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요일 점심시간, 나의 옛 팀장님이셨던 H과장님께서 건물 입구에 서계신다. 그리고 난 과장님께 다가가 귓속에 뭐라뭐라 말한다. 우리 H과장님, 쓰러질 듯 웃으신다. 내가 외친 말은 딱 9자.

"과장님, 저 생식 샀어요"

우리 과장님과 나는 재작년쯤 웰빙라이프를 해보겠다며 농협 생식을 두박스나 사서 사이좋게 나란히 한박스씩 버렸던 아픈 추억을 갖고 있다. 그런 내가 또 생식을 샀다니, 우리 과장님 쓰러지실 수 밖에.

"과장님, 그래도 이번건 쫌 맛있어요, 한번 드시러 오세요!" 라는 말을 잊지 않는 센스!


2

그리고 오늘, 난 현재 팀장님이신 L과장님을 또 한번에 웃겨드렸다.

"과장님, 저 실은, 생식 한번 먹었어요'

박장대소하시는 우리 과장님. 그래도, 나랑 같이 저녁 이번주부터 안먹기로 했던 과장님, 저 다 과장님이랑 먹은 것들 때문에 생식 못먹었다는 거 아실랑가 모르겠사와요 ㅜㅜ

- 월요일은 첫날이니 꿋꿋하게 생식먹고
- 화요일은 과장님이랑 영화보느라 미리 분식 챙겨먹고
- 수요일은 과장님이 사온 쪼꼬케잌 5시에 먹고 배불러서 못먹고

그래도 이거 다 본격적인 식사는 아니야, 라며 스스로 완전 위로모드였는데

- 오늘은 급기야 과장님이 저녁을 먹자고 살살 꼬셔서 해물떡찜을 먹었다.
(근데 과장님, 저를 꼬셔주셔서 진정 감사했어요 ㅋㅋ)


3

실은 해물떡찜은 좀 얍삽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떡볶이에 해물 좀 넣고 보글보글 끓여서는, 그래도 좀 이름이나마 고급스럽게 보이는 해물떡'찜'이라 명명한 후 2만원 가량의 돈을 받아먹다니, 아흥, 정말 너무해. 해물떡볶이와 해물떡찜은 정말 다른 느낌이지 않는가. 음식이야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본인들은 스스로 떡볶이와 격이 다르다고 생각이라도 해줄 줄 알았는데, 해물떡찜 가게에 "해물 떡찜은 떡볶이를 업그레이드한"이라고 써있는 걸 보니 좀 심통이 난다. 니들도 떡볶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 알고 있었구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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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3-28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들에게 '저 생식 샀어요' 하면 그래? 내지는 그게 뭐? 할텐데 같은 괴로운(?) 기억을 갖고 계신 분들은 웬디님의 속삭임에 웃음으로 대응을 해주시네요 ^^
웬디양님. 이번엔 성공하세요!!

웽스북스 2008-03-28 11:54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워낙 요란찬란하게 생식을 사서, 당시에 근무하던 주변 사람들은 저의 생식 에피소드들을 다 알아요 ㅜㅜ 그래서 실은 좀 살 때 부끄러웠어요 ㅋㅋ

순오기 2008-03-28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나도 한의원에서 준 생식 한달치 지금 세어보니 딱 14일 먹었다.
아놔~ 아침, 점심은 밥 먹으면서 저녁 한끼 생식 먹는게 그리 어렵더라 말입니다. 저녁밥이 너무 먹고 싶어서~~~~~~~ㅎㅎㅎ 이래서 살을 못 빼는거야, 하면서 요새 만날 저녁밥을 달게 먹고 있다지요.
에휴~ 남은 16일치 다 먹을려면 얼마나 걸릴려나~~~~ 난,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는 대한민국 아줌마!^^

웽스북스 2008-03-28 11:55   좋아요 0 | URL
그죠그죠 그게 참 쉽지가 않아요, 흐흐
그래도 14일치, 한달안에 먹을 수 있겠죠? 흠흠 ㅋㅋㅋ

BRINY 2008-03-29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물 떡찜은 떡볶이를 업그레이드한 것이었군요~ 몰랐네요. 그래도 맛날 거 같아요. 이번 학년에 저녁시간이 줄어서 맛난 거 먹으러 시내 나갈 시간도 없어요 ㅠ.ㅠ

웽스북스 2008-03-29 21:40   좋아요 0 | URL
네네 그렇답니다
그런데 홍가네인가? 여기는 좀 맛이 없구요
0410 이라고 돼 있는데가 매콤하니 맛이 괜찮더라고요

적어도 강남역 근처에서는 그런 편인데,
아마 프랜차이즈라 전국적으로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내 노트북은 n이 잘 안먹는다. 산지 얼마 안됐는데 벌써 이러면 어쩌란 말이냐 ㅜㅜ 그래서 한글로도 ㅜ를 쳐야 할 일이 있을 때 잘 안눌리고 영문으로 (방금 영문으로,라는 말도 영ㅁㄴ으로 라고 쳐졌다 ㅜㅜ) n을 쳐야 할 때도 잘 안눌린다.

어제는 알라딘 주소를 치다가 n을 놓쳐버렸다. 그래서 친 주소는 
www.aladdi.co.kr

알라딘이 아닌, 알라디를 입력하면 어떤 사이트가 나올까?
놀랍게도 예스24가 나온다. 그리고 팝업으로 북스캔이 뜬다.
어쩐지 좀 얍삽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만화모드로 양손 뒤쪽으로 뻗고 표정 구긴채 몸을 앞으로 내밀고 '얄미워요 예스24'라고 외치고는 눈이 하트로 변해 '알라딘 사랑모드'라고 써있는 내 모습 상상한다. 난리났다 아주 ㅋㅋ)




하지만 나의 호기심은 절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끝씩 차이가 난다면 다른 서점들은 어떨까?

www.yes23.com 을 실수로 친다면?
놀랍게도, 어떤 소규모의 예스23이라는 온라인 서점이 나온다.
나름 정말로 책도 판다 (서점이니까 당연하지 ;; -_-)

www.kyoboboo.co.kr 을 실수로 친다면?
그런 일 없길 바란다. (혹여 누가 실수로 누를까봐 위 링크도 없애놨으니 누르지 마시길 ;;)
왠 야한 사이트가 나오는데, 이 창들이 여간해서는 없어지지가 않는다.

www.libr.co.kr을 실수로 친다면?
아무 사이트도 안나온다.


예스24가 가장 경계하는 온라인 서점은, 역시 알라딘이었던 걸까?
(근거 희박하고 개연성 없는 확신 모드 -_- 의 요상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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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메인전쟁]웬디양 님..알라디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08-03-28 10:07 
    조사해본 결과 예스와 알라딘에서 주소창 한글과 영문에 대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예스이십사에서 한글도메인을 선점했군요. 예스 도우미들이 수백 차례 임상실험을 한 결과 알라딘 고객들이 'n'자를 자주 빠뜨린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나서 'aladdi.co.kr'을 접수했습니다. 수세에 몰린 알라딘은 그래도 한글만은 지켜야겠다고 판단해 'aladdi' 대신 '알라디'를 사수합니다. 그래서 주소창에 '알라디'를 치면
 
 
다락방 2008-03-28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보면서도 어 웬디양님의 오타? 이러면서 왔어요. ㅎㅎ

웽스북스 2008-03-28 01:03   좋아요 0 | URL
헤헤 실은 절반은 유도한 낚시? 막 이러고 ㅋㅋㅋ

Mephistopheles 2008-03-28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웬디양이 오늘따라 무척 심심해져 보이십니다. 그려...

웽스북스 2008-03-28 01:03   좋아요 0 | URL
음 이건 어제 해봤던 거에요 흐흐
제가 글 쓰니까 그래도 쫌 반갑죠 메피님? ㅋㅋㅋ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ㅎㅎ)

도넛공주 2008-03-28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이건 연구자가 쓴 글 같군요!서점 아닌 다른 버전으로도 해봐주세요.

웽스북스 2008-03-28 11:55   좋아요 0 | URL
아이쿠 연구자는요 무슨
우연히 그냥 오타를 냈을 뿐인걸요 ㅎㅎ

무스탕 2008-03-2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음모야!! 국정원에서 나서야 한다구요!!

웽스북스 2008-03-28 11:56   좋아요 0 | URL
흠, 신고할까요? ㅋㅋㅋㅋㅋㅋ

L.SHIN 2008-03-28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핫, 귀엽군. 어디, '예스24'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구경가야겠습니다.(웃음)

웽스북스 2008-03-28 11:56   좋아요 0 | URL
예스24 말구 23도 구경하세요~ ㅎㅎㅎ

승주나무 2008-03-2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박이다~ 예스24가 걸어놓은 함정찾기 놀이 할까요 ㅋㅋㅋ

웽스북스 2008-03-28 11:56   좋아요 0 | URL
역시 승주나무님 짱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해가 안가는 출혈 마케팅이로군요 ㅋㅋ

마늘빵 2008-03-28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재밌군요!! 근데 그림 바뀌었네요? 서재에

웽스북스 2008-03-28 11:56   좋아요 0 | URL
흐흐흐 네네
요즘 루나파크에 쫌 꽂혀서요 ㅎㅎㅎ

순오기 2008-03-2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즐겨찾기 해놓지 왜 알라딘을 영문이든 한글이든 쳐야할까?
알라딘의 강적은 요술램프뿐이라고욧!ㅋㅋㅋ

웽스북스 2008-03-28 11: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요술램프는 알라딘의 친구 아닌가요? 막이러고 ㅋㅋ
제가 귀찮아서 즐겨찾기를 잘 안하거든요 ;;; ㅋ

비로그인 2008-03-28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글 읽기 전까지 '알라딘의 비밀'이라 읽고 혼자서 무슨 비밀이 있을까 조금은 궁리한 후 읽어내려갔었죠.

웽스북스 2008-03-29 13:21   좋아요 0 | URL
아하하 승연님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군요 제가 ㅜㅜ
죄송해요 흐흐흐

누구엄마 2008-03-29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제의 서재글에 언니 아뒤가 @_@

그 글을 먼저 읽고 요기로 넘어왔다눈.... 하핫.
유명인사님~

웽스북스 2008-03-29 21:40   좋아요 0 | URL
으흠, 그거 보고 실은 민망했다는
승주나무님은 나름 친하게 지내는 분~ ㅎㅎ
 


1

기어이 루나파크를 주문하고는 회사에서 심심할 때마다 (아니 회사에서 심심할 틈이 어디있단말이냐!!!) 하나씩 읽으며 헤헤헤 거렸다. 그리고 회사사람들 주제만화도 하나씩 찾아줬잖아. ㅋㅋ

새봄모드 옷입고 왔다가 덜컥 감기에 걸려버린 E대리님께는 스프링해즈컴!을 신나게 외치다가 똑 감기에 들어버린 모드의 루나양 만화를, 오늘 안에 캐시미어를 입고 왔다며 신나하던 L과장님께는 옥매트의 따땃함을 포기못해 집착하고 사랑하는 루나양 만화를, 우리 신입사원 H씨에게는 3년째 신입모드로 사느라 신입사원 증후군에 걸린 루나양 만화를 선물했다. 흐흐 다같이 헤헤거리면서 함께 즐거워했다. 봄인데 좀 헤헤거리면 어때. ㅎㅎㅎ (아 저 익숙한 풍경의 방좀 봐, 바닥에 널부러진 노트북까지 ㅎㅎ)

2

종종 에세이류의 책을 읽으면 머릿속이 산문모드가 된다. 마치 내가 산문이라도 쓸 것처럼 상황 상황을 받아들일 때 꼭 산문 버전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루나파크를 읽다보니 자꾸만 머릿속이 만화 모드가 된다. 이를테면 오늘 집에 들어와서 있었던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실제상황
오늘은 엄마 교회 모임이 있던 날. 집에 돌아오니 식탁에 조기가 놓여져 있다. 동생이 식탁 위의 조기를 보며 한 말.
"오늘은 생선도 구우셨네, 지난 번에 쭈꾸미도 사오시던데, 쭈꾸미 요리는 안하셨나?"

그리고 이후 든 생각들

정상 모드였다면 이렇게 생각했겠지
(낯선 감정을 느끼며) 어머, 얘가 철이 들었나? 언제부터 이렇게 극존칭을 썼지?

아마 산문모드였다면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렇게 글을쓴다는게 아니라, 정말 생각이 이렇게 흐른다는 얘기)

나는 순간 동생의 존댓말이 낯설게 느껴졌다. 동생은 언제부터 저렇게 부모님께 존댓말을 했었단 말인가. 군대란 철없던 동생을 저렇게 바꿔놓는 곳이었단 말인가? 아니면 그저 세월의 영향인가. 어쨌든 철이 든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면서도 그만큼의 사회화임을 뜻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참 슬픈 일이기도 하건만. 저렇게 부쩍 철이 들어버린 동생이 갑자기 타인같다. 그만큼의 세월을, 아니 그보다 몇년을 더한 세월을 나도 보냈지만, 나는 스스로 저렇게 존칭을 쓰는 내 모습이 여전히 어색하다. 그냥 철없는 딸이면 안되는 걸까?

그런데 만화모드의 나는 이렇게 생각이 흘렀다. (괄호는 상상속의 그림)

(놀라는 표정) 허억! 이런 극존칭을! (난감한 표정) 흐음..... 어색해 어색해.....(군복입고 경례하는 동생 모습) 쟤가 군대를 갔다오더니 철이 좀 들긴 든건가? (의기양양해서 어쩐지 좀 재수없는 철든 동생 표정과 그 뒤로 반짝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그 위로 덧입혀진 텍스트 '이전의 내가 아님') 아아, 아무리 그래도..... 다른 사람 같아..........  (동생 그림 아래에서 방바닥을 문지르며) 동생이 저렇게 부모님께 존칭을 쓰는 동안 몇년이나 더 산 너는 뭘 했느냔 말이다. 역시 철이 없는 건 나뿐이었던가... 흑! (갑자기 바닥에 휙 하며 쓰러진다, 윗쪽으로 흩뿌려지는 물방울 모양의 눈물)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어색하단 말이지 나는 그냥 계속 철없는 모드 하고 싶은데 (둥실 떠오르는 부모님의 얼굴, 인자한 표정으로) 딸아, 그건 우리도 어색하단다.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의 딸이 돼주렴 (갑자기 샤방샤방 반짝반짝 눈으로 변하며 완전 사랑스러워지는 얼굴, 둥실 떠올라 날아갈듯한 몸, 뒷쪽으로 흩뿌려지는 꽃. 가슴 앞으로 맞잡은 양손) 엄훠, 어머니 아버지, 역시 그렇죠? (굳은 다짐을 한 듯한 표정) 그래, 나는 나로서 살아가면 되는거야. 내가 어떤 모습이든, 중요한 건 마음이잖아. 그래 역시 그런 거야 (나는 계속 의기양양하고 해피한 표정으로 샤방샤방모드 유지하고 있고, 뒤쪽으로 돌아가는 시니컬 모드의 동생 표정) 그래서 철은 언제 들건데? (샤방모드 웬디의 양 귀에 보호막이 쳐져 있다) 들리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다

만화모드의 나의 생각들은 유쾌해서 좋지만, 으흠, 역시나 좀 매사에 오버스러워지는 면이 있다. 매번 오버액션 뒤로, 또다른 자아가 막 나를 질책하고 말이지. 그래도 며칠간은 이모드 유지될듯. 아, 그림그리고 싶다. -라고 하는 순간에도, 빵모자 쓰고 붓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간절한 표정 짓고 있는 모습 상상되고 막 -(오버자아) 저기, 정작 루나는 플러스펜으로 그리고 포토샵으로 색칠하거든?(질책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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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28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니팍에 초공감하시더니...열광의 반열에 진입하신 겝니다.

웽스북스 2008-03-28 01:0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으흠, 어쩐지 약도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죵 ㅜㅜ

turnleft 2008-03-28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만화모드 상상이 너무 잘 되요~~ >.<

웽스북스 2008-03-28 10:32   좋아요 0 | URL
후후후 저도 상상한 걸 그대로 옮겨서 그런가봐요 ㅋㅋ

무스탕 2008-03-2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웬디양님을 만났습니다. ㅋㅋ

웽스북스 2008-03-28 10:33   좋아요 0 | URL
헤헤 얼른 만화모드에서 빠져나와야 할텐데 말입니다

L.SHIN 2008-03-2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루나파크 책도 있군요. '통-' (리스트에 담는 소리 ㅋㅋ)

웽스북스 2008-03-28 10:33   좋아요 0 | URL
통! 아, 에쓰님한테는 재미없으면 어떠나..... (걱정한다 괜히 ㅋㅋ)

L.SHIN 2008-03-28 15:55   좋아요 0 | URL
왜요~ 저번 웬디님이 올려준 페이퍼 보고 재밌어 했는데~ ^^

순오기 2008-03-2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좀 만화스럽게 살 필요가 있어요.
잠시 게서 머물러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심 안되나요?ㅎㅎㅎ

웽스북스 2008-03-28 15:05   좋아요 0 | URL
흐흐흐 그럴까요 그럼? (긁적긁적 실은 좋아하고있어요)
 


파워포인트 2007을 처음 사용하며 그 놀랍고도 아름다운 색감에 뿅뿅반해
흥분에 감탄에 사랑을 뿅뿅 날리며 사용했건만
이게 너무 오류가 잦은 거다
툭하면 꺼지고, 날라가고 반복에 반복

그래도 자동복구기능 하나는 잘돼있네
어쩜 이렇게 다들 복구가 될까, 하며 감탄하고 있는데

방금! 오늘 하루종일 작업한 12장을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이건 그냥 확 12층에서 강남대로로 뛰어버리고 싶은 상황이다
오늘같은 날은 구리구리해서 뛰어도 날지 못할텐데 ㅜㅜ


략 20분동안 이것저것 찾아보며 생난리를 했으나
난 결국 12장의 생노가다그래프를 다시 그려야 하나보다
컨트롤에스를 생활화하라는 말을 수백번도 더 들었건만
집착하며 그래프 그리다 보면 난 그것도 안되는
멀티에 멀자도 찾아볼 수 없는 초단순한 멍청이 직장인인가보다

이렇게 좀 자학을 하고 나야
새로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 기분이 나서 이렇게 글을 쓰고있는 불쌍한 아가씨
(쓰면서 그래도 마음이 풀리는 이 심리는 도무지 어떻게 구성이 돼있는 것인지 ;;;)

혹시 템포러리 파워포인트파일이 어디에 저장되는지 아시는 분 있으면
그리고 거기 내 파일이 마법처럼 뿅~ 위치해 있으면
정말 꼭꼭 사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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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26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정관리가 안되고 있는 중....

웽스북스 2008-03-26 16:55   좋아요 0 | URL
어? 왜요? ;;; -_-

Mephistopheles 2008-03-26 18:35   좋아요 0 | URL
상황은 참 절망적인데...글의 내용은 발랄하다보니..이거참..어느장단에 맞춰야 하는건지.^^

웽스북스 2008-03-26 17:20   좋아요 0 | URL
이조차 발랄하다고요? ㅜㅜ 이거 진짜 슬퍼하면서 쓴 글인데 ㅜㅜ
흠, 뭔가 반성이 필요해요 전

실은 저 방금전까지 포기를 못하고 계속 방법을 찾고 있다가
이제서야 포기했어요
시스템엔지니어의 '없어요' 같은 사형선고말 한마디에 ㅜㅜ


Mephistopheles 2008-03-26 18:36   좋아요 0 | URL
야근 축!

웽스북스 2008-03-27 00:07   좋아요 0 | URL
에헤헤 칼퇴했거든요
오늘의야근을내일로!

보석 2008-03-26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련이 부족하십니다!!! 전 툭하면 다운되는 맥을 한 2년 썼더니 자동적으로 손가락이 움직여 저장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갑자기 프로그램이 서서 패닉 상태에서 재부팅해보면 의외로 최근까지 저장이 되어 있더라고요. 자동 저장 신공을 연마하시는 겁니다.-_-;; 제가 옆에서 열심피 채찍질(왜?) 해드릴게요.

웽스북스 2008-03-27 00:08   좋아요 0 | URL
아 보석님, 디자이너세요? 자동적으로 손가락이 움직이다니 완전 멋져요-
아으으으으 저도 컨트롤에스 생활화 이거 외친지 몇년 됐는데 복구기능 넘 믿고있었나봐요 ㅜㅜ

순오기 2008-03-27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절망에 찬 비명이었군요.
나야 기껏 한글 작업이지만 몇 번 당하고 나니 자동으로 저장하다가, 또 깜박하여 당하는 어쩔 수없는 아지매!ㅠㅠ
ㅎㅎ 여기에 마음 풀었으니 내일의 야근은 즐겁게 밤참이라도 먹으면서...

웽스북스 2008-03-27 23:03   좋아요 0 | URL
헤헤 오늘도 야근 안하고 도망왔어요
(다음주에 죽으려는 셈이냐! -_-)

무스탕 2008-03-27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쯤 손가락이 안보이게 키보드 위를 날아다니고 있겠군요 ^^;;
저장의 생활화!! 중요한 겁니다 :)

웽스북스 2008-03-27 23:04   좋아요 0 | URL
흐흐흐흐 전 주로 마우스질로 해결하지요 ㅋㅋㅋㅋ
죽도록 차트그리는 시기거든요 으흐흐흐

L.SHIN 2008-03-2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그것은 너무나 억울하고 열받는 일...=_=
저도 예전에 마우스로 그림을 4시간이나 그렸는데 날아가 버렸을 때.
그 때 정말 느꼈죠. 글쎄, 내 얼굴에서 '싸악~' 하고 핏기가 가시는 것을 느꼈다니까요.
'같은 일 두 번 하는게 제일 싫어'라고 투덜거리는 저한텐 그야말로 극약이죠.(긁적)

무튼, 다시 하는건 정말 짜증(곱하기 100) 이겠지만 힘내요- ^^

웽스북스 2008-03-27 23:04   좋아요 0 | URL
아아아아 그림그린 건 진짜진짜 억울할 것 같아요
나 또 막 표정 상상하구 있어요!

힘내서 일단 수동 복구는 완료했지요 ^_^

네꼬 2008-03-27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어이 루나 파크 이미지로 바꾸셨네요! (엉뚱한 얘기, 또.) ㅠㅠ 난 만날 이래.

웽스북스 2008-03-27 23:05   좋아요 0 | URL
ㅋㅋㅋ 바꾼 이미지 알아보는 네꼬님, 이래서 네꼬님이 좋다니까요

순오기 2008-03-27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와 양이군요.^^ 루나 파크 한번 구경가야 숙제가 끝나려나?ㅎㅎㅎ

웽스북스 2008-03-28 00:12   좋아요 0 | URL
우와 정말 그렇네요 웬디와 양ㅋㅋ (실은 아무생각 없었다지요)
 


갈등하고 있던 약속 2개가 모두 취소가 됐다. 아니 엄밀히는 하나는 취소가 된 거고, 또 하나는 갈 수 없는 사정이 돼버렸다. 그래서 교회에서 돌아오자마자 나는 10시간동안 자유라며 혼자 놀랑놀랑 신나게 데굴데굴 모드로 책도보고 잠깐 잠도 들고 하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심심할 틈 없이 봐야할 책도 많고, 영화도 보고 싶고 했지만, 또 내심은 심심했나보다. 위화의 형제를 준다는 H의 말에 바로 "그럼 내가 너희집으로 갈까?" 라고 답한 걸 보니. 오, 그책 엄청 보고싶었나보네, 라는 우스개로 H는 답했지만 정작 그 책은 펴보지도 않았다. 그냥 비도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H의 집에 가고 싶었던 것 같다. (정말이야, 거짓말이 아냐, 미안해 너희 집앞이야 --> 추억의 노래 ㅋㅋ) 가장 큰 메리트는 H가 동네에 살고 있는 친구라는 점이다. 동네에서 만난 건 아닌데, 우린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다. H의 침대에 누워 데굴데굴거리며 수다를 떨며 좀 생각없이 있다가 오고 싶었다. 하지만 실은 문자를 보내고는 이내 후회했다, 좀 귀찮긴 하다며 -_- 하지만 마침 알라딘 중고책방에 팔 책을 정리중이었던 H는 그럼 자기집에 와서 보고싶은 책 있으면 가져가란다. 그 기회를 놓칠 리가 없지. ㅎㅎ (아, 나에게 알라딘을 소개해준 건 H였다. 물론 그녀는 서재는 이용하지 않는다)

H는 나와 제일 친한 친구이다. 사실 '제일 친한 친구' 라는 걸 정해놓는 게 참 유치하다는 생각은 든다. 게다가 내가 가장 자주 만나고 일상적으로 지내는 사람은 H가 아니다. H를 만나는 건 기껏해야 1년에 서너번 정도. 우리가 가까이 살면서도 어찌하다보니 자주 못만나는 사이가 됐는데, 그럼에도 나는 H를 제일 친한 친구로 '정했다' 그래서 C와 같이 살고 있을 때도, 여전히 그녀를 가장 많이 만나고 있는 지금도, 어쩌면 나의 얘기를 C에게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지금도 H는 나에게 제일 친한 친구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매력과 후광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향해 여는 마음은 인색했던 H에게도 여전히 내가 그럴 거라 의심 없이 믿는다. '얘가 내 베프에요' 라고 유치하게 말하는 고등학생에게 '그런 게 뭐가 중요하니?'라며 쿨한척 말하듯, 스스로의 생각을 좀 쿨하고 고차원적으로 조절하고픈 마음도 있지만 내심 유치한 속내는 어쩔 수 없나보다. 암튼 H는 나와 제일 친한 친구이다. 아마도 만약에만약에만약에 H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조금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비록 우리가 지난 9월 내 생일 이후로 처음 만나긴 했지만.

택시를 타면 5분이면 갈 거리였지만 일부러 버스정류장까지 10분 정도를 걸었다. 혼자 우산을 쓰고 이승훈의 비오는 거리를 흥얼흥얼 거리며. 마을버스요금이 800원이 되다니, 도대체 마을버스를 얼마만에 탄 걸까. 그러고보니 '마을'의 영역에서는 별로 움직이지 않았구나. 서울로 가는 지하철, 좌석버스가 더 익숙한 걸 보니.

H가 알라딘에 내놓을 책들을 보며, 이렇게 헐값에 내놓기는 진정 아까운 책이라며 성토하기도 하고, (으흑, 정말 아까웠다. 게다가 그녀의 책은 다 빳빳한 새책이었거든. 물론 나는 형제1-3권 이외에도 미셸투르니에의 '뒷모습'과 커트보네거트의 '제5 도살장'을 공짜로 뺏어왔지만. 더 가져오고싶은 거 꾹 참았지만. 알라딘에서 매입해주지 않은 그녀의 책들은 역시나 오늘 내놓자마자 샤샤샥 나갔다고 한다. 누군지 봉잡으셨다.) 윗사람 욕도 실컷 하고 (목아프다 -_-) 또 그만큼 실컷 듣고. H가 새로 들인 인형 세마리에 완전 뿅반해서 뒤집힌 눈으로 침흘리다가 오고. H의 어머니가 구워주시는 더덕과 삶은 양배추에 밥도 뚝딱 맛있게 먹고 왔다. (음, 그러니까 오늘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의 최후의 만찬이었다. 물론 나는 지난 3일간 저녁마다 '최후의 만찬'을 먹긴 했지만)

굳이 카페에 있지 않아도, 인형 껴안고 딩굴뎅굴하며 맛있게 밥먹고 수다떨며, 이 얘기 해도 될까? 라는 자체필터링따위는 하지 않아도 아무 거리낌이 없는 (물론 H는 까칠해서 나름의 필터링이 좀 필요하기는 하다) 친구와 한동네에 산다는 건 참 기분좋은 일이다. 그녀에게 가기 위해 굳이 파우더를 고쳐바르지 않아도, 굳이 렌즈를 다시 끼지 않아도, 굳이 예쁜 옷을 골라 입지 않아도, 그저 편안히 있는 모습 그대로 가서 편안히 있다가 올 수 있다는 것. 덕분에 심심하지 않고도 불편하지 않은, 퍽 고마운 일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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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란지교를 꿈꾸며
    from 파피루스 2008-03-25 23:30 
    웬디양님의 '동네 친구'라는 페이퍼를 읽으며,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가 생각났다. 우리의 한참 때 최고의 시인이자 수필가로, 그분의 에세이나 시집 한두권 꽂아두지 않은 처자도 드물었을 것이다. 아줌마들이 동네 아짐들과 친한 이유는 아줌마가 되어 봐야 알 수 있다. 웬디양 같은 츠자들은 죽었나 깨어나도 모른다~ㅎㅎㅎ  음~ 하지만,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음미하면 알 수 있을지도......   유안진의 '芝蘭之交를 꿈꾸며...
 
 
Mephistopheles 2008-03-24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홈빠숀 차림에 머리 산발에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친구집까지 출랠래 팔랠래 가셨다는 말씀이신게군요..

웽스북스 2008-03-25 09:19   좋아요 0 | URL
홈패션으로 단아한 머리에 곱게 우선을 쓰고 사뿐사뿐 친구 집으로 갔다는 거지요 (예리하시긴 췟)

순오기 2008-03-25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완전히 유안진의 시가 생각나는 페이퍼에요.
아줌마들에게 절대공감을 얻는 시인데 먼댓글로 연결해도 되겠죠?
ㅋㅋ 아가씨들은 아줌마들이 왜 친한지 절대 모를거얌!ㅎㅎㅎ

웽스북스 2008-03-25 09:20   좋아요 0 | URL
와, 유안진의 시라니, 너무 과찬이세요
그럼 '아줌마들이 친한 이유'에 대한 순오기님의 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_^

다락방 2008-03-25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야, 거짓말이 아냐, 미안해 너희 집앞이야 --> 추억의 노래 ㅋㅋ

전 그시절에 이 테입도 샀었어요. 막 좋아서.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내가 이렇게 유치한걸 왜 샀을까 싶어지더라구요. 하하. 뭐 그런게 한두개이겠냐마는.

저도 다이어트를 한다고 입으로 말하면서 먹고싶은 건 참지 않아요. 으흐흐

그리고요, 웬디양님.
저는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생각했던 지지배들이 결혼하고 나니깐 자연 멀어지더라구요. 신랑하고 살아야 하니까 집도 멀어지고. 동네가 멀어지고 직장이 멀어지니 이제는 툭하면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꼭 약속을 정해서 만나야 하고 말이죠. 약속 정하고 만나는거, 별로 제 스타일은 아닌데 말여요.

다 그런가봐요. 친하다가 떠나보내기도 하고, 새로 만나기도 하고.

추워요.

웽스북스 2008-03-25 09:21   좋아요 0 | URL
정말 날이 많이 추워졌어요. 그런데 그 지지배언니들은 또 왜그랬대요
H는 '말로는' 독신주의자라서 뭐 그런 염려는 없지만
만약 그래서 더 못만나고 멀어지게 되도 난 제일 친한 친구는 H야, 라고 얘기하고 다닐 것 같아요 ㅎㅎㅎ

그나저나 저 테이프도 샀다니, ㅎㅎㅎ 대단합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지난 유치함에 아찔해지는 순간이 많은 것 같아요.
그 유치함이 나를 키웠다는 건 곧잘 잊게 마련이고요, 저도 그래요 ^^

네꼬 2008-03-25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도 좋잖아요, "동네 친구". 제 "동네친구"이자 "베프(ㅋㅋ)"는 지난 주에 둘째 아들을 낳았답니다. 우리가 알고 지낸 게 11살때부터니 어언.... 쿨럭. 그래요.

이번에 이사하면서 옛날 사진과 옛날 물건들을 꺼내 볼 일이 있었어요. 근데 거기에 제가 대학에 갈 때 그 친구가 준 선물이 있더군요. 그게 뭔지 아세요? 재수하는 저를 생각하면서 짬짬이 쓴 편지 묶음이었어요. 손바닥만한 귀여운 수첩에 며칠에 한번씩 쓴 일기들이었죠. 먼저 대학생이 된 걸 미안해하고, 먼저 엠티 가고 먼저 술 마시는 걸 미안해하던 일기. 내가 시험보던 날, 하루 종일 착한 일을 했다는 일기. 세월이 이만큼 지나 그 일기를 보는데도 또 눈물이 나더군요. 우정이 있어서 세상 참 살 만해요. 그쵸?

순오기 2008-03-25 23:28   좋아요 0 | URL
우~ 감동이에요. 이거 읽으며 눈물이 핑 돌았어요.
유안진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먼댓글로 연결해요.

웽스북스 2008-03-25 23:50   좋아요 0 | URL
와와 정말 예쁜 친구에요- 네꼬님 그 때 정말 힘이 불끈불끈 솟았겠어요. 근데, 그건 네꼬님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거 아시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