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해류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하윤 옮김 / 해문출판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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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마쓰모토를 찾아서 읽고 있다. 

이번에는 중단편집. 개인적으로 장편을 더 좋아하지만, 그래도 마쓰모토 세이초니까. 


마쓰모토는 결론보다는 찾아가는 과정의 치밀함이 돋보인다.

불과 해류 역시 불가능한 범죄를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한대 

상황이 과도하여 억지스럽고 서두르는 마무리는 다른 답이 없어 보인다. 


내 취향에는 표제작 불과 해류보다 증언의 숲이 더 좋다. 

여러번 반복해서 진술을 부인하는 아오자를 사건조서, 혹은 보고서 형식으로 객관적 서술의 방식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감정이 없어 보이는 객관적인 질술, 혹은 경찰의 취조, 그리고 재판의 과정이란 얼마나 주관적인가. 

과연 경찰부터 재판까지 사법부가 진실을 밝힐 수는 있는것인지 의문을 표현한다. 

진실이란 이렇게 그때그때 바뀌는 거라고. 

특히 마지막 반전은 머리를 탁 치며 모든 것을 의심케 한다. 


종족동맹을 보면 검사가 이렇게 아무런 증거없이 주관적인 추측으로 소설을 써서 사람을 살해혐의로 구속시키고 재판을 하니 

오히려 무죄가 되는거다. 

그러나, 세이초는 너무 꼼꼼해서 살짝 지루하다. 


작품들의 편차가 크지 않고 네편이 모두 수작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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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살인사건
아시베 다쿠 지음, 김시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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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유명한 홍루몽의 추리소설(공안소설) 버전이다. 

홍루몽이라는 원작 소설의 그 잘난 보옥이 수십명의 여자들하고 노닥거린다는 줄거리가 그닥 땡기지 않아서 안보고 있는데 

공안소설을 현대화한 디런시리즈는 재밌었던지라 

홍루몽살인사건도 빌려왔으나, 읽으면서 괜히 빌려왔다는 생각을 했다. 


홍루몽과 같은 배경으로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소설을 보면 

잘생긴 미남미녀는 마음도 착하고 똑똑하고, 못생긴 애들은 가볍고 질투심이 많고 거짓말한다. 흠---. 

한편 인물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헷갈린다. 

정신사나워서 가씨네집 가계도를 그리면서 봤는데, 그래도 누가누군지 혼란스럽다.  



2. 

시작부터 시종일관 여러명의 미인이 기이하게 죽음을 당하다가 

마지막에 한꺼번에 별것 아닌것처럼 해결된다. 


상영이 누구인지 알면서 왜 오히려 살인자들을 도와 사건을 더욱 기묘한 귀신의 장난처럼 만들어버렸냐는 물음에 

보옥의 답이 인상적이다. 

그냥 내버려뒀으면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죽이고, 주인이 하녀를 죽이고, 관리가 남의집 여종을 죽이는 따위의 일은 

그저 일상으로 아무일도 없었듯이 넘어가니 

그렇게 내버려 둘수 없어, 희한한 일로 세상의 눈을 집중시키고, 귀신으로 살인자를 협박하고 싶었다는 

그러게. 요즘도 죽임을 당해도 사람들이 다 알아도 아무일도 아닌 사람들이 있다. 


현대제철에서만 지난 9월이후 11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죽어도, 그건 비밀이 아닌데 

일상의 일로 넘어가 버리면 

귀신이라도 불러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희생시키는 정몽구의 혼을 빼놓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보옥의 말을 들으며 그러게, 예나 지금이나 인감 목숨의 값이 파리만도 못한 사람들이 있다니까. 

그것은 다 권력관계 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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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머랭 파이 살인사건 한나 스웬슨 시리즈 4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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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로맨스추리 소설 

심각하지 않고, 피가 낭자하지 않고, 긴장시키지 않고, 섬뜩하지 않고 

편안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나캐릭터는 잘난척이 심할 뿐 아니라 두남자 사이에서 밀당하는 비호감 캐릭터인데 

그래도 나름 중독성이 있는 시리즈이다. 


한나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이 살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고 

뻔한 스토리를 나른한 휴일에 보는 심심한 재미가 있다. 

딱히 궁금하거나 심장이 뛰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 순서대로 시리즈를 찾아 읽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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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음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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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교코쿠는 어두운데다 집요하여 내 취향은 아닌데, 그래도 볼만하다.

뭐랄까. 대중적으로 환영받기 보다는 소수의 메니아를 거느릴수 있는 감성의 작가라는 것인데

그래도 나는 쫌 이해가 안가기는 해. 

과다하게 예민하고 어둡고 엄청 말이 많다. 

피해의식이 많은, 소외된, 마이너, 패배자, 외로운. 

평범하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그러나 결국 예민하다고 밖에는 설명이 안돼는. 

감추기도 하고 거짓말도 하고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들통나 부끄럽기도 하고 아끼고 사랑하고 싸우고 

홀로 절에 들어가 중이 될것이 아니라면 세상을 그렇게 부족하고 모자라도 어울려 사는 것인데 

교코쿠의 인물들은 도통 어울릴 줄을 모른다. 

잘났든 못났든 너무 튀어. 


이번 작품집은 편차도 심하다. 

소름이 오싹 끼치며 재밌는것도 있고, 뭔 소린지 썩 미덥지 않은 작품도 있다. 

내내 답답하고 억울하고 바보같은데, 뭐 그래도 볼만은 하다. 

교코쿠 스러우니까. 

모두들 전쟁의 상처가 있어 1950년대초 일상을 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대동아전쟁의 가해자 였던 일본이지만 평범한 인민들의 상처를 들여다보며 반성하는 것은 다행이다. 



2. 

옛날 일본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온갖가지 귀신을 그림으로 그리고 해석을 달아 책으로 만들기는 좋아했다. 

백가지 귀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현제의 일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옷, 사람, 벌레, 풀, 돌, 도깨비, 소리, 감정...... 

모든것에 의미와 영혼을 부여해 기이한것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삶의 세계안에 죽음의 세계가 동시에 공존하는것이 자연스러운 일본인들의 상상력은 매력적이다. 

단한분의 힘세고 잘난 유일신이 지배해주시는 세상보다 소박하고 정겹다. 


다만 쿄코쿠의 백귀야행은 시시콜콜 너무 예민하여 답답한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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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연대기 2 - 아발론의 총
로저 젤라즈니 지음, 최용준 옮김 / 사람과책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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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버연대기를 보니 판타지와 무협지가 같은 장르라는 것을 알겠다. 

비범한 영웅이 태어나서 기인이적을 만나 억수로 내공을 쌓는다. 

섹쉬하고 뛰어난 여성들은 모두 그를 유혹하지만 그는 대체로 한여자만 사랑하다 상처를 입고   

후루룩 천하를 평정한후 칼을 차고 표표히 사라진다.  

요것이 무협지의 스토리다. 

엠버연대기도 그런 느낌이다.  

그는 계속 맥락없는 기인이적을 만나고 있다. 

서양사람스럽게 합리적이라 그런지 몰라도 관계의 아픔도 없이 쿨하다. 


동양 사람인 내 취향으로는 김용의 무협지만큼 몰입되어 페이지가 넘어가지는 않는다. 

여러 문학작품과 인문학적 지식을 들쭉날쭉 인용하지만 딱히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진다기 보다 

기양 잘난체 하는 모냥이라 그것도 그저 그렇다.

 

물론 형편없는 무협지는 아니고, 다만 김용보다 조금 못미치는 킬링 타임용 무협지다. 

별 생각없이 시간 잘 간다. 

문득 고등학교때 시험전날 영웅문을 손에 쥐고 놓지 못해 밤을 새워 다 읽어버린후 황당하지만 억울하지는 않던 기억이 새롭다. 

김용의 무협지가 읽고 싶어지는 젤라즈니의 엠버연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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