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만차스 통신 - 제16회 일본판타지소설대상 대상수상작
히라야마 미즈호 지음, 김동희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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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이 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긴 했다. 제목만 알고 있었고 누군가의 위시리스트와 한겨레 여름호 부록으로 읽었던 대강의 줄거리가 몽환적이다 하여 제목만 기억하고 있던 참이었다.

 매번하던 알라딘 표지구경도 못하고 있던 이책이 도서관 신간 코너에 올라와있었던거다. 딱히 내가 빌리려고 했던 책은 두권이나 모두 대출중이었고 뭘읽을까 하다 신간에 있는 이책이 퍽 들어온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저 표지를 봤다면 절대 안봤을꺼 같다. 

표지도 책읽기에 참 중요한 난데 저 표지의 빨간색은 아무리 금자씨가 다시 오더라도 솔직히 노초이스다.

 

 그랬다. 도서관은 책표지를 다 벗겨놓고 저렇게 근엄한 양장 책갈피만 내게 보여줬다. 어어 이거 나 읽고 싶었던거야. 그러면서 달랑 집어 나오고 지하철에서부터 슬슬 읽기를 시작하니 이거 이거 뭔가가 이상하다.

 링의 작가가 극찬을 하고 일본환타지소설에서 대상을 탔다고 자랑한다. 극찬을 했던 대상을 탔던 내가 또 참 안 읽어지고 못 읽는게 또또 환타진데 그래 처음부터 한다는 이야기가 '불결함으로부터의 초월은 불결함에 대한 관념을 버리는 데 있다' 라는 과제의 모임을 이끄는 연구회가 있는 교단에 주인공 아버지가 참여한다는 내용이니 갈수록 태산이다. 

근데 이야기가 불결하고 더럽고 혐오스럽긴 한데 자꾸 읽게는 된다. 이것도 참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

 **** 여기까진 이책을 시작할때의 기분이었습니다.

읽고 난 기분은 약간 섬뜩하면서 기괴한 소설을 알았다는 정도.

일단 차례를 얘기해볼께요.

- 다다미방의 형

- 혼혈극장

- 재의 도시에 사는 그것들

- 그들의 황혼

- 검붉은 얼룩의 승자

 단락들이 괴상하게 연결돼있는 연작이지만 따로따로 읽어도 무방합니다 대략 환타지라 예감은 했지만 알아듣지 못할만큼의 내용은 아니더라구요. (환타지라는 장르의 이미지가 제겐 그래요. 대체 무슨말 하는지 알수없는 단어들과 행동들로 이루어진. ) 괴물과 이상한 형태의 도시와 성격을 알수없는 많은 사람들과 주인공 가족의 미스테리가 끝까지 있지만 내용제목들은 은유적이거나 상징적이지 않아요.  

(괴물인) 다다미방의 형

(라스만차스家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혼혈극장

재의 도시에 사는 그것들(에게 띄지 말것)

(인간과 인간 아닌 부부)그들의 황혼

검붉은 얼룩의 승자(는 주인공자신)

 굉장히 비현실적인데 좀 읽다보면 섬뜩한 기분이들면서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같이 느껴질만큼 사실적이기도해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처음엔 이게 뭐야 하다가도 뒤로 가면 순간 뒷통수를 얻어맞는 충격 내지는 공포 또는 반전이 곳곳에 있어요. 그런 방식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지만 환타지를 읽는 또다른 방법이 있는데 그걸 모르고 무작정 읽어서인지 읽는동안 좀 힘들기도 했어요.

 누구나 좋아할 내용은 아니구요. 독특한소재의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선택해 해보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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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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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섯개를 채우기에 충분한 소설 아니 어쩜 더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워낙에 리뷰를 쓸때 늘상 예찬론이 되지만 꽤 두꺼운 이책을 누구에게 당장 권하고 싶은 다급한 마음을 잠깐 가다듬는다. 

이 책은 무척이나 재밌지만 읽기가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다. 670여쪽이 되는 두께는 뒤로하고라도 대체 이런 글은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추리소설이면 내가 나서든지 훌륭한(?) 감각을 지닌 탐정 내지는 경찰이 있어야는것 아닌가? 무슨 신문기사도 아니고 이책은 끝까지 사건의 시간과 배경과 사람들만 살핀다.

경매가된 고층아파트의 한 집에서 4명이 죽은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사건해결까지의 방대한 분량의 기사들을 꼼꼼하게 적었다. 아무런 관련없어 보인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사건의 중심에 와있고 그런 사람이 나타날때마다 그의 혹은 그녀의 가족들까지 사건에 빨려들어간다.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수가 없으면서도 끝까지 숨을 고르게하는 안정감에서 작가의 필력을 느낄수 있다.  

부동산, 경매 쉬이 접할수없는 문제를 소재로 삼으면서 90년대 초반 버블경제로 허덕이는 사회적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고층아파트와 비교되는 간이여관, 그안의 가족들이 겪었던 전혀 다른 일상은 이기적이거나 소외되거나 버려지거나 외톨이가 되가는 사람들의 시간을 그대로 비춰준다. 실제로 일본내의 큰 문제이지만 우리나라 또한 그런 문제에 관한한 밝지만은 않은게 현실일것이다. 

대단한 작가를 알았고 그의 다른 작품 또한 찾아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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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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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다니기 딱 적당한 크기와 딱 좋아할 만큼의 두께의 겉모습에 맞춰 '밤의 피크닉'이란 감성어린 제목. 드문드문한 문장, 널럴한 여백. 첫인상이 좋다;

 힘든 야행길에서 주인공들은 탈진해서 쓰러질 지경이었는데도 어쩐지 읽는동안 도란거리는 이야기속으로 드문드문 빈 공간을 계속 만들었고 초여름 한밤에 맞는 시원한 바람과 밤과 아침을 잇는 서늘한 새벽의 공간같은것들 검은바탕보다 별이 더 많은 배경들 속으로만 나를 집어 넣었다

 이복남매인 도오루와 다카코는 그동안 어색했던 관계때문에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않고 지냈는데 친구들과 80km를 걷는 같은 학년 마지막 보행제에 참여하게 되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자연스레 얘기 하는 기회를 만들면서 오해가 없어진다. 그러면서 같이 했던 친구들과의 우정도 자신의 미래도 부모님을 비롯한 사람과 자연에 대한 생각들도 따뜻하고 재밌게 말해진다.

 이 학교의 보행제라는 행사는 우리의 소풍과 수학여행과는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보행제 속의 그 아이들이 너무 부러웠다. 특별한 것 없는 걷기가 그렇게 특별해지는 이유를 책을 다 읽을즘엔 충분히 느낄 수 있는데 사실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다리에 감각이 없어질때까지 오래동안 걷는 고생 아닌 고생을 같이 할 기회는 진짜 만들기 어렵다. 그들은 그런 고생을 하고 있고 그러면서 또 즐거운 기억까지 만드니 어찌 부럽지 않을 수 있을까. 덕분에 나는 내가 갖고 있던 좋았던 여행의 기억은 물론 힘들었던 등산기억, 투덜거렸던 소풍길도 모조리 다 기억나는 바람에 그때의 친구들이 너무나 궁금하고 너무 그리워져 버렸다.

 

** 다카코는 반짝거리는 수면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걷는 것은 좋아했다. 이런 식으로 차가 없고 경치가 먼 곳을 한가로이 걷는 것은 기분 좋다. 머릿속이 텅 비어지고, 여러가지 기억과 감정이 떠오르는 것을 붙들어 두지 않고 방치하고 있었더니 마음이 해방되어 끝없이 확산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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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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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윤기나 여타 다른 작가들의 극찬이 아니더라도 전 조르바가 굉장히 위대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어요. 위대하다라는 느낌에는 신을 대할때의 거룩함이 포함되있어서 삶에 대한 진리에 설명적이면서 교훈을 주입(?)할려는 신적인 책이지 인간적인 책은 아닐꺼라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에 (읽기전 이미지가 읽고나서 얼마나 바껴졌느냐를 비교하는것도 나름 재미여서 읽기전 책을 대하는 기분 같은게 좀 전 중요해요 ) 솔직히 겁을 먹었어요.

대체 얼마나 이래라 저래라 얘기할까 싶어서요.
이야기의 배경이 신들의 도시인 크레타인점도 그런 이미지를 부추기기에 충분했죠.

음. 근데 펼쳐보니 조르바는 완전 정반대더군요. 이 사람은 신도 뭣도 아닌 정말 쌩 날라리 같은 그냥 할아버지였어요. 그렇지만 오히려 내가 읽기전 생각했던 이미지의 조르바가 아니라 사방으로 풀어져있고 열려있고 되는대로 그렇지만 자기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 사람이 하는 얘기들에 자꾸 귀가 귀울여졌어요. 오히려 성경과 불경을 이야기하지않아도 포도가 포도주가 되는 과정을 말하는 조르바 이야기에 과장되지만 신의 존재를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겁을 먹었던 이유의 확실한 반전이었죠. ㅋ

물론 진리란 조르바가 말한것이 정말일지도 모르고 두목이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정말 신의말씀들을 적어놓은 책을 읽어야 알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조르바를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었고 이야기로 적어내려간 카잔차키스가 부러웠어요. 살아가는 동안 조르바가 한 이야기는 제가 책에서 읽은것과는 다른 느낌이 되어서 죽 남아있을꺼 같았거든요.

비록 조르바의 모든 이야기를 내 속에서 걸러내진 못했지만 옳고그름과 선과악을 떠나있던 조르바가 재밌게 살았고 신처럼 살았다라는 말엔 공감할 수 있을꺼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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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 옥루몽 1 - 대한민국 대표 고전소설
남영로 지음, 김풍기 옮김 / 그린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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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루몽 1권을 읽었다. 옥루몽이란 제목에서 신비할것이다라는 느낌만 가진채 읽기 시작했는데 이책은 신비할뿐만 아니라 정말 재미있다.

고어가 쓰였고 옛날문장이 많이 들어가 있지만 시를 읽는 것처럼 글 속에 리듬이 실려 있고 옛날 이야기를 듣는 느낌을 그대로 살려내서 정말 주루륵 읽힌다 . 사건전개도 빠르고 이야기도 여러가지로 다양하게 뻗어가서 옛글 읽는 즐거움(?)은 확실히 만끽할 수 있다.

하늘의 신선이었던 문창성은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양현의 아들 양창곡으로 태어나고 네명의 선녀들은 기구한 운명을 가진 여인으로 살아가다 양창곡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여인을 대하는 배려와 시와 풍류를 깊이 이해하는걸 느끼고는  한눈에 양창곡이 평생의 지기임을 알았던 강남홍과 유배시절 산책길에 우연히 들은 비파와 거문고 소리에 취해 만나게 되는 벽성선 강남홍의 소개로 알게되는 옥소저와 사사건건 질투하는 황소저. 이들이 서로 맺어지게 되는 과정과 갖가지 사건들이 초반이지만 확 빨려들수 밖에 없고 앞으로의 그들의 사건이 어떻게 연결 될지 너무 궁금하다.

조선시대의 베스트셀러를 지금에서 이렇게 편하게 읽어볼수있다니 역자와 출판사의 힘이 고마울따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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