랬음 학교 3년은 더 다녔을 거에요 ㅋㅋ (자랑이다~)

라주미힌 2007-12-08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가 별로 없어서 ...
1학년 과목이라 만만했거든요.. (아.. 이런것도 해명 해야되다니 ㅠㅠ)

웽스북스 2007-12-08 02:03   좋아요 0 | URL
푸흐흐흐 그만 웃어버린 사건! ^^

Mephistopheles 2007-12-08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쯤에서...
신나게 놀고 마시고 자화자 하면서 졸업시 평균 3.8 받은 이가 댓글 남기고 갑니다.

웽스북스 2007-12-08 10:27   좋아요 0 | URL
어라, 메피님 그런 분이셨군요 -_- 쳇

비로그인 2007-12-08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에는 열심히 공부하던 우리 과 한 친구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제 대학시절은 님과 찜닭과 캡틴을 함께 했던 H양과 흡사하구요.
혹시 내 친구 ㅇㅇ아니세요?

웽스북스 2007-12-08 10:27   좋아요 0 | URL
하하 그럼 승연이 본명이 아니어야하는데 말이지요 ㅎㅎ

잉크냄새 2007-12-0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공대출신이면서 1학년 물리학을 F 받았죠. 놀고 먹은 1학기 중간고사 15점, 빡세게 공부한 기말고사 15점...4학년 재수강시 석양의 무법자 동기와 정말 열심히 해서 6년 후배들을 제치고 2등으로 교과를 마칠시 물리학 교수가 교실에서 일으켜세워 칭찬을 해줬는데,이거 칭찬이 아니라 왠지 무덤을 손수 파주시는 아름다운 마음이라고 밖에 생각할수가 없더군요. 너거들 빵구내고 저렇게 다시 할래?

웽스북스 2007-12-08 11:57   좋아요 0 | URL
아 이거야말로 이건 칭찬도 아니고 욕도 아니야의 오묘한 경지에 서 있는 그래서 기뻐해야할지도 슬퍼해야할지도 모르겠는 경계에서 몸둘바를 모르겠는 그 사건이시군요- 그럼 1등은 그 동기였나요?

다락방 2007-12-08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이 밑에 댓글달면 안되는 1人 이로군요. 이로서 웬디양님과 제 관계는 아주 멀어져버렸어요.

저는 학고도 먹었고, F는 달고 살았고, F가 안나오면 D였고,A는 받아본적도 없고, 친구에게 "만점은 3점이지?"라고 물었던 그런 학생이었거든요. 전공 교수님은 "오늘 다락방 나왔으니 출석은 안부른다" 고 말씀까지 하셨던. orz
애들은 수업끝나고 만화방에 있는 절 찾으러 오곤했죠.

네, 전 이런사람이예요. 흑 ㅜㅡ

웽스북스 2007-12-09 01:22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
무지 매력적인 학생이셨군요-
전 이런 친구들 굉장히 좋아했었답니다

F가 없는 건 제가 유능해서가 아니라 소심해서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