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탐하다 - 판타스틱 픽션 BLACK 14-3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4
마이클 코리타 지음, 최필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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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 레옹을 보고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 당혹스러워. 

청부살인. 돈받고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먹고사는 자들을 직업인으로 인정해 버린다. 

사람죽이는 일의 그 업계에서 최고라지만 레옹은 일상에서는 약간 바보같고 나사가 하나쯤 풀린것 같고, 그리고 외롭다. 

도시에 홀로사는 현대인의 표상처럼 그렸는데, 그의 직업이 킬러였다. 

뭐랄까. 킬러라면 당연히 냉혹하고 비정하고, 싸납고, 무섭게 생겼을것 같은데 

순하고 착하게 생긴 레옹이 세일즈맨이 장사에 대한 얘기를 하는것보다 훨씬 편안한 얼굴로 

일, 누군가를 죽이는 것에 대해 의논을 하고, 인테리어라고 할것도 없는 휑한 집으로 돌아와 

우유를 먹고 자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어쩌면 재미를 보장하는데는 더 좋을지 모르지만, 그리고 또 어쩌면 현대인의 고독을 표현하기에 좋은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그런 서술이 불편하고 황당했다. 

킬러도 직업이야?


코리타는 더해.

프랭크는 킬러인 아버지에게 어릴때부터 사람죽이는 기술을 익힌다. 

얘는 끝까지 그걸 엄청 자랑스러워해. 

사람을 죽여준 댓가로 돈을 왕창 벌었으나 자살로 삶을 마감한 아버지를 프랭크는 동경한다.  

물론 코리타는 킬러라는 못할짓을 하게된 배경으로 베트남전의 경험을 살짝 깔아놓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먹고산 사람이 멋진 남자였다고 자꾸 주장하면 어쩌자는 거야. 

그나마 레옹은 옆집 아이를 도와주려다 킬러스럽지 않게 예상되는 파국을 향해가지만

끝까지 사람죽이는 기술자를 옹호하면 어째. 

못마땅하다. 

내용없이 죽이는 것을 미화하는 위험천만의 발상도 못마땅한데, 훌륭한 하드보일드 소설이라고 소개하니 더 못마땅해.  


책소개에 마이클 코넬리의 추천이라는 말에 속은 기분 

술술 잘 읽히기는 하지만 이유없이 사람을 너무 많이 죽일뿐 스토리의 개연성은 떨어지고 

충분히 예상되는 진부한 마지막 반전은 싱겁다. 

코리타의 인물들이 맘에 안드는 이유는 뭐냐면, 잘못을 해놓고 너무 쿨해. 

오해로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 거쟎아. 그냥 고개한벅 끄덕이면 땡이여. 뭐 그렇게 쉬워. 


지루하지는 않지만, 재미있지도 않은, 그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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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로 환상문학전집 3
메리 도리아 러셀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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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이고 세련된 문장의 인간적인 SF 

이해심이 깊고 지혜로운 여성의 글이다. 예민하고 까다로워서 편안하지는 않고, 소박하지도 않아.

잘써진 SF는 잘 써진 소설이 그런것처럼 매력적인 인간이 등장하고, 존재에 대한 고민을 한다.


마음따듯하고 영민한 젊은이들, 고통스런 과거를 간직한 아름답도 똑똑한 여성, 삼각관계, 진리를 찾아 떠나는 패기있는 젊음

인류에게 매우 익숙한 포맷의 스토리라고 할수 있지.  


과하다. 

산도즈와 그의 동료들은 매력적이고 위트있고, 심지어 마음들도 착하다. 

최고의 팀이 우주에서 들려온 노래 소리를 듣고 생명이 있는 별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수십년후 산도즈만 폐인이 되어 돌아온다. 

산도즈의 상처는 엽기적이고, 과거의 회상은 느리다. 

670페이지가 아니라 500페이지 안쪽으로 줄이면 훨씬 집중해서 재밌게 읽을수 있을 것 같다. 

지루해서 덮을까하는 순간마다 한가닥 호기심이 남아 끝까지 읽었고, 후회 하지는 않지만 


과하다. 

외계행성의 사람들에 대한 설명도 진부해. 

가축처럼 이용당하는 종족과 철저한 계급사회

두개의 태양이 뜨는 풍요로운 땅의 천국이 

어떻게 피가 난무하는 학살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지옥으로 바뀌는지에 대한 보고서  

허무해.

낯선 행성이 낯설지 않아지고 

천국과 지옥은 원래 같은 공간이거든 


그 깨달음을 위한 메리의 구성방식은 거추장스럽다. 

순서대로 진행하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 하는데 

과거의 이야기도 결정적인 대목에서 꼭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 궁금하게 만들어. 

이런 구성방식이 호기심을 끌어내기도 하지만 

과거로 돌아간 이야기 속의 이야기까지 결정적인 순간에 돌려버리면, 

별 내용없음을 가벼운 기교로 속이려는 느낌이 들어. 


그래도 끝까지 읽기는 잘했다. 

이걸 반전이라고 할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들을 모험으로 이끌었던 신의뜻, 그 목소리의 실체를 이런 방식으로 만나다니. 


살다보면 신에게 배신당하는 느낌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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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의 역사
미셸 페로 지음, 이영림.이은주 옮김 / 글항아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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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급종이에 시원하게 편집된 그림이 좋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방에서 휴식을 취하며 지낼수 없다는 오직 한가지 사실에서 비롯된다. 

파스칼이 이런 훌륭한 말을 했다네. 동의한다. ^^

모든 행복이 방에서 나오지는 않아도 모든 불행이 방에서 휴식을 하며 지낼수 없다는 이유에서 비롯되는건 맞는것 같아. 



2. 

미셸은 방을 통해 중세말부터 근대의 인간들이 어떻게 살아 오늘에 이르렀는지 알려준다. 흥미롭다. 

생각해보면 '방'이라는 공간은 사적인 공간이기때문에 더더욱 연구대상이 아니었으니까. 

감추어진 공간이라 더욱 호기심이 일고. 

사실 뭐 넘의 방이라고 크게 다를까 하고 읽었는데, 다르네. 

아파트의 방이 익숙한것도 인류에게 오래된 일이 아니라는걸 자주 까먹고 산다. 


풍속사, 미시사는 재밌다. 

영웅들의 잘남이나, 시간순서 연대기의 지루함이 덜 하다. 


인간은 오랫동안 신과 왕을 동일시 했다. 

왕은 실들중 한명이거나 신의 아들이거나, 유일신이었지. 

그 권위를 인정 받으려 온갖 허례와 허식을 규칙으로 만들어 강제한다. 심지어 방에서. 

그 절차로 인해 왕은 존귀한 자가 되고 그것을 근거로 다수를 착취하여 잘먹고 잘사는 소수가 있었다. 

그 질서를 위해 방도 꾸며졌다는 거고 

그런의미에서 왕의 침실은 공적장소다. 

공간 관리는 권력 행사의 핵심 사안이다. 

도시설계 또한 그러하다. 

지하철이 가장 가깝게 갈수 있는 곳은 시청이나 국회, 병원과 학교여야 하는데 

대한민국은 백화점이다. 

돈벌어서 소비하고 살으라고, 친절하게 배치해 주신거지. 

국회는 대한민국 지하철이 가장 늦게 찾아간 곳 중 하나고, 지금도 매우 불편하다. 


글을 쓰고 꿈꾸고 사랑하거나 혹은 단지 잠을 자기 위해 '자기만의 방을 갖기' 예를 들어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 입장에서 추구한 간절한 소망은 비교적 최근의 창조물이다. 


이런 관점이 좋다. 

어떤 왕이 어떤 치적이 있고 누구와 전쟁을 해서 어떻게 세력을 확장하는지 따위보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사람들은 언제부터 자기방을 갖고 싶어했고, 갖게 되었는지, 왜 그런지, 가 훨씬 흥미롭다. 


근대의 산물인 개인의 발견과 함께, 그렇구나, 내가 이렇게 당연히 누리는 '내 방'조차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었어. 



3. 

왕의 침실과 농부의 오두막집 사이, 거리, 간격, 차이. 

그러니 누군들 늪지대에 침구도 없이 건초더미에서 자야하는 저 오두막을 벗어나 

왕의침실, 비슷한 곳에서라도 살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지 않겠는가. 


불평등과 가난한 헐벗음의 고통은 어떤 인간을 황폐하게 만들고, 어떤 인간은 염치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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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와이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9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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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렇게 집중 안되는 라임시리즈는 처음이야. ^^;

너무 산만해. 

전기로 인한 도시테러에 직면하여 그동안 이 시리즈에 한번씩 나왔던 인물들이 온통다 나와서 한마디씩 해댄다. 

시끌시끌 하지만 너무 많은 인물이 짜임새없이 왁왁대니 분산된다. 

사실 링컨 라임의 증거를 중심으로한 수사법은 단순해서  

독창적인 범인과 그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보여주는것이 재미였다.

이 중심에 링컨과 아멜리아 섹스의 사랑이야기가 한 줄기이고 

자주 등장하는 경찰 동료들의 스토리가 잔가지 이지. 

이번 시리즈는 이런 줄기와 잔가지의 스토리는 부실한 상태에서 

전기에 대한 설명이 길어질때마다 지루했다. 

오, 물론. 전기를 테러로 이용하면 엄청 위험하다는 것은 알겠다. 

모든 도시는 온통 전기니까. 

눈으로 보여주는 CSI가 있는 마당에 과학수사는 사실 식상한 마당이고 

범인의 이야기, 인물들간의 관계가 더 세심하지 않으면 재미없어진다. 


게다가 라임이 독불장군 성격인것은 알지만 섹스에게 대하는 태도는 마초 대마왕.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사람이 연애에는 어설프게 마음이 흔들리고 그래야지, 일관되게 연애까지 독선적이면 쫌 재수없다. 


그래서 끝까지 읽어보니 이번 이야기는 전기테러가 주인공이라기보다 

역경과 시련에 대한 이야기다. 

오만한 링컨 뿐 아니라 영원한 신참 플라스키와 아날로그 형사 델레이까지. 

링컨 라임의 이야기는 원래 고난극복 영웅의 이야기인데 

이런 실패의 경험은 인물들을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한다.

서로의 상처와 숨기고 싶은 약점이 서로 연결되어 우여곡절 끝에 풀릴때는 재미도 있고  

전기 테러에 역경과 시련의 스토리가 쫌 눌린 감이 있다.  

전기가 나올때마다 지루했다오. 



2. 

물론 나는 에코 대안 에너지 지지자다. 

제프리 디버는 현실사회의 쟁점을 잘 포착하지만 늘 보수적이야. 

그것도 중립적인 척하면서 세련되게 보수의 손을 슬그머니 들어. 음흉한 사람. 

거대 자본의 밑으로 전기에 대한  공급권한을 모두 몰아주기 하는 것은 내 보기에 미친짓이다. 

기간산업이라고 국민세금으로 만들어서 이윤낼만하니 자본에게 주는거지. 

이름하여 민영화. 마음에 안들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본전 생각나는데다가. 

민간자본이 운영하면 필연적으로 요금은 올라가고 안전에는 구멍이 생긴다. 


태양, 바람, 파도, 땅, 운동의 에너지를 잘 활용하여 지역단위 자급자족이 가장 저렴하고 안전하다. 


바야흐로 밀양송전탑 밑은 80대 할머니들과 공권력의 전쟁터. 

대부분의 언론은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그것에 연대하는 동지들을 빨갱이로 몰때만 다루지만 

더 중요한 쟁점은 지구가 지속가능한 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것인가이다. 

원전이 인간에게 재앙이라는 것이 가까운 일본에서 검증된지 오랜시간이 흐르지도 않았구만 


애초에 거기에 이건희나 정몽구나 박근혜나 이명박이나 이런 사람의 별장이라도 있으면 

감히 거기를 관통하는 계획을 한전이 냈겠어. 

단 한명의 주민이라도 반대하면 설득하든지 우회하든지 그게 상식이지. 

시퍼렇게 젊은 사내녀석들이 여든넘은 할머니들 폭행하고 괴롭히는걸 뉴스로 관전하게 하면서도 

두려운줄 모르는 우리나라 공주대통령 참 강심장이셔. 

살고싶던 곳에서 죽을 때까지 살고싶다는 할머니들의 소박한 소망이 뭐그리 큰 요구라고

빨갱이로 밀어붙이는 천박한 공권력이 신물난다. 


버닝와이어 보고 전기테러의 위험에 대한 지식을 알게된 기념으로 밀양 송전탑 밑에 연대나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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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오스 - 피의 맹세 스토리콜렉터 5
크리스토퍼 판즈워스 지음, 이미정 옮김 / 북로드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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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만들어진 뱀파이어 드라마. 

철학은 석연치 않다. 이런식으로 미국의 천박한 명분을 앞세우는 스토리는 별로. 

미국이 세계의 경찰이고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고 악을 응징하고

이런 스토리는 사실 꼴갑이다. 

2차대전 이후 세계 질서에서 늘 전쟁을 일으키는 가해자 였던 것들이 어깨에 힘주면서 악을 응징한다니 참. 


이 세상에는 알카에다와 북한보다 훨씬더 사악한 존재들이 있다네. 

하 이런 문장 완전 웃겨. 

알카에다와 북한보다 더 사악한 존재, 그게 니네 그등.

북한은 지네 인민들을 굶주리게 만드는 사악한 권력자들이 있지만 

미국은 지구촌 이곳저곳을 피로 물들이는 군수산업의 후원을 받는 권력자들이 있지. 

나는 미국이 더 무서워. 

솔직히 북한은 무서운게 아니라 우습지.  


9.11 테러이후 미국 인민들의 머릿속에 테러와 죽음에 대한 공포가 구체화 되어 불길하다.

지들이 하는 악행의 명분으로 9.11 테러를 내미니까.



2.

인간이 아닌존재. 최상층 포식자인 뱀파이어에 대한 상상이 자본의 후원을 받아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하이틴 로맨스판 뱀파이어가 나오고 살인자 흡혈인간이 나오고 당연히 탐정 뱀파이어도 있고 

이제는 대통령의 뱀파이어라네. 

음지에서 미국을 수호하는 뱀파이어라는 설정은 살짝 빈정상해. 

돈과 권력이 다있으면서 심지어 뱀파이어 경호원까지! 


그러나 술술 잘 읽히고, 에피소드들은 그럴듯하다. 캐릭터도 멋져. 

잘 팔리는 소설의 양식을 연구하고 기획해서 쓴 냄새가 물씬. ^^


특히 캐릭터 케이드, 잭, 타니아, 콘라드 요 인물들이 매우 흥미롭고 재밌다. 

판즈워스의 인물들에게 정이 가는 이유는 착한 영웅이 한명도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람의 피를 먹고 산다거나, 사람을 막 죽이거나, 약삭빨르지만 지꾀에 빠지거나 

하여튼 멍청하게 착한 캐릭터가 없어서 좋아. 

모든 인물들은 질투하고 시기하고 긴장하고 쫓기며 욕망을 드러내어 으르렁댄다. 

혹은 눈치보며 숨죽인다. 

그래서 재밌다. 

판즈워스의 뱀파이어는 사람의 피를 먹고 싶은 욕망과 생존에 대한 비애로 어깨가 무겁게 고뇌하지 않는다. 

그냥 쿨해.

이것또한 편집자의 의도 아닐까 싶어. 무겁지 않은 뱀파이어가 팔린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다음 시리즈도 읽어볼 생각이다.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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