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중고샵 오픈 이벤트 - 렛츠리뷰
그러고보니 벌써 3번의 구매를 했습니다. 가끔 중고샵 가서 좋은 책 뭐 올라왔나 찾아보기도 하고, 지름신께서 오시면 구매버튼도 누르고 하면서요. 일단 3번의 구매 중 한 번의 구매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알라딘 이웃분께 구매한 것이어서인지 선물 받은 느낌으로, 정이 듬뿍 담긴 책들을 참 고맙게 받았었지요.
하지만 나머지 두 번의 구매는 그렇게 만족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첫번째 구매는 2월 26일이었는데, 저는 아직도 책을 빋지 못했거든요. 실은 책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도 기억 못하고 방금 확인해보니, 저는 받은 적이 없는 건이네요. 실은 구매했다는 사실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도 잊고 있다가 방금 주문을 조회해보니 나왔네요. 아마 조금 더 지났으면 그냥 자동으로 판매자에게 입금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송장 번호가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물류센터 쪽에서 오류가 있었지 않았을까 싶은데, 오전에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구매는, 알라딘으로부터 구매를 한 책인데요, 11권의 책을 구매했고, 대체로 품질 면에서는 만족을 했습니다. 3만원 정도의 돈으로 좋은 책을 11권이나 구매하니, 참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소장하고 싶어서 산 책이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문구의 관촌수필은 대학시절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던 책인데 다시 보고, 가지고 있고 싶어서 중고샵에 올라온 걸 보고 버튼을 눌렀습니다. 사실 새 책을 사도 하등 아까울 게 없는 책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쩐지 상태가 '최상' 이었으니, 이 책을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상태가 좋지 않네요. 겉표지가 바래 있는 건 판매자 기준에 따라 '최상'으로 표시될 수 있다고 쳐도 책이 군데 군데 접혀 있는 건 절대 '최상'이 될 수 없지요. 이건 판매자가 책값을 더 받기 위해 책의 상태를 속여서 알라딘에 판매한 것을 확인해보지 않고, 그대로 표시해서 다시 소비자에게 팔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실은 중고샵 운영을 보면서 굉장히 노동집약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송이나 업로드나 확인 등등등에 얼마나 많은 인력이 투여될까, 생각하면 그냥 10% 수수료도 참아야겠다,는 생각을 안했던 건 아닌데 이렇게 판매자가 올린 책을 그대로 확인 없이 내보낸 것을 보니 조금 신뢰도가 떨어지게 되더라고요. 이게 만약 악순환이 된다면, 상태가 좋지 않은 '최상급' 책을 받은 구매자는 알라딘에 판 책들을 알라딘에서 꼼꼼히 구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렇게 되면 향후 알라딘에 책을 팔 때, 책값을 더 받기 위해 책의 상태를 거짓으로 표기할 가능성이 생기게 되고, 다시 그 책을 누군가가 '최상급'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하게 되는 일이요. 그렇게 되면 등급제 자체가 조금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금 까칠하고 번거롭지만 그 책은 반품하기로 결정했어요. 적은 금액이지만, 그래야 확인하시는 분들도 좀 더 열심히 확인하실 것 같아서요. 아무래도 관촌수필은 새 책을 사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은 반품/교환 시스템이 새 책 반품/교환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더라고요. 그렇게 하다 보니 저는 이 책을 '반품할 수가' 없었어요. 새 책을 반품하는 사유는 '단순 변심' 밖에 없더라고요. 그런 경우에는 구매자가 배송료를 내게 돼 있는데, 저는 단순 변심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고객 센터로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중으로 계속 연결이 어렵더라고요. 전화번호를 남겼더니 전화가 오긴 했는데, 잠깐 자리를 비운 새 왔더라고요. 그리고 연결이 안되자 1대1 상담을 이용하라는 문자를 받았는데, 1대1 상담에는 조금 안좋은 추억이 있어서, 그냥 교환을 신청하고 비고란에 저의 사정을 적었어요. 그랬더니 오후에 예치금으로 돌려주겠다는 문자가 왔지요. 친절한 응대 감사하긴 하지만, 그래서 별 문제 없이 교환하긴 했지만, 그래도 알라딘에서 산 중고 상품을 교환하는 시스템이 구축 돼야 이후에 사람들이 혼동 없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UI에 대해 말씀을 드리면, 실은 중고샵 UI가 저는 그리 편치 않아요. 일전에 건의드렸던 '알라딘 판매 중고책 따로 보기' 기능도 아직 새로 생기지 않았고, 워낙 책이 우후죽순으로 많이 올라와 일일이 보기도 어렵고요. 지금과 같은 단순 나열식보다는, 있는 책과 없는 책들이 명확하니 출간연도나 작가 이름으로 태깅이 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어요. 물론 검색이나 출간연도별 정렬이 가능하지만 태깅이 된다면 어느 작가의 책이 올라왔는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책들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출시연도는 옛날 책들에 메리트를 느끼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잠깐 해본 생각이에요. 이 두가지 정도로 태그가 들어간다면, 이건 이용자가 굳이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 구현도 가능할 것 같구요. 또 중고샵 판매자 즐겨찾기나, 판매자명으로 검색이 되는 건 어떨까 하는 고민도 해봤지요. 그리고 서재와 중고샵을 함께 운영하는 유저 중, 원하는 사람은 자신의 서재에 중고샵으로 넘어갈 수 있는 배너를 달면 좀더 즐겁게 중고샵을 이용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답니다.
책을 판매할 때, 배송에 큰 불만은 없는데, 시스템이 살짝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은 들었어요. 반송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들었는데, 책을 일단 알라딘에서 모아 다시 송장을 붙여 내보내는 과정이 시간이 오래 걸려 일단은 입금이 늦구요, 급하게 필요한 책을 사는 경우는 중고샵에서 절대 사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시스템을 이용하는 건 좋지만, 굳이 그렇게 두번 일을 하고 책을 늦게 줘가면서까지 반송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게 그리 설득력 있게 보이지는 않아요. 물론 제가 모르는 문제들이 있기야 하겠지만, 2월 25일에 발송한 책이 3월 6일, 7일에야 도착한다는 건, 알라딘 내에서도 좀 더 효율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수령확인을 눌러야 한다는 게 구매자에게 제대로 전달이 됐는지도 의문이 들어요. 사실 전 몰랐거든요. 책을 받고, 그런 절차가 있어야 되는 게 아닐까, 싶어서 찾아보니 있더라고요. 구매자의 3-40% 정도는 미처 모르지 않을까 싶어요. 문자나 메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어도 좋을 것 같아요.
쓰다보니 또 너무 까칠해졌네요. 알라딘 중고책방이 주는 즐거움도 분명 있는데, 역시나 처음이다보니 개선해줬으면 하는 점 위주로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그냥, 까칠함도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애정이 없으면 이 밤에, 이렇게 에너지 쏟으면서 글 쓰고 하지 않는답니다 저는. 중고책방에 비판의 목소리를 보내는 분들도 대부분 저와 비슷한 마음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개인적으로는 알라딘 중고책방이 참 좋고, 사람들에게 많이 얘기도 하고 다닌답니다. 회사 분 중 한 분은 지난 번 11권 구매한 책들의 상태를 보고는 자신도 구매해보겠다며 생전 이용 안하던 알라딘에 들어와보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러니, 이 시스템이 잘 정착됐으면 좋겠답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늘 가능성을 열어두는 서비스였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봄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