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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이야기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 언제든 영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늘어놓고 리스트를 만들어보고 싶다. 브론테 자매와 제인오스틴, 버지니아 울프와 아가사 크리스티까지. 독특하고 개성적인 필체를 가진 여성들인데, 기묘하게도 안개가 낀듯도 하고 현실과 꿈이 뒤섞인듯도 하고 축축하고 음울한 어두운 느낌의,
그녀들은 모두 뚫어지게 일상을 바라보는 눈을 통해 삶을 관통하는 문제에 대한 성찰을 직관처럼 풀어놓는다.
2. 세터필드는 아니다. 그녀가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선배 여성작가들의 감성을 얼마나 이해하는 지는 모르겠는데,
3. 내가 소설을 읽으며 싫어하는 점들을 이것저것 많이도 갖고 있다.
앞부분을 읽으며 이미 내가 싫어하는 종류의 소설이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이런 경우 대체로 그 즉시 책을 덥는데, (봐야 할 책은 많고 시간은 없으므로, 그게 더 현명한 일인데) 오히려 하도 부피가 두꺼워서, 어디 뭐가 더 있나 보자는 심정으로 마지막을 넘겼다.
있기는 뭐가 있어. ^^
4. 출생의 비밀, 쌍둥이, 유령, 근친상간, 구구절절이 예민한척하는 문체, 미친 주요등장 인물들, 핏줄,
이런것들은 마치 뭔가 있는 척하면서 삶의 비밀에 대해 뭔가 근사한 것이 숨겨져 있는듯이 하면서 실은 아무것도 없음을 숨겨주는 장치, 모든 것은 우연이고, 반대로 운명이고, 핏줄이라고, 그러니 따지지 말라는 거지.
도대체 알수없음. 열세번재 이야기도, 등장인물들의 감정 상태도, 진부한 소제에,
제인에어나 이성과 감성같은 책들에 대한 애정을 자주 표현하는데, 그 책들은 나도 좋아한다. 그런데 이책은 아니다.
재미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