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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1.
수도원 기행을 끝낼무렵 독일에서 그녀는 사람이 사는 곳이 사실은 다 수도원이 아닌지
수도원에서가 아니라 결혼하지 않은 독일여성 주버의 집에서 생각한다.
누구나 삶은 마음 닥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살아야 하고
많이 소유하지 않아야 하고
소박하고 정결하게 주변을 정돈하여 비우고 살아야 하는거다.
문득 내 방을 둘러보니 버려야 할것이들이 넘친다.
마음먹고 청소를 한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2.
그런데, 사람이 사는 곳이 다 수도원인데
그런데, 봉쇄수도원이라는 것이 있다.
나오지 않을 것을 결심하고 들어가는 수도원이다.
사람이 사는 곳이 다 수도원인것처럼
사실 봉쇄되지 않은 수도원은 없기도 하다.
태어날때 결정된 땅과 환경의 봉쇄를 우리는 넘지 못한다.
더욱이 좁은 섬나라 감옥처럼 답답한 대한민국이야 말을 뭐해.
대한민국은 통째로 봉쇄국가이고, 이안에서 사는 우리는 대체로 미쳐야 산다.
그래도, 봉쇄수도원을 이해할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나올길이 막힌 수도원이아니라 폭력과 위험이 들어가지 못하는 수도원이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봉쇄수도원에서 살것을 결심하는 수도사, 수녀들이 줄어든다는것은 이해할수 있고
어쩌면 그래서 그 수도원에서의 삶은 더욱 편안할 수도있고
남자수도원이 여자수도원보다 더 크고 화려할 뿐 아니라 불친절하다는 대목에서는
뭔 봉쇄냐, 싶다.
인간관계의 불편부당함이 출입을 봉쇄하고 담장을 높인다고 못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안이 딱히 신비로울것도 없다 싶어졌다.
수도원들에 대한 소개를 읽는 것이 흥미롭다.
워낙 우리에게는 수도원보다는 절이 익숙한 문화의 사람들인지라.
사실 절은 불교의 수도원인데, 비슷한 것이 많아 보여.
성스러운 그 안에도 여성에 대한 불평등이 있는것 까지도.
3.
공지영 스러운 글이다.
90년대 초반을 장식했던 공지영, 신경숙, 공선옥 이런 작가들 싫어하는데
이 작가들은 뭘 싸도 자기중심적인데다 철학도 부족하여
자기연민이 충만하여 자폐적인 문장들이 거슬렸었어.
지금봐도, 심지어 자기성찰이니 더욱 그렇겠지만
여전히 공지영은 자기중심적이고 세상의 뭘봐도, 누구를 봐도 자기중심이 너무 강해서
상대를 정확하게 보려고 하지 않고 그녀의 편집본의 냄새가 강하니까
여전히 나는 공지영은 별루다.
한번도 가난해 보지 않고, 가난해보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란 자로서의 겸손함이 없는것이 싫어.
공지영 예민한 척의 딱한가지 장점은 교만하지 않아야 겠다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굳이 공지영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