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지 5일.

이제 대충 갖출 것은 갖췄고, 어제는 애인도 쉬는 날이라 책장을 정리하자고 합의를 봤다,기보다는 둘 다 그걸 제일 먼저 하고 싶어했다. 이사하는 사람들이 꽂아놓은 대로, 여기저기 마구 섞여 있는 책들이 보기 싫었던 까닭이다.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이 여기저기 갈라져 있고, 뭐가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알아볼 수도 없다.

 



일단 제일 위칸을 비우기 시작. 바닥에 책을 쌓아두고 흩어져 있는 도스토예프스키를 불러 모은다. 밑으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까지 갔다가 옆칸으로 이동하여 스페인, 남미를 시작으로 위쪽으로 미국, 영국, 일본, 한국 순으로 올라간다.

 






여기까지는 주로 내 영역. 이제 반대편은 거의 애인의 영역이다. 오른쪽 좁은 칸으로는 한국 문학, 시집, 예술 등이 오고, 그 옆칸부터 역사, 미국, 세계화, 전체주의, 고전, 정치학, 사회학 등등...
애인은 대학 때 생활도서관에서 일을 했는데, 나름대로는 분류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내 의견도 있고, 책 자체가 분류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칸도 안 맞고 하여 이래저래 고심하다 에라 모르겠다, 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아무튼 이제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뒤 쪽에는 과학, 환경, 생태 관련 책들이 한 칸, 만화와 동화책들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그러고 나니까 겨우 한 칸만 남는다.

책장 정리를 끝내기도 전에, 난 뻗어버렸다. 거실 바닥에 누워서 애인이 마지막 정리를 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이 쪽 방을 끝내 놓고 애인은 옆 방으로 건너갔다. 책장이 모자랄 듯 하여 옆 방도 책방으로 쓰기로 했다. 오래 전부터 쓰던 책상과 책꽂이를 들고 왔다. 우리끼리 부르기로는, 이 방은 '비싼 방', 옆 방은 '싼 방'. 이게 싼 방이다.



이 쪽은 애인이 업무상 보는 책들과 CD들. CD도 모아 놓고 보니 책장 가득인데 따로 CD장을 사면 또 짐이 될 것 같아 포기하기로 했다.

정리를 끝내놓고 나가서 밥을 먹고 돌아오는데 애인이 묻는다. "그래도 뿌듯하죠?" "아뇨."
너무 힘들어서, 이제 책 안 사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솔직히. 애인이 부모님 댁에 둔 책이 1000여 권이라는데, 그걸 다 가지고 올 수도 없을 뿐더러, 일부만 들고 와도 책장 정리 또 해야 한다. 그걸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

책장 정리 후의 결론.
앞으로는 책 안 사고, 다 읽은 책은 마구 방출하고, 책을 줄여야겠다. 진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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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kswagen 2006-04-02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책장이 제것과 똑같습니다.(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폭스^^::) 행복하세요.

urblue 2006-04-02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잘 지내시는거죠? ^^

Mephistopheles 2006-04-02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지 마시고 돈을 빨리 많이 벌어서 근사한 서재를 꾸밀 수 있는 넓은 집을 사세요..^^ 책을 버리거나 방출하는 건 좀 아깝잖아요..^^

urblue 2006-04-02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흑흑... 서울서 근사한 서재를 꾸밀 수 있는 집을 사는 일이 제 평생 가능할까요?

따우님, 근 1년은 버틸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습니다만. ㅋㅋ

로드무비 2006-04-02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장 튼실한 것이 좋아 보이네요.
내가 보기엔 책 2년은 더 사들여도 될 것 같은데.....

urblue 2006-04-02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석구석 빼곡히 채울까요? ^^

플레져 2006-04-02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저 책장이 유행인가봐요. 좀전에 다녀온 친척 집들이에도 저 스타일의 책장이 있더라구요. 음~ 비싼방 싼방 다 좋아요 ^^

히피드림~ 2006-04-02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서재 결혼시키기]라는 책이 생각나네요. 책장은 언제봐도 탐이 납니다.^^

urblue 2006-04-02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그렇더라구요. 여기저기 다녀보니 대개 저런 스타일의 책장이 많아요.

punk님, 안 그래도 어제 책장 정리하면서 애인이 선물이라고 내민 게 그 서재 결혼시키기 였습니다. ㅎㅎ 지금 읽고 있는 거 다 읽으면 그 책 보려구요.

瑚璉 2006-04-02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들이 잘 안보여서 무효~.

2006-04-02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urblue 2006-04-02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리건곤님, 대체 뭘 알고 싶으신지? ㅎㅎ

숨은님, 마구마구 밖으로 내돌리신단 말여욧! 그럼 절 주시지! (헉..버릇이 어딜 가나...책 안 쌓아두겠다고 하고선. -_- )

가을산 2006-04-02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도 책을 두겹으로 넣으시면 2년은 버티실 듯....
하얀 책장은 어렵겠지만 갈색 책장은 2겹 수납 될 것 같은데요?
그나저나.... 저도 책장 정리 해야 하는데.... 휴~~

urblue 2006-04-03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책이 안 보이는 건 싫어해요. 그래서 두겹으로는 안 넣는답니다.
님이 책장 정리 하시려면 더 힘드시겠어요.

sandcat 2006-04-0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집에서도 컴을 하시겠군요. ㅎㅎ
손목은 괜찮아요? 책 같은 거 아무 생각 없이 들다보면 손목 나가요.

urblue 2006-04-03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창 아픈 며칠 동안 계속 왼손만 사용했거든요. 그랬더니 곧 나아지더라구요. 그래도 주의해야겠죠. ^^
 

예약 판매라 4월 초에 일괄 배송한다더니 오늘 디카가 딱 와버렸다.

당장 꺼내들고 이리저리 갖고 놀다가 사진 좀 찍어볼랬더니 충전지가 나가버렸네.

책방도 디카도, 우선 맛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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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3-30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그런데 코닥 디카는 꼭 펌웨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버젼이 낮다면 업그래이드 하세요~~

울보 2006-03-30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는 이상하다 하다가 보니 책상이 앉은것이군요,,
와우,,책장 정말 튼튼해보입니다,,

물만두 2006-03-30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억~ 넘 멋있어요~

瑚璉 2006-03-30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장 클로즈업이 없어 무효~.

날개 2006-03-30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운 서재로군요!^^

히피드림~ 2006-03-30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집 느낌이 물씬 나네요~
책장도 튼튼하게 생겼고^^

조선인 2006-03-30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룸도 아니고 유앤아이도 아니고 어디 거죠?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Koni 2006-03-30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상과 의자도 멋져요.

urblue 2006-03-30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펌웨어요? 음.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꼭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 ^^

울보님, 제가 바닥에 앉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앉은뱅이 책상으로 바꿨어요. 책장은, 들여놓고 애인이랑 엄청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ㅋㅋ

물만두님, 오~ 고맙습니다~

호리건곤님, 성질도 급하시기는. 맛뵈기,라니까요. 아직 책장 정리 하나도 못했습니다. 책이 어디에 뭐가 꽂혀 있는지 하나도 몰라요. 천천히 정리하면서 클로즈업도 해 드리겠습니다. ㅎㅎ

날개님, 곱다니요. 바닥에 엄청 너저분하게 널려 있는걸요. 깨끗하게 치운 다음에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말이에요. ^^;

punk님, 새집 느낌이 나나요? ^^

조선인님, 아현동 가구단지에서 고른 겁니다. 브랜드 제품 아니구요. 거기도 종류가 제법 다양하던데요.

냐오님, 고맙습니다. 의자가 좀 과한 느낌이 들어요. ^^; 원래 침대에 기대 앉아 책을 봤는데 앞으로는 저 의자에서 보려구요.

바람돌이 2006-03-30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집 냄새 물씬~~~ 이렇게 하나씩 정리할때 진짜 기분좋던걸요. 엄마 아빠집 말고 내집이 생기는거잖아요. ^^

플레져 2006-03-30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책장이 무지 튼튼해 뵈고 좋아요. 언제 또 저리 정리를 다 하셨어요? ^^
책상, 정말 맘에 들어요. 음~ 깨소금 냄새가 페이퍼에 스며들었고만요...ㅎㅎ

urblue 2006-03-31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정리할 게 너무 많아요. 그제까지는 기분 좋았는데 어제부턴 힘들더라구요. 흑흑.

플레져님, 이사할 때 제멋대로 해 둔 그대로랍니다. 오늘 아침에 읽을 책을 찾는데 한참 걸렸어요. 책장이랑 책상은 저도 맘에 들어요. ^^

반딧불,, 2006-03-31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부럽습니다.
바지런하시구만요. 그새 저리 정리되었으니!!

paviana 2006-03-31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닥 것이 충전기가 좀 작은듯해요..몇십장 찍으면서 사진 좀 보고 그럼 금방 꺼지더라구요. 그래도 예쁘잖아요.ㅋㅋ

urblue 2006-03-3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정리한 거 아니에요. ㅎㅎ 주말에 책장 정리나 할까봐요.

파비아나님, 충전지가 여분으로 하나 더 들어 있는데, 같이 가지고 다녀야겠군요. 예쁜 거 맞습니다. ^^
 
 전출처 : 로쟈 > 도스토예프스키의 '표현예술'

오래전에 모출스키(1892-1950)의 <도스토예프스키1,2>(책세상, 2000)에서 발췌/정리한 부분을 옮겨온다. <악령>에 관한 해설인데, 도스토예프스키의 '표현예술'에 대한 저자의 해명을 포함하고있다. 모출스키의 평전은 한국어로 구해볼 수 있는 가장 권위있는 책이다. 양과 질에 있어서 가장 깊이있고, 해박한 도스토예프스키 전기라고 할 수 있다. 바흐친의 <도스토예프스키 시학>(정음사, 1989; 중앙대출판부, 2003)과 더불어 도스토예프스키 이해와 연구에 있어서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러시아문학자 콘스탄틴 모출스키.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구조와 기법의 모든 특수성은 예술적 표현성의 원칙으로 설명된다. (1)주인공의 개성을 중심으로 한 사건 집중, (2)구조의 극적인 요소, 그리고 (3)어조의 수수께끼가 바로 '표현 예술'의 세 가지 특징이다.

(1) 작가는 단지 인간과 그 세계, 그리고 그의 운명에 대해서만 알고 있다. 주인공의 개성이 작품 구성의 중심축이다(이 작가와 주인공의 자세한 관계는 바흐친의 저서를 참조할 수 있다. 바흐친은 이러한 특징을 '다성악적 소설'이란 개념으로 정식화한다). 이 축을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이 배분되고, 플롯이 구성된다. <죄와 벌>의 중심에는 라스콜리니코프가 서 있다. 그리고 <백치>의 중심에는 므이시킨 공작이 있다. 이런 집중화는 <악령>에서 그 극치에 이른다. 작가의 노트에서 우리는 이미 다음과 같은 메모를 발견했다. "스타브로긴이 전부다." 그리고 실제로 소설 전체가 스타브로긴의 운명 그 자체이며, 모든 것이 그에 관한 것이고, 모든 것이 그를 위한 것이다. 아래는 연극 <악령>의 한 장면.

(2) 도스토예프스키의 표현 예술의 두번째 특징은 바로 연극성이다. <악령>은 비극적이고 희비극적인 가면들의 무대이다. 도입부 후, 다시 말해 과거 사건들에 대한 짧은 설명과 주인공들의 성격 묘사 후에 발단이 뒤따른다. 스타브로기나는 스테판을 다샤와 결혼시킬 계획을 세운다. 발단은 두 개의 극적인 대화로 구성된다.도스토예프스키의 인간 세상은 복잡한 상호왕래와 도덕적인 전일체처럼 이루어진다. 모든 주요 인물들이 '중요한 날'인 일요일에 '우연히'; 바르바라의 응접실에서 만난다. 이러한 운명적 우연성은 도스토예프스키 세계의 법칙이다. 그는 극적인 기법인 이 관례를 심리적 필연성으로 변화시킨다. 그의 등장인물들은 사랑과 증오로 서로에게 끌리며, 우리는 그들의 접근을 주시하고 갈등의 불가피성을 예감한다. 작가는 폭발을 앞두고 속도를 지연시키며 우리를 괴롭히고(독자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진행을 늦추는 수법), 우리의 기대를 점점 고조시키면서(점층법), 거짓 대단원으로 우리를 속이고(급변), 마침내 대파국으로 놀라게 한다. 이것이 그의 역동적인 구성방식이다.

(3) 도스토예프스키의 표현예술이 갖는 세번째 특징은 바로 재미다. 작가는 독자들을 자신이 의도한 세계로 끌어들이고, 그들의 공감과 참여를 요구한다. 독자의 활동은 사건의 신비스럽고 낯설며 특이하고 예기치 못한 성질에 의해 유지된다. 작가는 자신의 개인적인 평가와 수수께끼, 암시 등으로 인상을 예상하고 강화한다. 수수께끼들은 또다른 수수께끼들 위에 계속 쌓인다. 이러한 수수께끼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좋아하는 표현기법이다. 하나의 비밀을 파헤치면 또다른 비밀이 나타난다. 끊임없이 비밀을 파헤쳐도 여전히 '혼돈의 숲'을 빠져나오지 못한다. 우리는 복잡한 여러 가지 사건들의 그물 속에 빠져 어쩔 수 없이 탐구자 또는 탐정이 된다. 아래는 안제이 바이다 연출의 <악령>에 등장하는 스타브로긴.

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의 노트에서 소설의 독특한 어조에 대해 썼다. "이 작품의 어조는 네차예프(표트르 베르호벤스키)와 공작(스타브로긴)을 설명하지 않는 데에 있다. 그(네차예프)를 숨겨두고 강렬한 예술적 특징을 통해서 아주 조금씩 공개한다." 공작은 '불가사의하면서도 낭만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그리고 이것은 소설 속의 두 명의 '악마들'에게 특별하면서도 고통스러운 표현성을 부여한다. 무의 공허함은 그들의 환상적인 특징들 속에서 빛난다. 부정과 파괴의 영혼들은 끝까지 설명되거나 표현되지 못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뛰어난 창작술은 어둠의 점층과 빛의 대조, 그리고 이중 조명 속에 존재한다.(642-650쪽)

06. 0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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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는 잘 끝났다.

9시(청소), 12시(가구), 2시(이삿짐), 3시(인터넷), 4시(냉장고)로 이어진 내 계획표가 착착 맞아들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중,
책장 선반 몇 개가 빠져서 왔고, 
냉장고가 배달되지 않는 사고가 생겼고,
가스렌지를 사지 못했고 (당분간 집에서 아무것도 해 먹을 수 없다),
새로 산 테팔 후라이팬이 사라졌고,
나중에 보니 욕실이랑 씽크대랑 청소가 마음에 들 만큼 되어 있지 않았고, 
청소하느라고 전입 신고도 못했고,
옷장, 서랍장, 책장, 씽크대에 짐이 되는대로 옮겨져 어디에 뭐가 있는지 한참 헤매야 찾을 수 있고,
덕분에 앞으로도 며칠 동안은 짐 정리하는라 다시 기운 빼게 생겼지만,

어쨌거나 이사는 잘 끝났다.

새 집, 새 침대, 새 침구 속에서 눈 뜬 첫 아침. 그리고 생일.
출근하기 전 문 앞에서 애인이 "생일 축하해요."라고 축하 뽀뽀까지.

이제, 시작이다.
봄이다. (라고 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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瑚璉 2006-03-28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글 마지막을 "애인이 뽀뽀까지~"라는 염장성 문구로 마무리하는 기법.
참 잘했어요. (-.-)_b

물만두 2006-03-2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 잘 하셨군요. 몸살 안나셔야 하는데... 뽀뽀라뉘~ 좋으시겠습니다^^

Mephistopheles 2006-03-28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축하드려요..아울러 새로운 생활도 축하드려요~ ^^

urblue 2006-03-28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고맙습니다. 오늘 생일 축하해주는 세 번째 분이십니다. ^^

물만두님, 몸살 날 정도로 일 한 건 아니구요. 괜찮습니다.

호리건곤님, ㅋㅋ 이제 시작이라니까요.

반딧불,, 2006-03-2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을 보니 갑자기 힘드시죠?? 하고 댓글 달려다가 추천도 안하고
도망가고 싶군요.흥!

urblue 2006-03-28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은 "봄이다" 인데요? =3=3

happyant 2006-03-28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다아- 축하드려요. 알콩달콩 스카이 콩콩 타듯 신나는 나날 되시길!

瑚璉 2006-03-2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뽀뽀"에 집중한 나머지 생일 축하 인사를 안드렸군요. HBTY입니다.

쎈연필 2006-03-28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겸사겸사 축하드립니다~^-^

chika 2006-03-2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축하안해줘도 충분히 행복하겠다, 싶지만..그래도 축하해요!^^

urblue 2006-03-2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아닛! 그런 말씀을 하시다뉘요! 축하 해 주셔야 더 행복하지요~~ 고맙습니다. ^^

또마님, 네, 감사합니다. ^^

호리건곤님, ㅎㅎ TYVM 입니다.

개미님, 스카이 콩콩 타듯 신나는 나날이라니, 그 말만으로도 신나는군요. 스카이 콩콩도 타고 싶어요. 감사. ^^

반딧불,, 2006-03-28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게 저도 뽀뽀만 보다가..축하해요.

날개 2006-03-28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도 축하드리고, 이사도 축하드려요..
너무너무 행복해보이세요~^^*

이리스 2006-03-28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과 이사 그리고 새로운 출발... 모두모두 축하드립니다! *^^*

로드무비 2006-03-28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모두 축하합니다.
말로만 때워도 되겠죠?=3=3=3
(세상에서 제일 행복할 때!)

2006-03-28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3-28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때깔나는 새출발! 정말 봄다운 봄을 맞으셨군요.
로드무비님께 엥겨서 저두 인사드립니다. 축하드려요! 흐흐.

Koni 2006-03-2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 축하해요~ 생일도.^^

urblue 2006-03-28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감사^^ (근데 대체 빌라와 연립과 다가구의 차이는 뭘까요?)

복돌이님, 고맙습니다. 꽃피는...이 아니고 빗방울 조금 뿌린 봄날에 새출발 잘 하겠습니다. ^^

로드무비님, 지금도 행복하지만 앞으로도 더 행복할래요! =3=3=3

낡은구두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날개님, 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시니까,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반딧불님, 포인트는 그게 아니었단 말예욧! ^^;

urblue 2006-03-28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냐오님도 감사드립니다. ^^

마태우스 2006-03-28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축하드려요 그 뽀뽀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겠지요 아마^^

울보 2006-03-28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 열심히 뛰십시요,
그리고 생일 축하드립니다 뜻깊게 보내세요,,

urblue 2006-03-2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이걸 다 찾아보시다니. 그렇담 제가 사는 곳도 다가구인가봐요. 근데, 건축연면적은 또 뭔지... ㅋㅋ

울보님, 네, 오늘 하루 잘 지내고, 앞으로도 잘 살겠습니다. ^^

마태우스님,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어야겠지요. 고맙습니다. ^^

파란여우 2006-03-28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기증나는 노란 프리지아에서 님의 행복이 보입니다. 얼마나 좋으세요?^^
이제 따듯하고 행복한 일만 남았어요. 축하 만땅입니다.^^

반딧불,, 2006-03-2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그래도 그것만 보여요;;;

그리고 잘하시고 계신거예요. 원래 다 그렇습니다.
이사하는 것 장난아녀요.

조선인 2006-03-28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늦었군요. 그래도 오늘이 지나가진 않았으니, 생일 축하해요!!!

히피드림~ 2006-03-29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 블루님의 글과 상큼한 프리지아가 너무 잘 어울립니다.
늦었지만 생일과 성공적인 이사 모두 축하드려요.^^

urblue 2006-03-29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저도 감사 만땅이어요. ^^ 어제 누군가는 통화하다가 '살아봐라~' 뭐 이런 식으로 얘기하던데, 살면서 좋은 일만 있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행복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따우님, 음... 이런 세계는 어려워요. -_-

반딧불님, 짐이 얼마 없는데도 없어지는게 생기고 뭔가 빠뜨리고 하는데, 가족 많고 짐 많은 집은 이사하는게 정말 큰일이겠어요.

조선인님, 고맙습니다. ^^

punk님, 상큼한 프리지아는 님에게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싶네요. 감사합니다. ^^

2006-03-29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로쟈 > 도스토예프스키와 카뮈

 

 

 

 

필요 때문에 몇년 전에 몇 자 적어둔 글을 옮겨온다. 카뮈의 <전락>에 대한 강의를 준비하면서 쓴 거 같기도 하다. 카뮈의 생애에 관해서는 올리비에 토드의 <카뮈>(책세상, 2000)를 참조했었다. 국내에서 나온 입문서로는 유기환 교수의 <알베르 카뮈>(살림, 20004)와 박홍규 교수의 <카뮈를 위한 변명>(우물이있는집, 2003) 정도를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으로 꼽아볼 수 있겠다. 물론 카뮈에 관한 가장 방대한 연구는 국내 최고의 권위자인 김화영 교수의 <문학 상상력의 연구>(문학동네, 1998 개정판)를 꼽을 수 있으며, 가장 최근에 나온 연구서는 김진식 교수의  <알베르 카뮈의 통일성 향수와 미학>(울산대출판부, 2005)이 있다.

카뮈(1913-1960)가 영향을 받은 러시아 작가들을 들라면, 톨스토이(1828-1910)와 도스토예프스키(1821-1881)가 대표적이겠지만(레르몬토프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전락>의 원고는 <우리 시대의 영웅>이란 제목이 붙을 뻔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에는 아무래도 도스토예프스키의 흔적이 더 많이 배여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전락>(1956>이다.

 

 



 

이 작품은 카뮈가 43세 때 쓴 것이고, 그가 1960년에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기 때문에, <최초의 인간>을 제외하면 거의 유작과도 같은 작품이 되어 버렸다. 많은 사람들은 이 작품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역시나 도스토예프스키가 43세 때 쓴 작품)에 대한 20세기 버젼(혹은 변형)으로 이해한다. 나 또한 <전락>을 읽으면서 먼저 읽었던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게 벌써 십년도 더 된 얘기가 돼 버렸나...

나는 <지하생활자의 수기>(1864)를 대충 잡아도 대여섯 번은 읽은 듯하다. 더 읽었을지도 모른다. <전락>은 세 번쯤 읽었다. 이 두 작품을 비교하는 학위논문도 대충 읽어 보았다. 그래서? 과연 이 두 작가는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에서 갈라지는 것인지? 요점을 말하자면, <전락>은 카뮈의 작품 중에서 가장 이채로운 작품이다. 달리 말하면, 카뮈적이지 않은 작품이다. 물론 이때 카뮈적이란 말은, <이방인>(1942)과 <시지프의 신화>의 카뮈를 말한다. 태양의 작가 카뮈, 지중해의 작가 카뮈.

 

 

 


도스토예프스키와 카뮈, 둘다 가난한 작가였고, 저널리즘에 종사하였으며(한 사람은 발행인으로, 한 사람은 기자로) 문학적 논쟁에 중심에 서 있었던 것도 일치한다. 그래서 <지하생활자의 수기>가 체르니셰프스키의 <무엇을 할 것인가>(1863)에 대한 문학적 응전(작가는 원래 리뷰를 쓰려고 했으나 결과는 작품이었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이었다면, <전락>은 <반항적 인간>(1951)을 놓고 벌어졌던 사르트르(패)와의 논쟁에 대한 작가로서의 답변서라고나 할까. 작품의 많은 모티브들은 이 두 논쟁을 염두에 두고서야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리고 형식(스타일)상의 유사성. 둘다 1인칭 독백(타자의 말에 대해 자신을 방어하는 독백)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작품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말들'뿐이다. 어떤 말을 하는가? 지하생활자는 물리법칙과 마찬가지로 도덕의 법칙이 있다고 주장하는 합리적 에고이스트들에 대해서 딴지를 걸며 흥분한다. 2*2=4 따위는 인간에 대한 모욕이라고. 클라망스(이 이름은 '사막에서의 외치는 자의 목소리'라는 성경 글귀에서 나왔다. 장 바티스트 클라망스는 세례자 요한이면서 외치는 자이다, 말 그대로)는 진정한 선행을 하는 대신에 그 흉내만 내면서 도덕적인 인간인 척 행세하는 자기 자신과 모든 사람들을 고발하고 심판한다(타인들을 심판할 권리를 얻기 위해 먼저 자기 자신을 혹독하게 심문한다).

그리하여 이 두 작품 모두 신이 사라진, 혹은 죽은 시대에 '성자'는 어떻게 가능하며 '신앙'은 어떻게 가능한지는 묻는다. 물론 작품 내에서는 아무런 해답이나 대안이 주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두 작품은 모두 가장 음침하고 음울한 작품이 되었다. 한 전기작가의 말을 빌면, 두 작품은 모두 "(가장) 비참한, 그러나 낄낄거리며 조소하는 자포자기로 끝나는 유일한 소설"들이다.(이런 작품들을 좋아하다니!)



'속죄자이면서 재판관'이라는 클라망스의 자기 규정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카뮈가 아마도 가장 좋아했던 작품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이었을 듯한데(카뮈는 <악령>을 각색하여 무대에 올리기도 했었다. 이 각색본은 폴란드의 영화감독 안제이 바이다의 연출로 러시아 무대에도 올려졌었다. 내가 가졌던 기대에는 못 미치는 공연이었지만), 속죄자-재판관 모티브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나온다(나의 심증이다).

조시마 장로가 죽기 전에 남기는 설교 중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의 심판자도 될 수 없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심판자 자신이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죄인이며, 아니 자기야말로 다른 누구보다도 그 범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때까지는 아무도 죄인을 심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깨달을 때 그는 비로소 심판자가 될 수 있다. 언뜻 듣기에는 정신나간 소리 같지만 이것이 진리다." 정신나간 소리같지만, 클라망스는 바로 이 진리를 깨닫고 실천한 자가 아닌가!

<전락>의 공간적 배경은 오늘처럼 흐리고 비가 많이 내리는, 안개가 자주 끼는, 물위의 도시 암스테르담이다. 알제리의 사막이 아닌 것. 이 가장 비카뮈적인 배경이 이 작품의 비카뮈적인 성격을 낳는다(카뮈는 1954년 10월에 이틀간 암스테르담에 체류한 적이 있다. 그리고 꼼꼼한 작가 카뮈에게서 <전락>은 아주 우발적으로 탄생한 작품이었다). 암스테르담은 역시나 우중충하고 진눈깨비 흩날리는 페테르부르크의 카뮈적 버젼이다. 말하자면 러시아적 공간이고 도스토예프스키적 공간이다. 클라망스의 목소리가 좀 세련되긴 했어도 지하생활자의 목소리를 닮은 것은 우연이 아니겠다. 그는 지하생활자를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즉 '배우' 카뮈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 카뮈적인 세계란 무엇인가? "스스로 인정하는 무지, 광신의 거부, 세계와 인간을 테두리짓는 한계, 사랑받는 얼굴, 그리고 끝으로 아름다움, 이런 것이 바로 우리가 스리스 사람들과 한데 어울리게 되는 우리의 진영이다.('헬레네의 추방')이라고 적을 때, 그 '우리의 진영'에 속하는 것이 카뮈적인 세계이다. 거기엔 정오의 태양과 바다가 지배하는 세계이다(다시 한번 더 암흑의 철학은 빛나는 바다 저 위에서 흩어져 버릴 것인다. 오, 정오의 사상이여!).

그에게서 지중해가 가진 태양의 비극성은 북구(와 러시아)의 안개의 비극성과는 다른 비극성이다. 그의 정오의 사상은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암흑의 철학과 다른 철학이요 사상이다. 이러한 둘을 묶어주는 것은 인간의 부조리한/비극적인 운명에 대한 집요한 관심과 지극한 사랑이다.



만약에 진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있지 않다면 나는 그리스도 곁에 남겠다라고 도스토예프스키는 적었다. 카뮈라면? 아마 그는 진리 대신에 바다(지중해)를 택할 것이다. 그리스도도 바다도 없는 나는? 이렇듯 비오는 날에 이런 걸 적으며, 중얼거리고 탄식할 따름이다. "나의 삶은 내가 바라는 바에 적합하지 않는구나!..."

06. 03. 27.

P.S. 타이밍을 맞추자면 봄비라도 내리는 날에 옮겨적어야 했나 보다. 아래 그림은 러시아 화가 알렉산드르 볼코프(1960- )의 <비오는 날>. 이걸로 비오는 날의 분위기를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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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3-2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간 로쟈님 페퍼 보고 있으면 그저 존경심만 듭니다.

히피드림~ 2006-03-2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24800

저도 퍼갈게요.^^

 


sudan 2006-03-2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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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는 잘 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