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찍어 준 아는 동생들 웨딩 촬영 중
어제, 친했던 후배가 결혼한다고 연락이 왔다. 신랑 신부 모두 내가 잘 아는 사람이라 내가 한국에 있었으면 사회를 부탁했을 거라면서. 요즘 결혼식마다 사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는 터라 또 찍사 부탁이 아니라서 다행이구만, 하고 농을 치고 말았는데, 사실 이 녀석들 결혼은 뭔가 역할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하객으로 가서 축하해주고 싶다. 그나마 멀리 떨어져 있으니 참석도 못하고..
신랑하고도 친하지만 신부하고는 유독 돈독한 사이였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_-). 예쁘고 똑똑하고 착한, 어디로 빠질 데가 없는 녀석인지라(사실 신랑도 잘생기고 똑똑하고 착하다 ㅎㅎ) 참 좋아했는데, 이성 관계로 발전을 시도했음직도 하지만 묘하게 타이밍이 잘 안 맞았다고 할까. 내가 짝이 없을 때는 그 애가 연애중이고, 그 애가 다시 혼자가 됐을 때는 내가 연애중이었고, 그러다 둘 다 짝이 없을 때는 내가 미국에 와버리고.. 뭐 그런 식이다.
암튼, 결혼 소식을 들으니 왠지 마음이 허전해지더라. 동생을 보내는 오빠의 마음이라기엔 쬐끔 질투의 감정도 섞이고. 하지만 두 녀석 모두 내가 참 좋아하는 사람들인지라 정말 제대로 축하를 해주고 싶다. 비행기 값이 조금만 더 쌌으도.. 크으~
이제 주변에서 동생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한다. 회사에서도 작년에 같이 살던 동기가 결혼을 해서 분가(?)를 했는데, 만난지 1년만에 결혼을 하는거 보고 나도 과연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했다. 내가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 게다가 이미 어떤 환상을 가지고 결혼을 바라볼 나이는 지난지라, 결혼이라는 '제도' 안으로 들어가는게 삶의 복잡도를 굉장히 높인다는 생각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결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잘 안 든다. 그렇기 때문에,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떤 여인에게 이런 말을 하는 날이 온다면, 그건 내가 그녀를 정말로, 정말로 사랑하기 때문일거다.
Marry me, please
(please에 힘을 많이 줘야 할지도 ㅎㅎ)
ps. 아래는 양파의 노래 Marry 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