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
수키 김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외국작가에 외국어로 쓰여진 외국작품이지만 또 다른 한국문학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인걸로 착각할 만큼 주인공의 이력은 어쩐지 작가와 비슷하다. 

수지는 아침 9시의 담배를 피는 절망에 빠져있다. 5년전 부모님이 죽은 후 언니와의 연락은 끊겼고 담당교수의 남편이던 남자와 이별을 했지만 그를 잊지 못하고 있고 또 언제나 바쁜 남자와 불륜관계에 있다.

 침묵의 전화가 걸려오고 아이리스가 배달된다. 아이리스는 엄마가 좋아했던 꽃이다. 고독감 외로움 절망감의 밑바닥엔 가족이 가라앉아 있다. 자신의 직업인 통역사의 일을 통해 우연히 부모님의 총기사건에 대한 사건의 일부를 듣게되고 그때부터 그녀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5년동안 한번도 가져보지 않던 사건에 대해 궁금증을 느낀다. 대학교수와 사랑에 빠져 도망을 친후 그녀는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이 있었다.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찾아가지만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물어 볼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언니와의 관계도 그런 궁금증을 해결 할 수 있을만큼 좋지 않았다.

 한 사람씩 사건에 관련된 인물을 만나고 사건이 일어난 시간으로 돌아가보지만 정작 내막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언니는 만날 수가 없다. 5년이 지난 일이지만 그날의 일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은 부분적이지만 정확하게 박혀있었고 그 부분적인 기억들을 짜맞춰감에 따라 부모님의 이민생활을 자세하게 알게 된다.

 이민초기 힘든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부모님은 교포사회에서 암적인 존재가 될 수 밖에 없었고 많은 사람들의 원망을 사게될 일들을 한다. 더 나은 삶을 바랐던 이민은 이민 그자체로 혼란스럽고 섞이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고 자식들에겐 끊임없이 한국인임을 강요하고 한국방식을 고집하지만 자식들은 그런 부모님이 부담이 될 뿐이다. 사건의 전말을 수지가 모두 알게되고 자신의 또다른 부모님과 같은 사건을 계속 들을 수 밖에 없는 통역사일에서 이제는 더이상 냉정해지지 못하게 됨으로써 책은 끝이 난다.

 사건을 풀어내는 큰 줄거리를 읽는것도 재밌었지만 통역사에서 1.5세대의 미묘한 감정을 묘사하는 부분이 잘 표현됐다. 일주일에 7일을 일하고 수시로 이사를 하고 영어때문에 겪게되는 불편함 미국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절대 한국인도 아닌 그들의 이야기를 배경을 훑어가듯 이야기했는데 그런 부분을 읽으면서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이란 것도 조금 알꺼 같았다. 수키김의 이 책때문에 언제 나올지 모를 다음작품이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류사회 - 새로운 계층집단의 출현
미우라 아츠시 지음, 이화성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책의 제목과 겉면에 있는 질문때문이었다. 반이상이 해당되면 하류해당한다는 12가지의 지문에 나는 거의 해당되는 듯 싶었다. 내가 책에서 말하는 상류가 안 된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해당되지도 않는거 같은 질문들로 하류임을 확인시켜줄건 뭐람 하며 대뜸 거부감이 들었고 대체 그럼 상류사회사람들은 어떤식으로 살길래 상류일까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류라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똑같이  따라간다면 질문에서 거의 올체크가 된 사람도 상류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채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은 상류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은 어떤 것일까에 대한 답을 하는게 아니라 당신은 중류 혹은 상류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당신이 하고 있는 생활과 생각들은 하류이다. 에 대한 수만가지 통계들과 자료들을 갖고 확인 시켜줄 뿐이었다. 그리고 나같이 거의 올체크가 된 사람은 상류가 되기는 일치감치 글렀다고 말하는것 같았다. OTL

 통계와 자료들로 상류와 중류 하류의 소비형태가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주었고 일정한 결과물을 토대로 하류사회라는 현상을 유추해낸다. 그럼에도 이 책이 거부감이 드는 이유를 생각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라는 것이 결국엔 돈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현대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으로 돈이 자신의 급을 매기게되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지만 돈을 못 버는 사람이 하류이고 돈을 못 버는 이유가 하류가 생각하는대로 행동하고 소비하고 생활하기 때문에 상류가 되지 못 하는 것이다라고 못박아 확인시켜주는 것은 하류라는 인식을 받아들이기전에는 당연히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는 문제이다.

 상류에 대한 작가의 연구와 자료를 토대로 본다면 아마도 화가나 시인 만화가 연극배우 등 이른바 언더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은 아무리 그들이 상류라고 외친다 하더라도 상류가 될 수 없다.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보면 확실히 그들은 하류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창조물이 갖고있는 새로운 의식을 두고도 하류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이책을 읽고난 지금도 의문이 드는게 사실이다.

하류사회로의 문제인식에 대한 경고는 기업과 국가가 충분히 따져봐야 할 문제이다. 하지만 개인들의 생각과 소비생활의 형태가 책에서 말하는 상류사회를 지향한다고 해서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될까 라는 의문이 드는건 왜인지.. ? (결국 어쩔 수 없이 나는 하류 .. )

상류사회와 하류사회의 생활들을 비교 해 볼 수 있고 상류에 대한 다른 인식을 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이 특별한 경험을 주었던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 왕 독살사건 - 조선 왕 독살설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과 수수께끼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이책의 제목을 처음(- 나는 처음으로 알았는데 이책은 '누가 왕 을 죽였는가?'라는 책의 개정판이었다) 들었을땐 좀 거리감을 느꼈다. 왠지 제목만 자극적인 책이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라는 책을 두고 쓴 리뷰를 읽으면서도 그 책의 작가가 이덕일이라는 사실을 몰랐었다. 평소에 책표지며 출판사 작가를 꼼꼼이 체크한다고 했는데도 이책을 읽고난 후에야 작가가 쓴 책임을 다시금 확인을 했던 거다.

하지만 내 생각은 기우였다. 지루할꺼라 생각한 그의 문체는 책을 잡은 한순간 휘몰아치듯 읽어질만큼 나를 조선왕조로 순식간에 빨아들였고, 자극적 소재 독살은 그대로 왕의 둘러싼 권력구조나 그당시의 배경에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독살된 왕은 인종과 선조 소현세자 효종 현종 경종 정조 고종이였는데 그들 중 소현세자와 현종 경종 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소현세자는 인조의 아들로 벙자호란으로 청에 볼모로 끌려가 9년을 지냈는데 인조는 소현세자가 청과 결탁해 자신의 왕위를 위협한다고 생각하고 언제나 그를 견제하면서 끝내는 그를 죽게한다 그것도 모자라 그 며느리와 사돈 자신의 손자들 유배를 보내거나 역적으로 몰아 죽게한다

현종은 효종의 아들로 예송논쟁의 주역인데 그 예송논쟁이 한창일때 갑자기 죽게 된다. 예송논쟁은 효종이 승하했을때 그의 계모인 자의대비가 상복을 얼마동안 입어야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어 그 기한을 두고 서인과 남인이 15년간 논쟁을 하는 문제이다 효종의 승통이 정당한가는 효종이 장자인가 중자인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문제인데 서인은 중자임을 주장하고 남인은 장자임을 주장한다. 1차논쟁에 이어 현종이 개입된 2차논쟁에 조목조목 논리에 맞춰 서인을 위기로 몰아가자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현종은 죽게된다.

경종은 장희빈의 아들이다. 경종 또한 왕위에 올랐을때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이 없었는데 설상가상으로 후사도 없었다. 이에 노론은 자신들이 한 일(장희빈을 죽인것)때문에 양자를 들이는일에 반대하고 연잉군(후에 영조)을 세제로 책봉하게 한다. 후에 목호룡의 고변으로 노론과 연잉군이 위기에 닿자 경종은 의문의 독살을 당한다. 연잉군이 올린 게장과 생강 인삼을 먹고 경종이 죽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자식이거나 형과 동생이거나 어머니와 아들이었는데 그런 그들이 '왕'이라는 권력앞에 가족의 손에 죽어야 한다는 것이 무서웠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은 이들 왕가에는 소용없는 말이었다.

단지 설일뿐이지만 각종 사료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만약에~' 라는 가정을 붙이기도 햇지만 소현세자나 정조같은 개혁적인 왕이 당권에 의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죽게 됐단 생각을 하니 안타까웠다. 그 왕들이 살았더라면 바꼈을수도 있는데.. 하는;

또 조선시대에 어느 왕이 한 일을 자세하게 알려면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걸친 시대적 배경을 이해해야 이야기가 훨씬 재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화 속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
이명옥.김제완.김학현.이상훈.이식 지음 / 시공사 / 200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별 상관 없어 보이는 미술과 과학 두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며 만든책. 그림책이기도 하고 과학책이기도 한 특이한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먼저 낸 책에서 명화 속 신기한 수학이야기를 펴낸 경험을 갖고 있었다. 약간 이런 연결을 재밌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은 힘들게 준비한 기획전들이 짧은기간동안만 사Žc들에게 보여지는게 아까워서라고 한다. 책으로 만들어 놓으면 전시속에 그림들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전해질게 아니냐면서.

 미술이야기는 현재 미술관관장이면서 교수이기도한 저자가 설명을 하고 과학이야기는 각 분야의 대표적인 과학자를 만나 이야기하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가령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에 괴상한 옆얼굴그림들을 보며 4차원에 대한 이야기가 연결되고 우키요에의 파도그림을 가지고 쓰나미와 태풍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 말해준다. 압생트중독이었던 로트렉과 그 못지않게 술을 많이 마시던 고흐의 그림으로부터 술에 취하게 되는 과정이라든지 와인이 숙성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마라의 죽음과 두명의 프리다로 피의 성분과 기능 심장의 기전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찌보면 학교때 한번씩 들어봤을 그런 과학상식인데도 재미는 참 없는 이야기를 그림속에 살짝 묻어놓으니 이론들을 위한 그림인것처럼 딱딱 들어맞는 그림보기가 되어 또다른 감상을 낳기도했다. 

 실제로 달리나 뒤샹 이런 화가들은 기계만들기를 좋아하고 과학 잡지를 정기적으로 구독할만큼 과학이론들을 신봉(?) 했다고 한다. 더불어 세밀한 관찰, 끊임없는연구, 사물에 대한 굉장한 호기심은 화가들이 과학자와 참 비슷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되지기도 하는 부분이었다.

 시원시원한 판형이라 그림보는 재미가 있고 주루룩 연결되는 작은 쪽그림도 인상적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
고미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한없이 열어낼 수 있고 한없이 얻어낼 수 있는 자유의 공간 속 사람들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라는 가제가 붙어있다.

 인문학 서적으로 알고 집어든 이 책은 사실 자기계발류 책들이진정 이런식이 될 수는 없을까를 보여주기도 한다 무얼 무얼 해야한다 얘기하지 않아도 뭔가 자꾸 하고 싶게 만드는 글. 그런 글을 쓴 사람들이 모여있는 공간 속 이야기-

 하지만 연구공간 '수유+너머' 에 대한 이야기라고 단순하게 요약해서 말해버리기 쉽지 않은 책이기도 하다. 그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그 곳의 사유들, 새로운 모험(?)들을 읽고 있으면 고루한 이미지의 인문학자들은 간데없고 당장 공연을 벌릴 준비가 된 록밴드나 유쾌한 개그동아리의 그것들만 남기때문이다.

 지금 시점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낸 열하일기를 쓸만큼 연암을 사랑하는 이 작가는 교수라는 틀에 갇혀있기 싫어 무대포, 중구삭금을 전제로 수유+너머라는 연구공간을 5년에 걸쳐 만들어낸다. 온갖 이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 사람들이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공부에 매진 거뜬히 책한권을 만들어 낼수있도록 쉼없이 공부하게 만드는데 그 공부를 누군가에 의해서 하게 되는게 아니라  이걸 하다보니 저것도 하게되고 그래서 또 가지를 뻗고 그런 과정들을 모두 자발적으로 연결하게 만든다. 

 이런 특이한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텐데도 특유의 재치와 순간적인 기동성(?)이 발휘되면서 새로운 공간은 정착되고 새로운 배움에 열려 있는 매력적인 연구공간이자 국내의 내놓라하는 학자들과 작가들이 한번쯤 거쳐가는 곳이 되어버린다. 살아있는 유기체의 또다른 변형 !

 하고 싶은 걸 하므로 나는 충만되고 또 배운걸 결과물로 만들어내므로 비움을 만들고 비움은 또다른 배움으로 채워진다. 이런 공동체가 어떻게 계속 이어 질 수 있는지 상상이 안되지만 그들은 수유+너머가 방방곡곡에 생기기를 바란다는 말을 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