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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우리에게 필요할까요? ㅣ 물음표로 배우는 세상 7
실비 보시에 지음, 클레망스 랄르망 그림,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20년 1월
평점 :
종교는 선사 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과 매우 가까이 있어요.
종교는 사람들이 먹고 입는 것부터
삶의 발향과 가치관까지 결정짓기도 하지요.
사람들은 왜 종교를 가지고, 신이 있다고 믿는 걸까요?
신이 있다면 우링게 무엇을 알려 주고 싶은 걸까요?
전 세계의 주요 종교를 하나하나 알아 가면서
우리의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 봐요!
뒷표지 중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세상의 기원과 인간의 근원을 보는 시각이 종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역사는 해석하는 방향까지 판이할 수 있다. 종교가 다를 경우 당면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짐은 물론이다.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의 종교는 몇 가지일까. 다양성으로 따지자면 역사상 어느 때보다 복잡하지만 막상 주변에서 마주치게 되는 신의 모습은 한정되어 있는 듯하다. 종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 종교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종교가 우리에게 필요할까요』는 세계의 종교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은 종교가 무엇이고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또 사라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믿음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로 카프제 유적을 들고 있다. 죽은 사람의 뼈를 가지런히 매장한 행위에서 죽음에 대한 인류의 남다른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서술이다. 이 유적은 또한 아프리카에서 유럽과 아시아로 퍼져나간 인류사의 한 부분을 증거하기도 한다. 기원전 10만여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 카프제 유적에서 사피엔스가 종 발생의 초기부터 종교성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본문에서는 종교와 관련한 주제를 짧게 다루면서 각 주제의 포인트가 될 만한 내용을 따로 빼서 다루고 있다. 지식책의 특징이기도 한 이러한 부분은 아이들이 전체 내용을 훑어 읽을 때 모르면서도 스쳐 지나갈 단어들을 확인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책에는 ‘샤머니즘’, ‘랍비’, ‘빅뱅’ 등의 단어를 주서술의 맥락에서 읽고 각 단어의 뜻을 별도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휘 확장에 도움을 받을 수을 수 있는 주효한 부분이다.
종교의 종류에 대한 소개 이후엔 개인과 종교의 관계를 다룬다. ‘내 종교를 선택할 수 있나요?’, ‘종교를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나요?’, ‘신을 믿지 않아도 되나요?’와 같은 장은 특정 종교를 무심코 믿거나 종교 활동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관심을 두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내가 믿고 있는 종교가 나는 어떤 관계이고 나의 종교가 이 세계에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 종교에 대한 객관적인 눈을 가지지 못하는 일처럼 위험한 일은 없다. 인류역사에서 편협한 종교의 위험성에 대한 증거는 차고 넘치지 않는가.
책의 마지막 장은 특히 의미 깊었다. ‘우리에게 올바른 종교는 무엇인가요?’는 다양한 종교가 어떻게 서로를 존중하면서 공존할 수 있을까의 문제를 다룬다. 종교의 문제도 결국 인간 사이의 문제다. 인간에 선행하는 종교가 의미가 있을까. 인간다운 삶을 위한 믿음을 가지는 일이 종교라면 인간과 인간의 상호 공존을 도모하는 일이 종교의 역할이 아닐지.
우리는 모두 종교를 선택할 자유가 있어요. 신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종교를 선택하지 않아도 좋아요.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의 종교와 신앙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거예요. 종교 또한 그 사람이 가진 가치관이기 때문이지요. 나의 생각만 옳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그르다고 여긴다면 서로를 존중할 수 없을 거예요. 내가 중요한 만큼 타인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해요. p.66
종교에 대한 아이들의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 인류가 다 알지 못하는 형이상학의 세계를 어린이들에게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를 무슨 종교를 가져야 할까?’를 질문하는 아이가 있다면 『종교가 우리에게 필요할까요』를 먼저 권해준 후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