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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평점 :

신경숙님 글과의 만남은 내가 아주 어릴적 갓 대학세내기인 20살 그때 우연히 오빠의 책장속에서 발견해서 읽었던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책속의 그 담담한 글속에 녹아있는 아련한 향수와 슬픔들이 떠오른다.
많은 책좋사님들이 신경숙만의 분위기와 감성이 있다고들 하던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확실히 그런것 같다,
이책은 2003년 1판 1쇄로 출간되었던 신경숙의 다섯번째 소설집 [종소리]가 2012년 말에 10년만에 새롭게 선보인 책이다
중편,단편으로 총 6편이 수록된 소설집인데 책표지부터 뭔가 아련하면서도 좀 외로워 보이는 것이 그 내용이 궁금하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첫이야기 [ 종소리 ]는 어느덧 대화가 없는 적막한 가정이 되어 살아가고 있던 중년부부에게 집 세면장 창틀에서 새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7년 동안 국내 유수기업의 샐러리맨이였던 40대 중반의 남편은 언젠가 부터 무슨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 표정을 가끔 보일뿐 끝내 아무말도 하지 않는데 남편이 회사를 옮겼다는 말을 다른 사람으로 부터 듣게 되고 아내는 남편에 대해서 알아내고자 미행을 하게 되면서 남편이 정신과 삼담까지 받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부로 살아있는 남편과 아내라는 사람들이 소통과 관계의 단절로 서로를 몰라도 너무 모른 고독속에서 살고 있었다,,아내는 정신과 의사의 말을 통해서 남편이 20살 적부터 과중한 의무와 책임을 떠맡아 한번도 제 나이대로 살아본 적이 없었던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아 본적이 없는 외롭고 힘겨웠던 삶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또 최근 남편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로 체중이 줄고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휘귀병에 걸린것을 알게 되는데,,,대화가 거의 없던 부부가 새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대화를 조금씩 나뉘게 되고 아내는 남편의 새에 관한 해박함에 놀라는데,,,이를 매게로 남편을 이해하고 서로를 보듬는 계기로 병이 나았으면 하고 바래보지만 상당히 모호하게 마무리 해 놓았다.
[우물을 들여다 보다]단편은 살고 있던 집이 계약 말기되면서 집을 비우고 같은 돈으로 이 집보다 반이나 작은 원룸이로 이사를 가는 사람이 면식도 없는 다음에 이사 들어올 세입자에게 편지를 남기는 글이다.
처음에는 상당히 따뜻하게 시작되었다,,아직도 이런 배려를 가진 사람이 있을까? 참 좋은 사람이구나! 했는데 이 짧은 단편이 반전이 상당했다. 다음 세입자가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 한가지가 너무 쇼킹해서 과연 이사를 들어올까? 궁금하게 만든다.
[물속의 사원] 제목은 이 중편을 다 읽고 나면 뭔지 알게 된다..다방에 대형수족관 속에서 악어를 키우는 다방 여자와 상가건물에서 피부관리연구소의 22세 피부미용사의 이야기가 현제와 과거 1년전 이야기를 오가면서 점점 고조되는데..오래전 부터 자신은 악어를 기른게 아니고 무덤을 가꿔왔노라 하는 다방 여주인과 밤거리에 불을 지르며 다니고 싶은 욕망을 다방의 악어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하면서 누르게 되는 그녀는 결국 다방여자와 함께 살게 되지만 결국 어떤 사건이 벌어진다,,그리고 폭우가 쏟아져 지하 다방이 물에 잠긴 그때 두여인도 홀연이 그 동네에서 악어와 함께 사라지는데,,,,악어와 그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게 만든다.
이책에 수록된 6편의 단,중편의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그 진행이 상당히 독특하다,,'나'가 되어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완전한 관찰자가 되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어떤 대화도 " "가 없이 그냥 담담하게 이야기를 진술하는데,,,그 단편들의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쓸쓸하고 고독하다.
[종소리]에 수록된 소설들의 등장인물들은 인간관계의 단절로 인해 상당히 고독하고 쓸쓸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책뒤편에 보면 <해설>이라고 해서 각 편마다 모호한 마무리나 의미를 독자들에게 설명해 주는 페이지가 꽤 길다.
[물속의 사원]에서 악어에 투영된 상반된 욕망을 대화와 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조절해 간다던지,,'모성의 시간'을 관계 회복의 중요한 계기로 설정했다는 [달의 물] 이라는 중편에 대해서도,,,아,,어렵다,,나는 그냥 새, 악어, 물 등등 복잡하게 작가가 의도한 숨겨진 의미를 따져가며 책을 읽고 싶지는 않다,,그냥 내가 보고 느끼는것이 다이다,,
이 책은 쓸쓸하고 외롭고 고독하다,,
작가는 이렇게 말해 놓았다,,단편 중편을 읽고 이 다음 시간을 상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과 읽을 수록 모호해지는 작품으로 남기를 바란다고,,나에는 아마도 그런 책일것 같다,,한번 읽고 덮어두기 보다는 가끔 찾아서 다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