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수요일 12층에서 11층으로 이전한 이후 120명의 인원이 한 공간에서 생활한 게 오늘로 이틀째다. 대략 공기는 화장실이 더 상쾌하고, 창문을 활짝 열어놔도 더운 한겨울의 에너지낭비가 난무한 곳에서 앞으로 한달 가량을 더 살아야 하는 현실. 분명히 12층으로 올라가기 전에 1년도 넘게 이 공간에서 근무했는데도 참 낯설고 어지럽다. 여기서 일하던 그 때, 일도 참 많고 야근도 많이 했었는데, 터가 안좋은지 내려오자마자 매우 심히 바쁘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 사람이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살아야 되는데, 불쾌지수도 짜증도 증가하는 날들, 오늘은 내가 다시 목티를 입고 오면 사람이 아냐! 라고 큰소리 뻥뻥 치고 -_-

2

어제 집에 들어가니 엄마와 동생이 또 훌라를 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러다가 가족 오락이 될까 살짝 걱정이긴 하지만 아빠가 미동도 않으신다. 물론 꼬셔보지도 않았지만. 11시도 넘어서 집에 들어갔는데 훌라의 꼬임에 홀딱 넘어가 꽤 여러 게임을 했다. 아, 근데 슬픈 사실이... 엄마가 실력이 늘었다. 겨우겨우 간신히 이기긴 했지만, 그래도 엄마가 나름 고스톱으로 몇십년 다져진 사람인데, 내가 너무 무시했구나 싶다. 그나저나 나의 테트리스는 이제 어디에 푼담. ㅜ_ㅜ

3

D대리가 포털사이트 지각도 조사를 수행하기 전 다차원척도분석을 하기 위해 우리 팀에 데모로 돌린 팀원지각도분석 결과를 놓고 같이 그래프를 만드는데, 오오오 이거 굉장히 재밌고 충격적인 결과. 제일 독특한 팀원이 내가 뽑힌 사건 -_- 제일 까칠한 팀원도 내가 뽑힌 사건 -_- 제일 접근하기 어려운 (광고실 입장에서) 팀원도 내가 뽑힌 사건 -_- 이봐이봐 내가 우리팀으로 온지 좀 얼마 안되긴 했지만 아니에요, 나 정말 안특이하고, 매우 부드럽고, 만만하고 비굴한 사람이라구요 ㅜㅜ

4

양쪽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가끔 온다. 대행사 A가 하는 조사를 개발자 B에게 웹페이지 작업을 부탁해 업체 C의 패널을 빌려서 해야 하는 상황. 그러니까 조사가 필요한 건 A고, 개발에서 트러블이 생긴 건 시스템의 문제이고, C에게 돈을 내는 주체는 나(의 이름으로 의뢰)인데 왜이렇게 나는 뭘 하든 을의 마인드인지, 또 그래야만 하는 건지. 내 잘못이 아닌 것을, 중간자인 이유만으로 빌고 빌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거 한번만 더 체크해주세요, 그럼 부탁드립니다, 라고 하는, 내 돈 내고 커피까지 사드려 가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는 초비굴 모드가 되야 하는. 다행히 뼛속까지 비굴한 인간이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의 말투가 심히 겸손하게 들리긴 하겠으나, 가끔 자문한다. 근데 도대체 뭐가 죄송한거지? 그래도 어쨌든 누군가는 계속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되는 상황이고, 그 누군가가 내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건, 참 천성인지 현실인지 잘 모르겠다. 이것봐, 나 비굴하잖아! (3번에 대한 항변)

5

그래도 난 죄송한 상황에서는 죄송하다는 말을 할 줄 아는 게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혹시 실수였다면, 실수였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내가 멋지고 괜찮다는 얘기? 막이러고) 그게 사람이건 회사건. 이건 알라딘 고객 서비스센터에서의 오늘 공지를 보고나서 하는 말이다. 나는 분명 그 쪽의 실수로 시간과 노력과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고, 그 쪽의 커뮤니케이션 미스임이 판명됐다면, 나한테 굳이 따로 사과 메일을 챙겨보내는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더라도 (실은 내 성격이었으면 그렇게 따로 했을 거다) 공지글을 작성하면서 죄송했다거나 실수였다는 말이라도 한마디 넣을 것 같은데, 그냥 재검토 후 다시 주는 방향으로 결정했단다. 이것도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다. (멋지고 괜찮긴, 뒤끝 백만년이야) 이런 상황엔 말 한마디가 천냥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적절하려나?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LAYLA 2008-02-01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도도한 이미지이시군요! 전 그거 은근 즐기는데 '-'ㅋㅋ

웽스북스 2008-02-01 22:19   좋아요 0 | URL
아 도도한 이미지는 아니에요 ㅎㅎ 그러기엔 회사에서 너무 좀비같구요 -_- ㅋㅋㅋ 그냥 뭐랄까 4차원 -_- 이래요- 근데 아니에요 우리 팀원들이 잘못 알고 있는 거에요, 저는 비굴해요 ㅋㅋ

Mephistopheles 2008-02-0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암튼 사람이 너무 높은데서 근무하면 여러가지로 악영향이 있다죠..땅에 다리를 붙이고 살아야 해요..^^
2.포커로 종목을 바꿔보심이..이건 실력보단 운이 중요하다보니까요.
3.왠지..전혀 낯설지 않은 이 미묘한 동질감은 대체 뭔지...
4.웬디양님도 엄밀히 말하면 3차산업(서비스업)쪽 아니신가요..사실 제가 하는 일도 업종상으로 3차산업에 분류되어 있다죠..그래서 외주 전화와도 큰소리 한 번 크게 못치죠..
5.죄송하다 미안하다란 말을 자주하는 건 결코 좋진 않지만 분명 무언가 잘못된 상황에서 솔직하게 죄송하다 란 말 한마디는 상대방의 날 선 감정을 누그러트리죠..그게 꼭 사회생활 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웽스북스 2008-02-01 22:21   좋아요 0 | URL
1. 네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여러모로 참 ;;;
2. 아 그럴까봐요 정말 ㅜ_ㅜ
3. 흐흐흐 근데 메피님 전 진짜 평범해요 (메피님이랑은 달라요 ㅋㅋㅋ)
4. 그쵸 3차산업 쪽이죠- 다들 "나 이제 눈에 보이는 것좀 만지고 싶어" 라고 이야기하죠 ㅎㅎㅎ (그래도 건물은 눈에 보이잖아요 ㅋㅋ)
5. 네 자주하는 건 좋지 않지만,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하게 할 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고맙다는 말도 죄송하다는 말도 ^^

깐따삐야 2008-02-01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많이 건조하고 갑갑해 보여요. 오가며 물 많이 드세요.
2. 저도 누구하고 겜만 하면 테트리스를 풀려다 도리어 받는 입장이 되어버려요. 그런데 지면서도 이기는 쪽보다 더 웃고 떠들고 흥분하고... 참 가관이라는. ㅋㅋ
3. 저런 결과가 나와도 방긋 웃을 수 있는 웬디양님이기 때문에 다들 표를 몰아줬는지도 몰라요. 저도 예전에 아이들 사이에서 이상한 설문만 하면 죄다 상위에 랭크됐었죠. 예를 들어, 학교 다닐적 수업시간에 가장 많이 졸았을 것 같다거나, 매점에 자주 들락거렸을 것 같은 선생님. (써놓고보니 웬디양님과는 다른 이미지구나. 오늘도 무덤을! -_-a)
4. 어쩌면 우리가 사회에 지대루 적응해 간다는 징표인 거죠. 자동인형처럼 반복하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5. 그냥 기대를 접으시와요. 그 사람들은 우리가 상대해야 할 고객이 당신 하나요? 이 정도로 생각할지도 몰라요. -_-

웽스북스 2008-02-01 23:57   좋아요 0 | URL
1. 네 정말 온몸이 증발되고 있는 느낌이에요=
2. 흐흐흐 심지어 테트리스도 잘 못한다는 거 ㅋㅋㅋㅋㅋ 전 지면 성격 나와요- 근데 자주 진다는 거 ㅜㅜ
3. 아 그러니까, 저 정말 안그런데 ㅜㅜ (끝까지!!)
4. 아 그죠? 뭐 나름의 법칙이라면, 정말 고마울 땐,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쓰려고 노력해요- 가끔 진짜로 감사하다,고 표현해야 할 때도 있긴 하지만
5. 그렇겠죠 난 이럴 때 내가 순진한 것 같아요 정말 ㅋㅋ

2008-02-02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02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2-02 0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다 깨서 또 알라딘 놀이를 하는 나는 뭔가? 잠시 생각케 하는 페이퍼... ^^
'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오직 나뿐일거얌!'하면서도 '너 자신을 알라'는 그 분 말씀이 생각나는군요.ㅎㅎ~ 요런 솔직한 페이퍼가 마음을 움직인다 공감하며 추천 한방 쿵!

웽스북스 2008-02-02 12:41   좋아요 0 | URL
자다 깨서 알라딘 놀이를 하는 순오기님은...
나의 동지이시지요 ^-^

무스탕 2008-02-02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여 12층으로 올라가시길 빌어드릴께요..
저도 고스톱경력 30년 이상인데 이상하게 트럼프 놀이엔 흥미가 안가요. 카드로 하는건 하나도 모른다지요.. 대신 화투로 하는 놀이는 제법 여러가지 안답니다 ^^;
D대리님 이하 여러분들이 아직 웬디양님을 잘 모르시는 게지요..
비굴 아니에요. 맘이 여리고 일을 잘해보자는 굳은 의지인거죠.

웽스북스 2008-02-02 15:31   좋아요 0 | URL
와 그렇군요
전 화투가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보여요
트럼프는 숫자만 세면 되는데 화투는 띠도 둘러져있고, 한문도 써있고 (광) 새도 날아다니고...아...머리아파요 흐~
 



오늘부터 민예총 문예아카데미에서 하는 라캉 수업을 듣게 됐다. 신청은 두달 전쯤 해놨고 강의는 오늘에서야 시작. 한달 코스라고 해봐야 일주일에 한번 가는 거니 수업은 총 다섯번 듣는 셈이다.

실은 굳이 정신분석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 그렇다고 라캉의 세계가 그렇게 궁금했던 것도 아니거니와, 라캉의 라자도 잘 모른다. 실은 난, 수업을 듣고 싶었던 거다. 아마 다른 수업을 듣자고 해도 난 다 오케이 했을 거다. 역사나 문화나 사회학이나 문학이나, 그게 뭐든 그냥 배울 수 있는 거라면. 그게 뭐든, 먹고 사는 일과 크게 관련이 없는 일이라면.

회사에 다니면서부터, 계속 뭔가를 배우긴 했지만, 여기서의 배움이란 어떤 깨달음, 혹은 지적 충족이라기보다는 어떤 기술의 습득 혹은 체화의 단계였던 것 같다. 통계프로그램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던가, 사내 솔루션 이용법을 배운다던가, 여러 매체의 광고상품들에 대해 배운다던가, 보고서 쓰는 스킬이라던가, 파워포인트나 엑셀을 쓰는 법이라던가, 하다못해 메일을 공손하게 쓰는 예의라던가, 명함을 주고받는 법이라던가,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웠지만, 일주일에 세번, 아침교육 씩이나 들어가면서까지 뭔가를 계속 배워 왔지만 오히려 나는 하나도 배우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다. 해가 지날 수록 바보가 되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난, 정말이지 수업을 듣고 싶은 욕망이 계속 생겨왔다. 어느 평일 조용히 휴가내고 학교로 내려가 맨 뒷자리에 앉아 몰래 수업을 듣고 오는 상상도 했다.

처음에 듣자고 하던 두달 전 이것저것 책도 읽고 공부도 하면서 준비해야지, 라고 했는데 결국 아무것도 안했다. 속성 코스로 라캉이라도 알자며 구매한 저 하룻밤의 지식여행 라캉 편(→)도 귀찮아서 다 안읽었다. M언니는 그나마 정신분석 쪽에 좀 관심이 있어 이것저것 많이 읽었지만 나의 목표는 그냥 라캉이 누군지 정도만 알자, 이다. ㅎㅎㅎ 그리고 작전은 바싹마른 스폰지 마인드다. 아무것도 없는 스폰지가 원래 물을 더 좍좍 빨아들이지.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나는 벌써 주변 친구들의 욕망을 분석해본다고 또 난리법석이다. 흐흐.

대신 내가 준비한 건 공책과 필통이었다. 학교때부터 좋아하던 하이테크펜 두자루를 필통에 넣고 (넣을 것도 없다 실은 ㅋㅋ) 회사에 들고다니는 가방에도 들어갈 만한 사이즈의, 하지만 두껍지 않은 공책을 2권 준비해 M언니에게 한권을 선물하고 한권은 내가 적는다. 오늘 나 또 얼마나 모범생 모드로 필기를 열심히 했는지 두시간동안 네바닥이나 꽉꽉 채워 썼다. 우와~

시험도 없고, 학점도 없지만, 일단은 개근을 목표로 다섯번의 수업을 열심히 나가보련다. 그런데 정신분석학적으로 자꾸만 나를 들여다보니 아무래도 신경증에 강박증 증상이 좀 있는 것 같다. 오늘 첫 시간에 이렇게 느껴지면, 다섯번을 다 듣고나면 나에게 어떤 증상을 더 진단할 수 있을지, 조금 두렵기도 하다는 거. 흑흑.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매지 2008-01-30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지막 학기에 현대비평론 듣는데
비평 관련 이론보다는 라캉이니 뭐니 정신분석 강의만 들었던 ㅎㅎㅎ
심지어는 레포트도 작품을 정신분석으로 분석해가는거였어요 ㅎㅎ
뭐 쓰면서도 잔뜩 끼워 맞춰서 겨우 냈지만요.
저도 민예총에서 듣고 싶은 강의들 몇 개 있는데
나중에 꼭 들어야겠어요.
라캉 관련 책 중에서는 how to read 라캉 어렵지 않고 괜찮았어요~

웽스북스 2008-01-31 00:20   좋아요 0 | URL
흐흐 비블리오테라피같은 것도 재밌어보이더라고요
봄학기 때도 또 다른 강좌 신청해서 들어볼까 생각중이에요
나는 1학년 때 현대사회와 심리학 듣고, 2학년 때 상담과 심리 듣고나서
심리학 비슷한 걸 강의로 듣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하우투리드 라깡은 사실 읽을까 고민을 했었는데,
일단 5주 수업 듣고나서 결정하려고요 ㅎㅎㅎ

Mephistopheles 2008-01-31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을 사악하게 사는 법" 명강사 메피스토

이런 강좌는 들어보실 생각이 없으신지요.

웽스북스 2008-01-31 01:06   좋아요 0 | URL
세상을 샤방하게 사는 법 명강사 웬디
이런 강좌는



없습니다 ㅋㅋ

Mephistopheles 2008-01-31 01:31   좋아요 0 | URL
샤방(x) 정의(O)

순오기 2008-01-31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학생놀이가 부러운 웬디님의 마음이 확~ 이해되는 순오기! ^^

웽스북스 2008-01-31 01:06   좋아요 0 | URL
그래서 순오기님도 이런저런 수업 많이 들으러 다니시는 거죠? ^^

순오기 2008-01-31 13:59   좋아요 0 | URL
예~ 나는 기회만 된다면 어디든 달려가요! ㅎㅎ
학창시절에 이렇게 열심을 냈으면?ㅋㅋㅋ 배우자가 달라졌을거얌!!

웽스북스 2008-01-31 16:0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10분 더 공부하면 남편 얼굴이 달라진다, 뭐 이런거? ㅋㅋ

네꼬 2008-01-31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회사 다니면서 '에이 C 이게 뭐야!' 하면서 대학원 들어갔을 때요, 첫 수업 끝났는데 나오면서 목에서 이상한 소리 났어요. 끅끅, 하는 소리요. 아는 사람들한테 다 전화해서는 "나 행복해 죽을 것 같아. 세상 모두 사랑해" 맨정신에 술주정을 했더랬죠...... 두 학기 다니다 말았다능. -_-

웽스북스 2008-01-31 01:14   좋아요 0 | URL
아 네꼬님 그 심정 완전 알 것 같아요 흐흐흐
근데 두학기 다니다 말았다능, 그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도
또 이해되는 저는 뭐랍니까 ^_^

네꼬님 정말 사랑스러운 분이군요~ (생뚱맞지만 개연성있죠? ㅎㅎ)

깐따삐야 2008-01-31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재밌겠어요. 열심히 듣고 잘 배워서 나도 정신분석 좀 해주세요. 아마 웬디양님과 비슷할 것 같긴 해요. 신경증에 강박증...ㅠㅠ

웽스북스 2008-01-31 16:03   좋아요 0 | URL
흐흐 깐따님은 건강한 정신을 가진 건강한 아가씨로 보이는걸요 ^_^

프레이야 2008-01-3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노트를 공개해주세요.
학생놀이, 저도 늘 하고 있지요. 그거 나름 재미있답니다.
개근상 꼭 타실거죠? ㅎㅎ 상으로 뭘 주실까 궁금^^

웽스북스 2008-01-31 16:08   좋아요 0 | URL
아 그러게 상으로 뭘 줄까~ 고민해봐야겠어요 ^_^
혜경님은 어디서 학생놀이 하시는지 궁금해요 ㅋㅋ

2008-01-31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8-01-3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깡이라닛. 나도 직장 생활하면서 그런 아카데미 다니고 싶다.

웽스북스 2008-01-31 16:09   좋아요 0 | URL
나는 김상봉/서경식 강의 가고 싶었었는데 말이죠 ㅜ_ㅜ

민예총강의는 아카데미라는 이름이 붙긴 했지만
금액도 저렴하고, 커리큘럼도 짧아서 아카데미 성격은 아니에요
(그래서 좋지만 말이죠 ^^)

마노아 2008-02-01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학생이 되고 싶어서 지난 가을에 직장인을 위한 역사 수업을 들었어요. 생각보다 재미 없었고, 각오보다 많이 졸았지만, 그래도 수료증 받으니까 기분 좋았어요^^

웽스북스 2008-02-01 19:32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이 직장인을 위한 역사수업을 듣는다는 건
어째 좀 반칙 같아요 ㅎㅎ

개츠비 2008-02-0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때 라깡으로 레포트 10장 썼던게 생각나네요... 뭐 거의 책을 베끼는 수준이었지만... 넘 어려워서 ...ㅋㅋ 근데 차분하게 강의 받는거라면 한번 도전해볼만 하겠네요... 뭐든, 배운다는건 좋은거죠.

웽스북스 2008-02-01 19:32   좋아요 0 | URL
네네 일단 시험도 없고 레포트도 없으니까 좋지요
그래도 숙제는 있답니다 ㅠ_ㅠ
 
답답한 노릇



네이버 책쿠폰 관련하여 네이버 측에 문의한 결과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


-알라딘 내부 미스커뮤니케이션으로 발생하였으며
-향후 마일리지 발급 예정이고
-1월 미적립된 부분에 대하여는 금주 중 소급적용 예정


이렇게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되려 나를 가르치며 큰소리를 치다니
너무 당연한 걸 너무 안당연한 듯 얘기해서
내가 잘못 알고 있거나, 내가 이상하거나 둘 중 하나인 줄 알았다고요
지나치게 까칠한건가 싶은 스스로에 대한 자기검열
그리고 거기로부터 받는 지나친 테트리스


만약 네이버측으로 문의를 해서
다시 거꾸로 알라딘에 문의가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상황은 또 어떻게 됐을까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01-30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일종의 삽질이였나요..? 그래도 소기의 성과는 달성한 것 아닌가 싶네요.^^

웽스북스 2008-01-30 14:55   좋아요 0 | URL
그쵸 뭐 어필 안했으면 계속 그렇게 진행됐을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애초에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없었더라면
이런 소모적인 일은 하지 않았을텐데 하는 일종의 허망한 열받음?

보석 2008-01-30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그래도 일을 바로잡았다는 데 위안을.

웽스북스 2008-01-30 23:21   좋아요 0 | URL
토닥토닥 이왕이면 여기 왼쪽 어깨도... 흐흐흐

(정말 고마워요 보석님 ^_^)

깐따삐야 2008-01-30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사람들이 말이죠!! (이러면서도 자세한 상황 파악은 여전히 안 되고 있는. -_-) 어쨌거나 괜히 이 일로 나의 웬디양님이 테트리스 받고 마음 상했을 거 생각하니 기분 안 좋아요. 그래도 웬디양님 같은 사람이 있어야 저처럼 어리버리한 족속들이 불이익을 덜 받지요. 잘했어요. 빠샷! ^^

웽스북스 2008-01-30 23:22   좋아요 0 | URL
흐흐흐 깐따삐야님을 내가 이래서 짱좋아해요
상황 파악 안되도 무조건 믿어주는 거 ^_^

아 진짜진짜 테트리스 팍팍 쌓여서 게임오버 직전까지 갔었어요
역시 막판에는 잊고 있었지만 ㅋㅋ

순오기 2008-01-30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잘했어요. 박수로 테트리스 풀어버려요! ^^

웽스북스 2008-01-30 23:23   좋아요 0 | URL
흐흐흐흐 고마워요 순오기님
순오기님 작대기 박수 덕에 테트리스 네줄 사라졌어요
 


1

얼마 전 D대리와 E대리와 이야기를 하다가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이야기가 나왔고, 재밌겠다며 눈을 반짝이는 E대리에게 나는 그 책을 빌려주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 너무너무 재밌어서 나에게 문자를 보내고 싶었다고 E대리는 이야기한다. 오늘 책을 빌려줘서 고맙다며 커피를 사주는 E대리를 홀랑 따라 내려가 커피를 들고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한다.

실은 책 중간에 보면, 너의 소속이 너를 결정한다. 그러니 열심히 해서 좋은 데 가라, 뭐 이런 얘기가 있는 걸 보고, 이 책을 동생한테 읽혀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동생은 중3) 내가 집에서 막 키득키득거리면서 책을 보니까 동생도 궁금해하더라고요. 이제 고등학교도 가고 하니까, 열심히 공부하라고 이 책 보여주려고 했는데 끝까지 읽으니까 안되겠어요

ㅋㅋㅋ 내가 그 맘을 왜 모르겠는가. 나는 삼미정신으로 살겠다고 공언을 하고 다니지만, 나는 동생에게 절대 읽힐 수 없는 책 1순위가 이 책이다. 이 책은 재미도 있는데다가 설득력까지 있어, 안그래도 삼미정신으로 살고 있는 내 동생이 자신의 삶의 자세를 합리화, 강화, 유지할까 살짝 두렵다는 거. 그러니 내가 참 모순이지. 나는 삼미정신으로 인생을 즐기겠다며, 동생은 읽으면 안된다고 하는 건 또 뭐람. 이게 언니누나들의 심정인가? 실제로 이 책을 읽고 박민규에게 찾아와 본인이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며 공언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사람의 손을 꼭 붙잡고 박민규는 "제발 그러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했단다. 이러니 동생에게 내가 이 책을 어떻게 읽히겠어. 하지만 실은 언젠가 내 손으로 동생에게 이 책을 건네는 날이 오게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날 내 동생은 아무래도, 뭐야, 이런 당연한 얘기를, 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얘는 정말, 삶이 너무 삼미슈퍼스타즈라니까.

그러고보니 우리의 독특한 폐인 Y양에게, 니 딸이 너 닮아서 너처럼 맨날 그렇게 일본 가수 동영상 보면서 일본 간다고 하면 어떡할래, 라고 물었더니 단호하게 한마디했다. "내딸은 컴퓨터 못하게 할 건데?" 하튼, 잘못된 사랑인지, 잘된 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나도 내가 키우고 싶은 내자식의 모습으로, 내가 이뻐하고 싶은 내동생의 모습으로 안자라고 있으니. 적어도 내가 못하는 것들을 남들에게 강요하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할텐데 말이다.

그나저나 E대리와는 하루종일 삼미정신으로 헤죽헤죽거렸다. 주간업무회의 발표하러 가면서 "아 오늘 발표할 게 너무 많아요" 하는 E대리에게 "읽기 힘든 건 읽지 말고 발표하기 힘든 건 발표하지 마세요" 막 이러고- 주간업무회의 오퍼레이팅을 맡은 D대리에게도, 넘기기 힘들면 넘기지 마세요, 라고 크득크득거리며 다녔다. 흐흐. 삼미정신의 세계로 또 한명을 끌어들이다니. 기쁘다. 이 마인드라면 야양청스교 전도도 잘할 수 있을텐데. (아무래도 우리는 삼미교처럼 고정적인 텍스트가 아닌, 매일밤 댓글이라는 가변적 텍스트여서 그런듯 하다)


2

실은 어제 내 책을 읽는 E대리를 보며 가슴이 쓰렸는데, 내가 책을 잘 빌려주는 편이기도 하거니와, 애지중지 모셔놓는 스타일이 아닌지라 (언젠가 썼듯, 많은 사람이 내 책을 보면 내 책값이 더 효율적으로 쓰였다고 생각한다) 줄을 긋거나 밑줄을 치는 것도 크게 개의치 않는데, 싫어하는 것이 두가지쯤 있으니, 하드커버 겉껍데기가 책과 분리되어 가방 속에서 흐믈흐믈해져 아래가 다 해지고 찢어지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소프트커버 책 날개로 어디까지 읽었는지 표시해서 책날개 부분이 뭉툭해지는 것이다. 삼미슈퍼스타즈는 소프트커버 책이고, 어제 내 앞에서 E대리가, 바로바로 그런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그 장면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상상 A
어머어머 E대리님, 나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책날개가 지저분해지는 건 싫어요-
라고 이야기하며 차라리 책끝을 접어달라고 말한다.
아.... 쪼잔하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상상 B
E대리가 없는 틈을 타 조용히 책날개를 빼고 몰래 책갈피를 꼽아놓는다
아.....나중에 책을 열고 무서워하면 어쩌지? ㅜㅜ

상상 C
어? 어디까지 봤어요? 라고 말하며 슬며시 책을 가져갔다가
아아 여기까지 읽었구나, 라며 슬쩍 책날개를 뺀다
아.....부자연스러우면 어쩌지? ㅜㅜㅜㅜㅜㅜ

결국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오늘 책을 받았다. 이런 소심한 영혼! 실은 팀에서 내가 좀 까칠한 이미지라 괜히 또 까칠하다는 소리들을까봐 ㅜㅜ 그냥 눈 질끈 감았다. 사인본만 아니었으면 그냥 가지라고 하고 새책 샀을거야 정말 ;; -_-

언젠가 다락방님을 만나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다락방님은 책날개가 너덜너덜해질 수록 참 기분이 좋아진다던데, 나는 그 반대인 것을 알고 신기했다. 대신 다락방님은 책 귀퉁이 접는 건 용납할 수가 없다는데, 나는 또 그건 괜찮다. 책에 낙서를 하거나 삐뚤빼뚤 밑줄을 긋는 것도 오케이!

사람마다 민감한 부분도 다들 다르고, 관대한 부분도 다들 정말 많이 다르구나 싶다. 그치만 난 또 소심해서 말을 못하니, 빌려주기 전에 얘기해야겠다. 관대한 척 ^-^ 이렇게 얘기해야지

저는 책 그렇게 깔끔하게 보는 편이 아니어서요, 그냥 편하게 막 봐도 돼요~ 책날개로 읽은 데 어디까지인지 표시만 안하면 돼요~ 여기 책갈피 꽂아놨으니까 이걸로 표시하면 돼요 ^^

이렇게 말하면 좀 관대해 보이면서도 까칠함이 덜 티나지 않을까? 흐흐흣 나이들면서 느는 건 역시 잔머리뿐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01-30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려줄때 그 소프트 커버 양 날개를 스카치테이프로 봉인하는 신공을 펼치셔야죠..
그리고 그 스카치 테이프 밑에 바이오헤저드 마크 하나 첨부하시고요..

웽스북스 2008-01-30 01:33   좋아요 0 | URL
아 스카치테이프 그거 세월이 흐르면 어떻게 변하는지 아시죠?
절대 안돼요

(안민감하게 책보는거 맞수? -_-)

Mephistopheles 2008-01-30 09:42   좋아요 0 | URL
매직 테이프 쓰면 자국 없고 누렇게 변색도 안된다는...

깐따삐야 2008-01-30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엄마가 꼬옥 책날개로 읽은 데 표시해놓곤 하시는데. 책갈피 드렸더니 휙~ 집어던지면서 아휴, 없어도 돼, 귀찮아, 하시더라는. 그래서 그냥 아, 귀찮구나, 하고 말았다는.
책이란 게 그런 것 같아요. 내 손에서 다른 사람 손으론 일단 넘어가게 되면 꼭 귀퉁이를 접지 않거나 책날개로 표시해놓지 않더라도 뭔가 분위기가 사뭇 달라져서 돌아오더라구요. 그래서 이따금 빌려줄 일이 생기면 그냥 그러려니~ 한다는. -_-

근데 웬디양님 저 멘트는 까칠해 보이진 않는데 뭔가 좀 찝찝허요. -_-a

웽스북스 2008-01-30 01:34   좋아요 0 | URL
어어어 우리 엄마도요 ㅎㅎ 전 분위기사뭇달라져서돌아오는건괜찮아요 '뭔가 사뭇'이라는건 뭔지는 모른다는 거니까 ㅋㅋㅋㅋㅋㅋ

저 멘트 아무래도 좀 구차하고 어색하긴 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08-01-30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을 찢지만 않으면 괜찮은데요. ㅎㅎ 그리고 돌려주기만 하면 고맙습니다라고나 할까요? ㅎㅎ

웽스북스 2008-01-30 11:18   좋아요 0 | URL
책 먹는 사람들 꼭 있지요 ㅎㅎ

보석 2008-01-30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전 꽤 민감한 편이지만 날개로 표시하는 건 괜찮아요. 제가 그러거든요.^^; 제대로 된 책갈피부터, 명함, 휴지 등을 써봤지만 날개가 젤 편해요. 어디 도망 안 가잖아요.ㅎㅎ 누구나 예민한 부분이 있는 거니까 그런 건 좀 신경 써주십사 말해도 좋을 거 같아요.

웽스북스 2008-01-30 12:58   좋아요 0 | URL
앗 휴지까지요? ㅎㅎ
책 귀퉁이도 어디 안가긴 해요 ㅋㅋㅋ
근데 정말 이렇게 다른 거 보면 막 신기하구 그래요 ㅎㅎ

마노아 2008-01-3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볼 때는 접지도 않고 책날개도 안 망가뜨리지만 남의 손에 들어가면 걸레가 되어 돌아올 때가 많아요. 심지어 나는 빌려 읽은 뒤 사서 주면 완전 새 책인데 그게 내 허락 없이 어느 부서를 빙빙 돌고 두 달 뒤 흰 표지가 회색 표지가 되어 돌아온 적이 있었어요. 파울로 코엘료의 11분! 그나마도 잃어버려서 못 찾다가 겨우 돌아온 슬픈 책. 크흑... 그래도 여전히 책 잘 빌려줘요. 책 더러워지는 게 안타깝지만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기뻐서요.

웽스북스 2008-01-30 13:02   좋아요 0 | URL
저도요 ㅋㅋ 잘빌려주는 편 ㅎㅎ 그래도 걸레가 되서 돌아오면 좀 슬플 것 같긴해요 흑흑

순오기 2008-01-30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을도서관인 우리집 책들도 나름 수난을 당해요. 난, 얼마나 아끼면서 보는데...책날개로 끼운는거 절대 용납 안돼요. 빌려주면서 '읽다가 엎어놓거나 음식 먹으며 보지 말고 책날개 끼우지 말라'고 말해도 돌아올 땐 정말 안습이야욧!ㅠㅠ

웽스북스 2008-01-31 00:21   좋아요 0 | URL
크크 순오기님은 책 곱게 볼 것 같아요
그래도 집을 도서관으로 개방해놓고 고운 마음으로 빌려주시는 모습이
참 예쁘지 뭐에요 ^_^

프레이야 2008-01-31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저도 늘 삼미정신으로 살고야요.
어른들에게는 책 빌려주는 거 꺼리는데요, 아이들에게는 잘 빌려줘요.
제가 하는 일이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집에 있는 책 중에 아이들이 빌려가서
읽고 싶어하면 빌려주는데 돌아오지 않은 책도 좀 있지요. 그래도 괜찮아요.
아이들 손에 있다 생각하면요..^^

웽스북스 2008-01-31 16:11   좋아요 0 | URL
혜경님과 아이들은 참 잘 어울려요 ^_^
아이를 낳으면 혜경님같은 분을 만나게 해주고 싶다고 할까요?
따뜻하고, 사려깊고, 그러면서도 날카로운 ^-^

글샘 2008-01-31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들에게 책 빌려주면... 십중팔구 안 돌아오죠. ㅎㅎ
이책한번 읽어봐~ 하는 말이나,
천천히 읽고 줘~ 하는 말을,
다 못읽었으면 안 돌려줘도 돼~ 이런 말로 번역하는 '통역기'라도 뇌 속에 들었나 보데요. ㅎㅎ

웽스북스 2008-01-31 16:12   좋아요 0 | URL
십중팔구 씩이나요? ㅜㅜ
그래도 저는 십중오륙은 받는 것 같아요~

근데 정말 책 못받으면 쓰리죠 ㅜㅜ

다락방 2008-02-0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박민규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 웬디양님의 이 페이퍼를 보니 반드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들어요.

그건그렇고,
그간 너무 일에 치여 사느라 이 페이퍼를 이제야 봤어요. 제가 등장하는 페이퍼인데도요!!
웬디양님의 서재를 누르고 위에서부터 차례로 읽고 있었거든요. 흣. 오늘은 토요일이니깐 밀렸던 글들 다 읽어보려구요. 아하하.

여튼 나도 삼미.(알지도 못하면서! ㅋ)

웽스북스 2008-02-02 15:3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두 오늘 약속없는 토요일이라구 신나서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구 있어요 흐흐 밀린 알라딘질!! 지난 주말이 너무 정신없었더니 이번주까지 정말 힘들었어요- 흐흐

근데 너무 기대를 하시면 또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어쩌나.. 흐흐 그래도 꼭 읽어보세요!

개인주의 2008-04-03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드 껍데기는 그냥 사자말자 보내는데..어지간히 이쁘고 맘에 들지 않은 다음에야..제 손에서 남아날 가망이 없다는 걸 잘 알기에..-_-;
 
테트리스 푸는 법 5



숭덩 숭덩 쌓여 있는 나의 테트리스들을 한방에 없애주는 작대기들은 뭐가 있을까
실은 별다른 방법이 없긴 하지만
방금 내가 하고 온 게 테트리스 푸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으니
그것은 이름하야!

엄마랑 훌라치기

엄마가 어제부터 훌라에 맛을 들이셨다. 동생이 목사님 댁에 컴퓨터를 고쳐주러 갔다가 사모님 동생 내외분과 훌라를 치고 온 얘기를 해줬는데 (이거 얘기가 뭔가 불경하다 -_-)

참고로 나는 동생과는 게임을 해서 이겨본 적이 없다. 동생은 보드게임부터 컴퓨터게임까지를 평정했는데 -_- 물론 기준은 내기준이다. 동생과 보드게임을 해서 이겨본 유일한 게임은 주사위빨로 이겼던 인생게임이다. 주사위에 머리써야되는 거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바로 진다. 부루마블 같은 것도 분명 운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실력인가보아. 그저 난 인생게임만 이겨봤다. 나머지는 처참하다. 흑흑. 머리의 비중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그렇다.

동생은 어제, 내가 지난 10월 속초에서 있었던 S언니의 결혼식 전날 밤, 방에서 훌라로 크게 당해 결국 돌아오는 길 휴게소에서 오뎅과 핫도그를 사드려야 했던 사모님 동생 내외분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줬다. 그 집은 가족끼리 모여 심심하면 훌라를 하는 집인데 한판에 천원씩 모은 돈으로 얼마 전 눈썰매장을 다녀왔다고 하니, -_- 대단한 훌라매니아다. (이 한판이 게임 한판이 아니라, 100점 내기 뭐 이런식이다) 이 집안을 내 동생이 이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뛸 듯이 기뻤다. 니가 누나의 원수를 갚아주는구나. 내가 그때 얼마나 서러웠다구. 알고보니 보드 카페에서 알바를 하던 시절 밤마다 다진 실력이라고 한다. 엄마는 어제 동생에게 훌라를 배웠고, 둘이 밤새 50판 정도를 했다고 한다. 엄마는 훌라가 화투짝으로 하는 나이롱 뻥(?)이라는 게임과 매우 흡사하다며 좋아했다. 오늘은, 나가서 들어오지 않고 있는 동생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엄마의 손길이 나에게 뻗쳤다. 나는 매우 귀찮았으나 요즘 야양청스교에 빠져 엄마와 놀아준 지가 오래됐다는 생각에 그럼 다섯판만 하는 거야, 라고 하며 엄마와 함께 훌라를 쳤다. (참고로 난 고스톱은 아직도 칠 줄 모른다.)

결국 다섯판은 열판이 되고, 나는 엄마에게 큰 승리를 거두었다. 나는 기분이 좋고, 사모님 동생 내외분과의 기억 혹은 동생과 보드게임을 해서 졌던 기억 따위는 무시한 채, 마치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 된 것만 같다. 스트레스가 마구마구 풀린다. 앞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엄마와만 훌라를 쳐야겠다. 다시는 사모님 동생 내외 가족들과 훌라를 치지 말아야지. 내 동생이랑은 절대절대 치지 말아야지. 나는 꼭 엄마랑만 훌라를 쳐야지.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깐따삐야 2008-01-30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웬디양님 그 맘 알 것 같아요. 저는 고스톱을 좋아하는데. 예전에 시험기간에 공부 안 되고 그러면 식구들 모두 모여서 담요 깔고 고구마 삶아놓고 고스톱 치곤 했었어요. 일찍 광 팔고 찌그러져 있어야 그나마 테트리스 덜 받는다는. 우리집은 나 빼고는 다들 나름 막강해서리. -_-a

웽스북스 2008-01-30 00:36   좋아요 0 | URL
흐흐흐흐 다른 게임을 개척하는 거에요
내가 디게디게 재밌는 거 알려줄게, 하면서 훌라에 온가족이 도전해보는 거 어때요? ㅋㅋ 그래놓구, 멋지게 승리하는거죠 ^_^ 내동생한테 특훈 받게 해줄까요?

깐따삐야 2008-01-30 00:42   좋아요 0 | URL
오~ 그런 방법도 괜찮겠어요. 그냥 아빤 계속 바둑 두시라고 하고 엄마나 가르쳐서 환급형 지청구를 날려주시는? 아... 기분 좋아! ㅋㅋ
인터넷 찾아보면 겜 방법이 나오나요? (특훈도 예약하구!)

웽스북스 2008-01-30 01:42   좋아요 0 | URL
흐흐흐 좋아요 이거면 7대3? 흐흐흐흐흐 ㅋㅋ

인터넷 검색해봤더니 훌라걸스와 훌라후프가 막 나오네요 ㅜㅜ

바람돌이 2008-01-30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라는 전투훌라가 재밌는데.... 그게 최소 3인은 돼야하니 안돼겠죠. 어머님이랑 두분이서는.... ^^ 전 웃기는게 8살때 동네 할머니한테서 고스톱을 배운 이후로 그쪽으로 쭉 빠져 살았는데 말이죠. 제 친정집에는 저 말고는 도박을 즐기는 사람이 한명도 없습니다. ㅎㅎ
결혼초에는 옆지기와 맞고치는 재미에 푹빠져 살았는데.... 지금은 애들땜에 못해요. ㅠ.ㅠ

웽스북스 2008-01-30 01:35   좋아요 0 | URL
어 어 전투훌라? 뭔가 궁금해요- 근데 3인이면 동생이 껴야하네, 안되겠어요. 흠. 아빠를 가르쳐볼까? ㅋㅋ 전 화투보다는 트럼프랑 친한 것 같아요- 애가 예술적이지 못하고 직설적인 거죠 숫자가 대놓고 써있어야 알아보다니 ; 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1-30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가집에 가서 고스톱을 치면 엄청 빨리지만, 포커로 전환하면 죄다 2배로 걷어들이는 현실이랍죠...ㅋㅋ 그리고 웬디양님의 테트리스 타파 훌라치기는 왠지 테트리스를 남에게 전가 시키는 듯한 분위기가..??

웽스북스 2008-01-30 01:36   좋아요 0 | URL
앗 메피님도 그럼, 직설적으로 숫자가 대놓고 써있는 쪽에 강한? ㅋㅋ

테트리스 전가 맞긴 한대요, 그래도 엄마는 저랑 치는 걸 좋아하니까, 그냥 엄마좋고 딸좋고, 라고 제맘대로 생각할래요 ㅎㅎ

Mephistopheles 2008-01-30 09:44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위 상황과 맞는 4자성어는.."오마이갓"이 아닐까요.?
아님 "전화위복" 혹은 "전전긍긍"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엄마쵝오"..?

웽스북스 2008-01-30 11:17   좋아요 0 | URL
아아 아닌데 아닌데 ㅎㅎ
4자성어 아니구 속담이에요 ㅋㅋ

보석 2008-01-30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와 심심해서 맞고를 치다'넌 안 되겠다'는 선고를 받은 저랑 한번 맞고를 쳐보시는 건? ㅎㅎ 저도 게임은 이런 거 저런 거 다 좋아하는데 실력이 따라줘요. 웬디님 저랑 언제 맞고 쳐봐요~

웽스북스 2008-01-30 11:17   좋아요 0 | URL
음, 제가 그니까 고스톱은 칠줄 몰라서, 쿨럭 ㅜㅜ

마노아 2008-01-30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훌라가 뭐야요? 난 훌라후프라고 생각하고 읽어버렸다는...;;;;;

웽스북스 2008-01-30 13:37   좋아요 0 | URL
뭐야요? 이거 순오기님 말투다 ㅋㅋ
훌라는 트럼프로 하는 카드게임이에요~ ㅎㅎ

순오기 2008-01-30 23:50   좋아요 0 | URL
어~ 내가 마노아님처럼 쓸려고 했는데~ㅎㅎ웬디양은 이제 완전히 순오기를 읽고 있는거얌! ㅋㅋㅋ
아니, 우리 애들한테 '훌라치기가 뭐야?' 물어보니 세놈이 다 모른다고 하잖아욧! ㅎㅎ 난 '미나토'밖에 모르는데~~~~ㅠㅠ

웽스북스 2008-01-31 00:23   좋아요 0 | URL
미나토? 민화투를 말하는 건가요?
순오기님도 카드관련해서는 문외한이군요
아아 어쩐지 반갑습니다 ㅋㅋ

훌라치기가 아니라 훌라,가 정식명칭이구요
그냥 고스톱 친다, 포커 친다, 처럼 훌라를 친다, 라고 쓴거에요 ㅎㅎ
애들은 몰라도 돼요 막이러고 ㅋㅋㅋ

순오기님 말투 저한테 딱걸렸지요?
두분 만났더니 얼굴뿐 아니라 말투까지 닮아져버렸나봐요

마노아 2008-01-31 01:40   좋아요 0 | URL
~야요~ 라는 말투는 제 말투인걸요^^ㅎㅎㅎ

순오기 2008-01-31 02: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민화투...그걸 '미나토'라고 쓰는 줄 알았어요.ㅋㅋ
역시 난, 문외한이 분명해~~~ 옛날에 드라마'형'이라는 거 할 때, 우리 남편한테 이틀 과외교습 받다가 도대체 뭔 소린지 몰라서 집어치웠어요~ㅎㅎㅎ
난 이대로 문외한으로 살거얌!!

웽스북스 2008-01-31 16:13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 야요의 원조논쟁? 저는 순오기님인 줄 알았지 뭐야요
순오기님 // 저도저도 이모가 저를 앉혀놓구 가르치는데 도무지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ㅎㅎㅎ 머리가 좀 나빠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