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달린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한 후에 몇 번을 뛰었지만 모두 동네를 휘~ 한 바퀴 돈 정도였다. 그것도 10~15분을 제대로 못뛰고 숨이 차서 걷다 쉬다를 반복하는 어설픈 달리기였다.

그러다 오늘 난생 처음으로 10km 이상을 계속 달렸다. 집앞에서부터 뛰기 시작하여 월드컵 경기장으로, 월드컵 경기장을 끼고 흐르는 도랑옆길을 달려 한강 입구까지 달렸다. 한강 입구에서 다리를 건너 되돌아와 다시 월드컵경기장으로, 월드컵경기장에서 연신내 방향으로 한강 5km 미터 지점 표지판까지 달렸다가 되돌아왔으니 확실히 10km 는 뛰었고,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 마포구청역까지 우회한 것을 보태면 11km 정도를 뛴 것 같다. 시간은 한 시간 이십오분 가량 소요.

오늘 다른 날보다 특별히 많이 뛸 수 있었던 것을 어제 회식에서 사장님이 주신 조언이 적중했던 탓이다. 달리기에 일가견이 있으신 우리 사장님은 "숨이 차서 못 달리는 게 아니라, 다리가 후들거려 못 달리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그동안 나는 뛰지도 못하면서 욕심이 앞서서 늘 몇분을 달리다 숨이 차 헥헥 거리곤 했다. 그리고나면 다시 달리는게 귀찮아서 그냥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오늘은 숨이 차지 않도록 적당히 페이스를 조절했다. 그리하니 계속해서 달리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달리고 나니 정말로 다리가 후들거렸다. 팔다리가 나른하고 힘이 없어 머리통 무게를 지탱하는 게 어려웠다. 힘 없는 노인분들이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듯이 그렇게 머리가 흔들거렸다.

다음 번에는 만일의 사태에 택시를 타고 올 수 있는 약간의 돈과 들고 뛸 수 있는 물통을 준비하여 15km 에 도전을 해봐야겠다. 아자, 나가자! 고독한 런너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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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5-02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달리셨군요...저도 달리고 싶은데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첨엔 운동복이 없다는 이유로 지금은 운동화가 없다는 이유로... ^^(반갑습니다. 서니사이드님..인사는 이제야 드리네요 ^^)

찌리릿 2004-05-0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 겁난다. 정말 허벌나게 겁이 난다. (식은 땀이 쭉~)

둘. 써니사이드님... 첨부터 그렇게 무리하면 안되요~! 5km를 1주일정도, 그리고 조금씩 올려야하죠. 첨부터 빠르게 뛰는 것과 마찬가지로 첨부터 그렇게 길게 뛰는 것도... 아닌데.... (이건 자기합리화가 아니라, 정말로.. 마라톤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에요.)

셋. 그대로 정말.. 장하고 대단하십니다. 부럽습니다. ^^

sunnyside 2004-05-02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스님 감사합니다. ^^ 언능 운동복이랑 운동화 사서 시작하세요. 저는 오늘 스포츠 속옷도 샀답니다. 스포츠 시계도 살까 생각 중이구요. 투자를 해야 본전 생각이 나서 더 열심히 운동을 하지 않을까요? (제가 원래 좀 천박한 인간이라... ^^;) 그나저나 유명하신 폭스님의 코멘트를 제 서재에서도 보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sunnyside 2004-05-02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리릿님 겁내지 마세요. 누구나 다 뛸 수 있답니다. 5km 를 뛰는 사람은 10km 를 뛸 수 있고, 10km 를 뛸 수 있는 사람은 20km, 40km 를 뛸 수 있다는 사장님의 말씀이 뻥이 아닌 것 같습니다. (첫날부터 이렇게 의기양양하다.. 나중에 망신당할 일이 있지 않을까 슬슬 걱정이 되오만... ^^; )

빨간우산 2004-05-10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km? 호..... 대단하시오.. 마라톤을 해 볼 생각은??
이곳은 정말 읽을 것이 많구료.

sunnyside 2004-05-10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지금 가비압게 7km 뛰고 왔슴다. 웰빙서니사이드~ 움하하;;

빨간우산 2004-05-12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빙서니사이드.. ㅡ,ㅡ;; 그래서 그대의 삶은 웰빙하신가..?

sunnyside 2004-05-1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대로, so so ^^
웰빙, 맘에 안들어요? 웬지 딴지 거는 느낌인데요? ㅎㅎㅎ
 

오늘 친구에게서 전화가 한 통 왔다.

그 친구는 대학 시절부터 작년까지 5년 넘게 나와 한 집에서 고락을 함께 해온.. 그야말로 보통 친구가 아니다. 그러다 작년 1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술연수에 갔다가(그 친구는 현재 중학교 교사) 정말 마술처럼 어떤 남자 선생님을 만나 사랑에 빠져 그 후 7개월 후에 전격적으로 결혼을 했다. 그 친구의 결혼을 계기로 한 집에 살던 세 친구는 뿔뿔이 흩어지고, 나는 맨 마지막으로 그 집을 지키다가 올 2월에 새 집에서 혼자 살게 되었다.

우쨌든 전화를 한 친구는 다짜고짜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다음주 수요일이랑 목요일에 별 일이 없으면 나랑 같이 자 줄래?"

순간적으로 무슨 일인가 싶었다. 권선생님이랑 싸웠나? 그럴리가 없는데... 아무튼 더 이상 짐작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는 어쨌든 '예스'로 대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응, 알았어." ......... "근데 왜?"

"응 딴게 아니구... 다음주 수요일, 목요일에 신랑이 수학 여행을 가거든. (신랑은 초등학교 교사) 근데 내가 지금 애기가 언제 나올지 몰라서 오늘, 내일 해..불안해서 누구하고든 같이 있어야 할 것 같애"

그렇다. 내 친구는 지금 만삭이다. 근데 벌써 출산할 때가 되었나? 4월 말이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하군. 아, 이 무심한 친구... (-> 나) -.-

아무튼 그래서 난 이번 주, 수요일 목요일 친구와 함께 자기 위해 원당에 가야 한다. 회사에서도 훨 멀고, 옷가지며 이런 것들 챙기려면 조금 불편하겠지만, 친구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다.

상상을 해본다. 드라마에선가, 영화에선가 많이 본 장면이다. 나란히 옆에서 누워자던 친구가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날 흔들어 깨운다. 아기가, 아기가 나올 것 같애.. 화들짝 놀란 나는 옷가지를 챙겨 입고 친구를 둘둘 싸서 길거리로 나와 택시를 잡는다. 친구의 신음 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난 그동안 전설처럼 들어왔던 '택시에서 태어난 아기' 이야기를 상기하며, 부디 그런 일만은 벌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린다. 다행히 맘 착한 택시 아저씨를 만나 우리는 가장 신속하고 안전한 길로 병원에 당도하고, 난 아저씨에게 택시비를 드리며 잔돈은 넣으시라고 말한다.

정신 없이 수속을 밟고 친구를 병실로 밀어넣고 난 다음 난 신랑에게 전화를 한다. XX가 지금 애기를 낳으러 들어갔어요. 별탈은 없어요. 안심하세요... 신랑은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해 하면서 지금 바로 서울로 올라오겠다고 한다.

친구가 들어간지 7시간째.. 난 출근도 하지 못하고 병실문을 지키고 서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친구의 비명 소리를 커지고 급박해져 가고, 나의 마음도 초조해진다. 부디 산모도 아기도 건강하게 해주세요. 예수님, 부처님, 알라... 신이란 신은 다 붙잡고 조른다. 

드디어 우렁찬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간호사가 나와 '사내아이입니다~(성별은 이미 판별됐다고...)'라며 맑은 미소를 보여준다. 병실로 뛰어 들어가 친구의 손을 꼭 붙잡고 '수고했어...'라는 말만 연신 되뇌인다. 그제서야 병원에 도착한 친구의 신랑이 사태가 평온함을 확인하고 활짝 큰 웃음을 짓는다. 행복한 세 식구를 바라보는 나... 눈에 그렁 눈물이 맺힌다. - The End -

물론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져선 안되겠지. 제 아무리 친구가 좋아도 신랑이 곁에서 지켜주는 것만 하랴. 난 그냥 친구 다리나 주무르고, 밥이나 차려주고 오련다.

친한 친구의 첫 출산이기 때문인지 (내 친구들은 다 나 닮은  꼴이라 결혼이 늦다) 기분이 묘하다. 드디어 나도 날 '이모'라 불러줄 조카가 생기는 것인가?

엄마 뱃속에서 세상 나올 채비를 하는 조카야, 잘 듣거라. 엄마 고생시키지 말고, 쑴풍~ 후딱~ 나와야 한다. 괜히 아빠의 큰 머리를 닮아서 네 엄마 힘들게 하면 나중에 사탕 안사줄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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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4-25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정말, <배부른 친구>였군요. 난 또~

마태우스 2004-04-25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배부른 친구였군요.

Smila 2004-04-2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옆에서 라마즈 호흡 도와주는 법 알려드릴까요?

mannerist 2004-04-26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친구사랑하는 마음이 담뿍 담긴 마지막 말이 압권이네요. 근데 막상 '이모이모'그러는 자그마한 녀석이 치맛자락 잡아당기면 안사주곤 못배길거 같은데요 =)

sunnyside 2004-04-2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마태우스님 : 맞습니다. 그래서 '배부른 친구'랍니다. 뭐 평소에도 약간 '배부른 친구'이긴 하지만, 근래 들어 가장 '배부른 친구'지요. ^^;
Smila님 : 흠, 라마즈 호흡이라.. 정말 뭐든 찾아봐야겠어요. 며칠 안남은 산모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겁주기? ㅋㅋ)
mannerist 님 : ㅎㅎ 아무래도 그렇겠죠? 저도 지금으로선 자신이 없네요. '사탕은 몸에 안좋아~' 이러면서 딴걸 사주지 않을까 예상이 되오만.. ^^

starla 2004-04-26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왠지 수요일 목요일에 진통이 오면 재미있겠다~ 라고 생각하는 저는 나쁜 심보인 것일까요? ㅠ.ㅠ

sunnyside 2004-04-26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헤헤... 실은 저도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그런 일이 생기면, '나의 서재'에 쓸말이 마~니 생기겠다, 라고 생각한 적 있습니다. ^^;
 

4월 30일 개봉 예정.

얼마 전 알라딘에서 이 영화 시사회를 한 적이 있다. 난 진행자의 자격으로 영화관 앞에서 아이디를 체크하고 뭐 그런 일을 했다. 일도 많고 배도 고프고 하여 영화를 볼 생각은 없었지만, 진짜 재미있다는 영화 홍보사 직원의 말을 믿고, 영화관 구석 자리에서 혼자 영화를 봤는데...

재미있고 유쾌했다. 그날의 스트레스를 날려보낼 만큼이나.

줄거리는 제목과 같다. 어느날 엄마는 사랑에 빠지는데 상대는 놀랍게도 젊은 여자다. 이 젊은 여자와 비슷한 나이 또래인 세 딸들은 어떻게 하면 그 여자를 엄마에게서 떼어놓을까 고민을 하다가.. (왜 떼어놓냐구? 돈, 이목.. 뭐 이런 세속적인 이유로) 머리를 짜내다 못해, 급기야 이 젊은 여인을 유혹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고, 여기서부터 좌충우돌, 뒤죽박죽 뭐 이러다가... 나중에 모두 해피해 진다는 로맨틱 / 가족 코미디이다.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많이 보고 들어왔다. 나이 / 성별 / 가족관계를 뛰어넘어 얽히고 섥힌 관계... 하지만 사랑이라는 두 글자가 모두를 구원한다. 즐겁다. 쿨하다..좀 꼬이면 어떠냐? 남들이 시선이 뭐가 문제란 말인가?

하지만 이제는 이런 농담에 익숙해진 스스로를 실생활에서 테스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내 친구가 레즈비언이 되면 어떨까? 우리 엄마가 스무살 어린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하면? 여행지에서 우연히 알게 된 외국인이 원나잇스탠드를 요구하면?

불행히도 난 아직 이런 시험에 빠져본 적이 없다. 늘 영화에서나, 소설에서나 보고 대리만족할 뿐이다. 자, 어떤 시츄에이션이든 덤벼봐라. 나의 쿨함을 만방에 떨쳐보이리라 ~~ (솔직히는 자신 없지만. ^^;)

그날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

영화 홍보사 직원이 캠코더를 들고 다니며 만나는 사람들마다 "사랑의 정의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사람들의 대답을 편집하여 영화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사랑은 '알라딘'이요. 사랑에 빠진 사람들에게, 알라딘에 나오는 요술램프처럼 행복함을 주니까요.. 어쩌구, 저쩌구... "

울 사장님은 이걸 꼭 알아주셔야 한다. 이럼서 슬쩍 알라딘 홍보를 했다는거 아닌가.. ㅋㅋ (네? '알라딘' 도메인 철자를 왜 얘기 안했느냐구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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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2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봉하면 봐야겠네요. 근데 강릉은 오직 한국 영화만 개봉한답니다. 요즘 외국 영환 안 본다구...-_-; 사랑의 정의 묻는 질문에 멋지게 대답하셨네요. 전 물어보면 몰라요...했을걸요. 말주변이 없어서...ㅎㅎㅎ

starla 2004-04-22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이제는 이런 농담에 익숙해진 스스로를 실생활에서 테스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이 문장에서 저도 모르게 고개 끄덕끄덕했음

연우주 2004-04-23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저 시사회 됐었는데 못 갔어요. 일하느라..ㅠ.ㅠ 친구가 대신 다녀왔는데 좋았다죠.
아마 돈 주고 보게 될 것 같아요.
 

저도 서재 오프 모임에 갔었답니다.

요즘 서재 활동을 열심히 못해서.. ^^; 내가 가도 될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 많은 것들을 받았습니다.


가을산님의 반전뱃지

 

 

 

 

 

 

 

 

▶ 가을산님이 주신 반전 뱃지입니다. 열심히 가방에 달고 다닐 생각이에요.


마태우스님 책

 

 

 

 

 

 

 

 

 

 

▶ 그 유명한 마태우스님의 대통령과 기생충. 드디어 제 수중에도 들어왔군요.


싸인도..

 

 

 

 

 

 

 

 

 

 

▶  저자의 친필 싸인까지. 꽁지가 바짝 슨 것이.. 아주 늠름한 말의 모습이죠. ^^


진우맘님의 책갈피

 

 

 

 

 

 

 

 

 

▶ 보면 볼수록 감동적인 진우맘님의 책갈피. 한분한분께 드리기 위해 봉투에 넣어 오셨었답니다. 제껀 없었지만, '찌리릿'과 '지기'가 한 명인줄 모르고 따로 만들어오셨던 덕분에 하나는 제 차지가 되었죠. ^O^ 신밧드와 스탈라님 것두 잘 전달하겠습니다~

매너리스트님의책읽는소녀

 

 

 

 

 

 

 

 

 

 

▶ 책갈피로 쓸 수 있는 매너리스트님의 책읽는 소녀 사진. 인사동에서 찍으셨다고.. 마태우스님 책 사이에 잘 끼우고 보겠습니다.

빈손으로 가서 너무 많은 것을 받고, 잘 먹고 잘 놀았습니다. 저도 뭔가를 준비했어야 하는데.. 농담 아니구, 알라딘 쿠폰 번호라도 몇 개 뽑아갈 걸 그랬어요. ^^; (하핫; 제가 알라딘 마케팅팀 직원이라..)

알라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도 참 감사했구요. 홍대 앞 맛집 기행도 훌륭했습니다. 다음에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은 곳들이었어요.

제 사진기에도 사진이 몇 장 있는데,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 주소를 알려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마태우스님의 엽기적인 표정과 수니나라, 매너리스트님의 열정적인 노래방 무대 모습이 있습니다. 아, 그리고 드류 배리모어를 닮은 연보랏빛 우주님의 모습.. 궁금하시면 말씀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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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19 0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연우주 2004-04-19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 사이드님 반가웠어요~~~! ^^*

아 그리고 드류...요? --;
앤티크님에게 전해주세요. 여기 증인있다구요.^^

mannerist 2004-04-19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안녕하세요. 저 역시 반가웠구요.
노래방에서 잠시 엿본(?)사진 좀 부탁드릴께요. 입 쩍 벌리고 있던 순간을 어이 담으셨는지 신기해했더랬지요. 크게 보면... 음.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지네요. 편한 걸로 보내주시길.

MSN: pcmlucid@hotmail.com
e-mail: mannerist@empal.com

좋은 하루 되세요. ^_^o-

마태우스 2004-04-19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추로 절묘하게 이름을 가리시는 섬세함이 저의 눈가를 축축하게 합니다.... 만나뵈서 반가웠어요.

sunnyside 2004-04-19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보랏빛 우주님... 그때 모임에서 우주님 보고 누굴 닮았는데, 닮았는데.. 생각만 하고 끝내 누군지 떠올리질 못했거든요. 어제 저녁에 번뜩 생각이 나더라구요. 맞다! 드류 배리모어!
매너리스트님... 열창하는 모습, 잘 박혀 있습니다. 사진발 괜찮으시던걸요? ^^
마태우스님... 저도 정말 반가웠어요. 상상했던 모습과 똑같으셔서 더욱 좋았습니다. (뭘 상상했기에? ^^) 좋은 맛집 소개도 감사해요.

연우주 2004-04-1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절 보는 눈은 비슷한가봐요. 드류..도 몇 번 들었거든요...^^;;;;
자랑이 되는 셈인가요?!
사진, 보내 주세요!!! ^^

sooninara 2004-04-19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님...저예요^^ 선물을 못드려서 가슴이 아픕니다..알라딘 식구는 다음에 우편으로 보내드릴려구했는데..기다리세욤..지가 종이학이라도 접어서 보내드릴께요..
님의 글을 읽다보니 님의 말투가 떠올라서 너무나 재미있습니다..밝고 재미있고..따뜻한 분이라고 기억되고 있답니다..다음번에 또 나오세요..찌리릿님에게 접선할께요..
첫번개는 네명이서 조촐하게 진지하게^^ 대화만 했는데..음주가무를 즐기다보니 깊이있는 대화는 못한것 같네요..분기별로다가 번개하는것이 우리 번개족의 목표인데..실현 가능하겠죠?
제 사진이 너무 추하지않으면 제서재에 올려주세요^^ 가을산님이 이미 다 올리버리셨는데..(알라딘 시스터즈) 가릴게 뭐있나요?

조선인 2004-04-19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써니사이드님이 알라딘 마케팅팀 소속이세요? 혹시... 제가 아는 분일지도... 음...

sunnyside 2004-04-2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떻게요? 혹시 저도 조선인님을 아나요?

sooninara 2004-04-2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님..코멘트 달때 에디터로 쓰기하시면 사진 올리기가 되거든요..
그래서 다른님 서재에도 사진을 올릴수 있답니다^^

조선인 2004-04-20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만나본 적은 없고 전화통화만 몇 차례 했죠. 전 아카넷티비라는 회사 다녀요. 지금은 끝났지만 예전엔 알라딘 배너걸고 있었구, 그때 담당자분이 여자분이었는데...

2004-04-21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nnyside 2004-04-21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셨군요. 예전엔 다른 여자 직원이 담당이셨고, 제가 맡은지는 몇 달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통화한 것 같네요. 또 이런 인연이.. ^^

진/우맘 2004-04-22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 님! 저, 엄청난 길치라서...서니사이드로 오는 길을 못 찾고 며칠간 헤맸답니다. (검색해도 안 나오더라구요. 서니와 사이드를 띄어써서 그랬나?) 아까 찌리릿님께 여쭤보고 왔어요.^^
어...그리고...찌리릿님도 말씀해 주시겠지만....제가 허락도 안 받고 님께 빨간츄리닝을 입혔답니다. -.-; 용서를....

sunnyside 2004-04-22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찌리릿님이 보여주셔서 그림 잘 봤습니다.
회사에서 난리가 났네요. 다들 봤냐고 묻더라구요. 진우맘님 솜씨는 정말 최고여요~ ^^

진/우맘 2004-04-22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노고를 알아주시는군요! 츄리닝 입히는 게 미안해서, 그래도 귀여운 사진으로 신경 써서 골랐습니다!

ceylontea 2004-04-2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이 많아 정신 못차리다가 오늘은 기여코 왔습니다.. ^^
만나뵈서 반가왔습니다... ^^ 앞으로는 종종 뵈요.

2004-04-23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에게 태양과 달은 오직 하나뿐이다. 이런 자연의 조건이 인류의 문화와 종교 등에 미친 영향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크다. 하다못해 연애편지를 써도 ‘하늘에 태양이 하나이듯 그대는 제게 단 하나뿐인 ...’식의 문장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런데 과학소설(SF)은 이와 같은 통념이나 고정관념적 발상을 깨는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SF작가였던 아이작 아시모프(Asimov, Isaac)는 「전설의 밤(Nightfall)」이라는 단편소설을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밤이 없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다. 하늘에 태양이 여섯 개나 있어서 언제나 그 중에 최소한 하나는 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 세계의 사람들은 ‘별’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 세계에는 아주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한 가지 불길한 전설이 있다. 1천년마다 한번씩 ‘밤’이라는 것이 찾아오고 그러면 천지가 암흑에 휩싸이며 '별'이라는 것들이 나타나면서 결국 세상은 종말을 맞는다는...

하늘에 태양이 여섯 개라니, 과학적으로 가능한 것일까? 태양 하나만으로도 그 열기가 대단한데 둘이나 셋도 아니고 여섯 개나 있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한 일이다. 사실은 태양이 여섯 개나 모여 있는 것은 이미 천문학적으로 관측된 사실까지 있다. 별이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이 같이 모여 있는 것을 쌍성(雙星 , Binary star)또는 짝별 이라고 하는데, 짝별들을 잘 관측해보면 둘이 아니라 셋이 모여 있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우주 전체의 별들을 표본 통계조사해본 결과, 우리 태양처럼 혼자 있는 별보다는 쌍성인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았다. 최소한 50%에서 많게는 70%까지 보는 견해도 있다.

하늘의 별자리 가운데에는 쌍둥이 자리가 있다. 이 별자리는 모두 8개의 별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밝은 별, 즉 알파성(으뜸별)을 천체망원경으로 자세히 관측해 본 결과, 별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둘이 서로 가까이 붙어있기 때문에 사람의 눈에는 하나로 보였던 것이다. 게다가 나중에 성능이 더 우수한 망원경으로 자세히 살펴보니 제3의 별이 또 하나 있었다. 이 세 번째 별은 너무 어두워서 그 동안 관측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관측장비가 점점 좋아지면서 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그 세 별들이 제각기 별 두 개가 가까이 붙어있는 짝별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즉, 도합 여섯 개의 별들이 한데 모여 있는 것이다.
이 각각의 짝별들은 서로 상대방의 둘레를 도는 공전 운동을 하고 있으며, 다시 세 쌍의 별들은 서로의 무게중심 둘레를 도는 공전운동을 하고 있다. 매우 복잡한 구조인 셈이다. 만약 이 별들 주변에 지구와 같은 행성이 있어서 역학적 균형을 유지한 채 공전 궤도를 타고 있다면, 그리고 그 행성에 사람이 살고 있다면, 처음에 소개한 소설처럼 하늘에 여섯 개의 태양이 떠 있는 상황은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물론 그 여섯 태양이 지구의 태양보다는 훨씬 덜 뜨겁도록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1천년에 한 번 태양이 모두 없어져버린다는 설정은 가능할까?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지구에는 일식도 있고 월식도 있다. 지구상에서 1년 동안에 발생하는 일식이나 월식 횟수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여섯 개의 태양이 모두 사라지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각각의 공전궤도가 절묘하게 교차되어 서로를 가려주고, 그리고 달이 있어서 마지막 태양마저 가린다면 이른바 ‘6중 일식’도 가능하다. 다만 통계적으로 그럴 확률은 무척이나 낮기 때문에 지구처럼 일식이 자주 일어나는 게 아니라 1천년에 한번 정도로 설정한 것이다.

앞서 소개한 아시모프의 단편에서, 1천년 만에 밤이 찾아오자 세상이 멸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아니라 생전 처음 보는 ‘밤’의 어둠을 두려워한 나머지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마구 불을 질러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을 놓아서 세상을 다시 낮으로 되돌리려 한 그들의 시도는 스스로 세상을 모두 태워버리는 결말로 끝나곤 했다. 1천년을 주기로 사멸을 반복하는 그 세계의 사람들. 그 중에는 냉철한 관찰과 현명한 지혜로 밤이라는 것이 단순한 자연현상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과학자도 있었지만, 나머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미지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기 자신들을 파멸시키는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곤 하는 것이다.

근거 없는 선입감과 편견을 배제하고 자연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대하는 마음가짐이야말로 과학자, 아니 ‘문명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글 : 박상준 -SF/과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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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참 좋은 에세이다. 난 연습장에 두 개씩 짝을 지어 돌고 있는 쌍별들이 공전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이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아시모프의 이 작품도 나중에 꼭 찾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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