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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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재출간 된 게 너무 기쁘다. 표지도 소설의 분위기를 잘 말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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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이면 독서록을 기록한지 20년이 된다. 그 책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책이 뭐냐고 묻는다면 바로 대답이 튀어나올 것 같지만 의외로 어려운 질문이다. 내 인생의 책이라고 정해둔 책은 있지만 갈수록 기억력은 퇴화되고 감동도 희미해진다. 그럼에도 어떤 책 제목을 들었을 때 너무 좋았다고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책이 있는데 2005년 부커상 수상작인 존 밴빌의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가 그렇다.


묘사가 좋았던 책이고 내용이 세세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주인공이 어릴적 추억이 묻은 바닷가에서의 회상장면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희미하게 남아 있을 정도다. 9년 전에 읽은 책임에도 이러한데 안타깝게도 이 책은 국내에 출간되고 나서 절판되었다. 그게 내내 아쉬웠다. 이 책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했는데 그렇게 사라져버린 것이 아쉽고 아쉬웠다.



이런 추억이 있는 책인데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이 책이 재출간 될 예정이며 독자모니터를 부탁해 왔을 때 나의 심정이 어땠겠는가!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소름이 쫙쫙 돋았다. 내가 좋아하는 책이고, 정말 감명 깊게 읽은 책이며, 아직도 소장하고 있는 책인데 재출간에다 독자모니터라니!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별 도움은 안 되겠지만 오히려 이 책을 먼저 만날 수 있고 재출간이 된다니 내가 더 영광이라고 말이다.

 

 

국내에 2007년 5월에 출간된 책이다. 책을 촤르르 넘기면서 코를 들이대면 이 소설을 읽었을 당시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그만큼 나에게는 너무 좋았던 책이다. 아내를 잃은 노년의 주인공이 아픈 기억이 있는 바닷가에서 회상을 하는, 가슴이 저릿저릿하는 내용임에도 왜 그렇게 좋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리 두꺼운 책이 아님에도 쉽게 책장이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정말 고요한 시간에, 이 세상에 나와 이 책 뿐인 것처럼 마주하고 있으면 온 몸으로 스며든다. 그렇게 천천히, 함께 할 때 진가를 발휘하는 책이다.



부끄럽지만 2007년에 내가 쓴 리뷰는 이렇다.

http://blog.aladin.co.kr/ssdrum/1339646

 

 

 

 

무심코 책장을 넘기다 이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정영목 쌤의 사인이 있었던가? 그것도 내 이름까지 직접 써서?

기억이 없었다. 설마 내가 못 봤나? 아님 잊고 있었나?


독자모니터를 처음 의뢰 받았던 순간처럼 머리끝이 찌릿해졌다. 아마 이 책을 보내준 편집자 분이 정영목 쌤에게 부탁해서 사인까지 받아준 모양이다. 이걸 못 봤던지, 기억 못하고 있던지 간에 지금 보니 감동이 밀려왔다. 아, 정말 이런 느낌 좋다.

 

 

10년 전에는 책을 구겨서 보는 건 물론, 상하거나 얼룩이 묻는 것도 극도로 싫어하면서 읽던 터라(지금도 여전하지만 많이 유해졌다. ㅋ) 띠지도 소중하게 보관했는데 내 실수로 뜯긴 띠지가 저 정도면 버렸을텐데 이 책은 좋아해서인지 테이프로 붙여서 보관하고 있었다. 저것도 웃음이 난다. 지금은 띠지가 상하면 바로 다 버려버리는데...!

 

 

 

어제 도착한 원고를 아이가 잠들자마자 읽었다. 읽기 시작한 시간이 저녁 11시가 넘는 시간이었는데 하루종일 아이보고 저녁 먹고 아이까지 업고 스타벅스 다녀온 터라 피곤했다. 조금 읽다가 나도 모르게 깜박 잠이 들었는데 곁에 자던 아이가 우는 바람에 벌떡 잠이 깼다. 아이를 다시 재우고 나니 정신이 말똥해졌다. 다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펼쳤는데 처음의 피곤함은 싹 가셔버렸다. 그래서 70쪽까지 읽고 나니 새벽 3시였다. 집중도 잘 되고 소설에 깊게 이입되어서 더 읽고 싶었는데 감기에 걸린 둘째가 계속 칭얼거려서 어쩔 수 없이 덮고 잤다. 역시나 아침에 깼을 땐 수면부족으로 큰 애한테 짜증을 내고 말았지만 미안하다고 사과했으니 딸래미가 이해해줄까? 이 책이 너무 좋은데 어떡하라고! 미안하다 딸래미! 오늘은 짜증 안낼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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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21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재출간된다니 다행입니다. 진작에 나왔어야 할 소설입니다. 존 밴빌이 작년 박경리문학상 후보에 거론되었거든요. 한강 작가의 맨부커 상 수상 소식 이후로 출판사들이 역대 맨부커상 작품 출판 대열에 합류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런 현상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해 보입니다.

안녕반짝 2016-10-25 10:01   좋아요 0 | URL
저는 개인적으로 맨 부커상일 때보다 부커상일 때의 작품들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물론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맨 부커상 수상작들은 손이 잘 안 가더라고요. 마케팅이 안되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물론 저 책도 마케팅 때문에 읽게 된 건 아니지만요. 상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몰랐던 작가의 작품을 소개해주는 건 좋은데 너무 상업적으로만 이용하면 그 이면이 좀 씁쓸하긴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작품은 정말 좋았던 작품이라 재출간이 저 역시 반갑습니다.
 

 

 

지난 토요일, 존재감이 흔들린다는 이유로 밤 늦게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책보다 사은품을 더 많이 신청한 것 같아 깜짝 놀랐다.

유난히 택배 박스가 커서 설렐정도였다. ㅋ

 

 

 

하루키 책과 관련 굿즈!

<후와 후와> 캔이 생각보다 커서 좋았다.

뭘 넣을지 고민 중이다.

 

 

 

1. 시드니! - 무라카미 하루키


<시드니!> 책상 달력은 구입해서 잘 쓰고 있는데 책은 이제야 구입!

개인적으로 일러스트가 참 좋다.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하루키도 뭔가 평범하면서도 옆집에 살 것 같고 말이다. ㅋ

 

 

 

2. 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


순전히 표지 때문에 구입한 책.

이 책이 있는 줄 알고 책장을 뒤져보니 <등대로> <올랜도>만 있었다.

솔출판사 책으로 모으고 있었음에도 표지 때문에 구입했으니

번역도 맘에 들었으면 좋겠다.

 

 

 

3. 고래 - 애널리사 베르타


 

이상하게 고래에 관한 책은 쉽게 넘어가지 못한다.

알라딘 MD 페이스북을 보고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됐다.

너무 고가여서 보관함에만 담아놓다

이번에 책 사면서 같이 구입했다.

이 책을 사면 원소기호가 인쇄 된 데스크매트를 받을 수 있다.

물론 포인트로 구입해야 하지만.


네 권의 책(한 권은 하루키 신간이라 나중에 배송 될 예정)을 고른 기준은

지금 당장 보고 싶어서 산 책이었던만큼

이 책도 틈틈이 볼 생각이다.

 

 

 

 

내 책장에 있는 고래에 관한 책을 찾아보았다.

천명관의 <고래>는 그냥 웃어보라고^^

읽은 건 천명관의 <고래> 뿐이라는 게 함정! ㅋ

 

 

 

 

고래 책 속에 이렇게 포스터가 끼워져 있었다.

오옷!

이건 코팅해서 내 책상 앞에 붙여놓고 싶을 정도로 맘에 든다.

 

 

 

 

고래의 종류에 대해 잘 모르지만

가장 관심가는 고래는 역시나 향유고래다.

 

 

 

 

이유는 역시나 <모비 딕> 때문일 것이다.

무모한 고래 포획을 다룬 소설 <지구 끝의 사람들>을 읽다 <모비 딕>이 읽고 싶어졌고,

내가 읽은 건 청소년 판으로 페이지가 얇아 제대로 읽어볼 요량으로 이 책을 구입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석희 님의 번역본은 내가 이 책을 구입한 뒤에 출간되어서

아쉬워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은 뒤에 그 책도 구입해 볼 생각이다.

 

 

 

 

<모비 딕>에 나오는 향유고래.

그래서 내가 고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가운데서도 향유고래를 눈여겨 보게 되었는지도!

 

 

 

 

<모비 딕>의 첫구절!

 

 

 

 

<지구 끝의 사람들>의 첫구절이다.


이러니 두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벅스의 이름은 바로 <모비 딕>의 항해사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모비 딕>의 팬이어서 처음에는 피쿼드 호 이름을 따려고 했다가

침몰선이라는 이유로 유보하고 대신 스타벅이란 항해사 이름을 땄다고.

스타벅스 로고 또한 세이렌을 형상한 것이니

정말 <모비 딕>을 좋아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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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의다락방 2016-05-26 0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저도 얼마전에 고래를 주문해서 받아보았어요! 아이들이 고래를 좋아해서 한번씩 읽고 알려주려구요^-^ 같은 책 주문하다니 뭔가 반가워요!ㅋ

안녕반짝 2016-06-02 00:12   좋아요 0 | URL
앗! 정말 반갑네요^^
저도 고래에 관심이 많아서 구입했는데 퀄리티가 좋더라고요^^
 

 

 

한강 작가의 맨 부커상 수상 소식에 기쁘면서도 마음이 느긋한 이유가 있었다.

<채식주의자>를 읽었기 때문이다.

읽지 않았더라면 나도 부랴부랴 책 주문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집에 있는 한강 작가의 책을 여기저기서 골라보니 6권이다.


<여수의 사랑> <노랑 무늬 영원>만 빼고 나머지는 읽었다.

 

 

 

<채식주의자>는 2007년도에 읽었다.

2005년도에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몽고반점>이 강렬해서

연작소설인 이 책을 바로 구입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게 있는 <채식주의자>는 초판이다.

 

 

 

<희랍어 시간>은 사인도 받았었다.

이 작품은 연재로 읽어서 책으로 다시 읽어보려고 대기하고 있던 책이라

조만간 다시 꺼내보려 한다.


이 책을 읽고 한강 작가의 문체가 아릅답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했었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몽고반점>이다.

처음 한강 작가를 알게 해주었고

다른 작품도 읽어보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한강 작가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문체는 아름답지만 대체적으로 어두운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한강 작가의 작품을 대할때는 심호흡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읽은 걸 후회하진 않았다.

꼭 한번은 읽어봄직한 소설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 맨 부커상 수상 소식은 굉장히 반가웠지만

한강 작가의 작품을 몰랐던 다른 이들은 과연

이 작품을 어떻게 읽을지 궁금해진다.

나는 <희랍어 시간>을 다시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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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8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강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초판이라니!!!!! 정말부럽습니다!!그것도 자필싸인!
 

 

 

책장에 먼지가 너무 많다. 아이들이 감기에 자주 걸리는게 집안에 있는 책먼지 영향도 있을 것 같아서 둘째 재워놓고 책장 먼지를 닦았다. 먼지 닦으면서 책장도 좀 정리해야겠다능!

 

 

 


 

겨우 책장 하나 정리했는데도 땀나고 먼지를 많이 먹어서 칼칼하다!
물티슈 한 통 다쓴 듯! 먼지 장난 아님 ㅜㅜ
공간이 없어서 맨 꼭대기로 책을 옮겼다. 
덕분에 아래칸에 가로쌓기는 안하게 됐는데 읽은 책들이 늘어나면 곧 또 지저분해지겠지? 

이제 반대편 책장과 컴퓨터방 책장 정리를 해야겠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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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6-01-13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전 책장이 있어도 넘쳐 흐르는 책 때문에 관리가 안되는데 말이죠 ㅠ

오거서 2016-01-13 14:18   좋아요 0 | URL
관리가 안될 정도로 넘쳐흐르는 책도 부럽습니다… ^^

안녕반짝 2016-01-13 15:18   좋아요 0 | URL
컴퓨터방의 책장은 저도 엉망진창입니다. 분류도 안되고 자리도 없고 그냥 가로쌓기와 함께 먼지와 함께 있답니다. 그 방을 정리해야 하는데 아직 엄두가 안나네요^^

붉은돼지 2016-01-13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집을 지탱하고 있군요 ㅎㅎㅎㅎ

안녕반짝 2016-01-14 11:25   좋아요 0 | URL
거실의 한 부분인데 맞은편에도 방 하나 가득 책장이 있어서 종종 애물단지로 느껴지곤 합니다^^

cyrus 2016-01-13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저도 책장을 정리해야겠어요. 책에 먼지가 많이 있을 것 같아요. ^^;;

안녕반짝 2016-01-14 11:25   좋아요 0 | URL
마음이 심란할 때, 기분이 안 좋을 때 책장 정리만큼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주말에 화이팅입니다^^

앤의다락방 2016-01-13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지런 하십니다. 저도 한번 뒤엎어야하는데 생각만 하고 있네요. ㅋ

안녕반짝 2016-01-14 11:25   좋아요 0 | URL
아이가 있어서 겨우 거실 책장 하나 정리했는데 나머지는 아직 엄두가 안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