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읽은 책

16. 우디의 엄청 큰 엉덩이 - 스티브 스몰맨 _32쪽 _3,540쪽

17. 나는 냥이로소이다 - 고양이 만세 _244쪽 _3,784쪽

18. 세상에, 엄마와 인도 여행이라니! - 윤선영 _248쪽 _4,032쪽

19. 화학이 진짜 마술이라고? _184쪽 _4,216쪽

20. 봄봄 _166쪽 _4,382쪽

21. 우리는 언제나 친구 - 타냐 베니쉬 _32쪽 _4,414쪽

22. 이상한 엄마 - 백희나 _40쪽 _4,454쪽

23. 밤똥 _36쪽 _4,490쪽

24. 한국의 염전 & 비금도 - 곽민선 _184쪽 _4,674쪽

25.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_351쪽 _5,025쪽

26. 자스민, 어디로 가니? 164쪽 _5,189쪽

27.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세계 지리 이야기 - 조지욱 288쪽 _5,477쪽

 

 

- 권수만 많은 읽기였다. 무엇보다 <난,쏘,공>을 읽어서 큰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았고(내용은 비극적이고 너무 씁쓸하지만 소설의 구조에 감탄했다.), <봄봄>도 오랜만에 읽어 반가웠으며, <세계 지리 이야기>과 <화학이 정말 마술이라고?>는 정말 내가 학생이 된 것처럼 새롭게 알게 된 게 많아서 유익했다.


쪽수로 따져보니 대략 2천 쪽 정도 되는데, 이게 많은 건지 적은 건지 모르겠다.


지난주부터 오늘까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원고를 겨우 읽었는데, 세 권이 무려 1,600쪽이다

거대한 장편소설을 읽었다는 후련함이 가장 컸지만, 소설의 세세한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저자가 대단하단 생각도 어김없이 들었고, 새로운 번역으로 읽다 보니 이 소설이 현대 소설 처럼 느껴지는 착각도 일었다.


그 동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원고 읽느라 다른 독서는 멈춰 있었는데 다시 출발해야겠다.

여전히 읽어야 할 책들도 많고, 읽고 싶은 책들도 많고, 사고 싶은 책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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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운 좋게도 독자모니터를 맡게 되어 출간 전에 먼저 읽게 되었다. 도끼 옹(극존칭으로 줄여서 부르겠다)을 좋아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 나에게는 영광스런 일이다. 도끼 옹 전집을 두질이나 갖고 있지만, 어떤 작가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그런 마음이 있을 것이다.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된다던가, 개정판이 나오면(단지 표지와 판형만 달라졌더라도) 좋아서 또 사게 되고 읽는 것. 나에겐 도끼 옹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 도끼 옹 작품은 거의 출간되지 않았다. 출간되어도 열린책들의 개정판이 대부분이라 그냥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만 읽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들려온 출간소식! 문학동네에서는 어떻게 번역을 했고, 어떤 차이가 있을지 무척 기대가 된다.

번역은 김희숙 님이 맡았다.

 

 

 

비단 도끼 옹의 작품뿐만 아니라 러시아 문학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등장인물 이름표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 소설에서 이름만 줄여도 쪽수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러시아 이름은 길다. 이름, 부칭, 성으로 이어지는 것도 모자라 애칭까지 여러 개다. 그래서 주인공의 이름표에 손가락을 끼고 읽기 일쑤인데, 이렇게 꺼내놓고 내내 보는 게 훨씬 편하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굉장히 긴 장편소설이다. 사진으로 보이는 두툼한 원고는 1권이고, 2, 3권 원고도 곧 도착할 예정이다.


독자모니터로 참여할 수 있는 게 늘 고마운 일인데,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만난다는 건 더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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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3-28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독자 모니터!
저도 예전에 <파우스트> 독자 모니터 했었죠.
지금도 하고 있군요.
수고가 많으시겠어요.
하시는 마음도 남다르고.ㅎ

문동에서 이제야 도 선생 책이 나오는군요.
왜 안 나오나 했어요.^^

안녕반짝 2018-03-28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독자모니터를 하셨군요^^
전 2009년인가 8년에 독자모니터를 시작했는데 이제 겨우 6번째 책이랍니다. 근데 도끼 옹 책이라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요^^

stella.K 2018-03-28 20:19   좋아요 0 | URL
이제 겨우 6번째라뇨?
저는 그때 겨우 한 번하고 나가 떨어졌어요.
대단하시네요.^^
 
매일 읽겠습니다 (민트) - 책을 읽는 1년 53주의 방법들 + 위클리플래너 매일 읽겠습니다
황보름 지음 / 어떤책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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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을 계획하고 이 책을 읽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번 펼치자마자 읽기를 멈출 수 없어 민망하게도 두 호흡 만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책에 낙서를 못하는 나는 한 번의 흠집(?)도 내지 못한 채 메모지를 붙여가며 읽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회사를 관두고, 가능하면 평생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살고 싶다고 매일 생각한다던 저자의 책 읽기 방법은 공감 투성이었다. 내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슬며시 웃다가, 책을 읽으며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이 고스란히 정리되어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뜨거워졌다. 카페에서 느긋하게 이 책을 읽다 고개를 들었을 땐 창밖으로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나 혼자 이렇게 느긋하고 행복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잠시라도 그런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참 고맙게 느껴졌다.


과감한 여행자는 아니었다. 그래서 겁먹을 필요 없이 여행할 수 있는 책이 좋았다. 책을 펼칠 땐 그 속에 어떤 세계가 있는 개의치 않았다. 겁 많은 내가 내면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독서였다. 39쪽


아마 내가 오랫동안 책에 빠졌던 이유가 아닌가 싶다. 지금껏 혼자서 여행한 적 없이 겁 많은 나는 책을 펼치면 온갖 세계가 펼쳐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읽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쾌락은 소박하다. 세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친구와의 우정, 물질과 타인의 요구에서 벗어난 자유, 그리고 사색이다.’라는 문장 앞에서 나 역시 무릎을 탁 쳤고, ‘내 안에 고통이 있듯, 그 사람 안에도 고통이 있다. 내가 함부로 내 고통을 꺼내 놓지 않듯, 그도 웬만해선 고통을 꺼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늘 나보다 덜 고통받는 사람과 마주하고 있다고 오해하는지 모른다.’는 문장 앞에서 그간 고통 자체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는 깨달음이 있었다.

단순하게 책 읽기 방법에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책을 읽는 경험에서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행복하지 않아서 회사를 그만두었듯 나의 수많은 선택의 바탕엔 행복과 불행이 있었다. 그럼에도 더 많이 행복하지 못했던 건 어떻게 해야 내가 행복한지 몰랐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땐 과연 내가 추구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읽는 책에 따라 행복의 척도가 수시로 바뀌고, 제대로 된 기준 없이 허황되게 떠돌고 있는 건 아닌지 잠시 나를 되돌아보기도 했다. 역시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며, 어떻게 사랑을 표현할 수 있을지, 그러면서 그 안에서 나의 소소한 읽는 것에 대한 행복을 추구할 것인지 끊임없는 물음이 쏟아졌다.

교양을 쌓았다는 것은 이런저런 책을 읽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전체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을 줄 안다는 것이다.

_피에르 바야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어쩌면 나도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다가도, 될 대로 되란 식으로 책을 대하는 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수없이 많고, 수시로 마음가짐도 변한다. 그래서 책이 내게 와 닿는 느낌도 모두 다르다. 그 다름 속에서 나는 무엇을 위해 읽는 건지 진지하게 생각할 때도 있고 그냥 현실을 잊기 위해 읽을 때도 있다. 웬만한 방법은 모두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배운 몇 가지 방법을 바로 시도해 보았다. 친구들과 석 달에 한 번씩이라도 같은 책을 읽기로 했고, 바로 책 선정을 마쳤다. 그리고 천 쪽이 넘는 책을 도통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데 타이머를 켜서 읽고 있다.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일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독서에만 힘을 쏟을 수 없는, 그야말로 틈틈이 하는 독서가 이어지고 있는데 요즘은 그런 시간이라도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나를 방해하는 많은 것들이 사라진 채 하는 독서가 즐겁지 않다는 것도 깨달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없더라도 내 마음이 책으로 향해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항상 곁에 있고, 함께 가는 독서. 잠시 책에 마음을 기대어 본다.

과감한 여행자는 아니었다. 그래서 겁먹을 필요 없이 여행할 수 있는 책이 좋았다. 책을 펼칠 땐 그 속에 어떤 세계가 있는 개의치 않았다. 겁 많은 내가 내면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 독서였다. 39쪽

‘행복하지 않아서 회사를 그만두었듯 나의 수많은 선택의 바탕엔 행복과 불행이 있었다. 그럼에도 더 많이 행복하지 못했던 건 어떻게 해야 내가 행복한지 몰랐기 때문이다.’

교양을 쌓았다는 것은 이런저런 책을 읽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전체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을 줄 안다는 것이다.

_피에르 바야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내 안에 고통이 있듯, 그 사람 안에도 고통이 있다. 내가 함부로 내 고통을 꺼내 놓지 않듯, 그도 웬만해선 고통을 꺼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늘 나보다 덜 고통받는 사람과 마주하고 있다고 오해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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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을 보고 집에 들어가려 하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 그냥 들어가기가 아까웠다.
항상 책은 들고 다녀서 카페에 왔는데 이상하게 <난쏘공>과 커피를 같이 찍는 것조차 미안해진다.

서비스로 받은 케이크도 이상하게 즐겁지가 않다.
오늘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값이, <난쏘공> 앞에서는 무겁게 느껴진다.



덧.
저자는 이 책의 200쇄 기록이 부끄럽다고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난쏘공>은 2005년에 구입한 책으로 초판 65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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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3-2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가 《난쏘공》이 발표된 지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올해를 기념한다는 의미로 리커버판이 나올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난쏘공》리커버판 출간에 반대합니다.

안녕반짝 2018-03-22 14:08   좋아요 0 | URL
내용이 너무 답답하고 답답해서 왜 13년 동안 안 읽었는지 알겠더라고요. 왜 책 속의 내용은 달라진 게 별로 없을까요?
 
한국의 염전 & 비금도
곽민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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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내가 태어난 곳과 멀지 않은 소도시에서 살고 있다. 철없던 시절, 고향을 떠나고 싶어 대도시로 간 적도 있지만 결국 고향으로 돌아왔다. 또 한 번 고향을 떠났고 결국 아이를 키우기 위해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고, 푸근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그동안 나는 고향 근처에 있어야 안정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두메산골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와 달리 저자는 비금도에서 태어나 염전을 보고 자랐다. 그리고 고향의 염전이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비금도의 염전이 힐링의 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한 사진에서는 애정이 듬뿍 드러났다.


인류가 존속된다면 그리움이란 단어는 애초에 없었을 것이다. "그립다." 20쪽

다시 돌아와 바라본 고향은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어릴 때 보았던 풍경에 어른이 되어 뛰어 들어보니 곳곳에 묻어나는 부모님의 노고와 마음이 그랬고, 사라지고 변해가는 모든 것들이 그랬다. 그래도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는 염전을 보며 그리움을 드러낼 수 있는 게 다행인지도 몰랐다. 더 고향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고, 염전에 대한 소중함도 더 깊어졌기 때문이다.

매번 꽃이 피어나는 장면을 목격하는 이는 염부다. 염부만큼 행복한 직업이 있을까. 바닷물을 소금 꽃으로 만드는 마법사가 바로 염부다. 38쪽

끝없이 펼쳐진 소금밭을 보고 있으면 정말 염부가 마법사가 같이 느껴진다. 그리고 ‘한국의 염전이 어업만큼이나 농업에 가까운 이유’를 알고 나자 염전이 더 신비로웠다. 살아있는 갯벌 위에서 소금을 얻기 때문에 매년 봄, 농촌에서 밭갈이를 하는 것처럼 염전에서도 그랬다. 땅을 뒤집고 고르는 것을 반복해야 좋은 소금이 얻어졌다. 그래서 첫 소금이 생산되는 날, 돼지고기에 소주를 마시면서 ‘올해는 소금값이 더 좋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즐거워하는 것이 찡했다. 소금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우리가 사서 먹는 소금값이 터무니없이 싸게 느껴지는데, 수고로움에 비해 그들이 갖는 소망이 작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말마따나 ‘소금은 생명임을 깨닫게 되었다.’는 게 다른 의미일지라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비금도의 아름다운 염전을 알리는 사진집인 줄 알고 있었는데 염전을 바라보며 드는 온갖 상념들이 깊이 박혀있는 산문집으로도 읽혔다. ‘더 인내하고 사랑하자. 순간이 결국 평생이다. 바닷물이 호화함수가 되어 일순간 소금 꽃으로 피어나듯 순간을 사랑의 빛으로 만들어 가자.’라고 말하는 부분만 봐도 그렇다. 별거 아닌 마음에 허물어 질 수 있는 나의 하루가 소금에 빗댄 이 다짐 앞에 조금 힘을 얻었다. 염전 구서구석을 살피고, 기록으로 남기고, 모든 경험과 생각을 집어넣는 이 과정들에서 행복함이 전해졌다.


고향을 이렇게 사랑할 수 있는 게 대단했다. 내 고향은 특별한 것이 없다 여겨왔는데, 따져보면 내가 그곳에서 자랄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특별한 것 같다. 여전히 나의 의식 속에는 어린 시절이 생생히 살아있고, 꿈속에서 자주 고향을 만난다. 그것도 지금의 모습이 아닌, 어린 시절 고향의 모습이 드러나는 걸 보면서 고향이 내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한다. 엄마의 자궁 속 같은 곳일까? 고향하면 엄마가 늘 그 자리에 있고, 나는 알게 모르게 안정감을 느끼는 곳. 이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비금도의 염전은 내게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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