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우리도 여행좀 가자, 라고 외친 게 몇번째인지- 시간맞추기가 힘들었던 건지, 마음 맞추기가 힘들었던 건지 몇년간 같이 국내 근처로도 같이 여행을 못가던 , 심지어 한번은 펜션 위약금까지 물어준 뼈아픈 경험이 있는 우리는 이번에는 출발을 질러보자,하여 급출발 여행을 떠났다

우리의 의의는 드디어 우리도 여행을...! 이다
거기에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거지


50평 콘도의 호사스러운 매력

4명 여행에, 친구가 '실수로' 50평짜리 콘도를 잡아버렸다, 그래도 할인가로 저렴하기에 금액의 차이가 아까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 상황이 좀 웃겼던 거지- 그러나 잠시 후 우리는 이 복층 콘도에 완전 매력을 느껴버려 다음에도 또 꼭 이 50평짜리 콘도를 빌리자고 얘기했으니 그 이유는 이층에 있던 하늘로 난 창 때문이었다

별을 보겠다,며 발코니로 나갔다가 너무 추워서 동동 발을 구르며 다시 들어올 수 밖에 없었던 우리는 하늘로 난 창을 통해 방 안에서도 불을 끄면 등따시고 발따시게 별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그만 감동받아버리고 만다

그별 참 어찌나 빛나던지, 구름사이로 숨을 때마다 어찌나 우리의 애를 태우던지 수다는 3시도 안돼 끝났지만, 우리는 별을 보느라 5시가 다된 시간에 잠들었다. 떨어지는 유성을 보며 소원을 빌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웠다. 우리는 쪼로로록 차 밑에 요를 깔고 별을 보며 잠들었다. 이미 잠든 한명은 1층에있고, 우리는 2층에서 멀쩡한 침대 옆에 두고 창문 넓이에 맞춰 요 두개 깔고 오밀조밀 모여 잤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푸른 하늘이 보인다
하늘 아래 바다, 그리고 저 멀리 수평선까지 보인다
다시 감동


마음에 눌러담기

이 어설픈 아가씨들은 같이 놀러간다는 데 흥분해서 못챙겨간 것들이 하나씩 있었으니,

나는 안경,
C는 휴대폰 (충전기만 챙겨온 사건)
그리고 R은 결정적으로 디카

디카는 누가 가져오기로 한 건 아니었고,사진 찍고 빼기를 심히 귀찮아하는 나는 다음날 아침 가져갈 품목으로 디카를 굳이 떠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디카를 꼭 가져가야겠다고 결심한 R은 차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어 결국 디카를 놓고와 우리는 요즘 같은 세상에 정말 흔치 않은 카메라 한대도 없는 여행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림같은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어 눈으로 찍고 마음에 담는다
담고 싶은 풍경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세세하게 바라보며 마음에 꾹꾹 눌러 담는다
그리고 결국 이렇게, 그 때의 마음은 글로 남긴다
다 남기지는 못하겠지만...


그러고보니 이거 참 매력적이다. 풍경 하나하나를 바라보는 일이, 사진찍을 장소 물색,이 아니었기에 더 정성스럽게 마음에 남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정말 사진용으로 딱!인 장소에 (특히 좋아하는 돌담) 가면 가끔 불끈불끈 하긴 했지만 ㅋ;; 그리고 담번엔 가져가겠지만 ㅋㅋ


그리고 일요일

예정에 없던 민정언니 사촌 모임(?)을 따라가느라 에버랜드를 가게됐다. 다행히 소풍온 애들은 휴일인 관계로 없었으나, 주차돼 있는  차들을 보면서 일단 1차 기함


돈을 갈퀴로 긁어모으겠구나
 
나이를 먹었는지 놀이기구를 보며 공포를 느낀다. 예전엔 놀이기구를 아무리 타도 별 공포를 느끼지 못했었고 담담하고 씩씩하게 잘 탔었는데 빙빙 도는 놀이기구가 얼마나 무서운지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그저 상상만으로 2차 기함- 절대 타지 말아야지,하는 마음 반을, 그래도 궁금하다는 마음 반,이 이겨 놀이기구에 오르는 순간 후회, 무서움에 덜덜 떨린다. 내려오는데, 추워서 떨리는지, 무서워서 떨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리가 후들거린다

놀이기구를 보며 공포를 느끼다니, 참 새로운 나의 모습이다
자이로드롭 이후 처음이다

사실은 나이가 들어서 혹시나 약해졌을지도 모르는
심장이 혹시나 버티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게
내 공포의 원인이다 


이런 공포를 느끼는 걸 보니 나이를 먹은 게 틀림없어


(그래도 내려와서 이 놀이기구 참 잘 만들었네,라고 감탄한 사건- ㅋㅋ
반복적인 패턴이라기보다는 각도와 방향을 달리해 자꾸 다른 공포를 느끼게 한다는 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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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가 타 본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
    from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2007-10-22 12:34 
      바이킹 360도 돌아가는 롤러코스터 등등은 그리 무섭거나 두렵진 않다. 자유낙하 놀이기구 자이로드롭도 마찬가지.. 허나 제일 무서웠던 놀이기구는 인천 월미도에 있던 바이킹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탑승 후 왕복운동으로 열심히 오르락 내리락 할때는 다른 바이킹과 별반 다를바가 없었다. 허나. 무심코 시선을 아래쪽을 향했을 때. 바이킹을 지탱하는 철재 기둥 한쪽에서 열심히 용접불꽅을 튀기며 일하는 인부들를 목격했을 때
 
 
라주미힌 2007-10-21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7개 타니깐 울렁거려요 ㅡ..ㅡ;
뒤집어지고 돌아가는건 다 재밌는데, 바이킹은 정말 토할 것 같음... 바이킹이 젤 시로..

웽스북스 2007-10-22 12:24   좋아요 0 | URL
정말요? 저는 바이킹은 그래도 좀 타는 편이랍니다 -_-v
어제는 바이킹 근처로 못가서 못보긴 했는데 다시 보면 무서우려나? ;;

Mephistopheles 2007-10-22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시절 L월드에서 방학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내리지 않고 두번 연달아 타봤던 롤러코스터의 생각이 무럭무럭....

웽스북스 2007-10-22 12:24   좋아요 0 | URL
와우~ L월드 알바라뇨, 그럼 휘리리 뿅뿅~ 이런거 하면서 뱅글뱅글 도는 것도 하셨나요? ㅋㅋ 그치만 저는 죽을 때까지 L월드는 가지 않을 작정이에요 (과연~)

마늘빵 2007-10-22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행도 가고 싶고 놀이공원도 가고 싶다. 바이킹을 난 원래 못탔어요. 청룡열차, 88열차 다 타도 바이킹은 무서. 가운에 앉아도 막 앞뒤로 흔들어대서 내장이 흔들려요. 눈감고 손잡이 꾹 잡고 있어도 무서워.

웽스북스 2007-10-22 12:25   좋아요 0 | URL
바이킹에 공포를 느끼시는 분이 많으신 걸 보니, 아무래도 심장강화훈련 바이킹 번개라도 한번 해야 되는 거 아닐까 싶은데요? ㅋㅋ 저는 바이킹은 몸 안뒤집어져서 괜찮던데

무스탕 2007-10-22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뱅글뱅글 도는것(커피잔 같은거요) 아니면 일단은 괜찮아요. 돌면 어지러워서 몬살아..

웽스북스 2007-10-22 12:2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어지러우면 가끔 토할 것 같은 게 있죠-
서울랜드 가서 우주유람선을 초등학교 6학년 때 탔는데,
그게 위에 거꾸로 서서 정지하잖아요-
정말 속이 뒤집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 그건 다시 안탔어요 ^^

순오기 2007-10-23 0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행 너무 멋져요. 누워서 천장에 있는 창으로 하늘의 별을 본다니 캭~~~~
아들녀석 초등1년 때 소풍가서 반애들 몇 데리고 탔는데, 제일 끝쪽에 앉은 아들이 파랗게 질렸다... 엄마 손도 안 닿지 내릴수도 없지~ 너무나 안타까웠던 순간!
중2나 된 지금도, 바이킹은 무섭단다~~~~ 첫경험이 이렇게 치명적이다!!

웽스북스 2007-10-22 12:27   좋아요 0 | URL
누워서 보는 별은 정말 퐌타스틱 그 자체였답니다 ㅎㅎ
그나저나 벌써 3분째, 바이킹의 공포를 얘기하시니, 한번 연구해볼 필요가 있겠어요- ㅋㅋ

홍수맘 2007-10-2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놀이기구"는 보는 것 만으로도 끔찍해 하는 타입이라지요.
"에버랜드" 그래도 규모라든가 어떤 곳인지 정말 궁금해요.
아직 한 번도 못 가봤다는 ㅠ.ㅠ

웽스북스 2007-10-22 18:19   좋아요 0 | URL
홍수맘님, 에버랜드는 일단 엄청 넓어요 (라고밖에 설명 못하는 희박한 공간개념 ㅋㅋㅋ) 그래서 놀이기구를 굳이 타지않는 사람은 놀이기구를 별로 '보지 않고도' 즐길 수 있답니다 ㅎㅎ 동물원에서 너무 오래 놀아서 정작 놀이기구는 2개밖에 못탔어요

2007-10-22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7-10-22 22:50   좋아요 0 | URL
안면도 오션캐슬이에요 ^^ 누워서 별을 보시려면 별장형으로 잘 알아보시고 예약하셔야 해요 꼭!
 

 

소풍이라는 단어는 참 낭만적이다
직장인들은 햇살이 유난히도 따뜻한 날이면
아~ 소풍가고 싶다~! 를 외치곤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낭만적인 소풍
그러니까,

1. 김밥 싸 들고
2. 자연과 함께하며,
3.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4. 한가로이 보내는

소풍을 갔던 적은 나 역시도 몇번 되지 않는 것 같다
4호선라인의 서울랜드와 서울대공원을 번갈아가며
중학교 이후의 소풍은 거의 그렇게 점철되어 있고
여기저기서 소풍 온 학생들로 난장판이 된 놀이공원에서
악다구니를 쓰며 놀이기구를 탔던 것 외에
기억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꼭 한 번 기억에 남는 소풍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반별 자치소풍이라는 걸 했었는데,
우리 반은 그 때 기차를 타고 강촌으로 소풍을 갔었다

그게 대학생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일 수 있겠으나,
대학생들을 동경하는 고등학생들에게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고

그 날의 장면장면은 10년이 흐른 지금도 (헉, 정말 10년?)
참 행복한 일상으로 남아 있다




아침 출근길에서
악다구니를 쓰며 지하철에 오르는 학생들을
봄, 가을, 1년에 두번, 일정 기간동안 만나게 된다

늘 말하지만,
서울랜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다가
롯데월드 가는 지하철로 갈아타는 나로서는
이 기간이 정말 지옥이다

그렇게 매년 만나도,
만날 때마다 참 만감이 교차한다

처음에는 출근시간에 대한 배려,
그리고 그 시간에 지하철을 타야 하는 아이들의 불편함에 대한 배려가 없는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화가 났지만
나중에는 매년 변함없이. 정말 소풍 장소를

이/렇/게/밖/에/못/정/하/는!
선생님들과 학교에 화가 난다

조금 더 고민해보면
아이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텐데,

이렇게 매년, 소풍이랍시고
아직 경험하지 않아도 될 지옥같은 출근 지하철을 경험하며
인공적인 랜드와 위험한 월드로 몰려가는 아이들은
2006년의 소풍과 2007년의 소풍을 구분해 기억하지 못하겠지


내 아이가 소풍을 갈 때쯤은
소풍이 좀더 소풍다워지길

 

PS
강북으로 출근하는 친구는 청계천 소풍가는 학생들 때문에 곤혹을 치른단다
도무지 이 개성없음이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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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10-19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친은 집이 창원인데 고등학교 때 소풍으로 '에버랜드'에 갔다더군요.
이건 뭐 전국적으로 소풍이라면 놀이공원인지 -_-;;
저도 롯데월드, 에버랜드, 심지어 초등학교 땐 동네에 있는 드림랜드까지;;
온갖 놀이공원을 섭렵했군요 -_-;;
(서울랜드는 고등학교 때 학교 연중행사인 마라톤 하러 갔었어요-_-;;)

순오기 2007-10-19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2 우리아들, 오늘 광주의 패밀리랜드로 갔다가 방금 돌아왔어요.
몰개성, 천편일률 우리 교육의 현주소..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정하면 좀 좋아요!
교육부 장관이 바뀌어도 그 타령, 교육감이 바뀌어도 그 모냥...에구!!

웽스북스 2007-10-21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순오기님
창원에서도 광주에서도 소풍은 역시 랜드~로군요- ㅠㅠ
이매지님 // 그러고보면 지리적 조건도 무시 못하죠, 저희도 서울랜드와 대공원 ;; 드림랜드는 한번도 안가봤어요
순오기님 // 윗분들 바뀌어도, 애들한테 소풍이 추억이 되야 한다는 것에 대한 공감을 얼마나들 하시겠어요 ;;
 

 

얼마 전 김두식 교수님의 평화의 얼굴 출간 소식을 듣고 얼른 그 책을 사리라 결심했으나, 그 때는 이미 내가 한달간 도서구매 금지령을 내린 뒤였다. 나중에 사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책에 1000원 할인 쿠폰이 떴다, 아으 정말 어찌나 고민되던지, 현명한 구매자라면 할인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거늘, 나는 고민 끝에 그 책을 한달간은 사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의 결심은 1000원보다 비싼 것이라 생각됐기 때문이다. 1000원에 결심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지는 말자,라고 다짐했고, 결국 나는 할인 기간이 지난 후 1000원을 더 주고 그 책을 샀다. 참 미련한 짓이다.

도서정가제 시행을 며칠 앞두고 신간 판매량이 치솟았을 것이라 예상되는 요즘이다. 왜 나는 꼭 이런 시기에만 스스로에게 구매금지령을 내리는지, 10월 한달간 또 책을 사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요즘, 정말이지 멋쟁이 신간들이 쏟아져나온다.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에 책을 사게 되면 이번에는 1000원의 손해가 아니겠지, 나는 또 흔들리기 시작한다. 때맞춰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초호화 할인쿠폰까지!

하지만 나는, 이번에도 여전히 그 책들을 구매하지 않을 예정이다. 돈을 잘 버는 것도 아니면서, 꼭 나는 그런 문제에 있어서는 돈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긴다. 돈에 대한 오만함이 아니라, 나에 대한 존중이다. 어쨌든 시덥잖은 결심이라 해도, 돈과 바꾸고 싶지는 않다. 미친듯이 지금 당장 꼭 읽고 싶었다면 그 결심을 무너뜨렸을지도 모른다. 미묘하지만 확연한 차이이다.

하여, 나는 요즘 침만 흘리고 있다. 그치만 책꽂이에는 여전히 좋은 읽을 책들이 가득하므로 애써 위로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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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10-17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사고 싶은 책은 18개월 기다려서 사요.
신간은 사놓고 한 번 읽고 안 보는 경우도 태반이라.
사실 뭐 한 푼도 못 버는 백수 주제에 책 값으로 펑펑 써대는 것도 좀 그렇지만 ㅎ

웽스북스 2007-10-18 00:44   좋아요 0 | URL
ㅎㅎ 그쯤 되면 옥석이 가려지긴 하죠
그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마음이 불끈거리긴 하지만 ㅋㅋ

Jade 2007-10-18 0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고싶은 책들이 많았는데 이번달 지출이 커서 꾹꾹 참고 있었어요. 그러다 20일부터 책값이 오른다는 말에 결심을 저버리고 냉큼 사버리고 말았답니다...ㅡㅜ 저도 웬디양님을 본받아야겠어요!

아 그리고, 옆에 '나생문'이 있네요 ㅎㅎ 저도 저 책 참 좋았어요. 영화 라쇼몽은 '덤불 속'이었죠? 암튼 영화도 재미있었고 ㅎㅎ 뒤늦게 발견하고 막 좋아하고 있어요 ^^

웽스북스 2007-10-18 09:35   좋아요 0 | URL
저의 문제는 꼭 결심을 만인에게 천명하는 바람에 진짜 '결심'으로 만들어버린다는데 있어요- 흐흐 그냥 참는 정도였다면 저도 질렀을 거에요 제이드님 ^^
크크 그리고 제이드님도 같은 작품을 좋아하신다니 반가워요 ㅎㅎ 아쿠타가와류노스케는 더 읽어보고 싶어서 리스트에 꾹꾹 담아놓고 몇권 사놨는데 계속 못읽고 있어요 (역시 꽂힌 순간 화라락 읽어야되는데 말이죠)
 



당신 1 : 약도 제작자 - 제발 보기 쉬운 약도를 만들어주세요

저처럼 길치에 몸치에 방향치인 사람은 약도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찾아가는 데 익숙지 못하답니다. 어제 삼성역에 있는 모 기구로 외근을 가는데, 어찌나 거리감각이 떨어지시는지요- 혼자 10분 도 넘게 헤매다 지각 목전에서 겨우 겨우 찾아 세이프를 해 들어간 저는 정말이지 이 약도 그리신 분을 수소문해서 한대 때려주고 싶었어요

당신 2 : 서적 제작자 - 제발 책좀 가볍게 만들어주세요

당신이 생각하는 책의 의미와 제가 생각하는 책의 의미가 다른가봐요- 책은 꽂아두기 위한 게 아니라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 위한 거잖아요- 출퇴근길에 책들다가 무거워서 쓰러지겠어요- 하드커버로 만들어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게 그 핑계로 더 받아먹을 수 있는 책값, 정도라면 그냥 가볍게 만들고 비싸게 책값 받으세요- 좋은 책이라면 기꺼이 내드릴게요- 이건 완전 종이낭비, 힘낭비

당신 3 : 구두 만드시는 분 - 제발 예쁜 5cm굽 신발좀 만들어주세요

7cm 신발을 신는 일은 정말 힘들어요- 굽없는 신발을 신으면 굽에 맞춰놓은 바지가 땅에 끌려요- 다리도 짧아 보여요- 이런 생각을 하는 아가씨들 의외로 많다고요- 어째 신발의 굽이 죄다 높거나 낮거나인가요- 예쁜 5cm굽 신발은 왜이렇게 찾기가 어려운 건가요- 예쁜 5cm 굽 신발 좀 만들어주세요! 나 단골할게요

당신 4 : 우리회사 모 개발 담당 과장님 - 기획의 부재 기획의 부재 하지 마세요!

칼럼이 들어갈 게시판의 글자수를 1000자로 제한해 두시고서는, 저에게 기획의 부재라뇨! 1000자는 A4 2/3 정도라고요- 그건 상식의 문제이지 기획의 문제가 아니라고요- 할 일은 산더미처럼 밀려있는데, 내 눈은 너구리가 되고 있는데 맨날 그렇게 칼퇴근하면 정말 더 미워할 거에요! 백만년만에 한번 야근하면서 그렇게 생색내시면 정말 더더 미워할 거에요- 과장님은 제 일을 '해주고' 계신 게 아니라 과장님의 일을 '하고' 계신 거라고요 직급도 경력도 한참 아래인 제가 과장님 어르고 달래고 구슬려가면서 일을 해야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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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0-17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짤꼬?~~~~~ 몸에서 화가 안 빠져 나가면 결국 원형 탈모가 오더라고요.
화가 위로 치솟아 모근을 태워버린다네요. 잔디밭에 불 피우면 고 주위만 타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한의사님이 제게 설명해 주셨어요.
웬디양님, 속터질 일 참 많은 세상살이죠~~~ㅎㅎ 어쩌겠어요 그래도 웃고 살아야 몸에 좋다는데~~ 한번 억지로라도 하하하~~ ^*^ 속 풀릴때까지 그 과장님 엄청 씹든지요!!

웽스북스 2007-10-17 23:27   좋아요 0 | URL
전 머리숱이 많아서 탈모는 겁나지 않는데, 자꾸만 가슴이 꽉꽉 막혀서 호흡기 질환을 심각하게 의심했었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과장님을 향한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시는 분들은 많아요 ㅠㅠ

2007-10-17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7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7-10-17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제 남친도 어제 무슨 경품 받으러 간다고 길을 나섰는데
약도가 어찌나 엉터리인지 못 찾아서 한참 고생했다고 하데요-
약도 그리는 것도 일종의 능력인 것 같아요. ㅎ
2. 저도 무거워서 집에만 놓고 읽는 책들이 있는데 속도가 영 안나요 ㅠ_ㅠ
가벼우면 들고다니면서라도 읽을텐데 ㅠ_ㅠ
3. 예쁜 7,8센치 굽들은 넘쳐나는데 5센치는 정말 보기 힘들죠 ㅎ
저는 그냥 7센치 신고 뛰어다닐랍니다 ㅠ_ㅠ
사실 바지도 죄다 7센치에 맞게 줄여놔서 5센치 신어도 끌릴지도.
4. 초콜렛이라도 하나 드시며 릴렉스 하심은 어떨지;; 기운내세요 ㅠ_ㅠ

웽스북스 2007-10-17 23:30   좋아요 0 | URL
1. 혹시 어느 동네를 헤맸나요? 같은 동네를 헤맨건 아닌지 ㅋㅋㅋㅋ 암튼 퀵서비스 아저씨한테 길설명도 제대로 못해주는 저로서 떳떳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약도 만든 사람은 한대 때려주고 싶었어요
2. 그니까요 ㅠㅠ 집에 있는 시간도 많지 않고 말이죠
3. 흐흐흐흐 꿋꿋하게!
4. 고마워요 ㅠ_ㅠ

마늘빵 2007-10-18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들은 5센티 미만으로 신고다니라 으쌰으쌰. 같이 걷기 민망하다. 으쌰으쌰.

웽스북스 2007-10-18 00:44   좋아요 0 | URL
아프님은 키가 꽤 크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잘 기억은 안나지만 ㅋ
애니웨이, 같이 걷기는 여자들도 민망하긴 하죠- ㅋ 5센티 이하 신발 예쁘게 많이 만들어달라고 민원넣어주세요!

Jade 2007-10-18 0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5cm굽 있었으면 좋겠어요 ㅋㅋ 전 키가 큰 편이라 7cm신으면 왠만한 남자들하고 비슷해서...문제는 제가 여자라 그런지 보기보다 더 커보인다는 거죠 -_-;;

웽스북스 2007-10-18 09:35   좋아요 0 | URL
으흑, 제이드님,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이셨군요- ㅠㅠ
(근데 왜 도대체 안만드냐고요 ㅠㅠ)

프레이야 2007-10-29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 커서 고민이시라니 흐흑 부러워요. 전 예쁜 7센티굽 구두요!!
웬디양님, 근데 스트레스 덜 받도록 하셔야 할 텐데요, 화가 안 빠져나가면 위험해요.
(그러는 저도 오늘 아침 화 한바탕 냈어요. 그러곤 빠져나갔으니 건강엔 오히려
좋은걸까요.) 오늘 하루 웃으며 지내봐요, 우리^^

웽스북스 2007-10-22 12:28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해요 혜경님, 뒤늦게 봤네요 ㅎㅎ
웃으며 잘 지내셨지요? ^^
 



얼마 전에 한의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일이 있었는데, 내려진 진단은 장기의 기능이 전체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과 함께, 윗쪽 흉부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닭고기가 치명적으로 안좋고, 커피도 가능한한 안마시는 게 좋고 야채와 과일을 듬뿍 먹어야 한단다. 아 이 얼마나 정석적인 처방인가!

운동은 요가가 좋단다. 그래서 귀팔랑 웬디양은 그날 바로! 요가를 끊었다
금요일은 선약이 있었고, 주말은 회사 근처에도 가기 싫은 관계로 오늘을 시작일로 세팅, 일주일에 두번,인데 날을 골라서 한달에 8번을 채우면 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요즘, 영어를 너무 안써서 심하게 언어 감각이 마비되고 있는 듯해서 영어학원도 끊었다. 물론 고정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나이기에, 사이버 어학원 강의를 끊었다. 도무지 아침이고 저녁이고 마음을 내는 일이 쉽지가 않다. 오밤중에 집에서 듣다가 잠이 들란다,라는 심정이다.

요가학원을 끊고, 영어 수강을 신청하니, 이거 너무 전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20대 여성 직장인스럽잖아. 비록 정기적인 시간은 내지못해 유동성있는 타임을 끊고, 사이버 강의를 듣지만 말이다.
나중에 뭔가 하고싶어졌을 때 언어나 체력이 걸림돌이 되면 안되겠다, 싶었다. 그게 뭐가 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해결점을 찾아나가는 게 현명하겠다,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리고 그만큼 시간을 낸다는 건, 내가 좋아하는 다른 것들을 포기할 줄 아는 마음을 낸다는 것이라 생각됐다. 실은 스스로에게 유예를 많이 주는 계획을 짰지만 말이다.

그러므로 가장 많이 포기해야 하는 게, 실은 책 읽는 시간이다. 집에 와서 하는거라곤 그거밖에 없었으니까, 그런데 올 한해 목표로 세워놓은 게 너무 많고, 같이 읽기로 한 책들도 많다. 그런데 오늘 받은 알라딘 서평도서 애덤스미스 구하기는 왜이렇게 두꺼운지, 순간 무효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ㅠ 아- 내가 다시는 안한다던 서평단 신청을 또 왜했을까- (이책 정말 좋은 책이라고 누군가 말해주세요)

그래도 사람에 인색해지지는 말아야지. 사람들 만나는 시간,을 아깝다 여기고, 그에 옹색해지지는 말아야지, 생각했다. 주말에 친구들과 안면도로 여행가기로했는데 그 시간이 좀 아깝게 느껴졌기에 결심한 것이다. 결국 이것까지 포기할 줄 알아야 계획한 것들을 다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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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0-15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지극히 20대 후반의 여성스러움이기도 하지만, 앞에 수식어를 붙여야죠. '열정있는'. 바쁘게 사시는군요. 바쁜게 좋은거에요. :)

웽스북스 2007-10-16 00:19   좋아요 0 | URL
아아아 근데 친구한테 전화와서 통화하느라 영어 강의는 내일부터 (실은 책도 안와서,라며 합리화를 마구 했지요 ㅋㅋㅋㅋ) 사람에 인색하면 안되니까, 얘, 나 공부해야 되거든? 하면서 끊을 수가 없었지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