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시애틀은 워싱턴주 서쪽 끝에 태평양을 면하고 있다. 이 지역은 나무가 많고 물이 많아 어디서나 호수와 작은 개천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워싱턴 주의 서쪽 끝 부분에 한정된 이야기고, cascade mountains(로키산맥에서 남쪽으로 갈려나온 산맥)를 넘어가면 황무지가 펼쳐진 고원(Plateau)이 펼쳐진다. 덕분에 대부분의 인구는 서쪽에 밀집되어 있고, 동쪽으로 갈수록 사람들 만나기가 힘들어진다.
이 Palouse Fall 은 워싱턴주의 동쪽 끝부분에 위치해 있다. 사실 저 폭포 외에는 별로 볼게 없는지라, 사람들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한적한 곳에 자그마한 주립공원으로만 만들어져 있을 뿐이다. 황무지 한가운데를 한참 가로질러, 그것도 비포장 도로마저 한참을 달려야 했으니,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의지가 아니었다라면 왠만해서는 가 볼 일이 없는 곳이긴 하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기 시작했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폭포가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을지, 그리고 빛은 어느 방향에서 들어올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덕분에 약간 늦게 도착해 폭포는 이미 그늘 속에 들어간 후에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럭저럭 건지긴 했지만,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몇 번 다시 시도를 해야 할 것 같다. 집에서 차로 왕복 9시간 거리니 두어장 찍자고 올 곳은 못되지만, 다행히 주립공원에 camping 시설이 되어있더라. 여름 즈음에 와서 하루밤 자면서 별도 찍고 석양의 폭포도 다시 찍어보고 하면 좋을 것 같다.
내년에는 이보다 더 멋진 사진을 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