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치즈케이크 살인사건 한나 스웬슨 시리즈 8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조앤의 과자살인사건 시리즈는 말랑말랑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 시리즈에 중독되어 읽는 사람들조차 이제는 지루해 한다.   

노먼과 마이크 사이에서 밀땅하는 한나의 연애질도 지겹고 

살인에 대한 얘기보다 과자에 대한 얘기가 너무 많은 것도 황당하고 

......

그래도 또 읽게 된다. 

뭐랄까. 아이고 한나 얘좀 봐라. 도대체 두남자 사이에서 이게 머니. 장난도 아니고. 이제는 지루하네. 

이랬다가도 한 6개월 쯤 지나고, 

진지한 유럽식 문장을 오래 봤거나, 사는게 너무 복잡하고 피곤하다고 느껴질때 슬슬 한나가 땡기기 시작한다. 

이럴때 도서관에 갔는데 새로나온 신간이 딱히 없고, 책을 고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에라 모르겠다. 한나의 과자나 읽지머. 내가 어디까지 봤더라.' 

대략 위와 같은 경로를 따른다. ^^;

검증된 가벼운 달달함이다. 



2. 

한나 얘 좀 봐!

노먼과 마이그 사이에서 밀땅이 식상하다 했더니 또다른 남자를 등장시켜 주시네. 헐. 

대학교때 친구라는 영화제작자 로스다. 

삼각관계에 질렸다고? 그렇다면 이것은 어떠냐. 사각관계닷! 

뭐 이런 조앤 플루크의 웃음이 들리는 것 같다. 


노먼과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늘 기분이 좋았다. 꼭 추운 겨울날 오후에 난로가의 타닥타닥 따뜻하게 타오르는 장작불을 쐬는 느낌, 혹은 재미있는 책 한권을 들고 폭신폭신한 담요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이런 느낌 아니까. 

요렇게 딱 맛있는 문장이 이시리즈의 중독성을 만든다. 

재미있는 책한권을 들고 폭신폭신한 담요밑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처럼 좋은 느낌의 남자라니.

이런 남자가 진짜 있을까 싶어. 아직은 본적 없지만, 이런 남자를 좋아하고 싶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일락 붉게 피던 집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한국 작가들의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신뢰하는 작가가 많지 않기도 하고, 너무 억눌려있다는 느낌도 있다. 

장르소설의 경우 너무 가볍거나 어둡고 여성비하도 많고 문장들은 위축되어 있거나 과하게 공격적이거나 

최근 그렇지 않은 몇몇 작가들이 반갑다. 



2. 

라일락붉게 피던집은 좋으네. 

일단 초반부터 몰입도가 높고, 수월하게 책장이 넘어간다. 

84년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시절이다. 

내 또래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복고풍 향수가 있다. 

소설 초반의 시선끌기를 위해 수빈에게 드라마 강의를 하게한다. 영리하다. 

그리고는 80년대에 대한 향수, 연탄가스와 계돈과 집에서 엄마들이 하던 먼지날리는 부업, 한집에만 있던 전화, 칼라텔레비 

그 무렵을 생각하면 누구나 친근한 소재들이다.

편안하게 익숙한 소재들로 술술 책장이 넘어간다. 


그러는 사이 라일락 연립에 살던 사람들의 사연이 하나둘 자연스럽게 소개된다. 

그러게 누구나 자기인생에서는 주인공이고 옆집사람 입장에서는 조연이 아니겠는가. 

사람들의 기억은 이렇게 저마다 다르고, 숨기고 싶은 사연도 있다. 

전반적으로 자연스럽게 물처럼 스토리가 흐른다. 


인간의 기억이 어떻게 편집되고 재해석되는지 

오해가 쌓이면 현실이 어떻게 왜곡되어 기억으로 남는지 

이런일을 사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느낄만한 일이다. 

라일락연립의 사람들이 각각 주관적으로 기억하는 일들의 맥락과 진실이 무엇인지, 재밌다. 

오래간만에 책을 들고 한호흡에 끝까지 읽었다. 



3. 

딱 하나. 이해할수 없고, 마땅치 않은 것은 왜 파헤치는가, 이다. 

과거를 기억하고 공개되는 것이 싫다고, 고통스럽다고 우돌이 그렇게 말하는데

처음 봤을때부터 김순자는 당황해하고 피하는대 

똑똑하다고 잘난척하는 수빈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으면서 

아무도 부여하지 않은 사명감이라도 있는것처럼, 과거를 들쑤시고 파헤치고 다닌끝에 결국 

사람이 죽는다. 

이런 스토리는 쫌 억지스럽고, 맘에 안들어. 

과거가 지금 다시 기억되고 공개되어야 한다면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납득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단지 수빈의 잘난척 때문이라니, 사람이 죽지 않아도 이미 이것은 폭력이다. 

신문에 칼럼을 쓰는 자의 권력을 이용해 잘난척하다가 결국 사람이 죽은 꼴이다. 어쩌라는 것인가. 

수빈의 오바질이 불편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토바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1. 

1982년 작품이다. 

책 뒤에 붙어있는 작자가 직접 썼다는 작품 해설을 보면 아직 초기작품이고 직원이 5-6명인 작은 회사를 운영하며 쓴 작품이다. 

특히 초반이 어설프다. 

소설의 절반을 읽도록 사라진 <게이비 지방의 풍토기 연구>라는 책이 살인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것 말고는 

단서도 용의자도 없다. 

책의 절반이 지난 후에야 아마추어 탐정이 등장하고, 그때까지 아직도 길고긴 도입부를 읽고 있다는 느낌이다. 



2. 

노가미. 이사람 캐릭터 황당하다. 

젊은 상사가 재수없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간신히 추적한 참고인을 숨기고 혼자만 알고 있다가 뻔한 죽음에 방치한다. 

뭐, 저런 어설프고 바보같은 형사가 다 있담. 

저런 형사가 뭘 밝힌다는 것이 신뢰가 안가쟎아. 

상사가 맘에 들고 안들고 팀플레이를 해야지. 

젊은 상사와 경쟁하느라 참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다니.


뭐니. 노가미 캐릭터 황당하다고 혀를 차는데, 이 분의 부인은 더 황당하다. 

노가미가 일종의 징계로 집에서 쉬고 있는데 단정해 보이는 젊은 아마추어 탐정 등장하시어 안방에 앉아 사건얘길 한다. 

이 대회를 밖에서 들은 노가미의 아내 도모코는 "남자는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행복해서 눈물을 글썽거린다. 

미친거 아냐. 정말 어처구니 없다. 

실수로 사람 죽게 만들고 징계 받고 있는 남편이 불쌍할 수는 있지만, 뭐가 대단하고 뭐가 행복이냐.

참 남자가 두번대단하면 여럿 잡것다. 쯧.


이런식의 말도안되는 전근대적인 발상의 서술이 여러 대목에서 빈정상한다. 

1982년이 아니라, 이 작자는 1882년을 살고 있나베.



3.

그나마 마지막 범인의 반전이 제법이다.

그러고보니 어쩌면 딱 들어맞는 범인이 아닌가.   

술술 잘읽히는 것도 장점이다. 

북유럽 소설들의 어두운 들판이 무거워 골랐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성공이다. 가볍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겨진 야수 콘라드 시몬센 시리즈 1
로테 하메르 & 쇠렌 하메르 지음, 안미란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른다가 숨겨진 야수의 후속작품인데, 나는 모든것을 먼저 보았다.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인권에 대한 논쟁을 하는 경찰들이 인상적이었지. 

콘라드 시몬센 시리즈의 첫작품인대 좀 엉성하기는 하다. 


소아성애자의 사회적 처벌이라는 주제는 흥미롭다. 

성폭력 자체에 대해서 관대한 한국사회는 더하지. 

딸을 강간한 아버지들은 대체로 생계를 책임저야 한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  

소설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혐오하는 소아성애자를 개인적으로 처벌할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국가의 사회적 처벌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그의 신분을 공개하고 누구든 결의한 타인이 그를 폭행하고 왕따시키고 

이런 복수의 실행은 물론 위험하다. 

법에 의하지 않은 처벌을 개인적으로 한다는 것은 사실은 힘없는 사람을 힘있는 사람이 처벌하도록 허용한다는 뜻일뿐이거든. 

정의라는 말로 대변되는 공공의 법은 힘없는 사람을 공공연하게 지키기위한 힘있는 사람들과의 싸움의 결과다.

대한민국의 법이 늘 힘있는 놈에게 관대하고 힘없는 사람에게 잔인하니, 

사실 우리는 공공의 법이 정의롭다는 주장을 하기 어렵지만, 이 역시 힘있는 자들의 힘의 논리에 우리사회가 늘 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아성애자들을 공공연하게 누구든 처벌하자는 주장은 위험하지만 설득력 있다. 

피해자들의 망가진 삶과 가해자들의 야만적인 행위를 알면 나라도 달려가서 패버리고 싶으니까. 


여전히 캐릭터들은 재밌다. 

시몬센과 백작부인, 아르네와 파울리네, 그리고 말테. 

뭐랄까. 시리즈의 첫작품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인물들을 소개하고 배치하는 느낌. 

살인사건에 대한 추적과 범인을 잡는 구성은 쫌 떨어진다. 

절대 알수없다가 갑자기 번쩍 시몬센이 알게되는 느낌. 

범인을 추적하는 인과의 설명을 하기는 하는데, 부족하다. 사기당하는 느낌이 있어. 


약간 엉성하지만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인간적인 결함을 보는 재미가 있다. 

부적절한 관계의 연애라든가, 버럭 화내는 성질이라든가, 말을 더듬는다든가, 잘하려는 욕심이 넘친다든가 등등

원래 너무 완벽한 인간은 재미가 없거든.  

시몬센 총경의 수사팀원들은 연민이 느껴져. 그 자체로 리얼하고 친근해진다. 

나는 덴마크가 좋더라. 

다음 작품이 나오면 찾아서 볼텐데, 왜 번역된 것이 없는가. 폴라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1의 대죄 1 밀리언셀러 클럽 39
로렌스 샌더스 지음, 최인석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1. 

버나드는 몸집이 크고 둥글둥글한 남자였다. 언제나 면도를 깨끗이 하고 다녔다. 이주 상냥했다. 아첨을 하는  남자가 아니라면 아주 곰살궂은 사람이라고 할 만했다. 검은 실크 양복에서는 번쩍번쩍 광채가 났고 구두는 언제나 잘 닦여 있었다. 향수를 사용하는 사람 같지는 않았지만 그에게서는 언제나 자기만족감이라는 향수 냄새가 풍겼다. 

샌더스는 편안하게, 무난하게 잘읽히는 문장으로 쓴다. 

캐릭터를 이런식으로 보여주는 것도 좋고. 

자기만족감이라는 향수냄새를 풍기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것 같아, 웃었다. 


잘써진 작품이다. 

경찰서장 댈러니가 왜 휴직을 내고 혼자 아마추어 자원봉사자들과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게 되는지에 대한 

이 황당한 상황에 대한 알리바이가 설득력있다. 

저 이상한 상황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쓸 수 있다는 것이 로렌스의 실력이다. 


다만 너무 길고, 뭐랄까, 너무 완벽하게 잘쓸려고 하다보니 망친다는 느낌이 있다. 

케이스가 댈러니를 만난난 후에 술을 줄이고 개과천선하는 식의 억지말이다.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을 바른생활 교과서로 만들고 싶은건지 

댈러니 캐릭터를 더 완벽하게 만들고 싶은건지 

2 편부터는 너무 늘어진다. 

흰색타일 주택에서 스킨쉽없이 차가운 부모님과 살았던 블랭크 스토리가 반복해서 자꾸 나온다. 

아, 글쎄 알았다니까. 블랭크가 어릴때 사랑받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 알았다고. 1권에서 내내 그말 했잖아.

오히려 궁금한것은 셀리아인데, 도대체 진전없이 3권까지 가고, 심지어 책이 끝난다. 

셀리아 스토리는 궁금하게 만들고는 말해주지 않으면서 블랭크는 계속 반복. 

이게 도대체 뭘까. 



2. 

더 이상한 것은 

이미 증거를 확보한 다음에 범인을 체포하지 않는 경찰이다. 우와! 뭐니. 

댈러니는 그를 체포하지 않고 대신 스스로 무너지게 한다. 이게 가능한가. 

그래서 제 1의 대죄가 제목인가 부다. 

싸이코패스 블랭크의 교만이야 죄라고 보기 어렵다. 싸이코니까. 

5사람을 죽인 정신분열의 살인범보다 치밀하게 그를 추적하는 매우 인간적이고 겸손하고 유능한 경찰서장이 

더 죄인이라는 것이 로렌스가 기획한 스토리인 모양이다. 

그렇지만 재미없어 진다.

뭐냐면, 댈러니와 블랭크의 갑작스런 변화

성실하고 착하고 겸손한 댈러니가 증거를 확보한 후 블랭크를 체포하지 않고,

스스로 무너지게 만든다는 설정은 과도하여 억지다.

댈러니가 저렇게 바뀌는것이 이해 할수 없다.

반대로 완벽하게 자신을 통제하던 블랭크가 전화 몇통에 댈러니의 의도대로 한꺼번에 무너진다는 설정도 과도하여 억지다.


제1의 대죄를 반전으로 만들고 싶은 센더스의 욕심이 억지스런 캐릭터의 변화와 무리한 스토리의 전개로이러져

지루하고 재미없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