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와 연인
김영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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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한 탐구로 나는 읽었다.
매력적인 인물들, 어느 분야에서든 천재소리들었던 사람과 그가 맺은 타인과의 관계
그 관계가 생산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 어떤 긴장이 있었는지 혹은 없었는지
나의 소리를 알아주는 유일한 그이기도 하고
내가 어쩌지 못하는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흥미로운 소재와 방대한 인문학적지식에 유려한 문장
관계를 빌어 사유하는 세상과 삶, 유연하게 열린 사색의 안정감.

다만 어렵다. 역시 철학이다.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정도는 아니라서 중간에 포기하지는 않았다.
뒤로갈수록 앞부분부다 서술이 더 어려워진다.
쉽게 읽히도록 하는것에 덜 친절해지는 느낌.


2.
'자기보다 예쁘고 명석하고 말까지 빠른 여자' 들에 대한
남자들의 두려움과 사랑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그러나 당신들의 두려움보다 예쁘고 명석하고 말까지 빠른 여자들의
세상에 대한 경계화 두려움이 더 크다오. ^^*

조국과 명예는 늘 남성들의 것이고 여성은 다만 '사랑'을 통해 세상과 화해한다는
저자의 말에 나는 공감한다.
그래서 흔히 여자의 사랑은 자기부정을 묵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는 그래서 결혼이 싫다.
나를 부정하는 세상과의 화해를 남자를 통해 하지 않겠다

물론 사랑은 얻고 싶은 쉼터이고
언제든 세상과 불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긴장이다.
두렵게도 그 불화의 끝에 나를 부정하고 결혼으로 세상과 화해하는 것을
내가 선택하게 할 수 있는 화학적인 힘이 있는 금단의 열매다.
저자의 표현대로 노예의 부역을 자발적으로 즐겁게 감당하는 것으로
사랑의 예속만한게 없다는 말에 공감하며
나로선 노예가 되어 세상과 화해하고 싶지 않다.

다만 강박없이 사랑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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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 청소년 리포트 2
배경내 지음 / 우리교육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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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이책의 장점은 생생한 아이들의 표현을 그대로 살리며 인용한것,
그래서 현학적인 구름위의 논의가 아니라 우리가 모두 아는, 알지만 말하기 뭣했던
학교를 둘러싼 안과 밖의 폭력적인 장치와 질서와 차별과 배제의 교육에 대해
날것 그대로 말하며 알게 해준다는 것.

내 기억으로도 끔찍하게 폭력적인 선생들의 광적인 매질을 견디는
'재수없게 찍혀서 당하는' 친구들을 공포와 수치심을 느끼며 보고 있어야 했다.
나는 그냥 견디었다. 그렇게 밖에 사는 방법을 몰랐으니까.

우리의 교육, 학교가 이렇게 한심한 수준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 안다.
그런 학교에서 교육받고 사회로 내밀렸는걸
매맞고, 차별받고, 그렇게 짓밟혀
순종하지 않으면 폭력에 노출된다는 두려움을 배워서
사회로 나왔더니, 여전히 순종하지 않으면 먹고살수 없으며 감옥에 갇힌다는 폭력이 있더라. 

2.
티브이에서 가끔 백년대계라는 교육을 토론할때 나는 안본다.
무겁게 생긴사람들이 앉아서 입시제도를 어떻게 할지, 사교육비를 어떻게 할지
내 보기에는 해도되고 안하면 더 좋을 말들만 하더라.
실효성없고 재미도 없다.

세상이 평등하지 않은데 교육이 어떻게 평등할까.
적어도 대학교수의 임금과 그 대학교를 청소하는 사람과의 임금이 엇비슷해야
명문대학으로 맹목적으로 줄서는 현실이 바뀔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계급과 죽음을 무릎쓰고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계급으로
나뉘는 사회에서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계급이란 돈과 권력이 있는 계급이고
가난한 자가 그곳으로 갈 수 있는 바늘구멍만한 길이 대학이라고 할때, 혹은
그나마 최소한 대학은 나와야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할때
입시로 목메는 현실에서 나머지 정책은 다 공염불이다.

입시는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체제유지의 수단이며 길들이는 도구이다.



3.
세상이 평등해지기 이전에라도 더이상 학교안 아이들의 인권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어떤 이유로도 폭력을 허용해서는 안되고
교문안에 가두어둔채 인권을 짓밟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된다.
폭력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수치심에 방치되고
나의 몸을 정복당하는 경험에 억눌린 아이들이 있어서는 안된다. 

2000년 처음 나온 책이 2판 2쇄를 찍었다.
그동안 얼마나 학교가 바뀌었을까?
최근 광우병 소고기 반대 운동속의 촛불을 든 중고생들은 정말 예쁘던데. 
전주에서 그런 학생을 연행하겠다고 찾아온 경찰에게 선생이 학생을 넘겨준 일이 있었다.
학교는 그다지 변하지 않은 듯하다.

그것을 뚫고 거리로 나온 아이들의 에너지가 빛난다.
얘들아, 힘내렴.
우리 힘내자.
모든 사람이 인권을 누리고 모든 소들이 잔혹하게 사육되지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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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살인 - 범죄소설의 사회사
에르네스트 만델 지음, 이동연 옮김 / 이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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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추리소설은 왜 재미있는가? 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가?

'표준화된 단순한 노동과 일상생활이 거져오는 긴장감이라는 지옥에서 독자들을 꺼내주는 기능'
을 한다고 만델은 말한다.

동의한다. 나도 그래서 추리소설을 읽는다.
나는 추리소설을 읽으며 즐겁고 편안하다.
살인사건을 읽으며!!!
왜 끔찍한 살인이야기, 범죄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재밌을까?

2.
추리소설로 자본주의 사회를 해석하고
추리소설의 계보를 읽으며 자본주의 사회 범죄의 역사를 보여준다.
자본과 범죄가 어떻게 결탁하는지 그리고 다시 국가(관료)와 어떻게 하나가 되어
공공연한 범죄의 주체가 되는지,
이런 사회 현상이 범죄소설과 어느 지점에서 만나는지 매우 설득력 있고 흥미롭다.

나는 추리소설을 매우 좋아하는데 한번도 이런 방식으로
추리소설을 통해 사회와 범죄를 해석할 수 도 있다는 것을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후기 자본주의에 오면 이제는 사업 자체가 범죄가 된다는 만델의 해석을 읽고 보니
정말, 삼성이나 공기업을 비롯한 기업들의 비리가 거의 매일 신문에 나온다.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 공무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는 듯하다.
현실에서 대형 비리사건이 터지면 은폐되는게 많아서 뭐가 뭔지 결국은 모르게 되고 만다.
사건을 조사하는 검찰인들, 폭로하는 언론인들 우찌 믿냐고요.

그리하여 만델은 말한다.
추리소설이 잘 읽히는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가 범죄사회이기 때문이다.
역시 나는 동의한다.
실제 현실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을법한 사실일것 같은 범죄 이야기가 재밌다.



3.
만델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해도
추리소설의 계보를 시대순으로 정리하고 분석하고 평가 해 놓았다.
내가 읽은 관점과 나의 해석과 어떻게 같은지, 다른지 확인해보는 것도 재미있을것 같다.

적어도 만델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그가 이마에 주름을 잡으며 밤을 새워
흥미진진하게 추리소설의 책장을 넘기는 장면이 보이는 것 같다. ^^*
같은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끼리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대화가 가능하니 이것 역시 재밌다.
통속소설이라고 지금도 가끔 천대받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말이다.



4.
도서관에서 빌려와 읽으며 내책이면 좋겠다고
거듭거듭 생각하게 한, 드물게 탐나는 책. 아무래도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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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의 심장 뉴욕미술 - 뉴욕의 미술관 Art Travel 2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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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대미술은 어렵다기 보다 차갑고 친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주헌이 아니라면 난해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에
뉴욕미술을 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미국이 싫다고 미술까지 거부할게 뭐냘수도 있지만
예술이란 순도높은 철학이고 최전선의 정치이다. 더욱이
세상에 보아야할 좋은것도 많은데 굳이 미국 미술을 봐야할 이유가 없기도 하다.
이주헌이 아니라면 말이다.

눈과피의 나라 러시아 미술 이후 나는 이주헌의 추종자다.


2.
뉴욕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뉴욕이 현대미술의 메카가된 배경에 대한 짧은 설명 - 서문
을 읽으며 역시 이주헌이다.

세계경제의 중심, 자본주의 부의 상징인 도시에
어마어마하게 돈많은 재벌들이 고상한 취미로 그림을 사모아
일단 물량으로 아도치며 현대미술을 선도하는 ^^*
좋겠다. 당신들은 고상한 취미생활을 할 돈이 마르지않고 샘솟아서
(문득 삼성 이건희의 부인 홍라희가 소장했다가 검찰조사때는 사라졌다는 행복한 눈물이 생각나네) 

무엇보다 돈 많은 재벌가문의 자식들이 예술에 깊이 도취되고 향유하고 수집하고 남긴것이
주로 뉴욕미술관들인데... 참 미국스럽다.


3.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거지."
빈센트 반 고흐 부터 근대의 선구자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현대미술의 뉴욕을 시작한다.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개인의 시대를 절절한 감성으로 빈센트가 열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이주헌은 화가화 그림에 대한 이해가 깊고 문체는 담백하다. 

내감성으로 뉴욕미술은 러시아미술만큼
흥미진진하지도 눈에와서 쏙 들어앉지도 마음아파서 보고또보게 하지도 않는다.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이주헌의 글솜씨가 좋아서 끝까지 읽었다.
물론 뉴욕미술이 가치가 없다는 말은 절대 아니고 좋은 그림도 많다.


4.
ART TRAVEL1 의 러시아 미술과 기획의도 뿐 아니라 편집스타일까지 똑같다.
반갑다. 비슷한 시간이 지나면 북유럽 미술이 책으로 출판될거라는 기대가 즐겁다.  

언능언능 나오너라. 북유럽 미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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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 - 패스트푸드에 관해 알고 싶지 않은 모든 것
에릭 슐로서.찰스 윌슨 지음, 노순옥 옮김 / 모멘토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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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패스트푸드에 관한 모든것.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왜 만들고, 그것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래서 이제 패스트푸드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맥도날드, 맥도날드화'가 자본주의 사회를 패스트푸드의 생산시스템,
획일화되고 관료화되어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분석한 책이라면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는 똑같은 것을
구체적인 인용과 사례를 들어 훨씬 친절하고 쉽게 설명한다.
고등학교 1학년 쯤 되는 학생들의 교과서로 좋을
정말이지 한국학교에서 영어로 몰입교육한다고 오바하지말고
이런거나 좀 가르키지

2.
최근의 광우병 걸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국면에서 이런 저런 영상을 보며
전기충격에 비틀거리는 소들, 죽는 소들, 인간의 잔인한 폭력에 쓰러지는 소들...
언젠가 소와 닭과 자연이 인간에게 복수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절로들었다.

푸른 들판에서 풀먹고 자라는 소는 미치지 않는다
대량시스템으로 육류가 들어간 사료를 억지로 먹이는 소들이 미치지
'최단시간, 최소비용, 최대이윤'의 자본주의 슬로건은
소를 미치게 하고, 미친소를 먹은 사람을 백치로 만들고... 죽인다.
그리고 감추고, 그런 사실을 은폐하고 모른척하고 안전하다고 거짓말하고...

3.
책에서도 중, 고등학교 청소년들이 문제의심각함에 예민하게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애쓰는 것이 여기저기 예로 나오는데, 그저 그런가 부다 했는데
우리 아이들도 그렇더라.
광우병 쇠고기 수입하는 이병박 정부에 대한 교복 민란

무엇이 옳바른지 말하고 실천하는 아이들이 어찌나 예쁘던지.
나는 고등학교때까지 정말 멍하게 학교만 다녔는데

우리의 고민과 실천으로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수 있다는 믿음은 중요하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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